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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수의 세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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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문수의 세상이야기     오문수의 지식창고 2019.05.14. 18:45 (2019.05.14. 18:45)

【여행】브라질 빈민가 사진 찍었다가 가이드가 질겁

[남미여행기 28 - 마지막] 브라질에서 축구는 종교
▲ 일명 "빵 산"이라고 불리는 슈가로프(Sugar loaf)산에서 촬영한 리우데자네이루 시가지 모습. 리우데자네이루는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다 ⓒ 오문수
 
33일간의 남미여행 마지막 도시는 브라질의 옛 수도인 리우데자네이루다. 그런데 브라질 사람들은 리우데자네이루가 아닌 '히우데자네이루'로 발음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리우데자네이루'는 라틴어나 스페인어식 발음이다. 즉, 포르투갈어의 첫 글자 'R'은 'h'로 발음하기 때문에 '히우데자네이루'로 발음한다.
 
'히우데자네이루'라는 지명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1502년 1월 '구아나바라'만 에 도착한 포르투갈 탐험대는 만을 강으로 착각해 포르투갈어로 강이라는 뜻의 '히우(Rio)'와 1월이라는 뜻의 '자네이루(Janeiro)'를 합성해 이곳을 '히우데자네이루'라고 불렀다.
 
▲ 삼바 무용수가 관광객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오문수
 
▲ "슈가로프" 산에서 리우데자네이루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커플 모습. 사진 좀 찍겠다고 말했더니 기꺼이 응해줬다 ⓒ 오문수
 
'슈가로프(Sugar loaf)' 마운틴으로 알려진 바위산으로 일명 '빵 산'이라고 불리는 '빵 지 아수까르' 산에서 리우데자네이루 시내를 바라보면 도시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수 있다. 브라질리아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200여년간 브라질의 수도였던 곳으로 포르투갈 식민지 유산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도시다. 아름다운 해변과 카니발, 삼바댄스 등 특유의 매력을 지닌 도시다.
 
 
나무이름이 국명이 된 브라질
 
브라질에 대해 공부하다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브라질 국명이 나무이름에서 유래됐기 때문이다. 브라질에는 껍질과 속까지 온통 불그스레한 '빠우 브라질(Pau Brasil)'이라는 나무가 자란다. 이 나무는 단단해서 대패질하기가 어렵지만 귀중한 염료를 얻을 수 있다.
 
1500년대 브라질을 식민화한 포르투갈은 해안 일대에 이 나무의 전문 채집장인 '팍또리아(Factoria)를 건설해 재배와 수출을 독점했다. 수출이 급증해 남벌이 계속되자 이 나무는 희귀종으로 변해 점차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오늘날에는 세계자연보존연맹이 멸종위기종으로 등재해 보호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랜드마크인 예수상
 
새벽에 일어나 바깥을 보니 비가 내린다. 여행기간 내내 좋은 날씨가 계속되어 좋았는데 여행을 끝마칠 무렵에 비가 내리니 아쉽다. 하지만 하늘이 하는 일을 인간의 힘으로 어쩔 도리가 없다. 리우데자네이루의 첫 번째 일정은 이 도시의 랜드마크인 예수상을 보러 가는 것이다.
 
리우데자네이루의 상징이기도 한 이 상은 1931년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맞이해 포르투갈이 선물한 것이다. 해발 709m 언덕 위에 세워진 예수상의 높이는 30m에 일직선으로 편 두 팔의 길이는 28m, 무게 1,145톤이나 된다.
 
인근 미나스제라이스주의 특산인 매끌매끌한 유백색 돌을 정교하게 다듬어 지은 이 상은 동쪽을 향해 시가지를 굽어보고 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리우데자네이루 시가지 모습은 환상적이라고 들었는데 아쉽다. 비가 내려 시가지가 안개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 비가오고 안개가 잔뜩끼어 리우데자네이루의 랜드마크인 예수상과 시가지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다행인 것은 오후 늦게 비가 개어 "슈가로프" 산에서 시가지를 구경할 수 있었다. ⓒ 오문수
 
▲ 달 착륙선을 본따 만든 메트로폴리따나 성당 모습. 지름 104m, 높이 68m, 수용인원 2만 5천명을 수용하는 성당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성가대들의 합창을 들으면 전율이 느껴진다. ⓒ 오문수
 
멋진 모습을 한 예수상 대신 안개에 휩싸인 예수상 사진을 죽마고우 친구한테 보냈더니 답장대신 시 한수를 보내 왔다. 친구가 좋아하는 시라며 보내준 헤르만 헤세의 <안개 속에서>라는 싯귀이다.
 
 
기이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모든 나무 덤불과 돌이 외롭다. 어떤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못한다. 누구든 혼자이다. 나의 삶이 아직 환했을 때 내게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다. 이제, 안개가 내려, 더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어둠을, 떼어 놓을 수 없게 나직하게 모든 것으로부터 그를 갈라놓는 어둠을 모르는 자 정녕 그 누구도 현명치 않다. 기이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삶은 외로이 있는 것,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한다. 누구든 혼자이다.
 
 
일행 중에는 지인도 있었고 여행팀에서 만난 사람도 있었다. 남미 5개국을 돌면서 만난 사람들도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가슴 속 공허함을 채워주지는 못했다. 친구가 애송시라며 시구를 해석해줬다.
 
"인간이라는 건 근원에 있어서는 단독자다. 부모, 반려자, 자식도 있지만 근원에 있어서는 혼자가 아닌가?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십자가가 있지. 그래서 자기를 찾는 여행을 떠나는 게 아닐까?"
 
멋진 말이다. 여행안내서나 뉴스 속에서 여태까지 보아온 리우데자네이루 예수상은 산 정상에서 시가지를 내려다보는 멋진 모습만 보여줬다. 하지만 이날 사진 속 멋진 모습을 상상하며 내려다 본 리우데자네이루는 안개에 휩싸여 어둠에 쌓여 있었다. 안개가 준 깨달음은 있다. 리우데자네이로에는 세계최고의 살인율을 자랑(?)한다는 빈민가 '파벨라'가 있다.
 
 
경찰도 들어가기 꺼려한다는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 '파벨라'
 
리우데자네이루의 산기슭엔 빈민가인 파벨라가 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이 마치 '흐드러지게 핀 꽃'과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 '파벨라'. 파벨라는 각종 마약 조직 등이 점령해 관광객이 함부로 드나들기 위험한 곳이다.
 
▲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인 파벨라 모습 ⓒ 오문수
 
현지 가이드가 "이 지역은 경찰공권력도 미치지 못하는 위험한 지역이니 정차하지 않고 빨리 지나가겠습니다"라고 말하길래 차창을 열고 사진을 찍었더니 질겁하며 "빨리 문 닫으세요. 카메라를 빼앗아 가버립니다"라고 해 얼른 문을 닫고 카메라를 숨겼다. 가이드 설명에 의하면 살기가 어려워진 원주민들이나 시골사람들이 몰려와 이곳에 살면서 빈민가가 형성됐다고 한다. 파벨라는 아름다운 리우데자네이루 뒤에 숨은 어두운 그림자였다.
 
 
브라질에서 축구는 종교다
 
파벨라 지역을 빠져나와 들른 곳은 마라까냥 축구 경기장이다. 세계 최대 축구경기장으로 알려진 이 곳은 1950년 FIFA 월드컵을 위해 지어졌다. 당시 브라질은 우루과이에게 역전패를 당해 우승을 놓쳤는데 브라질인들은 이를 '마라까낭의 비극'이라고 불렀다. 가이드는 "원래 브라질 축구팀을 상징하는 노란색으로 경기장을 칠하려고 했는데 우승팀인 우루과이 축구팀 상징인 파란색으로 칠했다"고 설명했다.
 
▲ 세계 최대축구장으로 알려진 마라까냥 축구경기장 모습 ⓒ 오문수
 
8만석 규모의 관람석을 가진 이 경기장은 2014년 월드컵 결승전이 열렸던 곳이기도 하다. 지하철 2호선 역과 연결된 경기장은 경기가 없는 날에는 선수들이 워밍업을 한다고 해 들어가려고 했지만 허락되지 않았다.
 
 
다양한 색깔의 2000여개 타일로 유명해진 '세라론의 계단'
 
산타 테레사와 라파의 중간지역에는 다양하고 아름다운 타일로 장식된 계단이 있다. 주차공간도 없는 조그만 골목길을 간신히 비집고 들어가 차를 세운 후 계단에 도착하니 관광객과 노점상들로 인산인해다.
 
▲ 칠레에서 온 "세라론"이 자신에게 피난처를 제공해준 브라질에 감사의 표시로 계단에 아름다운 타일작업을 시작하면서 유명해진 계단이다.215개 계단에 2000여개의 타일을 붙였다. ⓒ 오문수
 
'세라론의 계단'이라 불린 이 곳은 칠레 예술가 세라론(Selaron)이 다양한 색깔의 타일을 이용해 꾸민 계단으로 특유의 알록달록한 색감이 브라질과 잘 어울리는 곳이다. 총 215개의 계단에 2000여개의 타일을 붙였는데 자신에게 피난처를 제공해주었던 브라질에 감사의 표시로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1990년부터 진행해 2000년대 초반 리우데자네이루의 명물로 떠오르면서 세계 각국으로부터 다양한 타일을 기증받았다. 타일 중에는 세라론 자신의 사진이 들어간 타일도 있었다. 이 계단이 의미 있는 건 보잘 것 없던 계단이 한 작가의 손에 의해 명품이 됐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일등 공신이 됐다는 것이다. 우리도 참고해볼 만한 아이디어다.
 
 
'슈가로프' 마운틴으로 알려진 바위산 '빵 지 아수까르'
 
리우데자네이루 해변 앞바다에는 '슈가로프(Sugar loaf)' 마운틴으로 알려진 멋진 바위산이 있다. 일명 '빵 산'이라고 불리는 이 산은 396m로 마치 설탕을 쌓은 것과 같은 모양이라 해서 '빵 지 아수까르'라는 이름이 붙었다. 육지부인 '우르까 언덕'(212m)과 '빵 지 아수까르' 정상부는 두 개의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다.
 
▲ 아름다운 코파카바나 해변 모습. ⓒ 오문수
 
▲ 유명한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수영을 즐기는 여인들.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가 너무나 커서 피하고 있는 중이다. ⓒ 오문수
 
'빵 지 아수까르'에서 바라보는 리우데자네이루의 모습은 아름답기로 유명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관광객이 몰린다. 이곳에서는 아름다운 해안선과 5㎞에 이르는 백사장으로 유명한 코파카바나 해변도 보인다.
 
코파카바나 해변에서는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카메라와 핸드폰을 노리는 좀도둑이 많다. 뿐만 아니다. 갑자기 밀려오는 파도에 낭패를 당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작성】 오문수 oms114kr@daum.net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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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5년 7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