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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입니다. 도회지에는 여우염열(如于炎熱)이 심하지 않겠지요. 어제 신문에는 98도라는 기록을 세웠다고요. 이 더위에 안녕하시온지요. 멀리서 알고져 하옵니다. 이곳은 산촌이옵고, 더우기 계곡지대라 더운줄을 모르겠으며, 아침 저녁으로 산보하기와 낮에 목욕하기에 재미를 보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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雲英先生[운영선생]! 방학도 쉬 되실 모양이니 특별한 계획이 없으시면, 이곳으로 부인을 모시고 놀러 오시는게 어떻습니까? 우리 가족 일동은 늘 선생의 이야기를 하며 선생이 오시기를 고대하나이다. 저희 집앞에는 시원한 개천이 흘러가고 냇가 일대에는 아름들이 괴목(槐木)이 별같이 버티고있읍니다. 그리고 한편에는 반석과 층암도 있어서 휴양지로는 매우 적당합니다. 더우기 요사이는 월견초(月見草)가 한창이라 집앞 뜰에는 월견초를 많이 심었더니, 저녁이 되어 수무월(水無月)의 서늘한 달이 떠오르기 시작하면, 이슬을 담은 고운 꽃송이들이 일제히 피기 시작합니다. 여름밤의 산촌은 매우 서늘 합니다. 더우기 냇가 반석위에서 등의자를 갔다놓고 물소리를 들으며, 옛날 이야기로 웃고 떠드는 재미도 꽤 시원합니다. 그때는 북두칠성 고운 별들이 물위에 내려오고 숲 사이에는 미풍이 누구를 부르듯이 사르륵사르륵 합니다. 그리고 숲 사이로 비치는 월색은 은실을 푸는듯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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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지장이 없으시거던 기어히 한번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복숭아와 수박과 닭고기는 얼마던지 있사옵고, 이곳에서 5리만 내려가면 얼마던지 물고기도 잡을 수 있으니, 한 여름을 지내기에 그리 심심하지 않을듯 하오며, 따라서 선생이 계실 조용한 방도 있사오니 해량(海諒) 하시옵고, 이 편지 보시는데로 답장을 주시기 바라오며, 오시는 일자와 시간을 통지하시면 저의 일가족이 B역까지 마중을 나가겠으니 글월 주심을 바라옵니다. 敬具[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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