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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문 앞 달려가 통곡하다 하늘 보고 울부짖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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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정 나간 지아비 돌아오지 못하는 일 있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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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가 제 양물 잘랐단 소리 들어본 적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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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 삼년상 벌써 지났고 갓난아인 배냇물도 안 말랐는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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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하소연 하려 해도 관가 문지기는 호랑이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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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으르렁대며 외양간 소마저 끌고 갔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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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칼 들고 들어가더니 피가 방에 흥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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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부르짖길 "아이 낳은 죄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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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 치던 방에서 고환 까는 형벌도 억울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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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나라 자식의 거세[2]도 진실로 또한 슬픈 것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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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낳고 사는 이치는 하늘이 준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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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도는 남자 되고 땅의 도는 여자 되는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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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한 말과 거세한 돼지도 오히려 슬프다 할만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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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백성이 후손 이을 것을 생각함에 있어서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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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집들 일 년 내내 풍악 울리고 흥청망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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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들 한 톨 쌀 한 치 베 내다바치는 일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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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창에 우두커니 앉아 시구편[3]을 거듭 읊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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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골징포(白骨徵布), 황구첨정(黃口添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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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건(囝)이란 한자는 민(현 중국 푸젠 성 일대)나라 말로 자식을 가리키는 말을 표기하기 위해 만들어진 한자다. 송나라 오처후가 지은 청상잡기(靑箱雜記)에 보면, 당나라에서 민나라 자식을 환관으로 만드는 풍습을 풍자하여 고황(顧況)이 지은 애가 《애건》(哀囝)이 나온다. 측천문자로 달 월(月)을 대체하는 囝과는 별개의 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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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경에 수록된 시편으로, '뻐꾸기 뽕나무에 앉았으니, 새끼는 일곱 마리라(鳲鳩在桑, 其子七兮)' 라는 구절로 시작한다. 뻐꾸기는 새끼에게 음식을 먹일 때 항상 일정한 순서대로 공평하게 하므로, 군자도 이와 같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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