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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형의 집을 나와서 ◈
◇ 2. 맨 처음에 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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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5
채만식
1
人形[인형]의 집을 나와서
2
2. 맨 처음에 오는 것
 
 
3
노라는 허둥지둥 계동 어귀까지 내려와서야 비로소 정신이 들었다. 그는 들고 오던 옷가방을 길바닥에 털썩 내려놓고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4
죄었던 마음이 풀리니 전신의 맥이 일시에 누그러지는 것이다.
 
5
그는 오늘밤 집을 나온 것을 옳고 그르고 간에 돌이켜 생각해볼 겨를도 없었다. 하나 갑자기 이렇게 외따로 늦은 밤거리에 나서 있음에 답답한 꿈을 꾸고 있는 것같이 아득한 게 쩔쩔맬 것 같았다.
 
6
자정이 지난 지가 오래다. 바람은 몸서리가 치이게 차다. 길거리는 새삼스럽게 어두컴컴하고 적적하다.
 
7
섣달 그믐날 밤이라지만 양력설과는 아직도 인연이 없는 조선 사람 ── 더구나 북촌의 이 구석은 주정꾼 하나 볼 수가 없다.
 
8
"어떡허나?"
 
9
무얼 어떻게 한다는 것도 아니지만 그저 막연히 걱정스러웠다. 혜경이를 찾아가려고 애초에 마음먹은 것이요 또 그밖에는 도리가 없지만, 어쩐지 치마폭이 자꾸만 뒤로 끌리는 것 같고 발길이 앞으로 떨어지지를 아니하였다.
 
10
등 뒤에서 서벅거리며 콧노래 소리가 들렸다. 휙 돌아보니 빈 인력거다.
 
11
인력거를 보니 이거라도 잡아타고 어서 혜경이한테로 가고 싶은 판인데, 얼마 지나쳤던 차부가 차와 몸을 반쯤 돌이키어 끼웃이 바라본다.
 
12
"아씨, 인력거 탑쇼. 밤이 늦었습니다."
 
 
13
뽕도 딸 겸 임도 볼 겸 ── 차부도 수컷이라 아닌밤중에 젊은 여인이 짐을 길에 놓고 외따로이 섰으니 어디 농도 붙여볼 겸 벌이도 해볼 겸이다.
 
14
노라는 마침 잘되었다 싶어 선뜻 나섰다.
 
15
"청진동까지 좀 갑시다."
 
16
"네."
 
17
차부는 굽실하고 달려와서 짐을 받아든다.
 
18
"청진동 어데로 모시랍쇼?"
 
19
하고 차부는 휘장을 내리면서 묻는다.
 
20
"황산여관 아우?"
 
21
"네. 알다뿐입쇼. 저 개천가에 있는 말씀입죠?"
 
22
"글쎄 어데쯤인지 나는 첨 이니깐…… ""네. 황산여관이라고 바로 개천가에 있습니다. 글루 모시랍쇼?"
 
23
"글루 갑시다."
 
24
하고 대답하기 전에 인력거는 달음질을 친다.
 
25
노라는 문득 미심스러운 생각이 나서 연해 바깥을 내어다보면 심중으로 경계를 하였으나 차부는 외수없이 안국동 네거리를 거쳐 수송동 좁은 길로 해서 수송동 보통학교 앞을 지나 개천가에 있다던 황산여관 앞에 옳게 내려주었다.
 
26
대문은 잠이었다. 한 십 분 동안이나 차부가 대문을 흔드리며 악을악을 써서야 겨우 잠꼬대같이 "누구요?"
 
27
하는 대답이 들리었다.
 
28
"문 열어줍쇼."
 
29
"누구요?"
 
30
"손님 오셨어요, 손님."
 
31
한참 부스럭거리더니 바지춤을 움켜쥔 늙수구름한 사나이가 대문을 열어 준다. 노라는 대문 안으로 다가서서 "여기 저, 김혜경이라는 여자가 들었지요?"
 
32
하고 공순히 물었다.
 
33
"김혜경이요?…… 네. 들었지요."
 
34
하고 대답은 하나 어금니에 밤을 한톨 문 소리다 ── 손님이라기에 문을 열어주었더니 묵어 있는 손님을 찾아온 손님이라서…… "이 안으로 들어가면 중문 안으로 첫째방이니 들어가 보시우."
 
35
하고 그 사람은 사무실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36
가방을 들고 앞서 들어가는 차부를 따라 들어가니 가르쳐준 대로 혜경 의방이 있었다. 그러나 그 방에서는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가 들리다가 때아닌 발자 죽 소리에 뚝 그친다.
 
37
혜경이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확실히 구가의 목소리였었다.
 
38
노라는 질색하게 놀라 돌아서서 도로 나오려고 하였다. 그는 구가를 대하 기가 싫을 뿐 아니라, 그들이 이렇게 되어 있는 자리에는 더구나 들어가기가 싫었던 것이다. 그러나 노라가 미처 제지할 사이도 없이 차부는 들고 온 옷 가방을 방문 앞에 탕 내려놓고 "손님 오셨읍니다."
 
39
하고 소리를 쳤다. 노라는 발을 동동 구르고 싶었다.
 
40
"누구요?"
 
41
하는 혜경의 목소리가 들렸다.
 
42
"손님 오셨어요. 안손님이 김혜경씨 찾어오셨읍니다."
 
43
"응? 안손님이?"
 
44
하고 혜경이는 문을 확 열었다 노라는 피하지 못하고 혜경의 눈에 띄었다.
 
45
혜경이는 노라를 보고 놀라서 버선발로 뛰어내려왔다.
 
46
"웬일야?"
 
47
하고 혜경이는 그러안을 듯이 노라의 팔을 잡으며 묻는다.
 
48
알고도 몰라서 묻는 것이다.
 
49
그는 노라가 남편과 싸우고 나왔거니, 쫓겨나왔거니…… 그러나 무사했을텐데 어째서?
 
50
혜경이는 노라를 억지로 방으로 끌고 들어갔다.
 
51
"저는 그만 가랍쇼?"
 
52
하고 차부가 인력거삯을 달라는 눈치다.
 
53
"응…… 어떡헐까?"
 
54
하고 혜경이가 노라더러 묻는다.
 
55
"글쎄…… 어떡헐까…… "하고 노라 역시 보내잔 말도 못하고 기다리게 하잔 말도 못하였다.
 
56
"보냈다가 나중에 또 불러다 드리지요."
 
57
하고 구가가 민망한 판에 말거리를 얻어가지고 나섰다.
 
58
노라가 외투를 뒤지다가 허둥지둥하는 것을 혜경이가 눈치를 채고 자기 돈을 꺼내어 인력거삯을 치러주어 보냈다.
 
59
구가는 한편 구석으로 비켜앉아 담배를 풀썩풀썩 피웠다.
 
60
그 역시 가지도 못하고 있기도 거북하여하는 눈치다.
 
 
61
"이게 어떻게 된 일이요? 응 노라…… 나중에 보낸 편지 보았지?"
 
62
하고 혜경이가 물었다.
 
63
"응…… 현이."
 
64
"현이 ? 그래 아무가 보았으나 그거면 모다 무사했을 건데……글쎄 우리가 이랬구려…… "하고 혜경이는 구가와 그렇게 된 이야기로부터 일부러 일을 그와 같이 꾸민것을 좍 이야기하였다.
 
65
"나 현하고 갈렸어."
 
66
하고 노라는 다 듣고 나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웃었다.
 
67
그는 구가가 있고 해서 통히 말을 하고 싶지 않았으나 혜경이가 꼬치 꼬치 파묻는 데 못견디어 사실 이야기를 다 해버렸다.
 
68
혜경이는 다 듣고 나서 고개를 흔들었다.
 
69
"그거 안될 말이야…… 아무래도 좀 철이 없는 짓 같애."
 
70
"그새 철이 없었으니깐 인젠 철이 좀 날랴구 그런걸."
 
71
"아니야. 그리지 말구 돌아가구려."
 
72
"가긴 가야겠어…… 나는 정말 두 분이 이렇게 계실 줄을 몰랐어…… 어데 딴 데로 가서…… ""원 참 ! 별소리를 다 하는구려 ! 그냥 찾어왔으면야 백날 온들 어떻소?
 
73
나는 집으로 가란 말이야."
 
74
"집?"
 
75
하고 노라는 웃었다.
 
76
"내가 집이 어데 있나?"
 
77
이렇게 웃으면서 말은 하나 집이 없다는 자기의 말이 자기의 귀에 울리는것도 무던히는 섭섭하였다.
 
78
"이 집에 딴 방도 있겠지?"
 
79
하고 노라가 물었다.
 
80
"있겠지……있을 테지요?"
 
81
하고 혜경이는 구가더러 묻는다.
 
82
"있겠지요. 나가서 알어볼까요?"
 
83
"가서 알어보시요마는, 그런데 노라, 안되겠소. 아무래도 집으로 가야 허우."
 
84
"왜?"
 
85
"가야 해. 돌아가야 해…… 노라가 미처 못 생각한 일이 있어…… "노라는 번쩍 의심이 났다.
 
 
86
혜경이는 노라의 기색을 보고 되었다 싶어 "어린것 들을 어떻게 할 테야?"
 
87
하고 빙긋이 웃었다.
 
88
미상불 노라에게는 가슴을 탁 울리는 말이다.
 
89
"유모가 있고 저의 아버지가 계시니까 오죽 잘 길를라 구…… "하고 노라는 심상하게 대답은 하였으나 불현듯이 아이들이 보고 싶었다.
 
90
"글쎄 그건 나두 안다우. 집안이 어렵잖고 하니까……그렇지만 노라가 어떻게 할 테냔 말이야?"
 
91
"어떻게 하긴 무얼 어떻게 해 ? 정 보고 싶으면 가끔 가서 한번씩 보고오지. 그러던지 아주 데려다가 길르든지…… ""흥, 현이 무척 고와서 그러라고 하겠구먼…… 글쎄, 이거 봐요. 부부간이야 남남끼리 만났으니까 갈리면 도루 남이 되잖어 ? 그렇지만 자식 들이야어데 그렇소 ? 아무리 노라가 현하고 갈렸다지만 버젓하게 세 아이들의 어머 닌걸…… 그래 고것들을, 셋이나 귀염성 있게 조랑조랑 매달리는 것을 그래 인정머리 없이 떼어놓고…… "노라는 고개를 수그렸다.
 
92
잠잠히 혜경을 말을 듣고 있다가 고개를 다시 들었을 때에는 그의 눈에는 눈물이 어리었다.
 
93
"제발 그만두어 주어요. 그런 말을 자꼬만 하면 내 맘만 아플 뿐이지."
 
94
노라는 목이 메어 말을 더 하지 못하였다. 구가가 없었으면 맘놓고 울고싶은 것을 억지로 참느라고 흑흑하였다.
 
95
딴 방 하나를 치우고 노라는 밤을 지냈다.
 
96
이튿날 아침 후에 혜경이는 현석준을 집을 찾아갔다.
 
97
노라의 심부름으로 세간 나부랑이를 가지러 간 것이다. 혜경이는 어떻게 해서든지 일을 무사히 마련하고 싶었다. 현은 잠을 설쳤는지 벌겋게 충혈 된 눈에 무료한 웃음을 띠고 반가이 혜경이를 맞이하였다.
 
98
"과세 안녕하십니까?"
 
99
하고 현은 세배부터 하였다.
 
100
"아이 과세고 무엇이고 그게 웬일입니까?"
 
101
하고 혜경이는 걱정을 내놓았다.
 
102
"별일 없었어요……구군이 그걸 돌려보내 주어서 아모 일이 없이 되었는데 그 매친 것이……원 그런 철딱서니없는 것이 어데 있어요 !"
 
103
하고 현은 새 채비로 골이 난다는 듯이 분개를 한다.
 
104
"저도 그렇게 늦게 온 걸 보고 퍽 놀랬어요. 그래 아무리 별 사설을 다해 가면서 집으로 돌아가라고 해도 들어야지요."
 
105
"거 또 생기기는 그렇게 생겼어도 고집이 여간만 아니랍니다."
 
106
쿨룩쿨룩 기침소리가 나더니 의사 남병희가 들어왔다.
 
107
"왜 초하룻날 새벽부터 병든 사람을 오라가라 하고 불러대나?"
 
108
하고 그는 방안을 들러보다가 혜경이에게 인사를 하였다.
 
109
"앉게그려……과세나 잘했나?"
 
110
"응. 떡국 한 그릇 식모가 끊여주더군…… 한데 노라씨는?"
 
111
하고 묻는다.
 
112
현은 어젯밤 생긴 일을 좍 이야기하고, 혜경이는 노라가 그렇게 자기를 찾아왔다는 것을 다 이야기하였다. 남의사는 몹시 흥분이 되었다.
 
113
"그래서 저는 현선생님이 몸소 좀 가셔서 데리고 오시면 어떨까 하고 겸사겸사 온 것인데…… "하고 혜경이가 말을 하였다.
 
114
"그래야지요. 자네는 가야 하네……나랑 같이 가세."
 
115
하고 남의사는 벌떡 일어섰다. 그러나 현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116
"안될 말…… 그럴 수 없어…… 혹 제가 회심을 해서 돌아온다면 용서는 하겠지만, 가장과 자식을 버리고 나간 여편네를 내가 왜 ? …… 사내된 위신도 아니고, 또 그런 버릇을 가르 켜서는…… ""자네가 그게 안됐어…… 제 똥 구린 줄은 모른다고."
 
117
하고 남의사는 결이 나서 문을 차고 나섰다.
 
118
"혜경씨, 나허구 같이 갑시다."
 
119
"네, 가시지요."
 
120
하고 혜경이도 일어섰다. 그때 송이가 울며 식모에게 안겨 나왔다. 엄마를 연해 부르며 현에게 안기었다.
 
121
"송이 나하고 엄마한테 갈까?"
 
122
하고 혜경이가 팔을 벌리니까 송이는 얼핏 와서 안긴다.
 
123
혜경이는 현의 눈치를 보았다.
 
124
노라는 혜경이를 보내놓고 혼자 기다리노라니 궁금증이 나서 안절부절 하였다.
 
125
남편이 혜경이더러 무어라고 할까 ?
 
126
혹 같이 오지나 아니할까 ? 와서 돌아가자고 조르면 무어라고 말막음을 할까 ?
 
127
어린아이들…… 표주박처럼 세 아이가 무릎에 어깨에 조랑조랑 매어 달려 놀던 것이 눈에 선연히 밟혔다. 그중에서도 제일 어머니를 따르던 송이가 못 견디게 보고 싶었다.
 
128
마침 밭은기침 소리가 나더니 밀창문이 슬그머니 열린다. 노라는 움칫 놀랐다. 주인인 듯싶은 오십 가량 된 살이 뒤룩뒤룩 진 사나이가 손에 땟국 묻은 책 한 권과 철필에 잉크를 가지고 성큼 방으로 들어선다. 무례하기 짝이 없으나 노라는 아무 말도 아니하고 자리를 비껴 도사리고 앉았다.
 
129
"내가 주인이올시다.……"
 
130
하고 그 사나이는 무어라고 성명을 말하는데 알아듣지 못하였다. 노라는 겨우 고개만 숙였다가 들었다.
 
131
"객도(客到)를 좀 해주시라고요."
 
132
하고 그는 언제 그렇게 친했는지 표정이 분명치 못한 얼굴에 잔웃음을 띤다.
 
133
"혼자신가요?"
 
134
하고 그는 숙박부에는 손도 대려고 아니하고 수작을 붙인다.
 
135
그도 그럴 것이다. 아닌밤중에 젊은 여자가 홀몰으로 여관에 들어…… 또 찾아온 것이 여관에 들던 길로 사내(구가)를 차고 누운 밀가루니(그들은 혜경이를 밀가루 등속의 여자로밖에 보지 아니하였다. ) 너 역시 그 따위게 집밖에는 더 되겠니, 그렇다면 수작이나 좀 붙여보자 하는 생각이, 늘 그런 종류의 여자 손님을 접하는 이 여관 주인에게 들었던 것이다.
 
136
그러나 노라는 평생에 여관이라고는 들어본 적도 없을 뿐 아니라, 임자 없는 여자에게 대하는 남자의 태도란 구경도 해본 적이 없으니 그런 눈치 저런 눈치를 알 턱이 없다. 그리하여 그는 그저 무심코 "네. 혼자올시다."
 
137
하고 대답하였다.
 
138
"네. 그러십니까…… 댁은 어데신지요?"
 
139
"댁 ? 집?"
 
140
하고 노라는 속으로 생각하였다. 무어라고 대답할 말이 없던 것이다.
 
141
노라가 주저하는 것을 보고 주인은 싱그레 웃으면 "네네, 좋습니다. 좋도록 써넣지요. 그러고 직업은 ?…… 상업이라고 해 두지요."
 
142
"네…… 아무렇게나…… ""그러면 성함도 무어라고 하나 지어서 써넣지요?"
 
143
노라는 자기 본명을 알리느니보다 그것이 좋을 듯해서 그렇게 하라고 맡겨 버렸다. 주인은 숙박부와 철필, 잉크를 들고 일어섰다.
 
 
144
"앉어 계십시오. 낮에 밖에 아니 나가시지요 ? 그러면 불을 너드 리지요."
 
145
주인이 나간 뒤에 노라는 뒤룩뒤룩하게 첫인상은 불쾌하였으나 그저 친절하다고만 생각하였을 뿐이다.
 
146
뒤미처 식전에 나갔던 구가가 돌아와서 노라의 방으로 찾아왔다. 그는 태도와 말씨가 아주 딴 사람이 되었다. 그는 노라의 불행이(노라는 그렇지 아니하다고 하나 그들은 그렇게 말하였다.) 오로지 자기네의 잘못으로 그렇게 되었다고 누누이 사과를 하며 집으로 돌아가기를 권고하였다.
 
147
이야기를 하고 있는 차에 심부름하는 아이가 웬 와이셔츠 하나를 불쑥 들이밀면서 "이 나리가 이것 단추 좀 달어주시래요."
 
148
하고 실패와 바늘과 단추 한 개를 내놓는다. 빨아 다린 노랗게 견 부 사견 와이셔츠 위에 명함 한 장이 놓여 있다.
 
149
'조선총독부 군수 훈오등 육급’이라는 군수 명함이다.
 
150
"머 어째?"
 
151
하고 구가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152
"누구더러 하는 말이야?"
 
153
"저 이 이 색시더러…… ""요런 발칙한 녀석 ! 이 색시라니?"
 
154
"아니야요. 그렇게 시켰어요."
 
155
구가는 주머니칼을 꺼내어 와이셔츠 앞자락을 박 찢고 명함도 박박 찢어한데 뚤뚤 말아서 그 애에게 내어주며 "다시 그 따우 버릇을 하면 볼기 맞는다 그래, 응."
 
156
하고 호통을 하였다.
 
157
조금 있다가 쿵쿵 걸어오는 발자죽 소리가 들렸다.
 
158
문을 버쩍 여는것은 혜경이었었다. 그리고 그의 등 뒤에는 남의사가 서서있었다. 노라는 그가 올 줄은 생각지 아니하였던 터라 깜짝 반갑기도 하면서 가슴이 울렁거렸다.
 
159
"아이구머니 ! 남선생님이 어떻게 오셨어…… 어서 들어오세요."
 
160
하고 노라는 짐짓 명랑하게 그를 맞이하였다.
 
161
남의사는 말이 없이 우두커니 서서 노라를 바라보았다.
 
162
그는 자기의 전생명을 바치어 ── 생명이라야 이미 죽을 날을 받아놓다시피 한 것이지만 ── 깨끗이 사랑하던 노라다. 그 노라가 인제는 남의 안해라는 굴레에서 벗어져 자유로운 몸이 되었다.
 
 
163
그러니까 생각하면 기쁠 일이다.
 
164
그러나 노라가 이와같이 가정과 남편과 어린이들을 버리고 홀몸으로 뛰어나와 막막한 여관에 오도카니 앉아 있는 것이 끝없이 슬프고 안타까왔다.
 
165
"어서 들어오세요. 감기 들리시면 또…… "하고 노라는 남의사가 추운 데 그러고 섰는 것이 애가 쓰였다.
 
166
"가십시다, 집으로…… "하고 남의사는 움직이려고도 아니하였다.
 
167
혜경이와 구가도 번갈아가며 좌우간 방으로 들어오라고 권하였다.
 
168
남의사가 막 신을 벗고 올라서려고 하는데 아까 와이셔츠를 가지고 왔던아이를 따라 웬 중년신사 하나가 주인을 데리고 중문 안으로 달려들었다.
 
169
"누구냐 ? 이 사람이냐?"
 
170
하고 그 중년신사는 심부름하는 아이더러 남의사를 가리키며 물었다.
 
171
와이셔츠의 단추를 달아달라고 보낸 군수다.
 
172
"아니어요. 저기 저이가 그랬어요."
 
173
하고 그 아이는 구가를 가리킨다. 구가는 벌써 툇마루로 나서서 "왜 그래?"
 
174
하고 딱 어른다 "댁이 명색이 무어요?"
 
175
하고 군수도 마주 어른다.
 
176
"너는 명색이 무어냐?"
 
177
"무엇이 어째?"
 
178
"이런 같잖은 녀석은 !"
 
179
"아니, 이거 보세요."
 
180
하고 형세가 재미롭잖은 것을 본 주인이 나서서 말리려 든다.
 
181
"영감 영감……구상 구상 이러실 것이 아니라 조용조용히 이야기를 하세요. 네, 구상."
 
182
혜경이는 노라에게서 아까 생긴 사단 이야기를 듣고 역시 불쾌하게 생각 하였으나 수선한 때에 또 말썽거리가 생길까봐 구가를 자꾸만 방안으로 끌어 들였다.
 
183
"글쎄 저런 발칙한 놈이 어데 있어 !"
 
184
하고 구가는 혜경이를 뿌리쳤다.
 
185
"군순 명함이니 어쨌단 말이야 ? 그 따우 개 등어리에다 걸치는 것을 누구더러 단초를 달어 보내란 말이야?"
 
186
"이놈아, 노류장화는 인개가절이야. 계집이…… " "머 어째?"
 
187
하고 구가는 나는 듯이 뛰어내리자마자 딱 소리와 함께 군수는 얼굴을 우디고 주저앉는다. 손가락 사이로는 시뻘건 피가 좌르르 흘러내린다.
 
188
주인은 얼굴이 해쓱하여가지고 구가를 안고 빙빙 돈다.
 
189
혜경이와 노라와 남의사도 내려와서 구가를 말리나 그는 범 뛰듯이 훌훌 뛴다.
 
190
"이놈의 자식 ! 머 ? 노류장화 ? 또 한번 해봐라."
 
191
군수는 아무 소리 없이 얼굴을 우딘 채 주저앉아 있다.
 
192
"글쎄 구상, 어쩌자구 이러시우 ! 영감, 어서 저 밖으로 나가셔서 찬물로 좀 씻으세요. 어서…… 구상, 이러지 말고 들어가시오. 방으로, 자."
 
193
"아니 저놈의 자식을 잡어놓고 항복을 받고래야 말 테야 ! …… "하고 구가는 여전히 후덕거린다. 중문 밖에는 사람이 다뿍 모여 섰다.
 
194
군수는 사무실에서 들어온 사람에게 부축을 받아 밖으로 나가며 "전화 전화…… 경찰서 멫방이야 경찰서."
 
195
하고 두덜거렸다. 그러더니, 정말 자기 손수 종로서에 대고 전화를 거는 눈치다.
 
196
네 사람은 노라의 방으로 들어갔다.
 
197
혜경이는 지금 일이 말썽이 벌어져 구가가 잡혀가기나 하면 어찌하나 하 고속으로 걱정을 하였다.
 
198
그러나 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그런 이야기는 일체 입밖에 내지 아니하였다.
 
199
"노라씨, 가십시다, 집으로."
 
200
하고 남의사가 졸랐다. 그러나 노라는 여전히 고개를 흔들었다.
 
201
"글쎄 이것 봐요."
 
202
하고 혜경이가 말을 한다.
 
203
"내가 나올 때 송이가 안에서 울고 나와서 저의 아버지에게 안겼길래, ' 송이, 어머니한테 갈까 ?’하니깐 그만 덥석 와서 안기겠지 ! 나는 웬만하면 잠깐이라도 데리고 올 양으로 현선생의 눈치를 보니까 웬걸 ! 아니 떨어지려고 우는 것을 억지로…… "노라는 울었다. 그러나 울면서 그는 여전히 고개를 흔들었다.
 
204
한동안 아무도 말이 없이 앉았다가 남의사가 입을 열었다.
 
205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하시럅니까?"
 
206
"위선 시골로 가야겠어요."
 
207
"시골…… 친정댁으로?"
 
 
208
"네…… 어머니가 혼자 고생을 하시니까 가서 모시고 오든지…… ""그리고는?"
 
209
"어데 직업이나 얻어가지고 살어가야지요…… 산 사람 입에 낙거미줄 칠라구요?"
 
210
하고 노라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였다.
 
211
"참, 혜경이 내 세간 아니 가지고 왔어?"
 
212
혜경이는 대답할 말이 없어 우물우물 하다가 "응, 이따 오후에 가질러 가기로 했어."
 
213
하고 꾸며대었다.
 
214
"그걸 팔어바려야 하겠어…… 떠짊어지고 다니기도 괴롭고, 또 돈도 아숩고…… ""그걸 내가 팔어 드리까요?"
 
215
하고 남의사가 선뜻 나선다.
 
216
"아이구, 선생님이 어떻게?"
 
217
"아니, 내가 친히 아는 고물상이 하나 있는데, 오늘이라도 될 수 있습니다."
 
218
"그거 잘되었구만요."
 
219
하고 혜경이가 찬성을 한다.
 
220
"그러면 어떻게…… ? 고물상 하는 사람을 바로 데리고 갈 수는 없고…… ""우리 집으로 짐을 보내십시요그려…… 현군한테는 혹 오해하기 쉽겠으니까 알리지 말고…… 그러면 내가 그 사람을 불러오지요."
 
221
남의사는 어떻게 하여서든지 노라를 도와주고 싶었다. 그러나 직접으로 돈을 준다든지 하면 노라의 성미에 받지 아니할 것이요, 그런데 마침 세간을 판다니까 그것을 자기가 고이 두고 볼 겸해서 그렇게 얼핏 말을 둘러댄 것이다.
 
222
"그러면 이따가 오후 네시쯤 선생님 댁으로 실려가지고 가겠 읍니다…… 세간은 무엇무엇이지 ? 노라."
 
223
"의걸이하고 이불장하고 반닫이가 하나 있고, 또 무어든가…… 현이 잘알아서 참겨줄걸…… 그리고 옷은 큰 가방이 두 개 있는데 죄다 넣어다주."
 
224
"시골 가시면 언제쯤 올라오십니까?"
 
225
하고 구가가 지금껏 곰곰이 생각을 하고 앉았다가 묻는다.
 
226
"글쎄요……겨울이나 나고 올까버요."
 
 
227
"내려가셔서 계십시오. 계시면 그동안에 저 남선생과도 상의를 해서 어데가 정교수를 하실 곳이나 그렇잖으면 점잖은 사무보실 자리를 한 군데 구 해놓고 기별을 해드리지요…… 네, 남선생, 그러는게 좋잖습니까?"
 
228
"좋겠지요."
 
229
하고 남의사가 대답은 하나 마땅치 아니하여하는 눈치다.
 
230
노라도 남의 힘을 입어 이러고저러고 한다는 것이 그리 달갑지는 아니하나면에 못이겨 대답을 하여두었다.
 
231
"허실삼어 현더러 한번 말을 비쳐보아요. 응, 혜경이……송이 하나만이라도 보내 달라고…… "하고 노라는 혜경이에게 부탁을 하였다. 그러나 혜경이는 아까 현의 태도를 본 터라 고개를 흔들었다.
 
232
"글세, 말은 해보지만…… 참 나 은행에 그만둘 테야."
 
233
"왜?"
 
234
"무슨 낯으로 현선생을 보겠수 ?……"
 
235
이때 갑자기 왈그럭덜그럭 칼 찬 소리가 밖에서 요란히 들렸다.
 
236
"여보 !"
 
237
하고 부르는 소리에 혜경이가 문을 열었다.
 
238
"구재홍이가 누구요?"
 
239
"내요."
 
240
하고 구가가 선뜻 나섰다.
 
241
순사는 아니꼬운 눈으로 구가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몇 번 마슬러보더니 "또 최숙자는?"
 
242
하고 묻는다. 방안엣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치어다보았다.
 
243
"저 여자랍니다."
 
244
하고 주인이 노라를 가리킨다. 아무렇게나 이름을 지어서 객도를 한더니 최숙자라고 한 모양이다.
 
245
노라는 할 수 없이 앞으로 나섰다.
 
246
"두 사람 다 본서까지 가."
 
247
"갑시다그려."
 
248
하고 구가는 선선히 나섰다.
 
249
노라는 얼굴이 벌개가지고 남의사를 돌아보았다.
 
250
남의사는 마침 말할 기회를 기다리던 터라 한걸음 마루로 나섰다.
 
251
"그런데, 이 부인은 별로 혐의쩍은 일이 없는데요."
 
252
순사는 남의사를 위아래로 마 슬러보다 가 "댁은 누구요?"
 
253
하고 딱 어른다.
 
254
남의사는 순사를 붙잡고 말을 했자 별수가 없을 줄 알고 혜경이와 노라더러 안심하라는 눈짓을 하고 밖으로 나와 인력거를 잡아탔다.
 
255
그는 인력거를 빨리 몰아 원동 자기 집으로 가서 모닝을 갈아 입고 택시를 종로 경찰서로 몰아세웠다. 그러나 당직주임은 아침에 들렀다가 세배를 나갔고, 서장은 들어오지를 아니하였다. 노라와 구가는 딴 방에서 취조를 하는지 유치를 시켰는지 보이지 아니하였다.
 
256
그는 세배를 간 체하고 서장 사택으로 택시를 몰았다.
 
257
남의사는 평소에 교제는 없었으나 그가 행림계에 이름이 떨친 사람인만큼 명함은 서툴지가 아니하였고, 더구나 그가 세배를 왔다는 것이 반가와 서장은 흔연히 맞이하였다.
 
258
피차에 세배인사가 끝난 뒤에 남의사는 노라 ── 동양은행 지배인의 부인이 집안에 약간 갈등이 있어 잠시 여관에 나가 있다가 어느 시골 군수에게 봉변하게 된 것을 구재홍이가 나서서 시비를 하던 끝에 충돌이 된 것과 그 때문에 노라와 구가가 다같이 종로경찰서에 동행이 되어 있는 것을 세배 나온 길에 알고 겸사겸사 왔노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259
서장은 그런가고 대번 전화를 걸어 노라를 즉시로 놓아보내고 구가도 설 유형식이나 거쳐 놓아주라고 숙직하는 경부에게 명령을 하였다.
 
260
남의사는 전화를 빌어 혜경이더러 두 사람이 놓여나가니 안심하라고 이르고, 서장에게는 노라 사건은 입밖에 내지 말도록 당부한 뒤에 서장 집을 나왔다.
 
261
그는 마침 은행이 휴일인 것을 원망하며 아는 조선 사람의 상점과 친구를 찾아다니면서 돈 삼백 원을 겨우 변통하였다.
 
262
노라는 영문도 모르고 붙들려가서 취조라느니보다는 희학질을 받다가 놓여 나오는 것만을 다행이 여겨 두달음질로 뛰어왔다. 주변성 있는 구가는 노라보다는 늦게 놓였으나 인력거를 탔기 때문에 여관 문앞에서는 같이 들어가게 되었다.
 
263
여관 주인은 노라는 몰라도 구가는 적어도 며칠 고생을 하리라고 생각 하였는데 두 시간도 못 되어 놓여나오는 것을 보고 이게 무슨 조화속이 있는 사람 이니라 싶어 태도가 매우 공순하여졌다.
 
264
혜경이는 남의사에게서 미리 전화를 받은지라 안심을 하고 노라의 세간을 가지러 간다는 쪽지를 적어놓고 나가고 없었다.
 
265
노라는 행여 혜경이가 현의 승낙을 얻어 송이를 데리고 오나 하여 가슴을 죄며 기다렸다.
 
266
그는 네시가 지나매 안절부절하다 못하여 대문 밖에 나가 기다렸다.
 
267
겨울해는 지기가 쉽다.
 
268
날세는 벌써 저물기 시작한다. 사람들의 왕래는 분주하고 요란한 도회지의 소음에 귀가 아득하건만 노라는 세상과 동떨어진 사람같이 외로왔다.
 
269
인력거 나팔소리가 들리더니 여관 문앞에 머물러 선다.
 
270
혜경이는 큼직한 가방만 두 개 가지고 내렸다.
 
271
노라의 눈에는 눈물이 괴었다.
 
272
"못 데리고 왔구려 !"
 
273
"하늘이 무너져도 안되겠대."
 
274
노라는 우두커니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275
"노라가 영영 맘이 토라진 줄을 알고 여간 노여워하질 않든데…… 곧 결혼 하겠대."
 
276
그러나 그런 소리는 노라의 귀에 들어오지 아니하였다.
 
277
"문 밖에 나와 놀잖업디까?"
 
278
"이 치운데 문 밖에는 왜 !"
 
279
노라는 방에 들어가서도 실심한 사람처럼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280
"무슨 천주학이야 ! 그럴 테거든 도루 들어가든지…… 아주 생각을 말든지 하잖구 ── "하고 혜경이가 핀잔을 준다.
 
281
"그래, 내가 생각을 말자면서두…… 그것도 내가 어미 된 탓이야."
 
282
"옜수. 이백 원이우."
 
283
하고 혜경이는 돈을 꺼내놓았다.
 
284
"웬 게 그렇게 많소?"
 
285
실상 혜경이는 남의사가 삼백 원을 가지고 가라고 조르는 것을 이백원만 가지고 온 것이다. 삼백 원이면 새것을 장만하고도 남을 텐데 아무리 어수룩한 노란들 곧이들을 리가 없는 것이었었다.
 
286
"남선생이 잘 교섭을 했기 때문에…… 우리가 팔었으면 당장 팔리지도 아니 했고, 또 단돈 백 원 받기 어려웠을 거야."
 
287
이튿날 아침.
 
288
노라는 짐을 혜경이하고 부탁하고 자기는 인력거를 타고 계동으로 올라갔다.
 
289
행여 어린아이들이 문 밖에 나왔으면 먼빛으로라도 한번 보고 싶었던 것이다.
 
 
290
방학때나 아니었으면 마리아는 유치원에 가서라도 넉넉 만날 텐데 하고 생각 하니 때가 공교로이 이렇게 된 것이 한스러웠다.
 
291
그는 계동 어귀에서부터는 행여 마리아가 여기까지 오지나 아니하였나 하고 연해 바깥을 내어다보았다.
 
292
그러나 집 앞까지 가도 아이들은 그림자도 보이지 아니하였다.
 
293
그는 집으로 들어가는 어귀에 내려서 좀 기다려보고도 싶었으나 현에게 띄기나 할까봐서 도로 길을 돌이켰다.
 
294
그는 계동 어귀까지 내려왔다가 차부를 달래어 다시 한번 올라갔다.
 
295
그러나 영영 아이들은 보이지 아니하였다.
 
296
또다시 돌이켜 내려오려니 무엇이 등 뒤에서 잡아당기는 것도 같고, 방금 ' 엄마’ 부르고 달려오는 것도 같았다.
 
297
그는 문득 사진이라도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길을 교동으로 둘러 전에 늘 박이던 사진집을 찾았다.
 
298
그러나 사진은 둔 것이 없고 종판도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299
찾아보아서 있거든 두어 장 만들어 보내달라고 돈과 시골 주소를 적어 주고 바로 정거장으로 나갔다.
 
300
정거장에는 남의사도 나왔다. 그는 이번에 몸을 무리한 탓인지 아주 알아보게 얼굴에 사색이 박혔다.
 
301
구가는 짐 부친 표와 차표를 갖다주었다.
 
302
남의사는 사가지고 온 과실을 한아름 안아다가 선반에 얹어준다.
 
303
자리는 보니 누가 사가지고 왔는지 새 담요를 펴놓았다.
 
304
혜경이나 구가가 사온 눈치다.
 
305
"혜경이, 은행에 그대로 다녀요. 미안할 게 무어야?"
 
306
하고 노라는 권고하였다.
 
307
"염려 말어요. 마침 이이가 돈냥 모아둔 걸로 조고맣게 장사나 시작 하자니까 차라리 잘되었지."
 
308
"우리 일이야 염려 마십시오. 어떻게 한들 못 살어가겠읍니까마는 노 라씨 일이 퍽 걱정이 됩니다."
 
309
하고 구가가 진심으로 걱정을 하여준다.
 
310
"편지하거든 올라오세요. 숭업잖은 일자리 하나를 꼭 구해놀 테니요."
 
311
"네, 고맙습니다. 남선생님도 그새 안녕히 계서요. 봄에 올라오께, 네?"
 
312
"죽지 않고 살었으면……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 내가 있는데."
 
313
하고 노라는 말을 하여놓고 얼굴이 화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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