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아아, 쓸쓸한 바람, 음산한 비에 삼천리 산하가 안색을 바꾸고, 뜨거운 불, 깊은 물에 이천만 동포가 슬픈 울음소리를 내는도다. 그런즉 어찌하면 이 한국이 능히 승리의 노래를 부르며, 적자생존의 행복과 즐거움을 누리며, 어찌하면 이 한국이 능히 부강의 기틀을 열어 민국(民國)의 위령(威靈)을 빛낼까. 말하건대 이것은 오직 국민 동포가 20세기의 신국민이 됨에 있는 것이다.
3
대저 태고시대의 민족으로는 족히 중고시대에는 각립(各立)하지 못하며, 중고시대의 민족으로는 족히 20세기 시대의 각립하지 못하는 것이다. 예컨대 저 중고시대에 있었던 민족으로 아직도 풀로 옷을 해입고 나무열매를 먹으며 금수와 같이 거처하여 태고 야만의 원시적 상태를 면하지 못한 것은, 국가가 조직되며 사회가 발달되어 정신과 물질의 문명이 조금 발전한 중고세계(中古世界)에서 쇠망함을 면치 못하였으니, 저 묘족(苗族)이 한족(漢族)에게 패한 것과 하이족(蝦夷族 : 아이누족)이 일본족에게 패한 것들이 이것이다.
4
지금 이 20세기 시대에 사는 민족으로서 오히려 중고시대의 정신만을 지키며, 중고시대의 물질만 지키어 중고시대적 국민을 면하지 못한 민족은 국가의 실력이 강대하고 사회의 문명이 발흥한 20세기 세계에서 쇠망함을 면하지 못하였으니, 저 월남이 망하며, 버어마가 전복되며, 중국이 쇠해진 것 등이 이것이다.
5
그러므로 우리들은 일컫기를, 국민 동포가 20세기 신국민(新國民)이 되지 아니할 수 없다 하는 바이며, 대저 20세기의 국가경쟁은 그 원동력이 한두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그 국민 전체에 있으며, 그 승패(勝敗)의 결과가 한두 사람에게 있지 아니하고 그 국민 전체에 있어서, 정치가는 정치로 경쟁하며, 종교가는 종교로 경쟁하며, 실업가는 실업으로 경쟁하며, 혹은 무력(武力)으로 혹은 학술로 하여 그 국민 전체가 우수한 자가 이기고, 열등한 자는 패하나니, 저 세상을 뒤덮은 영웅인 장기스칸, 알렉산더대왕이 매우 씩씩하고 매우 강하여 수백만 건아를 채찍질하여 수만리 토지를 개척한다 할지라도 그것은 개인의 경쟁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 세력이 길지 못하며, 그 위력이 쉽게 무너져, 한때 그의 뜰 아래에서 절을 올리던 민족도 쉽게 그 머리를 다시 쳐들고 길게 휘파람을 불며 옛날의 세력을 다투어 회복하였거니와 오늘날의 그와 같지 아니하여, 그 경쟁이 곧 전국민의 경쟁이기 때문에 그 경쟁이 치열하며, 그 경쟁이 오래 걸리며, 그 경쟁의 피해가 크기 때문에 국민 동포가 20세기의 신국민이 되지 아니하면 안된다 하는 바이다.
6
오늘날 한국 사람 중에 무슨 까닭에 정치가는 정치에 패하며, 실업가는 실업에 패하며, 그 밖에 어떤 종류의 사업가든지 외국 사람에게 반드시 패하느냐 하면, 그것은 신국민이 아닌 까닭이다. 무엇 때문에 국가정신이 없으며, 무엇 때문에 국민능력이 없으냐 하면, 그것은 신국민이 아닌 까닭이다. 무엇 때문에 나라를 팔아먹는 사람이 있으며, 무엇 때문에 백성을 팔아 먹는 사람이 있느냐 하면, 그것은 신국민이 아닌 까닭이다. 그러므로 국민동포가 20세기의 신국민이 되지 아니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7
그런즉 오늘날 동포가 어떻게 하면 몇천년 동양 한구석에서 외로이 살던 옛꿈을 깨뜨리고 20세기 신국민의 이상을 발휘할 수 있으며, 어떻게 하면 수백년 사대주의에 깊이 빠져 있던 옛날의 부끄러움을 씻어버리고 20세기의 신국민의 사업을 진작하여 현 세계 무대상에 명예스러운 깃발을 펄럭펄럭 휘날리게 할 수 있을까. 우리들은 고루하고 촌스러운 한마디를 발하여 국민 동포에게 바치노라.
10
(1) 이 세계는 제국주의의 세계이다. 강한 것이 약한 것을 집어삼키며, 큰 것이 작은 것을 병합함은 원시시대에 이미 있었던 바이다. 그러나 근세 이래로 이러한 것이 한층 격렬하여 마침내 제국주의의 대연출이 우주를 흔드니, 이에 구주열강이 긴 채찍을 들고 세계에 횡행하여, 동으로는 아시아를 침략하며, 남으로는 아프리카를 분할하며, 동남으로 대양주(大洋洲)를 점령하여, 구주인의 발길이 이르는 곳에 산하(山河)가 흔들리며 구주인의 깃발이 날리는 곳에 천지가 변하는구나.
11
이에 영국인은 남아프리카 통일의 공로를 주(奏)하여 횡당대철도가 남아대륙을 가로지르며, 한편으로 남아시아에 웅비하며 한편으로 오스트레일리아 주에서 크게 이겼다. 한편 불란서 사람은 사하라 부근 등의 지역을 빼앗고 마다가스카르 등 여러 나라를 빼앗아 아프리카에 횡행하며, 대양주에 돌아다니면서 여러 섬을 병합하며, 교지지나(交趾支那)를 습격·굴복시켜 청나라의 남쪽을 엿보고, 한편 러시아인은 동아시아에 침입하여 시베리아 대철도가 태평양에 잇닿으며, 오른쪽으로는 아프가니스탄과 페르시아를 마주보며 왼쪽으로는 몽고와 만주를 도모하고, 또한 독일·포르투갈·스페인·네덜란드 등 여러 나라가 각자 사방을 호시탐탐 식민지 개척에 열심이고, 한편 몇십년 몬로주의로 북미주에서 자립 발전하던 미국도 갑자기 미서전쟁(美西戰爭)을 일으켜 하와이와 필리핀을 한입에 삼키고, 몇천년 동안 동양의 고도(孤島)로서 유신(維新)을 겨우 이룩한 일본도 홀연 노일전쟁에 발을 들여놓아 한국과 만주에 그 세력을 확장하였도다.
12
(2) 이 세계는 민족주의의 세계이다. 동족(同族)이면 단합하고 이족(異族)이면 다툼은 역시 태고시대부터 이미 있어온 바이다. 중고 이후로 그 경쟁이 더욱 많아지고 그 경쟁이 더욱 처참하여, 이긴 자는 세력을 더욱 떨치고 패한 자는 쇠망에 길이 떨어지니, 이러한 까닭에 백인이 아메리카주에 세력을 떨치자 인디언은 도태를 당하고, 이런 까닭에 백인이 대양주를 점령하여 들어가자 흑인은 멸망에 빠지며, 이런 까닭에 러시아인 채찍 아래에서 유태인·폴란드인이 학대를 만났고, 그밖에 어느 민족이 어느 민족을 정복하든지 우수한 자는 이기고 못난 자는 패한다는 활극이 참혹하고 괴이하기 짝이 없으니, 아아, 이 시대의 민족주의여,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13
(3) 이 세계는 자유주의의 세계이다. 자유주의는 구주(歐洲)의 산물이니, 제1차로 영국 대혁명이 개가를 올리며, 제2차로 불란서 대혁명이 큰 조류를 일으켜 이로 인하여 미국이 독립하며, 이로 인하여 독일이 강대하게 되며, 이로 인하여 벨기에가 자립하며, 이로 인하여 이태리가 통일하며 이로 인하여 구주 여러 나라가 복리(福利)를 넓혔으며, 이로 인하여 남미 여러 나라가 자주(自主)를 얻은 것이다.
14
아, 당시 구주 천지에 홀로 군림하던 신성동맹(神聖同盟)도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리고 자유스런 공기가 동서에 가득차 자유주의로 향하는 자는 살아 남으며, 자유주의에 따른 자는 강함이 이에 이르렀도다.
16
동양에는 중국과 인도의 문명이 빛을 베풀며, 서양에는 그리스와 로마의 문명이 씨앗을 뿌려 각기 한쪽의 주인이 되었다가, 마침내 인도의 문명은 쇠퇴하였으며 중국의 문명은 보수의 고질병에 걸렸으나 저 서양은 암흑시대가 잠시 지나가고 황금시대가 다시 돌아와 문명의 기운이 정신계와 물질계에 팽창하여 도덕·정치·경제·종교·무력·법률·학술·공예 등이 장족의 진보를 이루니, 이에 국가에 이로운 것이 날로 많아지며 인민의 복이 날로 커져, 전제봉건의 낡고 고루함이 사라지고 입헌공화의 복음이 두루 퍼져, 국가는 인민의 낙원이 되며, 인민은 국가의 주인이 되어 공자·맹자의 세상을 잘 다스려 백성을 잘살게 한다는 이념이 이에 실행되며, 루소의 평등·자유 정신이 이에 성공하였도다.
18
한국의 지위를 우리들이 말하지 않는다 한들 누가 알지 못하리요마는 말의 순서를 따라 이에 한마디 하노라.
19
한국이 수천년 이래로 반도 안에 한가하게 살면서, 단지 오른쪽에 중국이 있으며 왼쪽에 일본이 있는 줄만 알다가, 수십년 전부터 갑자기 세계적 국가가 되어 열국(列國) 경쟁마당에 빠져들었다가 청일전쟁(淸日戰爭)에 한번 변화하며 노일전쟁(露日戰爭)에 다시 변화하여 드디어 오늘의 모습이 되었으니, 대개 한국이 이와 같이 세력을 떨치지도 못하고 독립하지도 못하며, 한번 패하고 두번 패한 것은 ① 몇백년 정치가 어둡고 악독하여 빈곤하고 연약하게 되었으며, ② 천하의 대세를 알지 못하여 외국과의 경쟁에서 실패를 자초하였으며, ③ 완고한 옛 습관을 없애지 못하고 문명의 혁신을 싫어하는 등의 원인이 있는 까닭이다.
20
지금은 한국이 제국주의의 소용돌이에 들어가 민족주의의 힘겨운 경쟁을 당하여 남은 목숨이 위급한데, 시험삼아 묻건대, 오늘날 한국에 정신이 발달하였는가? 아니다. 실력이 확장되었는가? 아니다. 문명이 진보하였는가 아니다. 오직 도덕이 부패하며, 경제가 곤궁하고 궁핍하며, 교육이 부진하며, 모든 권리가 타인의 손에 돌아가며, 인민의 기상의 타락이 극도에 이르러, 보이는 바가 매우 쓸쓸하며 들리는 바가 처량할 뿐이니, 아아, 저 하늘이 어찌하여 이 백성을 구하지 아니하는가.
21
아아, 국민 동포여, 동포는 하루 빨리 세계의 추세를 살펴 이를 이용하며, 문명의 진보를 보고서 이를 환영하며, 힌국의 지위를 돌아보아 이에 분발할지어다.
22
이는 내가 ‘각오(覺悟)’ 두 자를 국민 동포에게 바치는 바이다.
24
(이에 논하는 바 도덕은 곧 현재 국민 동포에게 가장 필요한 것만 논함이다.)
26
무릇 우리 인류가 저 창조설과 같이 상제가 창조하였던지 또는 저 진화설과 같이 자연적으로 진화하였던지 인류는 평등하다. 그러므로 강한 자도 사람이요, 약한 자도 사람이며, 부자도 사람이요, 가난한 자도 사람이며, 왕후(王侯) · 장상(將相) · 영웅(英雄) · 성인(聖人)도 사람이요, 나무꾼 · 목동 · 어리석은 남자 · 어리석은 여자도 또한 사람이다.
27
이와 같이 인류는 인격이 평등하고 인권이 평등함이니, 아아, 저 불평등주의는 인류계의 악마요 생물계의 죄인이로다. 저 불평등의 해괴한 깃발이 한번 펄럭이면 도덕이 망하며, 정치가 망하며, 종교가 망하며, 경제가 망하며, 법률이 망하며, 학술이 망하며, 무력이 망하여 세계는 암흑 속에 떨어지고 살아 있는 인민은 말라 죽을 것이니, 참혹하고 악독하도다, 불평등의 재앙이여,
28
그러므로 평등주의가 행하는 나라는 반드시 흥하였으니, 유럽 문명 각국이 이것이요, 불평등의 주의가 행하는 나라는 반드시 망하였으니, 폴란드·인도 등의 나라가 이것이다. 아아, 국민의 불행이 불평등보다 더 심한 것이 없도다.
29
시험삼아 묻건대, 한국이 무슨 까닭에 오늘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나는 첫손가락을 꼽아 불평등이라 하노니, 아아 ‘불평등’석 자는 한국의 최대 원수인 것이다.
30
그러나 갑오경장(甲午更張)의 풍운이 한반도의 불평등의 더러운 먼지를 씻어버린 이후로 전국 동포가 바야흐로 커다란 각성의 눈을 닦고 복리의 길을 찾으니, 지금 하늘의 해가 밝고 밝은 20세기에서 오히려 어두운 곳에 누워서 우매한 꿈을 말하는 자는 단지 몇개의 부패한 사물에 불과할 것이나, 이제 이 썩어빠진 사물을 위하여 한마디 하건대 ① 씨족의 계급 ── 이것은 곧 한국 제일 불행의 제도이니 그 끼친 독이 가장 악독한 것이며, ② 관민(官民)의 계급 ── 이것은 한국 제이 불행의 제도이니 그 끼친 독이 씨족 계급에 버금가는 것이며, ③ 적서(嫡庶)의 계급 ── 이것은 한국 제삼 불행의 제도이니 그 끼친 독이 역시 관민계급에 버금가는 것이니(이밖에 사·농·공·상의 계급, 남녀의 계급 등이 있어 또한 각각 하나의 해독을 만들어냈다 ― 原註[원주]), 아아 동포여, 동포는 살고자 하는가 죽고자 하는가. 살아남고자 하는가 망하고자 하는가. 생존하려거든 이 나라를 망치고 인민을 죽이는 계급주의를 한칼로 없애버릴지어다. 이를 과연 잘라 없애버릴진대 국리민복을 얻음이 손바닥 뒤집는 것처럼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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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우리의 제이의 생명이다. 그러므로 신체가 죽는 것은 형체가 있는 죽음이요, 자유가 죽는 것은 형체가 없는 죽음이니, 무슨 까닭인가. 인격이 있는 까닭에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거늘, 자유를 잃은 자는 인격이 없어서 하나의 금수요 하나의 목석이니, 이것이 이른바 형체 없는 죽음이며, 또한 형이하적(形而下的)으로 관찰할지라도 자유의 죽음이 곧 신체의 죽음이니, 무슨 까닭인가. 자유를 잃은 자가 오늘은 비록 형이하적인 수치스런 생명을 보존할 수 있었다 할지라도 그 자유를 회복하지 못하면, 마침내 멸망의 운명을 면치 못할 것이니, 이것이 소위 자유의 죽음이 곧 신체의 죽음이라는 것이다. 아아, 이런 까닭에 저 안광(眼光)이 타오르는 국민은 몸을 희생하더라도 자유를 간절히 얻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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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다. 한국은 예부터 ‘자유’ 두 자를 모르던 나라이다. 때문에 세력계에 노예가 되며, 사상계에 노예가 되며, 현상계에 노예가 되어, ① 세력이 중등(中等) 되는 자는 세력이 상등(上等) 되는 자의 노예가 되며, 세력이 하등(下等) 되는 자는 세력이 중등(中等) 되는 자의 노예가 되어, 혹 한몸이 노예 되며, 혹 한 집안이 노예 되며, 혹 온나라가 노예 되어 마침내 전국에서 노예가 아닌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음에 이르고, ② 중고인(中古人)의 사상은 상고인(上古人) 사상의 노예가 되며, 오늘날 사람의 사상은 중고인 사상의 노예가 되어 아무 가치 없는 썩은 학설이라도 옛사람의 뱉어놓은 것의 찌꺼기라면 천사의 명령처럼 받들며, 온 천지를 뒤흔드는 위대한 업적이라도 후세 사람이 한 것이라 하면 성낸 칼을 뽑아들고 배척하고, ③ 현상의 노예를 즐거이 여겨, 인순고식을 옳다고 하고, 치욕과 고통도 아랑곳없이 개처럼 구차스런 생명이나 보존하고, 쇠잔한 세력을 회복하려는 커다란 꿈은 잃어버린 채 조공을 바치는 사신의 행렬이 5백년 동안 그치지 아니하고, 백성을 수탈하는 악독한 정치가 수세기 동안 그대로 계속되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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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칼날이 번쩍이는 곳에 불법의 악마가 반드시 항복하며, 정의의 깃발이 펄럭이는 곳에 최후의 공이 반드시 도래하나니, 그런 까닭에 인민은 정의로서 보존될 수 있으며, 나라는 정의로서 독립될 수 있는 바이다.
36
지금 한국 동포는 정의가 아주 없음은 아니나, 거의 모두가 큰 것을 잃고 작은 것을 얻을 뿐이니, 그러므로 나라가 매우 위태로워도 슬퍼 애도하는 자가 드물며, 다른 민족이 불길을 내뿜으매 길을 인도하는 자가 사방으로 달아나 인도(人道)의 멸망함이 이미 극도에 달하였다. 아아, 오늘의 동포가 정의를 힘쓰지 않으면 안 되겠다. 이에 대하여 소극적으로 한마디 하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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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사리심(私利心)을 아주 없애야 할 것이다. ─ 사리심의 강대는 한국 동포의 일반적 폐단이다. 이 때문에 혹 한 사람을 해치며, 혹 한 군(郡)을 해치고, 작으면 인민을 속이고 재물 빼앗기를 일삼으며, 크면 임금을 팔고 나라 팔기를 꺼리지 않아서 위아래가 모두 도도하게 사리만을 추구하니, 오늘날 인민이 쇠약해지고 나라가 허물어짐은 이 사리심이 또한 하나의 커다란 원인이다. 그러므로 동포는 이 사리심을 아주 없애야 할 것이다.
38
② 미신을 타파하여야 할 것이다. ─ 미신은 역시 동포의 나쁜 습관이니이를 나누어 설명하면 (가) 잡술(雜術)의 미신이니, 즉 점·풍수·일가(日家)·기술(奇術) 등이 이것이다. 이는 모두 터무니없는 망녕된 행동이요 인민을 병들게 하는 나쁜 습관이며, (나)운명의 미신, (다) 자연 현상의 미신이니, 이 또한 국가에 화를 끼침이 적지 아니한 것이다. 그러므로 동포가 이 미신을 타파하여야 할 것이다.
40
어떠한 사상(思想)이 있어도 오직 굳세고 용감함을 기다린 후에야 실행되며, 어떠한 경륜(經綸)이 있어도 오직 굳세고 용감함을 기다린 연후에야 성공하나니, 아아, 굳세고 용감함은 국민의 간성(干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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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이 세계는 격렬하게 싸우는 세계라, 승냥이와 이리가 땅에서 다투며, 바람과 구름이 하늘을 원망하나니, 굳세고 용감함이 없으면 패함을 면치 못할 것이다. 또한 하물며 우리 한국동포는 굳세고 용감함이 가장 결핍한 국민인지라, 그러므로 두려움과 번뇌에 쉽게 사로잡히기 때문에 후퇴하여 궁해지고 패배하여 붕괴하기가 쉬우니, 그러한즉 동포는 이 굳세고 용감함을 잘 길러서 모험심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며, 굳세게 인내하여 국민의 정신과 기력을 크게 발휘함이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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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동포는 공공심이 거의 없는 국민이다. 개인이 있는 줄만 알고 사회가 있는 줄은 모르며, 가족이 있는 줄만 알고 국가가 있는 줄은 모르니, 이 어찌 뜻있는 이의 통탄할 바가 아니겠는가. 오로지 우리 동포는 공공심을 분발하여 ① 단체를 위하여 희생하며, ② 공익에 힘써 동포를 자기 몸으로 생각하며, 국가를 자기 집으로 생각하라.
44
그러나 한국은 예부터 이기심(利己心)이 굳으며 타인을 배타하는 성격이 많은 나라이다. 공공도덕이 멸망하고 서로 해침이 참혹하며, 이번의 천지가 비참하고 암담한 노예의 소굴 속에서도 오히려 형제가 서로 잡아먹는 연출이 끊어지지 아니하니 슬프구나.
45
아아, 동포여, 동포는 이 평등·저유·정의·의용(毅勇)·공공의 사상을 힘써 발휘하여 신국민의 기초를 구축하라. 이것이 우리가 동포에게 깊이 바라는 바인 것이다.
47
20세기의 세계는 군국세계(軍國世界)이다. 강한 군대가 향하는 곳에 정의가 영험이 없으며 대포가 이르는 곳에 공법(公法)이 쓸모 없게 되어 오직 강한 힘이 있을 뿐이며 오직 강한 권력이 있을 뿐이니 근심스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구나.
48
이 세계를 살펴보라. 저 6대 강국이 의기양양하게 온 세계를 누빔은 무슨 까닭인가? 무력이 강하지 때문이다. 저 아시아·아프리카의 여러 나라가 다른 나라의 채찍질을 감수함은 무슨 까닭인가? 무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아아, 이 군국세계에 태어난 자가 어찌 이를 생각하지 않겠는가. 이런 까닭에 지금 여러 나라가 이른바 무장평화(武裝平和)의 설을 빙자하고 군비에 급급하여, 혹 전함이 수백 척에 이르며 혹 정예군대가 수백만을 이르는 것이다.
49
저 열국(列國)이 이와 같이 강대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음은 ① 국민개병(國民皆兵)의 주의로 군사제도를 편성하여 그 국민 된 자는 반드시 병역에 복무하며, 반드시 무기를 다루는 기술을 훈련하여 그 국민이 모두 강하고 정예한 군사인 까닭이며, ② 물질문명의 진보에 따라 병기가 날로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50
저 열국이 일찍이 이 무력을 날로 힘써 닦아서, 저 육군·해군으로 세계를 주름잡는 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 등의 나라도 오히려 군비확장을 경쟁하여 그치는 바가 없도다
51
또한 저 열국이 이와 같이 물질적 무력만 강대한 것이 아니라 정신적 무력이 또한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 그 국민을 양성함에 반드시 군국민(軍國民)으로써 하며, 그 국민을 이끌고 나아감에 반드시 군국민으로써 하여, 의협(義俠) · 충용(忠勇) · 강의(强毅) · 견인(堅忍)의 미덕이 국민의 머리 속에 들어박힌 까닭에 백절불굴(百折不屈)·유진무퇴(有進無退)의 정신과 기력을 지니게 되어 국가의 파수병 노릇을 하니, 아아 오늘날의 세계무대는 나라마다 스파르타국이요, 사람마다 스파르타인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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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무력의 쇠퇴가 극도에 이른 나라이다. 그 원인을 추구컨대, 예부터 숭상한 바가 모두 저 열강들과 반대되는 까닭이니 ① 열강은 문(文)도 숭상하고 무(武)도 숭상하거늘, 한국은 문만 숭상하고 무는 억눌렀으며, ② 열강은 인민이 병역을 의무로 하는 동시에 영광으로 여기거늘, 한국은 인민이 병역을 노역(奴役)으로 알았으며, ③ 열강은 그 인민의 사기를 불러일으키는데, 한국은 인민의 사기를 꺾어버리는 등의 까닭이다.
53
이런 까닭에 정신계와 물질계를 말할 것 없이 무력의 쇠퇴가 이처럼 극도에 이른 것이다. 오늘날 동포가 과연 무대에서 한 자리를 얻고자 하려면 불가물 정신계와 물질계에 이 무력을 기르지 않으면 안된다.
55
우리가 항상 말하는 것과 같이 이 세계는 경제싸움의 세계이다. 저 열강이 문명은 날로 번창하고 인구는 날로 늘어 자기 나라의 토지만으로 그 생활을 하기가 어려우며, 자기 나라의 산물만으로 그 발전을 꾀하기가 어려우니, 이에 그 나라 밖의 광대하고 이익이 많고, 미개척의 발달되지 않은 땅을 구하여 자기들의 욕망을 채우려 하니, 열등하고 약한 나라는 물론 혹은 동등한 힘을 가진 나라에 대해서도 경제싸움을 서로 시도하여 승부를 결단하는 것이다. 저 구미인(歐美人)이 자기 주(洲)에서의 이익을 얻을 곳이 없으므로 이에 아시아·아메리카·아프리카·대양주 등 대륙을 향하여 공업을 성취하려 하면, 아프리카·대양주는 물론 아시아도 그 경제다툼의 싸움터가 되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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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날에 있어서는 열강의 무역정책 세력이 군사정책 세력보다 오히려 작더니 근래에 이르러서는 무역정책의 필요를 더욱 느끼어, 갑국이 을국에 대할 때 반드시 경제경쟁을 앞세우며, 강국이 약국에 대할 때 반드시 경제의 장악을 먼저 하기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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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싸움이 맹렬한 사이에 서서 열등하여 패한 자는 반드시 그 나라가 쓰러지며 그 백성이 뒤집어지나니, 아아 오늘날 경제싸움은 그 기세의 가혹 치열함이 전쟁의 재앙보다 못하지 않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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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라. 지금 한국경제의 상황이 어느 지경에 이르렀는가. 경제의 사상이 심히 부족하고, 경제의 능력이 대단히 미약하여 외국인의 발호를 오직 방임할 뿐이요, 바로잡을 방책을 찾지 못하여 전국의 혈맥이 거의 다하니, 슬프도다.
59
대저 경제의 궁핍함이 이러한 극한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은 그 까닭이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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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생산의 부족 ─ 한국이 외국과 통상(通商)이 된 이후로 외국 물품의 수요가 날로 증대하나 생산의 발달은 전혀 이에 따르지 못하여 오직 자연 산물에 의존할 뿐이며, 오직 구식의 생산물만 알 뿐이요, 또한 자연 산물도 타인에게 빼앗기게 될 뿐이며, 구식의 생산물도 퇴폐함에 이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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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험해 살펴보라. 오늘날 한국 사람 가운데 서양 모자를 쓰고 서양 옷을 입기 좋아하는 사람은 대단히 많으나 이를 제조하는 사람은 없으며, 서양식 등(燈)과 성냥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드문데 이를 제조하는 사람은 없으며, 사탕을 먹지 않는 사람은 없으며 서양 종이를 쓰지 않는 사람이 없으되 이를 제조하는 사람은 없나니, 생산력의 부족이 이와 같고서야 어찌 이 생존경쟁의 시기에 자립을 이룰 수 있으리요, 시험삼아 각종 생산을 한번 논하건대, (가) 농업생산은 한국인의 유일한 산업이나 이 역시 개량은 없고 쇠퇴할 뿐이며, (나) 삼림은 거론할 것도 없으며, (다) 광물 (라) 수산은 외국 사람에게 모두 돌아갔다 하여도 좋을 것이며, (마) 공업은 적고 유치함이 너무 심하니 이에 생산물의 수출은 그만두고라도 한국인의 물건으로 한국인의 쓰임에 이바지하는 물건도 물과 곡물 이외에는 거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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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상업의 부진 ─ 한국인은 예부터 상업적 능력이 없으며 또 상업권리가 없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해상이나 육상무역의 대상(大商)은 물론 국내 조그마한 상업도 날로 쇠퇴하여 밖으로는 수출보다 수입이 대단히 많아 금전이 고갈되었으며, 안으로는 외국인의 경쟁이 심하여 정복도리 위기에 있다. 시험삼아 한국 수출입의 상황을 한번 살펴보라.
66
이와 같이 수입이 수출에 거의 3배에 가까우며 또한 유럽의 가장 작은 나라의 수출과 비교해 보건대
68
덴마크 수출액 약 450백만 크로네(1크로네 약 60전)
69
벨기에 수출액 약 3,470백만 법(1법 약 35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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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 덴마트는 인구가 불과 200여만(한국의 약 10분의 1)이요 지방이 불과 1만 5천 방리(方哩 : 한국의 약 5분의 1)이며, 저 벨기에는 인구가 불과 6,7백만이요, 지방이 불과 1만 1천 방리인데 그 수출액이 이와 같이 거대하거늘, 한국과 같은 토지와 인구로 수출액이 겨우 1천5백만 원에 불과하니, 이 조사의 정확하고 소루함은 내가 확실히 말하기 어렵다 할지라도 한국의 상업이 적고 유치함이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더구나 금융이 궁핍함이 날로 심하고 산업의 뒤떨어짐이 날로 혹심하다.
71
③ 유민(遊民)의 다수 ─ 한국에는 예부터 놀고 먹는 사람들이 대단히 많아 서생(書生)·환족(宦族)·토호(土豪)·향신(鄕紳) 등을 비롯하여 협잡꾼·잡술꾼·부랑자 등에 이르기까지 어떤 노동도 하지 아니하며 어떤 항산(恒産)도 없이 그 집안 전체가 놀고 먹기만 하여, 아무 힘없는 농·공·상가(家)의 이익을 빼앗으니 국민은 좀먹는 자가 다수이다.
72
④ 정치의 영향 ─ 정치상 영향이 간접으로 미침은 물론 직접으로 미치는 영향 즉 재정·교통 등 영향이 적지 아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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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몇가지 원인이 있을지나 이에 그치겠다.
74
아아, 한국이 기후로 보나, 지세로 보나, 토지의 비옥도로 보나, 자연산물로 보나 실로 경제적으로 부유함을 이룰 수 있거늘, 마침내 이와 같이 생산부족, 상업 부진, 유민 다수, 정치 영향 등의 비운이 경제계에 널리 퍼져있음은 무슨 까닭인가.
75
① 근면성 부족 ② 진취력 부족 ③ 정치상의 권리 부족 ④ 사회정책 등의 시설이 결여함 ⑤ 수백년의 잘못된 정치의 나쁜 결과가 나타남 ⑥ 인민의 국민경제적 사상능력이 부족한 등의 까닭이다.
76
그런즉 국민동포가 어떻게 하면 경제의 운명을 만회할 수 있을까. 저 정치상의 권리는 하루이틀에 회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사회정책 등은 이 정부에 바랄 바가 아니다. 그러나 만약 근면과 진취력을 분발하며 국민경제의 사상능력을 분발함은 하지 않을 뿐이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니 어찌 이것들을 하루 빨리 힘써야 하지 않겠는가.
77
대저 국민경제는 현대 사람이 힘을 기울일 바이다. 한국인은 이에 대단히 냉담한 까닭에 전국민의 이익을 해칠지라도 내 한몸이나 이롭게 하고자 하며 전국민의 이익을 해칠지라도 내 한 가족이나 이롭게 하고자 하여, 국민 경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자가 많으니, 이는 참으로 탄식할 바이다.
78
그러한즉 동포는 어떤 종류의 경제사업을 영위하든지 반드시 국민경제를 목적으로 세우고 전진하며, 경제에 관한 문명적 지식기술을 발달하여 경제 사업을 속히 개량하며, 경제사업을 속히 일으킬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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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라. 좋지 못하고 아름답지 못하고 불완전한 고립적 경제로는 안으로 자국의 발달을 일으키지 못하며 밖으로 열국의 다툼에 대항하지 못할지니 두번 세번 생각해 보라. 오늘날 한반도에 돌풍과 격랑이 어떠한가. 저 일본인의 경제계 세력이 삼천리 강산을 그들의 품에 안고서 일본 정부는 이들의 장려하며, 일본 인민은 또한 분발하여 커다란 조수가 밀어닥침과 같이 그 세력이 매우 장하니, 오늘날 한국 동포가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국민경제의 전도(轉倒)를 바로잡으며 국민경제의 발전을 열 수 있을진대 설령 내 한 몸에는 목전의 조그만 이익이 없더라도 나의 체력·지력·재력을 기꺼이 주어서 국민경제의 성공을 이루어야 가히 저 외래의 세력과 대치하고 동포의 생명을 유지할 것이니, 힘쓰라 동포여, 이것이 동포의 큰 이익이며 이것이 동포의 천직이다. 아아, 이 세계에 태어난 자는 경제계에 임하되 반드시 국민 자격으로써 하지 아니하면 아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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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동포의 경제사업상 시급한 것으로 생각되는 바의 한두 가지 방법을 개진하고자 한다.
81
① 국가의 경제상 직접방법을 국민 동포가 실행함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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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마땅히 정부에서 행할 일이나 오늘날 한국에는 어쩔 수 없이 이를 국민 동포가 실행할 것이니, 즉 국민 동포가 자력을 합하여, 혹은 국내에 대규모의 실업학교·공장 등을 설치하여 외국인 교사·기술자 등을 초빙하여 오며, 혹은 해외에 유학생을 파견하여 국민으로 하여금 실제적으로 실업상 기술지식을 발달케 하여 실업개발의 기초를 이루어야 한다.
84
저 외국인이 한국인을 비웃으며 모독하기를 한국인은 공론(空論)에서 망한다 하니, 곧 공론만 잘하고 실행이 부족하다 함이다. 이는 실로 동포가 경계하여야 할 것이로다.
85
생각해 보라. 한국이 개항한 후 몇년이나 지났는가. 지금까지 단 하나의 성냥 제조자가 나타나지 아니하며, 한 명의 유리 제조자가 나타나지 아니하고 또한 사소한 물품 제조자가 있더라도 그 원료는 만들지 못하며 그 깊은 이치는 알지 못하여, 가령 연초 제조자가 있다고 하면 그 썬 담배를 일본 사람에게서 사들여오며, 그 마는 종이를 일본 사람에게서 사들여 오며, 그 기계를 일본 사람에게서 사오니, 아아, 아무리 자본이 부족하며 아무리 정부가 장려하지 아니한들 저 철도·기선·전력·가스 등은 제조하지 못할지언정, 어찌 이 성냥·유리·궐련 등이야 완전 제조하지 못하겠는가. 이는 불가불 국민 동포의 책임이라 할 것이니, 동포는 아무쪼록 실행에 힘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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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세계 사람과 무역을 크게 확장하여 한국으로 하여금 세계적 국가로서의 본래의 능력을 발휘하며, 세계적 시장의 이익을 넓히는 것이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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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아름답구나. 한국 경제계는 비관이 아니요 낙관이로다. 한국의 자연력 및 자연생산물로 보든지 인민노동력으로 보든지 생산력(이상 말하는 생산은 모두 有形生產[유형생산]을 말함이다)의 희망이 크며 또 아시아·태평양 요충지대에 있는 반도국으로 장래 해상과 육지 무역의 제패자가 될 것이니, 동포여, 힘쓸지어다.
89
우리들은 정치적 동물이다. 이에 기대어 서며 이에 기대어 성장한다. 증험해 살펴보자. 저 튜튼족이 산천을 뒤엎고 천지를 뒤흔드는 세력으로 동서를 가로지름은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정치사상이 풍부하고 정치능력이 강한 때문이다. 저 슬라브족이 동일한 유럽인이요 동일한 대국민으로도 오히려 러시아 전제의 불길이 꺼지지 아니하며, 저 중국민족이 4억만 인구로도 오히려 청국유신(淸國維新)의 사업이 일어나지 아니함은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정치사상이 적으며 정치능력이 약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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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한국인의 정치사상과 정치능력이 결핍함은 뜻있는 자들이 모두 한탄하는 바이다. 지금 한국인 중 정치사상과 정치능력을 가진 자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이는 소수인에 불과한 것이다. 증험해 살펴보자. 오늘날 이 지경에 있어서도 오히려 우리는 “농·상·공이나 하는 어리석은 백성이니 국사를 어찌 알리요”하며 햇빛도 비치지 아니하는 노예의 굴 속에서 태평가를 부르는 안이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으니 이는 정치사상 결핍의 한 예이며, 또한 어떠한 정당사회를 조직하더라도 결렬됨이 많고 발전하는 것이 적음은 곧 정치능력이 결핍한 하나의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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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인의 정치사상과 정치능력이 이와 같이 결핍함은 결코 한국인의 선천적 성질이 아니다. 곧 ① 전제의 독이 극심한 것이며, ② 경제의 궁핍이 심하며, ③ 지식이 부족한 것 때문에 이와 같이 길들여진 바이니, 정말 이러할진대 한국인의 정치사상을 일으켜세우고, 정치능력을 잘 기름은 실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92
아아 동포여! 동포는 정치사상을 불러일으키며, 정치능력을 잘 길러서 독립적 국민의 천부적 재능을 펼치며, 입헌적(立憲的) 국민의 자격을 갖추어 국가의 명맥을 유지하며 민족의 행복을 확장하라.
94
오늘날 한국의 자유(自由)를 회복하며 문명(文明)을 열어줄 틀림없는 방법은 곧 교육(敎育)이다. 그러나 저 국가에 이로움이 없거나 혹 해로움이 있는 교육 곧 무정신교육·구식교육·악마교육은 결코 20세기 신국민의 교육이 아니니, 그런즉 오늘날 교육계에 국가정신·민족주의·문명주의 등으로 목표를 세울 것은 물론이거니와, 우리는 상무교육(尙武敎育) 이 넉 자를 큰 소리로 외치나니, 왜 그런가 하면,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이 세계는 군국세계(軍國世界)이다. 세계 열국이 모두 상무교육 즉 군국민(軍國民) 교육을 진흥하는 까닭에 저와 같이 복리를 획득하고 또 확장하나니, 아아, 상무 교육이 아니고는 결코 국가정신·민족주의·문명주의를 유지 발휘하지 못할 것이며, 또한 한국과 같이 무력이 쇠퇴한 나라로서는 상무교육이 아니고는 결코 독립(獨立)의 길을 찾아내기 어려우니, 국민 동포는 반드시 상무교육을 확장하여 군국민의 정신을 수양하며, 군국민의 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95
그러나 현재 한국의 교육제도는 결코 이러한 정신의 보급을 바랄 수 없을 뿐 아니라, 또한 금융의 궁핍이 더욱 심하여 교육계의 비운이 더욱 절박할 것이니 어찌 탄식할 바가 아니겠는가.
96
우리가 이미 논하였거니와 국민 동포가 자발적으로 의무교육 제도를 채용하여야 할 것이다.
98
종교는 국민에게 좋은 감화를 주는 한 대기관이다. 국민의 정신과 기개가 이에 기초하는 바가 많으며, 국민의 정의와 도덕이 이에서 나오는 바가 많으니, 저 유럽 열강이 종교와 교육을 자매의 관계로 보고 보호 확장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99
그러나 종교의 노예가 될 뿐이요 국가의 관념이 없으며, 종교의 신도가 될 뿐이요 국민의 정신이 없는 것은 결코 20세기 신국민의 종교가 아니다.
100
현재 한국 종교계에 더러 국가적 종교의 바른 길을 찾으려 하는 이가 없음은 단지 종교의 노예가 되며 종교를 가지고 백성을 해치는 자가 또한 적지아니하다. 시험적으로 논하여 보면, 유교(儒敎)는 수백년 동안 한국 종교계에서 커다란 세력을 지닌 것이나 지금은 대개 국민을 얽어맴이 심하고 부패가 극도에 달하였으며, 불교(佛敎)는 세력이 심히 미약하여 족히 논할 것도 없고, 천도교(天道敎)는 신도가 대단히 많으나 우리는 그 다만 장래를 바라볼 뿐이며, 기독교(基督敎)는 발흥하는 세력이 있으나 이 또한 최근에는 일종의 저해력이 침입한다 하니 어찌 놀라운 바가 아니겠는가.
101
그러나 지금 한국 종교계에 있어서 가장 힘쓸 것은 ① 유교를 개량하는 동시에 그 발달을 힘써 꾀하고, ② 예수교를 확장하는 동시에 그 정신을 보전함이니, 우리가 이 말을 왜 하느냐 하면, 유교는 한국 사람에게 준 감화력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이를 좋은 법으로 발전시켜 현세계의 국민적 종교의 지위를 얻게 하며, 예수교는 각 방면으로 한국 종교계의 제일의 지위를 점령하여, 과연 20세기 신국민적 종교의 가치가 있으니 이를 확장하는 동시에 그 교도 중 무정신자를 깨우쳐 일깨우며 또한 외래의 침략을 물리치면 가히 국민 전도의 대복음을 이룰 수 있는 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103
우리가 「20세기 신국민」이라고 제목한 제1일부터 국민 동포에게 무슨 말을 하려 하였는가 하면, 우리가 국민의 각오를 논할 때에는 세계추세·문명진보·한국지위를 논하였으며, 우리가 국민의 도덕을 논할 때에는 평등·자유·정의·의용(毅勇)·공공(公共)을 논하였으며, 우리가 국민의 무력을 논할 때에는 정신계와 물질계의 무력발흥(武力發興)을 논하였으며, 우리가 국민의 경제를 논할 때에는 근면·진취·국민경제를 논하였으며, 우리가 국민의 정치를 논할 때에는 사상·능력을 논하였으며, 우리가 국민의 교육의 논할 때에는 상무교육(尙武敎育)·의무교육을 논하였으며, 우리가 국민의 종교를 논할 때에는 국가적 종교를 논하였나니, 아아, 동포여, 동포는 이 논설을 들어보아라, 듣고서 이 논설이 옳거든 실행하라. 실행하여 20세기 신국민이 될지어다.
104
마지막으로 우리는 한국에 대한 희망을 논하려 한다. 어느 학자가 망국의 이유를 설명하여 말하기를 ① 국토가 좁고 국민이 적은 나라는 반드시 망하고, ② 국민적 국가가 아닌 나라(입헌국이 아니요 한두 사람이 전제하는 나라)와 세계대세를 거스르는 나라는 반드시 망한다 하였다.
105
지금 한국은 삼천리 산하가 있으니 그 국토가 넓으며, 이천만 민족이 있으니 그 국민이 많은 것이다. 그런즉 국민 동포가 단지 20세기 신국민의 이상과 기력을 불러일으켜 국민적 국가의 기초를 굳게 하여 실력을 기르며, 세계대세의 풍조에 잘 대응하여 문명을 넓히면 가히 동아시아 한쪽에 우뚝 서서 강국의 기초를 자랑할 것이며, 가히 세계무대에 뛰어올라 문명의 깃발을 휘날릴 것이니, 아아 동포여, 어찌 분발하여 힘쓰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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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韓每日申報[대한매일신보] 1910. 2. 22∼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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