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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성은 2,600년의 오랜 역사를 가진 성이다. 춘추 때 곡량후국(曲梁侯国)이 토성을 쌓았다. 진한(秦汉) 때에는 평간국(平干国)과 광평국(广平国)의 수도로, 곡량현(曲梁县)과 광년현(广年县)의 현위가 있던 곳이었다. 수(隋)나라 인수(仁寿) 원년(601)에 수 양제(隋炀帝) 양광(杨广)의 이름을 피휘해서 광년(广年)을 영년(永年)이라 고쳤다. 성의 이름은 한단시의 고성이라 하여 한단고성(邯鄲古城), 광부고성(廣府古城), 영년고성(永年古城), 영년광부성(永年廣府城), 수성(水城), 태극성, 수중성(水中城)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현재 광부성은 국가 5A급 관광명소로 홍제교, 두건덕 동굴, 무가대원 등 역사적인 유물과 유적지가 많다.
광부성(사진:안동립)
수나라 말기에 이르러 수 양제의 혹독한 정책에 반대하는 농민기의군(農民起義軍)이 많이 생겼다. 그중에서도 두건덕(竇建德, 573~621)은 가장 유능하고 사람들에게 친절하여 따르는 농민들이 많았다. 두건덕은 광부성에서 부하들을 이끌고 고사달(高士達)에게 투항하였다. 그리고 12년 만에 군사마(軍司馬)가 되었다. 고사달이 죽고, 병력 40만 대군을 차지하게 되자 허베이 지방을 공략하여 악수(樂壽, 현재 沧州市 献县)를 수도로 삼아 장락왕(長樂王)을 자칭했다. 연호를 오봉(五鳳)이라 정하고, 국호를 하(夏)라 하였다.
621년 당나라 장수 이세민이 정(鄭)나라 황제를 자처한 왕세충(王世充)을 공격할 때,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왕세충의 구원 요청을 받아들여 출전했다가 오히려 낙양 동쪽에 있는 호뢰곡(虎牢谷) 싸움에서 당나라 장수 이세민에게 포로로 잡혀 도성으로 끌려가 죽임을 당했다. 왕세충은 이 소식을 듣고 바로 항복했다. 두건덕의 부하 유흑달(劉黑闥)이 하 왕조를 이어받았다. 당나라는 낙양을 지배하던 왕세충과 황하 이북을 통일해 호령하던 두건덕을 일시에 무너트려 역사의 대전환기를 맞이하였다.
광부성의 초기 면적은 6리(里) 13보(步)였고, 원나라 때에 9리 13보가 되었다. 광부성은 토성(土城)으로 주변에 물이 없었다. 명나라 성화(成化) 연간(1465-1487)에 지푸(知府, 관직명) 이진(李进, ~ 1512)이 푸양하의 물을 끌어들여 주변에 해자를 만들었다. 이진은 산시성 곡옥현 출신으로 성화 5년에 진사 올랐다가, 성화 20년에 광평부 지푸로 옮겨왔다. 지푸는 고대 관직명으로 송나라 때 시작이 되었다.
명나라 때 관제는 정4품으로, 지푸의 권한은 막강하여 주와 현을 다스리며, 국가의 정령을 선포하고, 소송을 심의하고, 세금을 징수하는 등 모든 정무를 감독하였다. 명나라 가정(嘉靖) 21년(1542) 광평부(广平府) 지푸 진조(陈俎)가 9현의 농민들을 징발해 13년에 걸쳐 튼튼한 벽돌성을 쌓았다.
광부성은 한단시에서 북동쪽으로 22.5km 지점에 푸양허(滏陽河) 강변의 융년와이(永年洼, 영년와)에 건축되어 성벽의 높이는 12m, 폭이 8m이다. 우뚝 솟은 4개의 성루 옆에 각루(角楼)를 짓고, 876개의 성가퀴를 만들었다. 성의 면적은 1.5㎢이다. 푸양허의 길이는 413km로 수량이 매우 풍부해 1950년대 텐진까지 소형 화물선이 운행하였다.
광부성의 성루와 성곽(사진:중국국제방송국)
지금은 도로가 발달해 수상 운송은 사라졌지만, 고대사에서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강이다. 융년와이는 풍경이 아름답고, 갈대가 무성하고 물고기와 새우의 공생, 푸른 물, 연꽃, 기러기, 울음 새, 비옥한 토지, 풍부한 산물로 유명하다. 허베이성 남부 유일의 내륙 담수 습지로 면적이 75㎢로 아주 넓다. 수질이 좋고 갈대가 잘 자라 제2의 바이양티엔(백양전, 白洋淀)으로 불릴 정도로 아름답다. 화베이평야에서 바이양뎬, 헝수이 호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담수호이다. 호수의 평균 해발은 41m로 푸양허 바닥보다 2m 낮고, 연중 0.4m-0.6m의 물이 고여 있다. 호수의 가장 깊은 곳은 4m이다.
광부성과 융년와이(永年洼) (사진: 구글어스)
한단시 인민 정부는 융년와이가 무질서한 개발과 기후변화로 성 사람들이 자랑하던 훌륭한 갈대밭과 만파벽경(萬波僻境)의 명승지가 모두 사라지고, 면적이 46,000 묘(畝, 중국 토지 단위)에서 10,000 묘로 대폭 줄어들 때 전혀 관심이 없었다. 2010년 2월 한단시 인민 정부는 3억 5,000만 위안을 투자하여 호수의 담수 자원과 습지를 보호하기 위하여 복원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2012년에는 습지 공원 복원의 모범 시설로 뽑혀 면적 1,070.4헥타르, 습지 면적 598.9헥타르를 계획하고 정비했다. 2017년에 중앙 심사를 거쳐 ‘국가 습지 공원’에 선정되었다.
조왕성 유적지를 방문하고 버스에 올랐는데, 가이드는 오늘 점심을 먹을 만한 식당이 관광지 주변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한단시로 돌아가 시내의 음식점에서 식사하면 좋지만, 너무 시간이 걸려 계속 고민을 했다. 가이드는 달리는 버스에서 식당에 전화로 점심 식사 부탁을 했지만 거절당했다. 가이드는 우리 일행들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자장면 같은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국수를 파는 식당이 있는데 괜찮겠냐고 양해를 구했다. 버스는 시골길을 40분을 더 달려 유원지 주차장에 도착했다.
국수 파는집
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관광지 식당 주변의 모습을 촬영했다. 식당들은 건축한 지 오래되지는 않았고 수수했다. 날씨가 생각보다 춥고 쌀쌀해 사람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모두 화장실을 찾아 급한 일부터 해결했다. 운전기사가 식당을 알려주었다. 국수를 파는 식당에 들어서니 내부가 밝고 주방에서 맛있는 음식 냄새가 풍겼다. 가이드가 작은 시골 가게라고 소개했는데, 30명은 충분히 앉을 공간이 있었다. 국수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비빔밥을 시켰다. 아주 오래된 가게는 아니지만, 이 고장에서는 알아주는 가게라고 가이드는 식당을 소개했다. 친절하고 미소가 아름다운 여주인은 주방장이 만든 국수를 빠르게 식탁에 건네주는데 국수가 빛이 났다. 한 입 먹어보니 맛이 좋았다. 일행들은 김치나 단무지에 익숙해서 단무지를 원했지만, 다른 반찬은 없었다. 가는 국수에 오이가 채 썰어져 올려 주어 자장면처럼 한꺼번에 비벼서 먹으려고 했더니 가이드가 국수를 조금씩 춘장에 비벼서 먹으라고 알려주었다. 국수에 오이랑 돼지고기 볶은 양념을 같이 먹으니 춘장 맛이 다르게 느껴지고, 짠맛이 조금씩 중화되었다. 오랜만에 본토의 자장면(炸醬麵)을 먹었다.
본토 자장면(一家面館)
버스를 주차하고 들어온 운전기사는 많은 양의 국수를 빠르게 먹고는 후다닥 밖으로 나갔다. 갈대밭을 검색하니 “늪을 위에서 보면 물길과 갈대밭이 마치 태극이라는 글자체를 형성해 아름다운 늪을 태극의 미궁”이라고 되어있다. 식당을 나와 성에 가려고 돌다리를 건너는데, 건너편 갈대밭에 있던 새들이 날아갔다. 호수 안에 있는 성은 정말 놀랄 만큼 아름답고 웅장했다. 성안에는 신작로 4개, 작은 길 8개, 골목길 72개가 있다고 한다. 1961년 마오쩌둥 주석이 한단시를 방문했을 때 구내식당에서 식사하면서 광부성 주변 호수에서 나온 붕어 요리에 매료되어 칭찬하고 요리사를 보내 배워오게 하였다. 마침내 광부성에 도착했습니다.
생활문화아카데미 궁인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