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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과 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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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1
정지용
 

1. 꽃과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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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壁석벽 깎아지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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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돌이 지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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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잘 기고 돌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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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아슬아슬 하고나.
 
6
일곱 걸음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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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은, 호흡이 모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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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잡고 쉬며 쉬며 오를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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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꽃을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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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머리며 옷깃을 꾸미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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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바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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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蕃人번인처럼 붉은 꽃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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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하야 다시 위엄스런 벗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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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에 따르기 한결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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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리 끊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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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돌 이마에 회돌아 서는 다람쥐 꼬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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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짙음을 보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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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듯 폭포가 하잔히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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멩아리 소리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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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져 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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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의 부름이 더욱 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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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시 엄습해 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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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ㅅ낯을 피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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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이 버리고 간 석굴을 찿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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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떨며 주림을 의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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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樺백화 가지 건너
27
짙푸르러 찡그린 먼 물이 오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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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아리같이 붉은 해가 잠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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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별과 꽃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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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끊어진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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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피고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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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털 케트에
33
구기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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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은 이내 나비같이 잠들고,
 
35
높이 구름 우에 올라,
36
나릇이 잡힌 벗이 도로혀
37
안해같이 여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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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고 지키기 싫지 않었다.
【원문】꽃과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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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용(鄭芝溶) [저자]
 
  1941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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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9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