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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2

봄은 찾어 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허드라

3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날 백발 한심허구나

4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 없이 가 버렸으니

5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 헌들 쓸데가 있느냐

6

봄은 왔다가 갈려거든 가거라

7

네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 승화시라

8

9

옛부터 일러 있고

10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한로삭풍(寒露朔風) 요란허여

11

제 절개를 꽃피지 않은 황국 단풍도 어떠헌고

12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落木寒天) 찬 바람에

13

백설만 펄펄 휘날려 은세계가 되고 보면

14

월백설백 천지백허니 모두가 백발의 벗이로구나

15

16

무정 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17

이내 청춘도 아차 한번 늙어지면 다시 청춘은 어려워라

18

어와 세상 벗님네들 이내 한 말 들어보소

19

인간이 모두가 팔십을 산다고 해도

20

병든 날과 잠든 날 걱정 근심 다 제허면

21

단 사십도 못 산 인생

22

아차 한번 죽어지면 북망 산천의 흙이로구나

23

24

사후에 만반진수는 불여생전 일배주만도 못하느니라

25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 마라

26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는다

27

세월아 가지 마라 가는 세월 어쩔그나

28

29

늘어진 계수나무 꺾어리다가 대랑 매달아 놓고

30

국곡투식(國穀偸食) 허는 놈과 부모불효 허는 놈과

31

형제 화목 못하는 놈 차례로 잡어다가

32

저 세상 먼저 보내버리고

33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아 앉어서

34

'한잔 더 먹소들 먹게'하면서

35

거드렁거리고 놀아 보세

【원문】사철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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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 2021년 05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