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탄 수도 팀부에 사는 소남 푼쇼(Sonam Phuntsho)는 매일같이 도시락을 가지고 산으로 향한다. 그는 어릴 적에 부탄 동부의 한 시골 마을에서 자라면서 근처 숲에서 씨앗을 모아오고, 집 밖에서 나무 키우는 것을 도왔던 적이 있다. 매일 아침 8시 도시락과 씨앗과 가지치기 한 다발을 가지고 산으로 출발한다. 나무 심기는 봉사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새 나무를 심고 땅을 관리하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
나무 심는 사람-소남 푼쇼(Sonam Phuntsho)(Photo: Jack Board)
소남 푼쇼가 평생토록 심은 나무는 약 100,000그루이다. 매일 산에 올라 나무를 심고 돌본다. 이날도 산불이 나고 헐벗은 곳에 나무를 심기 위해서 안개 낀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완만한 언덕인 쿠엔셀 포드랑에 도착하기 위해 10킬로미터를 걸어 산에 올랐다. 숲은 많은 사람의 생계 수단이고, 강수량을 조절하는 것이 숲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나무를 심을 때마다 모든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기를 기도한다. 본인이 심은 나무가 자라서 수십만 마리의 새들과 동물들의 집과 식량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며 나무를 심는다. 그가 심은 나무가 농업공동체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그는 죽을 때까지 나무를 심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불교도로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서로 돕고 삶을 지탱하는 것이 인생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긍정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오늘도 나무를 메고 산으로 갔다.
관세음보살상(사진: 조창주)
태평양 하와이 섬의 무량사(주지: 도현) 신도들은 부탄을 가기 위해 하와이에서 출발해 10시간 만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저녁에 방콕으로 가는 비행기를 환승하려고 공항에서 머물렀다. 방콕을 가는 비행기는 오후 8시에 출발해 6시간 비행하여 깜깜한 밤 11시에 수완나폼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그리고는 새벽 6시 30분에 출발하는 부탄 비행기에 올랐다. 무량사 신도들은 3시간 25분을 비행하여 마침내 부탄 파로국제공항에 오전 9시 55분에 도착했다. 하와이 무량사 성지순례 단원들은 9박 10일간 비행기를 타고 바쁘게 이동하는 중간에도 반야심경을 계속 독송했다. 몸은 피곤하지만 성지순례를 간다는 자긍심에 바르게 마음을 다스리고 관세음보살 정근을 하였다. 순례 중에 신도들은 환희심이 충만해 전혀 피로감을 느끼지 않았다. 따뜻한 환대 속에 부탄의 여러 사원을 둘러보았다. 부탄의 자연을 구경하고 청정한 유기농 음식을 즐겼다.
무량사 신도들은 척박한 히말라야 산속에서 살아가며 절대로 화를 내지 않고 항상 반갑게 웃는 부탄 사람들을 차츰 닮아갔다. 부탄 사람들의 따뜻한 미소와 친절을 느끼고 부탄을 출발한 무량사 신도들은 태국의 사찰과, 대만 카오슝의 불광산사를 참배하고, 한국을 거쳐 하와이로 돌아갔다.
필자는 조창주 선배와 차를 마시며 부탄 성지순례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다. 그리고 먼 순례 길에 나선 관세음보살을 닮은 분들에게 감복했다.
팀푸 시내에서 남쪽 산 우뚝 솟은 곳에 황금빛 부처님이 계신다. 이곳은 파드마 삼바바의 예언을 실현한 붓다 도르덴마(Buddha Dordenma) 동상이 있는 곳이다. 건설 총비용은 1억 달러로 동상은 중국 에어로선사가 4700만 달러의 비용으로 건설하였다. 20세기에 유명한 요기 소남 장포가 파드마 삼바바가 세계에 축복과 평화와 행복을 주기 위해 이 지역에 건설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리고 8세기 때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파드마 삼바바의 예언 중에 금강승 불교가 새로운 학파로서 주목받을 것이라는 예언이 있었다.
전 세계 사람들은 가난한 부탄에 큰 비용을 들여 불상을 왜 조성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세상에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불상은 2004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2015년에 완성되었다. 싱가포르의 사업가 린첸 페터 테오(Rinchen Peter Teo)가 시주하고 많은 이들이 함께 동참했다. 이 불상은 세계의 불교도가 수행하고 명상할 수 있는 곳으로 계획되고 완성되었다. 불상의 내부에는 20cm의 불상이 10만 개, 30cm의 불상 2만 5천 개를 모실 수 있도록 공간이 배려되었다.
청동좌불상은 도르덴마(Buddha Dordenma) 란 이름으로 명명되었고, 황금불상이 되었다. 부탄을 여행하고 떠나는 사람들은 수도에서 10km 떨어진 쿠앤셀 포드랑(2,500m) 산 중턱에 있는 62m의 불상을 보고 마침내 부탄을 떠난다.
도르덴마(Buddha Dordenma) (사진: 부탄여행사)
부탄의 세계문화유산인 드라메체 은가참(Mask dance of the drums from Drametse, 2008년 등재) 북춤을 보기 위해 외국인들은 봄에 열리는 파로종 테추(Tshechu)나 가을에 팀푸의 총본산 따시최종의 불교 축제를 참관한다. 축제는 승려들이 신과 영웅과 동물의 화려한 가면을 쓰고 나와 신화를 극으로 풀어낸다.
이 춤은 오랜 역사를 지닌 법무(法舞)로 정말 대단한 유산이다. 드라메체 마을의 탈춤은 파드마 삼바바를 기리는 8세기 말 축제에서 시작되었다.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축제는 오기엔 텍촉 남드로웰 총엘링(Ogyen Tegchok Namdroel Choeling) 사원이 조직한다.
탈춤에는 아주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깔의 의상을 갖춘 16명의 남자 춤꾼과 10명의 남성으로 구성된 합주단이 함께 등장한다. 춤사위는 처음에 평화로운 신들을 차분하게 표현하다가, 갑자기 노기등등한 신들을 표현하고 빠르게 격렬하게 춤으로 표현한다. 춤꾼들은 전통적으로 불교 행자의 가사를 입는다.
합주단은 심벌즈와 트럼펫, 북으로 구성되며 북의 종류도 아주 다양하다. 현재 연행은 연습 부족과 인원 부족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춤들은 원래 천상세계의 남녀 영웅들이 연행했다고 믿어 종교적 문화적 의미가 깊이 깃들어 있다. 이 춤은 부탄의 작은 시골 행사에서 발전하여 이제는 부탄을 나타내는 국가적 행사가 되었다.
드라메체 마을의 북 연주를 동반한 탈춤(사진: 유네스코위원회)
드라메체 마을의 북 연주를 동반한 탈춤(사진: 유네스코위원회)
드라메체 마을의 북 연주를 동반한 탈춤(사진: 유네스코위원회)
부탄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자국을 횡단하는 탐방로인 트랜스 부탄 트레일(Trans Bhutan Trail)을 60년 만에 다시 개장했다. 트랜스 부탄 트레일은 총 400km 길이의 트레킹 관광로로, 트랜스 부탄 트레일에는 고대 실크로드로 거슬러 올라가는 유구한 역사가 담겨있다. 트랜스 부탄 트레일의 기원이 되는 여행로는 부탄 서부와 티벳의 성지를 여행하는 동부의 불교 신자들에게 순례길이다. 과거 초창기 전령들은 음식이나 물 없이 우편물과 중요한 메시지를 가지고 이 길을 횡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랜스 부탄 트레일 재개장을 위한 정비는 부탄-캐나다 재단(Bhutan Canada Foudnation)이 협력하여 관광 기업인 G 어드벤처스가 2020년 3월부터 정비하고 있다.
The Trans Bhutan Trail(사진: 부탄-캐나다 재단, Bhutan Canada Foudnation)
히말라야 전문 트레커인 거칠부는 히말라야 산속을 7,000km나 걸으며 히말라야 산들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그녀는 2022년 10월에 전문 트레커를 모아 부탄의 스노우맨 트레킹 코스를 30일간 함께 완주했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와 고맙게도 산행 일기를 펼쳐보고 기억을 회상하여 글을 썼다. 책구름 출판사는 2023년 5월 《영혼의 길, 부탄 히말라야》 책을 펴냈다. 거칠부 히말라야 트래커는 파키스탄과 네팔이 부탄의 트레킹 시스템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첫째 가이드의 수준이 높으며, 둘째 일을 충실하고 완벽하게 처리한다고 극찬했다. 부탄 스노우맨 트레킹 코스를 완주한 사람은 131명뿐이다.
트랜스 부탄 트레일(Trans Bhutan Trail)(EBS 세계테마기행 인용)
《영혼의 길, 부탄 히말라야》 (사진: 꿈나무)
그동안 부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새로운 사진을 보여줄 때마다 나는 “부탄이 좋아, 아름다운 부탄 사람들의 미소를 만나러 가야지!” 라고 말했다. 지난 5월과 6월은 태국과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다. 지금은 책과 Youtube 동영상, 영화, 지도를 붙들고 부탄의 신비로운 산과 마을을 마음껏 날아다니며 상상(想像) 여행을 즐긴다. 끝.
2023.7.14. 금요일 16시 53분
생활문화아카데미 궁인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