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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민주주의 국가수립과 자주독립 촉성운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여야 한다는 치열한 정치적 기치를 내걸고 전조선 148개 단체 대의원 458명의 참집(參集)으로 작(昨) 12월 22, 3, 4일에 걸쳐서 조선부녀총동맹의 결성 대회가 개최된 것은 여성 해방운동의 전국적 조직화의 획기적인 의의를 가지는 것으로 그 의의 중차대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으로서 조선의 부녀운동은 자연발생적인 분산적인 상태로부터 전국적 조직과 강력한 통일노선을 가짐에 이른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정권 수립을 위하여 조선이 가지는 모든 진보적인 총역량이 결집되어 이미 노동자의 전국적 조직으로 전평(全評)이 농민의 전국적 조직으로 농총(農總)이, 그리고 청년의 전국적 조직으로 청총(靑總)이 활발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을 때 일본 제국주의 치하 이중삼중의 압제로 인하여 완전한 예속생활을 살아오던 천 오백만 조선여성의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완전해방을 기(期)하여 모든 부녀자로서의 악조건을 극복하고 남북조선 방방곡곡에서 지도적인 부녀 운동단체 대표자가 일당(一堂)에 모여 인민공화국 절대지지 등 중요 안건을 결정, 그 의기를 높이 선양한 것은 여성해방운동의 장래를 위하여서나 또는 건국단초인 현단계에 처한 부녀단체의 위치로 보아서나 그 정치적 의의 중대한 것이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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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존여비의 봉건적 유풍과 유교적인 복종도덕의 관습이 여성을 완전한 예속생활 속에 결박하고 있는 조선의 현실로 보아 조선의 부녀운동의 중심적 구호가 남녀평등과 정치적 동권(同權)에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나 그것이 유래가 되는 것이 의연히 사회적 경제적 기구에 있는 것이라면 이러한 기구의 개변이 없이 조선여성의 완전한 해방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부녀 문제의 관념적인 인도주의적인 전개가 아무러한 결과도 가져오지 못하는 것은 과거의 종교적 부인운동이 하 등의 정치적 성과를 얻지 못한 것을 보아도 자명한 일이다. 그러므로 근로부인을 싸고도는 제종(諸種)의 봉건적 자본가적 악조건과 투쟁하는 것이 실질상으로는 부인운동의 가장 중요한 초점의 하나가 되어야 하며 그의 해결이 정치적 해결의 과반(過半)의 추진력이 되는 것을 망각하여서는 아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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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편 조선부녀의 거진 전부가 오랜 기간의 계몽적인 투쟁을 요하는 문맹이라는데 이 부녀운동의 또 한 면의 중요성이 제기되지 않으면 아니 될 것이다. 본시 정치상의 해방이나 제도상의 개혁이 있는 뒤에도 의식이나 관습은 장구한 시일동안의 끈기있는 투쟁과 훈련과 계몽없이는 개변되어지지 않는 법이다. 더구나 조선여성의 대다수가 반봉건성과 사유심(私有心)으로 시멘트처럼 굳어져 있는 문맹인 농부임에랴. 그러기 때문에 광범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투쟁과 병행하여 이들을 문맹에서 깨게 하고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각성케하여 명실공히 민주주의 국가의 한 성원이 되게 맞들기 위하여 끊임없는 문화 정치 계몽운동이 전개되어지지 않으면 아니 되는 것이다. 행동강령의 하나로서 문맹퇴치와 미신타파의 구로가 열성있게 불리어진 것은 이에 대하여 부녀운동이 중요한 각오가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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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945년 11월 24∼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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