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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단(文壇) 30년의 자취 ◈
◇ 左傾文學(좌경문학) 擡頭(대두) 時節(시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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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3~
김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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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文壇) 30년의 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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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傾文學(좌경문학) 擡頭(대두) 時節(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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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익문학이 대두한 것이 문단 부진의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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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에서 제조되어 일본을 거치어서 우리나라까지 수입된 그때의 이론은 문학상의 온갖 기교를 무시하자는 것이었다. 무산자는 기교를 희롱할 유한한 신분이 못 되니 문학상의 모든 기교는 有閑(유한) 문학자에게 맡기고 무산자는 기교를 무시한 문학을 만들 것이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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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이 문제로 같은 좌익문학 진영에도 회월 박영희와 팔봉 김기진과의 사이에 대립이 생겨서 적잖은 논전까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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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내 기교 무시를 주장하는 회월이 승리를 하여 좌익문학은 기교따위를 돌 볼 한가한 처지가 아니라는 논지 아래서 한때 소위 ‘살인 방화 소설’전성 시대를 현출한 일까지 있었지만, 온 문단이 침체한 시기에 주로 《개벽》을 터전으로 대두했는지라 처음 꽤 활발하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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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기성문인들은 다 동면상태의 시대라 좌익문학은 발생하면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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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문학과 낡은 사상은 모두 사회에서 청산하였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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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개가를 크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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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외쳐도 상당할이만치 문단은 고요한 동면상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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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청산’이라는 말은 좌익계열이 즐겨 쓰던 용어로서, 어떤 문사(우익 계열의)의 어떤 사정으로 한두 달 혹은 반 년 일 년 붓을 쉬고 있으면, 성급한 좌익계열은 임시 휴식을 영구 정지로 속단을 하고 ‘청산했노라’고 쾌재를 외치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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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시기 도안을 나는 고향 평양에서 술과 계집과 낚시질로 모든 다른 일에서는 떠나서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펄떡 정신을 차리고 살펴보니, 그 새 6, 7년간에 굉장한 남용으로 내 재산상태가 현저하게 흔들림을 본 것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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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어느 권고하는 사람의 권에 따라서 나는 토지관개사업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평양 근교에 몇백 정보되는 땅에 물을 대어 주어서 논을 풀게 하고 그 水稅(수세)를 받아 생활을 경영하기로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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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서 전선을 게까지 끌어내어 전기의 힘으로 물을 끌어 논을 푸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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薄土(박토)가 美沓(미답)으로 변하여 거기 벼가 나서 자라는 것을 바라볼 때에 스스로 만족감과 긍지를 무한히 느끼면서 이 새사업에 도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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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을 수세로 들어온 큰 낫가리를 보며, 이만하면 내 경제생활은 그냥 유지되려니 하고 있는데, 뜻밖에도 조선총독부 당국에서 관개상업 불허의 지명이 나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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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물론 일본 정부에서 쌀값 폭락을 방지하기 위하여 朝鮮産米(조선산미) 移入(이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조선총독부는 거기 추종하여 産米制限 (산미제한) 정책을 쓴 탓도 있겠지만, 또 한 가지 원인은 그때 현장(개간)을 조사하러 나왔던 일본인 관리와 민족 차별적 감정으로 언쟁이 시작되어 그 관리를 쫓아 돌려보낸 것이 원인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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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물허가에 그친 뿐 아니라, 이미 개간했던 땅을 다 도로 원상 회복을 하라, 즉 논이 되었던 땅을 밭이나 뚝으로 회복해 놓아라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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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를 끌어내다가 설비를 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걸린 데다가, 다시 원상으로 회복해 놓는 데 다시 막대한 비용이 걸치어서, 그렇지 않아도 현저하게 흔들림을 보았던 나의 재산상태는 아주 발가숭이― 잘못하면 큰 빚을 지고 떨어질 형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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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개했던 땅을 다시 원상 회복을 하려면 나의 남아 있는 재산(땅)을 죄 팔아버려야 할 형편이었다. 나는 모든 것을 깨끗이 내버리기로 결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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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명문소집 귀동으로 고이고이 자라나서 가난을 모르고 부족함을 모르던 이 호화로운 젊은이가 장차 돈없이 세상을 살아가야 할 생각을 하니, 기막히고 아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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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의 귀한 줄을 모르고 만금의 많은 줄을 모르던 몸이, 이제 장차 푼전에 딸리는 생활을 생각하매 그저 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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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가면 몇 해는 더 부족 모르고 지낼 것을 남의 꼬임에 빠져서 괜한 노릇(관개사업)을 시작해서 재정적 몰락을 다그어 끌었거니 ― 나무려운 생각까지 매우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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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재산정리의 사무를 아내에게 일입하였다. 차마 내 손으로는 祖(조)의 유업을 팔아 없애기 싫어서 아내에게 말하여 이것 이것을 팔아서 정리하고, 그래도 모자라거든 이것 이것을 팔고 어느 것은 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니거든 최후까지 남겨 두라고 부탁을 한 뒤에 나는 그 모든 것이 차례로 팔리는 상황을 보기가 역하여 서울로 피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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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는 中學洞(중학동) 어느 집에 몸을 던지고 그 겨울을 보내고, 이듬해도 여름이 가까와서 집으로 돌아가 보니 본시 적지 않던 논밭은 다 없어 지고 그것을 팔아 빚을 정리하고, 꼭 남고 모자람 없이 들어맞더라는 아내 의 말이다.
【원문】左傾文學(좌경문학) 擡頭(대두) 時節(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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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인(金東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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