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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수의 세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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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문수의 세상이야기     오문수의 지식창고 2019.05.14. 18:34 (2019.05.14. 18:34)

【기사】세상에서 가장 멋진 산 중 하나 피츠로이

[남미여행기 20] 아르헨티나에서 트레킹 성지가 된 엘 찰튼
▲ 아름다운 카프리 호수 뒤로 세계적 명산인 피츠로이 봉우리가 보인다. ⓒ 오문수
 
남미는 바다 생물인 해마와 비슷하게 생겼다. 아르헨티나의 스위스라 불리는 바릴로체 여행을 마친 일행의 다음 여정은 칼라파테다. 칼라파테 위치는 해마의 꼬리부분에 해당해 일행의 남미여행이 종반전에 다다랐음을 의미한다.
 
이제 시차적응도 끝났고 현지 문화와 경치를 즐길 때도 된 일행들 입에서 "조금 아쉽다"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쩌면 남미여행의 진수가 시작되는 곳은 여기서부터다. 엘 칼라파테에서 출발하는 파타고니아 유명 여행지 모레노 빙하 트레킹과 등산인들의 로망인 피츠로이 봉우리와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이 있기 때문이다.
 
▲ 엘칼라파테 니메즈 자연보호구역 안에는 100여종의 새들이 살고있다. 자연보호구역이라서인지 새들이 사람들을 경계하지 않았다. ⓒ 오문수
 
▲ 엘칼라파테 자연보호구역내 호수에서 평화롭게 헤엄치는 새들의 모습 ⓒ 오문수
 
비행기가 칼라파테 공항에 도착해 마을로 향하는 도로 주변은 삭막한 스텝 지대다. 푸른 초원이 펼쳐진 게 아니라 자갈과 흙모래 위에 듬성듬성 풀이 자라고 있었다. 여름이라 이런 모습이겠지만 한겨울에 척박한 이런 곳에서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마을 호텔에 여장을 풀고 가을 잠바를 걸친 다음 마을 가까운 곳에 있는 니메즈 자연보호구역을 둘러보았다. 한 시간 30분쯤 걸리는 호수 주위를 돌아보는 거리는 3㎞. 사람에 익숙해진 100여 종의 새들은 사람이 가까이 가도 경계를 하지 않았다.
 
다음날 일정은 산을 좋아하는 이들의 로망인 피츠로이산이다. 오전 7시 반에 숙소를 떠난 버스가 두 시간쯤 달려 도착한 곳에는 몇 채의 집이 보였다. 오랜 시간 달려야 하니 화장실을 다녀오라는 길잡이의 얘기를 듣고 일행이 화장실에 간 사이에 열어놓은 문으로 반갑지 않은 손님(?)들이 들어왔다.
 
▲ 엘칼라파테에서 엘찰튼으로 가던 도중에 만난 간이휴게소(?)로 화장실을 가기위해 문을 열어놓자 수백마리의 날파리들이 차안으로 날아들어와 곤혹스러웠다. ⓒ 오문수
 
▲ 엘 칼라파테에서 피츠로이 봉우리를 보기 위해 가던 도중 만난 스텝지대로 자갈과 모래흙이 뒤섞인 척박한 땅위에 듬성듬성 풀들이 자라고 있었다. ⓒ 오문수
 
수백 마리의 날파리들이다.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잃고 바라보며 "이런 곳에서 며칠간이라도 살아보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날파리들 때문에 사라져 버렸다. 주위를 살펴보니 20여 마리 말을 키우는 목장이 있었다. 날파리들은 동물들의 피를 빨며 살아가고 있었다.
 
옷가지를 벗어 날파리들을 밖으로 쫒아내고 버스가 달리기 시작했다. 희끗희끗 눈을 이고 있는 산 정상 아래 초원에는 키 작은 관목과 풀들이 듬성듬성 자라고 소와 말, 양들이 풀을 뜯고 있었다. 인가가 거의 보이지 않는 길에 간혹 관광버스만 달린다. 수십 킬로미터를 달리자 몇 채의 농가가 보인다.
 
주위에 철조망이 쳐진 것으로 보아 목장주인의 집인 것 같다. 풀과 관목이 자라는 땅을 보니 자갈과 흙모래만 있는 척박한 땅이다. 현지 가이드 얘기에 의하면 여름이면 가축들을 데리고 이곳으로 왔다가 겨울이면 낮은 곳으로 이동한단다. 겨울에 얼마나 추우면 그럴까?
 
아름답고 평화롭게만 보이는 이곳의 삶이 녹록하게 보이지 않는다. 삶이 다 그런 것이지만 보이는 게 다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속에서도 의미를 찾는 게 인생이 아닐까?
 
 
천하 명산 피츠로이 봉우리를 구경하며 도는 트레킹코스
 
▲ 피츠로이 봉우리로 향하기 전에 만나는 마을인 엘찰튼 모습 ⓒ 오문수
 
▲ 엘찰튼에서 피츠로이 봉우리를 향해 트레킹에 나선 일행들 ⓒ 오문수
 
엘 칼라파테에서 북쪽으로 230㎞ 지점에 있는 엘 찰튼은 만년설에 둘러싸인 작고 아담한 마을이다. 엘 찰튼이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유명한 성지가 된 것은 피츠로이(3405m) 봉우리 덕분이다. 시간이 충분한 사람들은 피츠로이 봉우리뿐만 아니라 라구나 데 로스 뜨레스, 라구나 또레 등을 보기 위해 며칠씩 머물기도 한다.
 
마을 뒤로는 피츠로이 봉우리가 우뚝 서있고 그 옆으로 수십개의 작은 봉우리와 호수가 장관을 이룬다. 현지 가이드 설명에 의하면 "황금빛에 물든 피츠로이의 압권을 보기 위해서는 피츠로이 산 아래 호숫가에 텐트를 치거나 새벽에 일찍 일어나 산에 올라 일출 장면을 보아야 한다"고 설명해줬다.
 
시간이 넉넉지 않은 일행이 선택한 트레킹코스는 카프리 호수다. 카프리 호수는 피츠로이 봉우리를 전망할 수 있는 곳으로 피츠로이 트레킹로를 따라 두 시간쯤 걸린다. 트레킹 코스를 따라 걷는 산길 주변에는 민들레꽃이 활짝 피고 갖가지 야생화가 만개해 있었다.
 
현지 가이드가 이름 모를 나무 줄기를 가리키는 곳에는 사탕처럼 둥글게 생긴 열매 같은 게 달려있었다. 열매처럼 생겼지만 꽃가지에서 열리지 않아 자세히 보니 고목의 줄기에 붙어있다.
 
▲ 엘찰튼에서 피츠로이 봉우리로 가는 도중에 만난 아름다운 모습이다 ⓒ 오문수
 
▲ 엘찰튼에서 피츠로이로 가는 고목나무 위에 사탕같은 열매가 열렸다. 현지가이드에 의하면 열매가 아니라 버섯의 일종으로 "인디언 빵(Indian Bread)"이라 불리며 원주민인 인디언들이 식용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 오문수
 
가이드는 열매가 아니고 버섯의 일종으로 '인디언 빵(Indian Bread)'이라고 불린다며 원주민인 인디언들이 식용으로 따 먹었다고 한다. 바릴로체를 안내했던 현지 가이드는 "맛이 달다"고 했는데 피츠로이 가이드는 "달지 않다"고 해 하나 따먹어 확인해 보고 싶었지만 자연보호에 철저한 그들을 위해 참아야 했다.
 
카프리호수로 가는 4㎞의 트레킹코스는 천태만상으로 구부러진 고사목, 만개한 야생화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 주봉인 피츠로이 봉우리 주변을 둘러싼 크고 작은 봉우리에 쌓여있는 하얀 눈들이 주는 신선함으로 일행을 설레게 했다.
 
▲ 피츠로이 봉우리로 가는 일행들이 아름다운 산길을 따라 걷고 있다. ⓒ 오문수
 
▲ 민들레 꽃은 한국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피츠로이 봉우리로 가는 길에 널려있었다., ⓒ 오문수
 
오솔길을 굽이굽이 돌아 피츠로이 봉우리가 훤히 보이는 카프리호수에 도착했다. 아! 역시 명산이다. 물이 너무나 맑고 차다. 만년설이 녹아 흘러든 물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아르헨티나 국기의 색깔은 하늘색과 흰색이 섞여 있다. 이곳에 와보면 왜 아르헨티나 국기가 하늘색과 흰색인지 이해가 간다. 하늘색은 옥빛 호수, 그리고 흰색은 호수 뒤로 보이는 설산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성】 오문수 oms114kr@daum.net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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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5년 7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