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 북도 경주시 용강동(龍江洞)에 있는 통일 신라 시대의 무덤. 사적 제328호. 지정 면적 120㎡. 원래 개무덤, 고려장 무덤이라 알려졌으나, 1986년 경주 고적 발굴 조사단에서 발굴 조사를 실시하여 무덤의 성격과 구조가 밝혀졌다.

무덤은 마른 냇바닥을 이용하여 그 위에 작은 댓돌과 깬돌로 평평하게 고른 뒤 직사각형 의 반듯하게 생긴 깬돌을 층층이 쌓아 올렸는데, 내부에 배수 시설은 없다.

널길[羨道]을 갖춘 석실분(石室墳)이며, 널길은 널방[玄室 관을 안치하는 방] 남벽의 중앙부에 직각으로 연결되었다. 널방은 동서 2.6m, 남북 2.5m, 높이 2.8m이며, 평면은 정사각형에 가깝고 4벽을 시신을 놓은 받침대인 시상(屍床) 높이에서부터 차츰 폭을 좁혀 궁륭형에 가까운 형태로 쌓아올리고, 2장의 판상석(板狀石)으로 천장을 덮어 석실을 만들었다. 내벽은 모두 직사각형 모양의 깬돌[割石]을 가지런히 맞추어 쌓고, 벽면을 진흙으로 고르게 바른 다음, 틈 사이에 회(灰)를 발라 메웠다. 시상 주변과 북쪽 벽면에는 전체를 회로 바른 흔적이 있으나 벽화는 없다. 시상 위에는 그 위에 동쪽으로 돌로 만든 베개, 어깨받침, 다리받침 등을 두었고, 시체와 함께 부장품을 묻었을 것으로 추측되나 도굴로 인해 모두 없어졌다.

발굴 당시 돌베개, 어깨받침, 다리받침만이 흩어져 있었으며, 도기를 비롯해서 토용(土俑)이 28점, 청동으로 만들어 방위에 따라 놓은 십이지상(十二支像)이 7점, 소형 유리곱은옥, 소형 유리구슬, 굽달린 접시 등 약 64점이 발견되었다.

이 중에서도 인물을 본뜬 인물 토용은 전체 28점 중 남자상이 15점, 여자상이 13점이다. 남자상은 머리에 복두를 쓰고 손에 홀(笏)을 잡은 문인상과 두 사람이 태껸을 하고 있는 무인상 등 다양한 모습이며, 여인상은 두 손을 모으고 다소곳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인물 토용의 크기는 12~21㎝ 사이로 흙으로 빚은 뒤 그 위에 붉은색을 입혀 매우 사실적인 수법을 보이고 있으며, 유례가 없는 것이어서 신라 무덤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지증왕 3년에 왕이 순장(殉葬)의 폐해를 거론하고 무덤의 주인과 함께 부하 노비 등을 함께 묻는 제도를 금한 기록이 나오는데, 이로 미루어 이 무덤은 순장을 금한 이후에 사람 대신 토용을 만들어 부장품으로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 십이지장 역시 매우 생동감 있고 세밀하여 신라 시대의 뛰어난 금속 공예 기술을 짐작케 한다. 그러나 이 무덤이 누구의 묘이며 어느 때 축조된 것인지는 묘지석(墓誌石)이나 다른 기록이 발견되지 않아 알 수 없다.

다만 토용이 발견됨으로써 당시 통일 신라 가 중국 당(唐)나라와 문물 교류를 갖고 문화의 전파 및 수용 관계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밝힐 수 있는 자료가 되며, 토용의 복식 형태 등으로 미루어 7세기 말에서 8세기에 걸친 통일 신라 때의 분묘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