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한글 
◈ 백팔번뇌 (시조집) ◈
◇ 제3부. 날아드는 잘새 ◇
카탈로그   목차 (총 : 3권)     이전 3권 ▶마지막
최남선
목   차
[숨기기]
 

1. 동산에서

 
2
其一
 
3
외지다 버리시매 조각땅이 내게 있네,
4
한 나무 머귀 덕에 뙤약볕도 겁 없어라,
5
수수깡 쓸린 창(窓)에나 서늘 그득 좋아라.
 
6
其二
 
7
재 넘어 해가 숨고 물 끝에 이슬 맺혀,
8
바람이 겨드랑에 선들선들 씻어가면,
9
구태라 쫓지 않건만 더위 절로 가더라.
 
10
其三
 
11
잎마다 소리하고 나무마다 팔 벌리어,
12
바람을 만났노라 우뢰처럼 들레건만,
13
그대로 안두삼척(案頭三尺)엔 고요 그득하여라.
 
 

2. 일람각에서

 
15
其一
 
16
한나절 느린 볕이 잔디 위에 낮잠 자고,
17
맨 데 없는 버들개가 하늘 덮어 쏘대는데,
18
때 외는 닭의 울음만 일 있는 듯하여라.
 
19
其二
 
20
드는 줄 모른 잠을 깨오는 줄 몰래 깨니,
21
뉘엿이 넘는 해가 사리짝에 붉었는데,
22
울 위에 웅크린 괴는 선하픔을 하더라.
 
23
其三
 
24
뙤약볕 버들잎은 잎잎이 눈이 있어,
25
자라가는 기쁜 빛을 소북소북 담았다가,
26
바람이 지날 제마다 가물깜박 하더라.
 
 

3. 새봄

 
28
其一
 
29
다 살아 오는고야 묵은 가죽 소리건만,
30
지난 해 잃은 꿈만 가뭇 다시 없으서라
31
그 속에 감추었던 꽃 어이한고 하노라.
 
32
其二
 
33
옛 등걸인 체해도 간 해 그는 아니도다,
34
새 잎을 자랑해도 옴쳤던 것 피어남을,
35
가신 봄 뉘라시더뇨 온 봄 몰라 하노라.
 
36
其三
 
37
가뿐한 바람 아래에 잔 물결이 조으셔를,
38
실버들 활개 치며 덩실 춤을 추는 저기,
39
높은 듯 낮은 그림자 제비 혼자 바빠라.
 
 

4. 새 잔디

 
41
其一
42
-잔디의 하소연-
 
43
반가운 옛 얼굴은 다 어디로 가 계신고,
44
모처럼 뜨는 눈에 보이나니 설으신 낯
45
올에도 또 속았에라 옛 꿈 그려 하노라.
 
46
其二
47
-사람의 대답-
 
48
꿈이건 아니거니 그는 이미 지난 일을,
49
만난 제 반가움만 서로 일러 보옵세라,
50
사라져 없는 자최야 찾아 무삼 하리오.
 
51
其三
52
-다 풀어서-
 
53
덧 있는 그 무엇이 있다는 말 들으신가,
54
탐탐이 모인 곳에 꽃이 피고 술 고이니,
55
매양에 이럴 양이면 아무렇다 어떠리.
 
 

5. 봄길

 
57
其一
 
58
버들잎에 구는 구슬
59
알알이 짙은 봄빛,
 
60
찬비라 할지라도
61
님의 사랑 담아옴을,
 
62
적시어 뼈에 스민다
63
마달 누가 있으랴.
 
64
其二
 
65
볼 부은 저 개구리
66
그 무엇에 쫓겼관대,
 
67
조르르 젖은 몸이
68
논귀에서 헐떡이나
 
69
떼봄이 쳐들어와요
70
더위 함께 옵데다.
 
71
其三
 
72
저 강상(江上) 작은 돌에
73
더북할손 푸른 풀을,
 
74
다 살라 욱대길 제
75
그 누구가 봄을 외리,
 
76
줌만한 저 흙일망정
77
놓쳐 아니 주도다.
 
 

6. 시중(市中)을 굽어보고

 
79
잘난 이 가멸한 이 옹기옹기 모인 채로,
80
불볕이 저 장안을 온통으로 찜을 보며,
81
헤쳤던 옷가슴 밖에 발을 마저 뽑아라.
 
 

7. 혼자 앉아서

 
83
가만히 오는 비가 낙수 져서 소리하니,
84
오마지 않은 이가 일도 없이 기다려져,
85
열릴 듯 닫힌 문으로 눈이 자주 가더라.
 
 

8. 혼자 자다가

 
87
밤중이 고요커늘 종이를 또 펴노매라,
88
날마다 못 그린 뜻 오늘이나 하였더니,
89
붓방아 녜런 듯하고 닭이 벌써 울어라.
 
 

9. 동무에게

 
91
어디로 가려시오 어느 뉘를 믿으시오,
92
빙그르 휘돌아서 서는 데 가 서보시오,
93
게서도 저는 젭닌다 남과 마주 서지오.
 
 

10. 새해에 어린 동무에게

 
95
其一
 
96
느셔라 부르셔라 그지없이 자라셔라,
97
하고 먼 큰 목숨이 뿌리뿌리 뻗으실 제,
98
북 한 번 다시 듣는 날 서을이라 합니다.
 
99
其二
 
100
또한층 올라섰네 더욱 멀리 내다뵈네,
101
우리의 참 목숨이 어디만치 있삽든지,
102
맨 앞에 다시 그 앞이 겐 줄 알고 갑세다.
 
103
其三
 
104
새 목숨 짓고 지어 끊이울 틈 없는 우리,
105
시(時)마다 이엄이엄 서을이오 또 서을을,
106
날로도 멀겠삽거든 해로 말씀하리까.
 
 

11. 세 돌

 
108
其一
 
109
왼 울을 붉히오신 금직하신 님의 피가
110
오로지 이 내 한 몸 잘 살거라 하심인 줄,
111
다시금 생각하옵고 고개 숙여 웁네다.
 
112
其二
 
113
어제런듯 아장이다 오늘같이 강둥거려,
114
느는 걸음 환한 길에 가쁜 줄 모르괘라,
115
이따가 돌부리 채도 새 힘 날 줄 알리라.
 
116
其三
 
117
멀거니 가깝거니 바르거니 비뚤거니,
118
질거니 마르거니 나는 다 모르옵네,
119
이 길이 그 길이라기 예고 옐 뿐이옵네.
 
120
(壬戊 三月一日)
 
 

12. 하느님

 
122
다 알아 작만하여 미리미리 주시건만,
123
받자와 쓰면서도 나오는 데 몰랐더니,
124
어쩌다 깨단 하옵고 고개 다시 숙어라.
 
 

13. 님께만

 
126
한겹씩 풀고 풀어 모조리 다 헤쳐버려,
127
가만과 가리움을 씨도 아니 두옵기는,
128
님께만 벌거숭이로 난 채 뵈려 하왜라.
 
 

14. 창난 마음

 
130
가시고 씻을수록 자국 어이 새로운가,
131
뿌리는 얼마완대 끊을수록 움 돋는고,
132
이 샘밑 못 막을세라 메우는 수 없고녀.
 
 

15. 웃으래

 
134
웃느니 웃으래라 웃는 그를 내 웃을사,
135
얽고 걸으신 채 더할 나위 없으니,
136
님밖에 다시 누구를곱게 볼 줄 있으랴.
 
 

16. 어느 마음

 
138
돌바닥 맑은 샘아 돌 우는 듯 멈추어라,
139
진흙 맛 구정물에 행여 몸을 다칠세라,
140
차라로 막힐지언정흐려 흘러가리오.
 
 

17. 턱 없는 원통

 
142
눌보담 어리석음 제가 먼저 아옵나니,
143
속고 또 속는 밖에 다시 할 일 무어리만,
144
번번이 또 속다하여응 소리를 하도다.
 
 

18. 어느 날

 
146
포플러 그늘 곁에 바람이 장단 치건,
147
매암이 노래하고 메뚜기는 춤을 추네,
148
맞초아 시원한 바람이마 스쳐 가더라.
 
 

19. 한강의 노래

 
150
달 뜨자 일이 없고 벗으시자 술 익었네,
151
어려운 이 여럿을 고루고루 실었으니,
152
밸랑은 바람 맡겨라밤새울까 하노라.
 
 

20. 깨진 벼루의 명(銘)

 
154
다 부서지는 때에 혼자 성키 바랄쏘냐,
155
금이야 갔을 망정 벼루는 벼루로다,
156
무른 듯 단단한 속은알 이 알까 하노라.
【원문】제3부. 날아드는 잘새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여러분의 댓글이 지식지도를 만듭니다. 글쓰기
〔시가집〕
▪ 분류 : 근/현대 시
▪ 최근 3개월 조회수 : 56
- 전체 순위 : 1039 위 (2 등급)
- 분류 순위 : 70 위 / 1825 작품
지식지도 보기
내서재 추천 : 0
▣ 함께 읽은 작품
(최근일주일간)
• (2) 저승길
• (1) 상해의 밤
▣ 참조 지식지도
▣ 기본 정보
◈ 기본
  백팔 번뇌(百八煩惱) [제목]
 
  최남선(崔南善) [저자]
 
  1926년 [발표]
 
◈ 참조
  # 시조집
 
▣ 참조 정보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백과사전 으로 가기
▣ 인용 디렉터리

  지식놀이터 ::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시 카탈로그   목차 (총 : 3권)     이전 3권 ▶마지막 한글 
◈ 백팔번뇌 (시조집)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7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