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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동어미화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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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세 가세 화전을 가세 꽃지기 전에 화전 가세.
 
2
이때가 어느 땐가 때마침 삼월이라.
 
3
동군이 포덕택하니 춘화일난 때가 맞고.
 
4
화신풍이 화공되어 만화방창 단청되네.
 
5
이런 때를 잃지 말고 화전 놀음 하여 보세.
 
6
불출문외 하다가서 소풍도 하려니와
 
7
우리 비록 여자라도 흥체 있게 놀아 보세.
 
8
어떤 부인은 마음이 커서 가루 한 말 퍼내놓고
 
9
어떤 부인은 마음이 적어 가루 반 되 떠내주고
 
10
그렁저렁 주어 모으니 가루가 닷말 가옷일래.
 
11
어떤 부인은 참기름 내고 어떤 부인은 들기름 내고
 
12
어떤 부인은 많이 내고 어떤 부인은 적게 내니
 
13
그렁저렁 주어 모으니 기름 반동이 실하구나.
 
14
놋소래가 두세 채라 짐군 없어 어이할고.
 
15
상단아 널랑 기름 여라 삼월이 불러 가루 여라.
 
16
취단일랑 가루 이고 향난이는 놋소래 여라.
 
17
열여섯 열열일곱 신부여는 갖은 단장 옳게 한다.
 
18
청홍사 감아들고 눈썹을 지워내니
 
19
세붓으로 그린 듯이 아미팔자 어여쁘다.
 
20
양색단 겹저고리 길상사 고장바지
 
21
잔줄누이 겹허리띠 맵시있게 잘끈 매고
 
22
광월사 치마에 분홍댕기 툭툭 털어 들쳐 입고
 
23
머리고개 곱게 빗어 잣기름 발라 손질하고
 
24
공단댕기 갑사댕기 수부귀 다남자 딱딱 박아
 
25
청준주 홍준주 곱게 붙여 착착 접어 곱게 매고
 
26
금죽절 은죽절 좋은 비녀 뒷머리에 살짝 꽂고
 
27
은장도 금장도 갖은 장도 녹고름에 단단이 차고
 
28
은조롱 금조롱 갖은 패물 겉고름에 빗겨 차고
 
29
일광단 월광단 머리보는 섬섬옥수 감아들고
 
30
잠승버선 수당혜를 날출자로 신었구나.
 
31
반만 웃고 썩 나서니 일행 중에 제일일세.
 
32
광한전 선녀가 강림했나 월궁항아가 하강했나.
 
33
있는 분은 그렇거니와 없는 분은 그대로 하지.
 
34
양대포 겹저고리 수품만 있게 지어 입고
 
35
칠승포에다 갈마물 들여 일곱폭 치마 떨쳐입고
 
36
칠승포 삼베 허리띠를 제모만 있게 둘러 띄고
 
37
굵은 무명 겹버선을 쑬쑬하게 빨아신고
 
38
돈 반짜리 짚세기라 그도 또한 탈속하다.
 
39
열일곱 살 청춘과녀 나도 같이 놀러가지.
 
40
나도 인물 좋건마는 단장할 마음 전혀 없어
 
41
때나 없이 세수하고 거친 머리 대강 만져
 
42
놋비녀를 슬쩍 꽂아 눈썹 지워 무엇하리.
 
43
광당목 반물치마 끝동 없는 흰 저고리
 
44
흰 고름을 달아 입고 전에 입던 고장바지
 
45
대강대강 수습하니 어련무던 관기차네.
 
46
건너 집의 덴동어미 엿 한고리 이고 가서
 
47
가지가지 가고말고 낸들 어찌 안가릿가.
 
48
늙은 부녀 젊은 부녀 늙은 과부 젊은 과부
 
49
앞서거니 뒷서거니 일자행차 장관이라.
 
50
순흥이라 비봉산은 이름 좋고 놀기 좋아
 
51
골골마다 꽃빛이요 등등마다 꽃이로세.
 
52
호산나부 병나부야 우리와 같이 화전하나
 
53
두 나래를 툭툭 치며 꽃송이마다 종구하네.
 
54
사람 간 곳에 나비 가고 나비 간 곳에 사람 가니
 
55
이리 가나 저리로 가나 간 곳마다 동행하네.
 
56
꽃아 꽃아 두견화꽃아 네가 진실로 참꽃이다.
 
57
산으로 일러 두견산은 귀촉도 귀촉도 관중이오
 
58
새로 일러 두견새는 불여귀 불여귀 산중이오
 
59
꽃으로 일러 두견화는 불긋불긋 만산이라
 
60
곱도곱다 참꽃이오 사랑하다 참꽃이오
 
61
탕탕하다 참꽃이오 색색하다 참꽃이라.
 
62
치마 앞에도 따다 모으며 바구니에도 따다 모으니
 
63
한줌 따고 두줌 따니 춘광이 건입채롱중을
 
64
그 중의 상놈이 뚝뚝 꺾어 양쪽 손에 갈라 쥐고
 
65
잡아 뜯을 맘이 전혀 없어 향기롭고 이상하다.
 
66
손으로 답삭 쥐어도 보고 몸에도 툭툭 털어보고
 
67
낯에다 살짝 문대보고 입으로 함박 물어보고
 
68
저기 저 새댁 이리 오게 고예 고예 꽃도 고예.
 
69
오리불실 고은 빛은 자네 얼굴 비슷하이.
 
70
방실방실 웃는 모양 자네 모양 방불하이.
 
71
앵고부장 속수염은 자네 눈썹 똑 같으네.
 
72
아무래도 딸 맘 없어 뒷머리 살짝 꽂아놓으니
 
73
앞으로 보아도 화용이오 뒤으로 보아도 꽃이로다.
 
74
상단이는 꽃 데치고 삼월이는 가루집 풀고
 
75
취단이는 불을 너라 향단이가 떡 굽는다.
 
76
청계반석 너른 곳에 노소를 갈라 좌 차리고
 
77
꽃떡을 일변 드리나마 노인부텀 먼저 드리어라.
 
78
엿과 떡과 함께 먹으니 향기의 감미가 더욱 좋다.
 
79
함포고복 실컷 먹고 서로 보고 하는 말이
 
80
일년 일차 화전 놀음 여자 놀음 제일일세.
 
81
노고지리 쉰 질 떠서 빌빌밸밸 피리 불고
 
82
오고가는 벅궁새는 벅궁벅궁 벅구치고
 
83
봄빛 자는 꾀꼬리는 좋은 노래로 벗부르고
 
84
호랑나비 범나비는 머리 위에 춤을 추고
 
85
말 잘하는 앵무새는 잘도 논다고 치하하고
 
86
천년화표 학두루미 요지연인가 의심하네.
 
87
어떤 부인은 글 용해서 내칙편을 외워 내고
 
88
어떤 부인은 흥이 나서 칠월편을 노래하고
 
89
어떤 부인은 목성 좋아 화전가를 잘도 보네.
 
90
그 중에도 덴동어미 멋나게도 잘도 놀아
 
91
춤도 추며 노래도 하네 웃음소리 낭자한데
 
92
그 중에도 청춘과녀 눈물 콧물 귀쥐하다.
 
93
한 부인이 이른 말이 좋은 풍경 좋은 놀음에
 
94
무슨 근심 대단해서 낙루한심 왠일이오?
 
95
나건으로 눈물닦고 내 사정을 들어 보소.
 
96
열네 살에 시집올 때 청실홍실 늘인 인정
 
97
원불상리 맹세하고 백년이나 사잿더니
 
98
겨우 삼년 동거하고 영결종천 이별하니
 
99
임은 겨우 십육이오 나는 겨우 십칠이라.
 
100
선풍도골 우리 낭군 어느 때나 다시 볼고
 
101
방정맞고 가련하지 애고애고 답답하다.
 
102
십육 세 요사 임뿐이오 십칠 세 과부 나뿐이지.
 
103
삼사 년을 지냈으나 마음에는 안 죽었네.
 
104
이웃사람 지나가도 서방님이 오시는가.
 
105
새소리만 귀에 오면 서방님이 말하는가.
 
106
그 얼굴이 눈에 삼삼 그 마소리 귀에 쟁쟁.
 
107
탐탐하면 우리 낭군 자나깨나 잊을손가.
 
108
잠이나 자로 오면 꿈에나 만나지만
 
109
잠이 와야 꿈을 꾸지 꿈을 꿔야 임을 보지.
 
110
간밤에야 꿈을 꾸니 정든님을 잠깐 만나
 
111
만단정담을 다하쟀더니 일장설화를 채 못하여
 
112
꾀꼬리 소리 깨달으니 임은 정녕 간 곳 없고
 
113
촛불만 경경 불멸하니 아까 울던 저놈의 새가
 
114
자네는 듣고 좋다 하되 날과 백년 원수로세.
 
115
어디 가서 못 울어서 구태여 내 단잠 깨우는고.
 
116
정정한 마음 둘 데 없어 이리저리 재든 차에
 
117
화전놀음이 좋다하기 심회를 조금 풀까 하고
 
118
자네를 따라 참예하니 촉처감창 뿐이로세.
 
119
보나니 족족 눈물이오 듣나니 족족 한심일세.
 
120
천하만물이 짝이 있건만 나는 어찌 짝이 없나?
 
121
새소리 들어도 회심하고 꽃 핀 걸 보아도 비창한데
 
122
애고답답 내 팔자야 어찌하여야 좋을거나.
 
123
가자하니 말 아니오 아니 가고는 어찌할고.
 
124
덴동어미 듣다가서 썩 나서며 하는 말이
 
125
가지마오 가지마오 제발 적선 가지 말게
 
126
팔자 한탄 없을까마는 가단 말이 왠말이오?
 
127
잘 만나도 내 팔자요 못 만나도 내 팔자지.
 
128
백년해로도 내 팔자요 십칠 세 청상도 내 팔자요.
 
129
팔자가 좋을 양이면 십칠 세에 청상될까?
 
130
신명 도망 못할지라 이내 말을 들어 보소.
 
131
나도 본래 순흥읍내 임이방의 딸일러니
 
132
우리 부모 사랑하사 어리장고리장 키우다가
 
133
열여섯에 시집가니 예천읍내 그 중 큰 집에
 
134
치행차려 들어가니 장이방의 집일러라.
 
135
서방님을 잠깐 보니 준수 비범 풍후하고
 
136
구고님께 현알하니 사랑한 맘 거룩하되
 
137
치행차려 들어가니 장이방의 집일러라
 
138
서방님을 잠깐 보니 준수비범 풍후하고
 
139
구고님께 현알하니 사랑한 맘 거룩하되
 
140
그 이듬해 처가 오니 때 마침 단오러라.
 
141
삼백장 높은 가지 추천을 뛰다가서
 
142
추천줄이 떨어지며 공중에 매박으니
 
143
그만에 박살이라 이런 일이 또 있는가?
 
144
신정이 미흡한데 십칠 세에 과부됐네.
 
145
호천통곡 슬피 운들 죽은 낭군 살아올까.
 
146
한숨 모아 대풍되고 눈물 모아 강수된다.
 
147
주야 없이 하 슬피 우니 보는 이마다 눈물내네.
 
148
시부모님 하신 말씀 친정 가서 잘 있거라.
 
149
나는 아니 갈라하니 달래면서 개유하니
 
150
할 수 없어 허락하고 친정이라고 돌아오니
 
151
삼백장이나 높은 남기 날을 보고 느끼는 듯
 
152
떨어지던 곳 임의 넋이 날을 보고 우니는 듯.
 
153
너무 답답 못살겠네 밤낮으로 통곡하니
 
154
양 곳 부모 의논하고 상주 읍내 중매하니
 
155
이상찰의 며느리되어 이승발 후취로 들어가니
 
156
가세도 웅장하고 시부모님도 자록하고
 
157
낭군도 출중하고 인심도 거룩하되
 
158
매양 앉아 하는 말이 포가 많아 걱정하더니
 
159
해로삼년이 못 다 가서 성 쌓던 조등내 도임하고
 
160
엄혐 중에 수금하고 수만량 이포를 추어내니
 
161
남전북답 좋은 전지 추풍낙엽 떠나가고
 
162
안팎 줄행랑 큰 기와집도 하루 아침에 남의 집 되고
 
163
압다 지붕 맞음 켠 뒤주며 큰 황소 적대마 서산나귀
 
164
대양푼 소양푼 세수대야 큰 솥 적은 솥 단밤가마
 
165
놋주걱 술국이 놋쟁반에 옥식기 놋주발 실굽다리
 
166
개사다리 옷걸이며 대병풍 소병풍 산수병풍
 
167
자개함농 반닫이에 무쇠두멍 아르쇠 받쳐
 
168
쌍룡 그린 빈접고비 걸쇠등경 놋등경에
 
169
백동재판 청동화로 요강 타구 재떨이까지
 
170
용도머리 장목비 아울러 훨쩍 다 팔아도
 
171
수천량 돈이 모자라서 일가친척에 일족하니
 
172
삼백량 이백량 일백량에 하지하가 쉰량이라.
 
173
어느 친척이 좋다하며 어느 일가가 좋다하리.
 
174
사오만량을 출판하여 공채필납을 하고 나니
 
175
시아버님은 장독이 나서 일곱 달만에 상사나고
 
176
시어머님이 애병 나서 초종 후에 또 상사 나니
 
177
건 이십명 남녀노비 시실새실 다 나가고
 
178
시동생 형제 외입가고 다만 우리 내외만 있어
 
179
남의 건너방 빌어 있어 세간 하자 하니
 
180
콩이나 팥이나 양식 있나 질노구 바가지 그릇이 있나
 
181
누구가 날 보고 돈 줄손가 하는 두수 다시 없네.
 
182
하루 이틀 굶고 보니 생목숨 죽기가 어려워라.
 
183
이 집에 가 밥을 빌고 저 집에 가 장을 빌어
 
184
증한소혈도 없이 그리저리 지내가니
 
185
일가친척은 나을까하고 한번 가고 두 번 가고 세 번 가니
 
186
두 번째는 눈치가 다르고 세 번째는 말을 하네.
 
187
우리 덕에 살던 사람 그 친구를 찾아가니
 
188
그리 여러번 안 왔건만 안면박대 바로 하네.
 
189
무슨 신세를 많이 져서 그저께 오고 또 오는가.
 
190
우리 서방님 울적하여 이역스럼을 못이겨서
 
191
그 방안에 궁글면서 가슴을 치며 통곡하네.
 
192
서방님아 서방님아 울지 말고 우리 둘이 가다보세.
 
193
이게 다 없는 탓이로다 어디로 가든지 벌어보세.
 
194
전전걸식 가노라니 경주읍내 당도하여
 
195
주인 불러 찾아드니 손군노의 집이로다.
 
196
둘러보니 큰 여각에 남래북거 분주하다.
 
197
부엌으로 들이달아 설거지를 걸신하니
 
198
모은 밥을 많이 준다 양주 앉아 실컷 먹고
 
199
아궁에나 자려하니 주인 마누라 후하기로
 
200
아궁에 어찌 자려는가 방에 들어와 자고 가게.
 
201
중노미 불러 당부하되 아까 그 사람 불러들여
 
202
봉놋방 재우라 당부하네 재삼 절하고 치사하니
 
203
주인 마누라 긍측하여 곁에 앉히고 하는 말이
 
204
그대 양주를 아무리 봐도 걸식할 사람 아니로세.
 
205
본디 어느 곳 살았으며 어찌하여 저리 됐나?
 
206
우리는 본디 살기는 청주읍내 살다가서
 
207
신명팔자 괴이하고 가화가 공참하여
 
208
다만 두 몸이 살아나서 이렇게 개걸하나이다.
 
209
사람을 보아도 순직하니 안팎 담살이 있어주면
 
210
밧사람은 일백오십량 주고 자네 사전은 백량 줌세.
 
211
내외 사전을 합하고 보면 이백쉰량 아니 되나.
 
212
신명은 조금 고되나마 의식이야 걱정인가.
 
213
내 맘대로 어찌 하오리까 가장과 의논하사이다.
 
214
이내 봉놋방 나가 서로 서방님을 불러내어
 
215
서방님 소매 부여잡고 정다이 일러 하는 말이
 
216
주인마누라 하는 말이 안팎담살이 있고보면
 
217
이백오십량 주려하니 허락하고 있사이다.
 
218
나는 부엌 에미되고 서방님은 중노미되어
 
219
다섯 해 작정만 하고보면 한 만금을 못 벌을까.
 
220
만량 돈만 벌었으면 그런 대로 고향 가서
 
221
이전만치는 못 살아도 남에게 천대는 안 받으리.
 
222
서방님은 허락하고 지성으로 버사이다.
 
223
서방님이 내 말 듣고 둘의 낯을 한 데 대고
 
224
눈물 뿌려 하는 말이 이 사람아 내 말 듣게.
 
225
임상찰의 따님이요 이상찰의 아들로서
 
226
돈도 돈도 좋지마는 내사 내사 못하겠네.
 
227
그런 대로 다니면서 빌어먹다가 죽고 말지.
 
228
아무리 신세가 곤궁하나 군노놈의 사환되어
 
229
한수만 까딱 잘못하면 무지한 욕을 어찌 볼고.
 
230
내 심사도 할 말 없고 자네 심사 어떠할고.
 
231
나도 울며 하는 말이 어찌 생전에 빌어 먹소.
 
232
사무라운 개가 무서워라 뉘가 밥을 좋아 주나.
 
233
밥은 빌어 먹으나마 옷은 뉘게 빌어 입소.
 
234
서방님아 그 말 말고 이전 일도 생각하게.
 
235
궁팔십 강태공도 광장삼천조 하다가서
 
236
주문왕을 만난 후에 달팔십하여 있고
 
237
표모기식 한신이도 도중소년 욕보다가
 
238
한고조를 만난 후에 한중대장 되었으니
 
239
우리도 이리 해서 벌어가지고 고향 가면
 
240
이방을 못하며 호장을 못하오 부러울 게 무엇이오.
 
241
우리 서방님 하신 말씀 나는 하자면 하지마는
 
242
자네는 여인이라 내 마침 모르겠네.
 
243
나는 조금도 염려말고 그리 작정하사이다.
 
244
주인 불러 하는 말이 우리 사환 할 것이니
 
245
이백량은 우선 주고 쉰량을랑 갈 제 주오.
 
246
주인이 웃으며 하는 말이 심바람만 잘하고 보면
 
247
칠월벌이 잘 된 후에 쉰량 돈을 더 주오리.
 
248
행주치마 털트리고 부엌으로 들이 달아
 
249
사발 대접 동지 접시 몇 죽 몇 개 세아려서
 
250
날마다 증구하며 솜씨있게 잘도 한다.
 
251
우리 서방님 거동 보소 돈 이백량 받아 놓고
 
252
일수 월수 체계 놓아 내 손으로 서기하여
 
253
낭주에다 간수하고 석자 수건 골 동이고
 
254
마죽 수기 소죽 쑤기 마당 쓸기 봉당 쓸기
 
255
상 들이기 상 내기와 오면가면 걷어친다.
 
256
평생에도 아니 하던 일 눈치 보아 잘도 하네.
 
257
삼년을 나고보니 만여금 돈 되었구나.
 
258
우리 내외 마음좋아 다섯해까지 갈 것 없이
 
259
돈추심을 알뜰이 하여 내년에는 돌아가서
 
260
병술년 괴질 닥쳤구나 안팎 소실 삼십여명이
 
261
함박 모두 병이 들어 사흘만에 깨어나 보니
 
262
삼십명 소슬 다 죽고서 살아난 이 몇 없다네.
 
263
이 세상 천지간에 이런 일이 또 있는가.
 
264
서방님 신체 틀어잡고 기절하여 엎드러져서
 
265
아조 죽을 줄 알았더니 게우 인사를 차리였네.
 
266
애고 애고 어일거나 가이 없고 불쌍하다.
 
267
서방님아 서방님아 아조 벌떡 일어나게.
 
268
천유여리 타관객지 다만 내외 왔다가서
 
269
날만 하나 이곳 두고 죽단 말이 왠말인가.
 
270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지.
 
271
이내 말만 명심하고 삼사 년 건사 헛일일세.
 
272
귀한 몸이 천인되어 만여금 돈을 벌었더니
 
273
일수 월수 장변 체계 돈 쓴 사람이 다 죽었네.
 
274
죽은 낭군이 돈 달라나 죽은 사람이 돈을 주나.
 
275
돈낼 놈도 없거니와 돈 받은들 무엇할고.
 
276
돈은 같이 벌었으나 서방님 없이 쓸 데 없네.
 
277
애고 애고 서방님아 살뜰이도 불쌍하다.
 
278
이럴 줄을 짐작하면 천집사를 아니하지.
 
279
오년 작정 하올 적에 잘 살자고 한 일이지.
 
280
울면서로 마달 적에 무슨 대수로 세워던고.
 
281
군노놈의 무지욕설 꿀과 같이 달게 듣고
 
282
수화중을 가리쟎코 일호라도 안 어겼네.
 
283
일정지심 먹은 마음 한번 살아 보쟀더니
 
284
조물이 시기하여 귀신도 야속하다.
 
285
전생에 무슨 죄로 이생에 이러한가.
 
286
금도 돈도 내사 싫어 서방님만 일어나게.
 
287
아무리 호천 통곡한들 사자는 불가부생이라.
 
288
아무래도 할 수 없어 그렁저렁 장사하고
 
289
죽으려고 애를 써도 성한 목숨 못 죽을레.
 
290
억지로 못 죽고서 또 다시 빌어 먹네.
 
291
이 집 가고 저 집 가나 임자 없는 사람이라.
 
292
울산읍내 황도령이 날더러 하는 말이
 
293
여보시오 저 마누라 어찌 저리 설워하오.
 
294
하도나 신세 곤궁키로 이내 마음 비창하오.
 
295
아무리 곤궁한들 날과 같이 곤궁할까.
 
296
우리 집이 자손 귀해 오대독신 우리 부친
 
297
오십이 넘도록 자식 없어 일생한탄 무궁타가
 
298
쉰다섯에 날 낳았네 육대 독자 나 하나라.
 
299
장중보옥 얻음같이 안고 지고 케우틔니
 
300
세살 먹어 모친 죽고 네살 먹어 부친 죽네.
 
301
강근지족 본래 없어 외조모 손에 키나더니
 
302
열 네살 먹어 외조모 죽고 열 다섯에 외조부 죽고
 
303
외사촌 형제 같이 있어 삼년초토를 지나더니
 
304
남의 빚에 못견뎌서 외사촌 형제 도망하고
 
305
의탁할 곳이 전혀 없어 남의 집에 머슴 들어
 
306
십여 년을 고생하니 장가 밑천이 될러니만
 
307
서울 장사 남는다고 사경돈 말짱 추심하여
 
308
참깨 열통 무역하여 대동선에 부쳐 실고
 
309
큰 북을 둥둥 울리면서 닻 감는 소리 신명난다.
 
310
도사공은 키만 들고 입사공은 춤을 추네.
 
311
망망대해로 떠나가니 신선놀음 이 아닌가.
 
312
해남관 머리 지나다가 바람소리 일어나며
 
313
왈칵 덜컥 파도 일어 천둥 끝에 벼락치듯
 
314
물결은 출렁 산덤 같고 하늘은 캄캄 안 보이네.
 
315
수천석 실은 그 큰 비가 회리바람에 가랑잎 뜨듯
 
316
뱅뱅 돌며 떠나가니 살 가망이 있을런가.
 
317
만경창파 큰 바다에 지망없이 떠가다가
 
318
한 곳에다 들이 붇쳐 수천석을 실은 배가
 
319
편편파쇄 부숴지고 수십명 적군들이
 
320
인홀불견 못 볼러라 나도 역시 물에 빠져
 
321
파도머리에 밀려가다 마침 눈을 떠서 보니
 
322
배쪽 하나 둥둥 떠서 내 앞으로 들어오니
 
323
두 손으로 더위잡아 가슴에다 부쳐노니
 
324
물을 무수이 토하면서 정신을 조금 수습하니
 
325
아직 살긴 살았다마는 아니 죽고 어찌 할고.
 
326
오르는 절덤이 손으로 헤고 내리는 절덤이 가만이 있으니
 
327
힘은 조금 덜 드나만 몇달 몇일 기한 있나.
 
328
기한 없는 이 바다에 몇달 몇일 살 수 있나.
 
329
밤인지 낮인지 정신없이 기한 없이 떠나간다.
 
330
풍랑소리 벽력되고 물사품이 운애되네.
 
331
물귀신의 울음소리 응얼응얼 기막힌다.
 
332
어느때나 되었던지 까마귀 소리 들리거늘
 
333
눈을 들어 살펴보니 백사장이 뵈는구나.
 
334
두발로 박차며 손으로 헤어 백사장 가에 닿는구나.
 
335
엉금엉금 기어나와 정신 없이 누웠다가
 
336
마음을 단단히 고쳐 먹고 다시 일어나 살펴보니
 
337
나무도 풀도 돌도 없고 다만 해당화 붉어 있다.
 
338
몇날 몇일 굶었으니 밴들 아니 고플손가.
 
339
엉금설설 기어가서 해당화 꽃을 따먹으니
 
340
정신이 점점 돌아나서 또 그 옆을 살펴보니
 
341
절로 죽은 고기 하나 커다란 게 게 있구나.
 
342
불이 있어 구울 수 있나 생으로 실컷 먹고나니
 
343
본 정신이 돌아와서 눈물 울음도 이제 나네.
 
344
무인절도 백사장에 혼자 앉아 우노라니
 
345
난데없는 어부들이 배를 타고 지나다가
 
346
우는 걸 보고 괴이 여겨 배를 대이고 나와서로
 
347
날을 흔들며 하는 말이 어찐 사람이 혼자 우나?
 
348
울음 그치고 말을 해라 그제야 자세돌아보니
 
349
육칠팔이 앉았는데 모두 다 어뷜러라.
 
350
그대들은 어디 살며 이 섬중은 어디잇가?
 
351
이 섬은 제주 한라섬이요 우리는 다 정의에 있노라.
 
352
고기 잡으러 지나다가 울음소리 따라왔다.
 
353
어느 곳의 사람으로 무슨 일로 예 와 우나?
 
354
나는 본디 울산 살더니 장사길로 서울 가다가
 
355
풍파 만나 파선하고 물결에 밀려 내쳐노니
 
356
죽었다가 깨난 사람 어느 곳인줄 아오리까?
 
357
제주도 우리 조선이라 가는 길을 인도하오.
 
358
한 사람이 일어 서며 손을 들어 가리키되
 
359
제주읍내는 저리 가고 대정 정의는 이리 가지.
 
360
제주읍내로 가오리까 대정 정의로 가오리까?
 
361
밥과 고기 많이 주며 자세히 일러 하는 말이
 
362
이 곳에서 제주읍 가자하면 사십리가 넉넉하다.
 
363
제주본관 찾아들어 본 사정을 발괄하면
 
364
우선 호구할 것이오 고향가기 쉬우리라.
 
365
신신이 당부하고 배를 타고 떠나간다.
 
366
가리키던 그 곳으로 제주본관 찾아가니
 
367
본관사또 들으시고 불쌍하게 생각하사
 
368
돈 오십량 처급하고 절령 한장 내주시며
 
369
네 이 곳에 있다가서 왕래선이 있거들랑
 
370
사공 불러 절령 주면 선가 없이 잘 가거라.
 
371
그렁저렁 삼삭만에 왕래선이 건너 와서
 
372
고향이라 돌아오니 돈 두 냥이 남았구나.
 
373
사기점에 찾아가서 두 냥어치 사기 지고
 
374
촌촌가가 도부하며 밥을랑은 빌어 먹고
 
375
삼사삭을 하고나니 돈 열닷냥 되었건만
 
376
삼십 넘은 노총각이 장가 밑천 가망 없네.
 
377
애고답답 내팔자야 언제 벌어 장가갈고?
 
378
머슴살아 사오백냥 창해일속 부쳐두고
 
379
두 냥 밑천 다시 번들 언제 벌어 장가갈까?
 
380
그런 날도 살았는데 설워마오 우지마오.
 
381
마누라도 설다하되 내 설움만 못하오리.
 
382
여보시오 말씀 듣소 우리 사정을 논지컨댄
 
383
삼십 넘은 노총각과 삼십 넘은 혼과부라.
 
384
총각의 신세도 가련하고 마누라 신세도 가련하니
 
385
가련한 사람 서로 만나 같이 늙으면 어떠하오?
 
386
가만이 솜솜 생각하니 먼저 얻은 두 낭군은
 
387
홍문 안의 사대부요 큰 부자의 세간살이
 
388
패가망신 하였으니 흥진비래 그러한가.
 
389
저 총각의 말 들으니 육대독자 내려오다가
 
390
죽을 목숨 살았으니 고진감래 할까보다.
 
391
마지 못해 허락하고 손 잡고서 이 내 말이
 
392
우리 서로 불쌍이 여겨 허물없이 살아보세.
 
393
영감은 사기 한 짐 지고 골목에서 크게 외고
 
394
나는 사기 광우리 이고 가가호호이 도부한다.
 
395
조석이면 밥을 빌어 한 그릇에 둘이 먹고
 
396
남촌 북촌에 다니면서 부지런히 도부하니
 
397
돈 백이나 될만하면 둘 중에 하나 병이 난다.
 
398
병구려 약시세 하다보면 남의 신세를 지고나고
 
399
다시 다니며 근사 모아 또 돈 백이 될만하면
 
400
또 하나이 탈이 나서 한푼 없이 다 쓰고 나네.
 
401
도부장사 한 십년 하니 장바구니에 털이 없고
 
402
모가지지 자라목 되고 발가락이 무지러렸네.
 
403
산 밑의 주막에 주인하고 궂은 비 실실 오는 날에
 
404
건너 동네 도부가서 한 집 건너 두 집 가니
 
405
천둥소리 볶아치며 소나기 비가 쏟아진다.
 
406
주막 뒷산이 무너지며 주막터를 빼가지고
 
407
동해수로 달아나니 살아날 이 뉘귈고넌.
 
408
건너다가 바라보니 망망대해 뿐이로다.
 
409
망측하고 기막힌다 이런 팔자 또 있는가.
 
410
남해수에 죽을 목숨 동해수에 죽는구나.
 
411
그 주막에나 있었더면 같이 따라가 죽을것을.
 
412
먼저 괴질에 죽었더면 이런 일을 아니 볼걸.
 
413
고대 죽을걸 모르고서 천년만년 살자하고
 
414
도부가 다 무엇인고 도부 광우리 무여박고
 
415
해얌없이 앉았으니 억장이 무너져 기막힌다.
 
416
죽었으면 졸너구만 생한 목숨이 못죽을레라.
 
417
아니 먹고 굶어 죽으랴하니 그 집 댁네가 강권하니
 
418
죽지말고 밥을 먹게 죽은들사 시원할까.
 
419
죽으면 쓸 데 있나 살기만은 못하니라.
 
420
저승을 뉘가 가 봤는가 이승만은 못하리라.
 
421
고생이라도 살고보지 죽어지면 말이 없네.
 
422
훌쩍이며 하는 말이 내 팔자를 세 번 고쳐
 
423
이런 액운이 또 닥쳐서 신체도 한 번 못 만지고
 
424
동해수에 영결종천하였으니 애고애고 어찌어찌 살아볼고.
 
425
주인댁이 하는 말이 팔자 한 번 또 고치게.
 
426
세 번 고쳐 곤한 팔자 네 번 고쳐 잘 살런지.
 
427
세상일은 모르나니 그런대로 살아보게.
 
428
다른 말 할 것 없이 저 꽃나무 두고보지.
 
429
이삼월의 춘풍 불면 꽃봉오리 고운 빛을
 
430
벌이는 앵앵 노래하며 나비는 펄펄 춤을 추고
 
431
유객은 왕왕 노다가고 산조는 영영 흥락이라.
 
432
오뉴월 더운 날에 꽃은 지고 잎만 남아
 
433
녹음이 만지하여 좋은 경이별로 없다.
 
434
팔구월에 추풍 불어 잎사귀조차 떨어진다.
 
435
동지 섣달 설한풍에 찬 기운을 못 견디다가
 
436
다시 춘풍 들이불면 부귀춘화 우후홍을
 
437
자네 신세 생각하면 설한풍을 만남이라.
 
438
흥진비래 하온 후에 고진감래 할 것이니
 
439
팔자 한 번 다시 고쳐 좋은 바람을 기다리게.
 
440
꽃나무같이 춘풍만나 가지가지 만발할 제
 
441
향기나고 빛이 난다 꽃 떨어지자 열매 열어
 
442
그 열매가 종자되어 천만 년을 전하나니
 
443
귀동자 하나 나아시면 수부귀 다자손 하오리다.
 
444
여보시오 그 말 마오 이십 삼십에 못 둔 자식
 
445
사십 오십에 아들 낳아 뒤본단 말 못들었네.
 
446
아들의 뒤를 볼터이면 이십 삼십에 아들 낳아
 
447
사십 오십에 뒤 보지만 내 팔자는 그 뿐이요.
 
448
이 사람아 그 말 말고 이 내 말을 자세 듣게.
 
449
설한풍에도 꽃 피던가 춘풍이 불어야 꽃이 피지.
 
450
때 아닌 전에 꽃 피던가 때를 만나야 꽃이 피네.
 
451
꽃 필 때라야 꽃이 피지 꽃 아니 필 때 꽃 피던가.
 
452
봄바람만 들이 불면 뉘가 시켜서 꽃 피던가.
 
453
제가 절로 꽃이 필 때 뉘가 막아서 못필런가.
 
454
고운 꽃이 피고보면 귀한 열매 또 여나니
 
455
이 뒷집의 조서방이 다만 내외 있다가서
 
456
먼젓달에 상처하고 지금 혼자 살림하니
 
457
저 먹기는 태평이나 그도 또한 가련하되
 
458
자네 팔자 또 고쳐서 내 말대로 살아보게.
 
459
이왕사를 생각하고 갈까말까 망상이다
 
460
마지 못해 허락하니 그 집으로 인도하네.
 
461
그집으로 들이달아 우선 영감을 자세 보니
 
462
나은 비록 많으나마 기상이 든든 순후하다.
 
463
영감 생애 무엇이오? 내 생애는 엿장사라.
 
464
마누라는 어찌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나?
 
465
내 팔자가 무상하여 만고풍상 다 겪었소.
 
466
그날부터 양주 되어 영감할미 살림한다.
 
467
나는 집에서 살림하고 영감은 다니며 엿장사라.
 
468
호두약엿 잣박산에 참깨박산 콩박산에
 
469
산사 과질 빈사과를 갖초갖초 하여주면
 
470
상자고리에 담아지고 장마다 다니며 매매한다.
 
471
의성장 안동장 풍산장과 노루골 내성장 풍기장에
 
472
한달 육장 매장 보니 엿장사 조첨지 별호되네.
 
473
한달 두달 이태 삼년 사노라니 어찌하다가 태기 있어
 
474
열 달 배술러 해복하니 참말로 일개 옥동자라.
 
475
영감도 오십에 첫아들 보고 나도 오십에 첫아이라.
 
476
영감할미 마음 좋아 어리장고리장 사랑한다.
 
477
젊어서 어찌 아니 나고 늙어서 어찌 생겼는고.
 
478
흥진비래 겪은 나도 고진감래 하려는가.
 
479
희한하고 이상하다 둥기둥둥 일이로다.
 
480
둥기둥기 둥기야 아가둥기 둥둥기야.
 
481
금자동아 옥자동아 섬마둥기 둥둥기야.
 
482
부자동아 귀자동아 놀아라 둥기 둥둥기야.
 
483
앉아라 둥기 둥둥기야 서거라 둥기 둥둥기야.
 
484
궁둥이 툭툭 쳐도보고 입도 쪽쪽 맞춰보고
 
485
그 자식이 잘도 났네 인제야 한 번 살아보지.
 
486
한창 이리 놀리다가 어떤 친구 오더니만
 
487
수동별신 큰 별신을 아무날부터 시작하니
 
488
밑천이 적거들랑 뒷돈은 내 대줌세.
 
489
호두약엿 많이 고고 갖은 박산 많이 하게.
 
490
이번에는 수가 나리 영감님이 옳게 듣고
 
491
찹쌀 사고 밤도 사고 칠팔십량 밑천이라.
 
492
닷동이 들이 큰 솥에다 삼사일을 꼿노라니
 
493
한밤중에 바람이 자 굴뚝으로 불이 났네.
 
494
온 집안에 불 붙어서 화광이 충천하니
 
495
인사불성 정신없어 그 엿물을 다 퍼얹고
 
496
안방으로 들이달아 아들 안고 나오다가
 
497
불더미에 엎더져서 구불면서 나와보니
 
498
영감은 간 곳 없고 불만 자꾸 타는구나.
 
499
이웃 사람 하는 말이 아 살리러 들어가더니
 
500
상가꺼지 안 나오니 이제 하마 죽었구나.
 
501
한 마룻대 떨어지며 기둥조차 다 탔구나.
 
502
일촌 사람 달려들어 부혓치고 찾아보니
 
503
포수놈의 불고기하듯 아주 함박 구웠구나.
 
504
요런 망할 일 또 있는가 나도 같이 죽으려고
 
505
불더미로 달려드니 동네 사람이 붙들어서
 
506
아무리 몸부림하나 아주 죽지도 못하고서
 
507
온 몸이 콩과질 되였구나 요런 년의 팔자 있나.
 
508
깜짝 사이에 영감 죽어 삼혼구백이 불꽃되어
 
509
불티와 같이 동행하여 아주 펄펄 날아가고
 
510
귀한 아들도 불에 듸서 죽는다고 소리치네.
 
511
엉아엉아 우는 소리 이내 창자가 끊어진다.
 
512
세상사가 귀차여 이웃집에 가 누웠으니
 
513
덴동이를 안고와서 가슴을 헤치고 젖 물리며
 
514
지성으로 하는 말이 어린 아해 젖 먹이게.
 
515
이 사람아 정신차려 어린 아기 젖 먹이게.
 
516
우는 거동 못보겠네 일어나서 젖 먹이게.
 
517
나도 아주 죽을라네 그 어린 것이 살겠는가.
 
518
그 거동을 어찌 보나 아주 죽어 모를라네.
 
519
듼다군들 다 죽는가 불에 덴 이 허다하지.
 
520
그 어미라야 살려내지 다른 이는 못살리네.
 
521
자네 한 번 죽어지면 살기라도 아니 죽나.
 
522
자네 죽고 아 죽으면 조첨지는 아주 죽네.
 
523
살아날 것이 죽고보면 그도 또한 할일인가?
 
524
조첨지를 생각거든 일어나서 아 살리게.
 
525
어린 것만 살고보면 조첨지 사못 안죽었네.
 
526
그댁네 말을 옳게 듣고 마지 못해 일어 앉아
 
527
약시세하며 젖먹이니 삼사삭만에 나았으나
 
528
살았다고 할 것 없네 갖은 병신이 되었고나.
 
529
한짝 손은 오그라져서 조막손이 되어있고
 
530
한짝 다리 뻐드러져서 장채다리 되었으니
 
531
성한 이도 어렵거든 갖은 병신 어찌 살고?
 
532
수족 없는 아들 하나 병신 뒤를 볼 수 있나.
 
533
듼 자식을 젖 물리고 가르더안고 생각하니
 
534
지난 일도 기막히고 이 앞 일도 가련하다.
 
535
건널수록 물도 깊고 넘을수록 산도 높다.
 
536
어쩐 년의 고생팔자 일평생을 고생인고.
 
537
이내 나이 육십이라 늙어지니 더욱 슬의.
 
538
자식이나 성했으면 저나 믿고 사지마난
 
539
나은 점점 많아가니 몸은 점점 늙어가네.
 
540
이렇게도 할 수 없고 저렇게도 할 수 없다.
 
541
덴동이를 뒷더업고 본 고향을 돌아오니
 
542
이전 강산은 의구하나 인정 물정 다 변했네.
 
543
우리 집은 터만 남아 쑥대밭이 되였고나.
 
544
아는 이는 하나 없고 모르는 이 뿐이로다.
 
545
그늘맺진 은행나무 불개청음대아귀라.
 
546
난데 없는 두견새가 머리 위에 둥둥 떠서
 
547
불여귀 불여귀 슬피 우니 서방님 죽은 넋이로다.
 
548
새야 새야 두견새야 내가 어찌 알고올줄
 
549
여기 와서 슬피 울어 내 서럼을 불러내나.
 
550
반가와서 울었던가 서러워서 울었던가.
 
551
서방님의 넋이거든 내 앞으로 날아오고
 
552
임의 넋이 아니거든 아주 멀리 날아가게.
 
553
두견새가 펄쩍 날아 내 어깨에 앉아 우네.
 
554
임의 넋이 분명하다 애고탐탐 반가워라.
 
555
나는 살아 육신이 왔네 넋이라도 반가워라.
 
556
근 오십년 이곳 있어 날 오기를 기다렸나.
 
557
어이 할고 어이 할고 후회막급 어이할고야.
 
558
새야 새야 우지 마라 새 보기도 부끄러워.
 
559
내 팔자를 셔겨더면 새 보기도 부끄럽쟎지.
 
560
첨에 당초에 친정 와서 서방님과 함께 죽어
 
561
저 새와 같이 자웅되어 천만 년이나 살아볼걸.
 
562
내 팔자를 내가 속아 기어이 한번 살아볼라고
 
563
첫째 낭군은 추천에 죽고 둘째 낭군은 괴질에 죽고
 
564
셋째 낭군은 물에 죽고 넷째 낭군은 불에 죽어
 
565
이 내 한 번 못잘살고 내 신명이 그만일세.
 
566
첫째 낭군 죽을 때에 나도 한가지 죽었거나
 
567
살더래도 수절하고 다시 가지나 말았다면
 
568
산을 보아도 부끄럽쟎고 저 새 보아도 무렴챦지.
 
569
살아 생전에 못 된 사람 죽어서 귀신도 악귀로다.
 
570
나도 수절만 하였다면 열녀각은 못 세워도
 
571
남이라도 칭찬하고 불쌍하게나 생각할걸.
 
572
남이라도 욕할게요 친정일가들 반가할까.
 
573
잔디밭에 물게 앉아 한바탕 실컷 우다가니
 
574
모르는 안노인 나오면서 어쩐 사람이 슬이 우나?
 
575
울음 그치고 말을 하게 사정이나 들어보세.
 
576
내 설음을 못 이겨서 이 곳에 와서 우나니다.
 
577
무슨 설음인지 모르거니와 어찌 그리 설워하나?
 
578
노인을랑 들어가오 내 설음 알아 쓸 데 없소.
 
579
일분 인사를 못차리고 땅을 허비며 자꾸 우니
 
580
그 노인이 민망하여 곁에 앉아 하는 말이
 
581
간 곳마다 그러한가 이 곳 와서 더 설운가?
 
582
간 곳마다 그러릿가 이 곳에 오니 더 서럽소.
 
583
저 터에 살던 임상찰이 지금에 어찌 사나잇가?
 
584
그 집이 벌써 결단나고 지금 아무도 없나니라.
 
585
더군다나 통곡하니 그 집을 어찌 알았던가?
 
586
저 집에 살던 임상찰이 우리 집과 오촌이라.
 
587
자세히 본들 알 수 있나 아무 형님이 아니신가?
 
588
달려들어 두손 잡고 통곡하며 설워하니
 
589
그 노인도 알지 못해 형님이란 말이 왠 말인고?
 
590
그러나 저러나 들어가세 손목 잡고 들어가니
 
591
청삽살이 웡웡 짖어 난 모른다고 소리치고
 
592
큰 대문 안의 계우 한 쌍 게욱게욱 달라드네.
 
593
안방으로 들어가니 늙으나 젊으나 알 수 있나.
 
594
부끄러워 앉았다가 그 노인과 한 데 자며
 
595
이전 이야기 대강하고 신명타령 다 못할레.
 
596
엉송이 밤송이 다 쪄보고 세상의 별고생 다해봤네.
 
597
살기도 억지로 못하겠고 재물도 억지로 못하겠데.
 
598
고약한 신명도 못 고치고 고생할 팔자는 못 고칠레.
 
599
고약한 신명은 고약하고 고생할 팔자는 고생하지.
 
600
고생대로 할 지경엔 그른 사람이나 되지말지.
 
601
그른 사람 될 지경에는 옳은 사람이나 되지그려.
 
602
옳은 사람 되어 있어 남에게나 칭찬 듣지.
 
603
청춘과부 갈라하면 양식 싸고 말릴라네.
 
604
고생팔자 타고나면 열 번 가도 고생일레.
 
605
이팔청춘 청상들아 내 말 듣고 가지 말게.
 
606
아무 동네 화령댁은 스물 하나에 혼자 되어
 
607
단양으로 갔다더니 겨우 다섯달 살다가서
 
608
제가 먼저 죽었으니 그건 오히려 낫지마는
 
609
아무 동네 장임댁은 갓 스물에 청상되어
 
610
제가 춘광 못 이겨서 영춘으로 가더니만
 
611
몹쓸 병이 달려들어 앉은뱅이 되었다데.
 
612
아무 마을의 안동댁도 열 아홉에 상부하고
 
613
제가 공연히 발광나서 내성으로 간다더니
 
614
서방놈에게 매를 맞아 골병이 들어서 죽었다데.
 
615
아무 집의 월동댁도 스물 둘에 과부되어
 
616
제 집 소실을 모함하고 예천으로 가더니만
 
617
전처 자식을 몹시하다가 서방에게 쫓겨나고
 
618
아무 곳에 단양이네 갓 스물에 가장 죽고
 
619
남의 첩으로 가더니만 큰 어미가 사무라워
 
620
삼시 사시 싸우다가 비상을 먹고 죽었다데.
 
621
이 사람네 이리 된 줄 온 세상이 아는 바라.
 
622
그 사람네 개가할 제 잘 되자고 갔지마는
 
623
팔자는 고쳤으나 고생은 못 고치데.
 
624
고생을 못 고칠 제 그 사람도 후회 나리.
 
625
후회 난들 어찌할고 죽을 고생 많이 하네.
 
626
큰 고생을 안할 사람 상부버텀 아니하지.
 
627
상부버텀 하는 사람 큰 고생을 하나니라.
 
628
내 고생을 남 못 주고 남의 고생 안 하나니
 
629
제 고생을 제가 하지 내 고생을 뉘를 줄고.
 
630
역역가지 생각하되 개가해서 잘 되는 이는
 
631
몇에 하나 아니 되네 부디 부디 가지말게.
 
632
개가가서 고생보다 수절고생 호강이니
 
633
수절고생 하는 사람 남이라도 귀히 보고
 
634
개가고생 하는 사람 남이라도 그르다네.
 
635
고생팔자 고생이리 수지장단 상관없지.
 
636
죽을 고생 하는 사람 칠팔십도 살아있고
 
637
부귀호강 하는 사람 이팔청춘 요사하니
 
638
고생 사람 덜 사쟎코 호강 사람 더 사쟎네.
 
639
고생이라도 한이 있고 호강이라도 한이 있어
 
640
호강살이 제 팔자요 고생살이 제 팔자라.
 
641
남의 고생 꿔다 하나 한탄한들 무엇할고.
 
642
 
643
 
644
내 팔자가 사는 대로 내 고생이 닫는 대로
 
645
좋은 일도 그뿐이요 그른 일도 그뿐이라
 
646
춘삼월 호시절에 화전놀음 와서들랑
 
647
꽃빛일랑 곱게 보고 새소리는 좋게 듣고
 
648
밝은 달은 예사 보며 맑은 바람 시원하다
 
649
좋은 동무 좋은 놀음에 서로 웃고 놀아 보소
 
650
사람 눈이 이상하여 제대로 보면 관계찮고
 
651
고운 꽃도 새겨 보면 눈이 캄캄 안 보이고
 
652
귀도 또한 별일이지 그대로 들으면 괜찮은걸
 
653
새소리도 고쳐 듣고 슬픈 마음 절로 나네
 
654
마음 심 자가 제일이라 단단하게 맘 잡으면
 
655
꽃은 절로 피는 거요 새는 예사 우는 거요
 
656
달은 매양 밝은 거요 바람은 일상 부는 거라
 
657
마음만 예사 태평하면 예사로 보고 예사로 듣지
 
658
보고 듣고 예사하면 고생될 일 별로 없소
 
659
앉아 울던 청춘과부 황연대각 깨달아서
 
660
덴동어미 말 들으니 말씀마다 개개 옳아
 
661
이내 수심 풀어내어 이리저리 부쳐 보세
 
662
이팔청춘 이내 마음 봄 춘 자로 부쳐 보고
 
663
화용월태 이내 얼굴 꽃 화 자로 부쳐 두고
 
664
술술 나는 긴 한숨은 세류춘풍 부쳐 두고
 
665
밤이나 낮이나 숱한 수심 우는 새나 가져가게
 
666
일촌간장 쌓인 근심 도화유수로 씻어 볼가
 
667
천만 첩이나 쌓인 설움 웃음 끝에 하나 없네
 
668
구곡간장 깊은 설움 그 말끝에 슬슬 풀려
 
669
삼동설한 쌓인 눈이 봄 춘 자 만나 슬슬 녹네
 
 
 
 
 
 
 
 
 
 
 
 
 
 
 
 
 
 
 
 
 
 
 
 
 
 
 
 
 
 
 
 
 
670
자네 말은 봄 춘자요 내 생각은 꽃 화자라.
 
671
봄 춘자 만난 꽃 화자요 꽃 화자 만난 봄 춘자라.
 
672
얼시고나 좋을시고 좋을시고 봄 춘자
 
673
화전놀음 봄 춘자 봄 춘자 노래 들어보소.
 
674
가련하다 이팔청춘 내게 당한 봄 춘자.
 
675
노년에 갱환 고원춘 덴동어미 봄 춘자.
 
676
장생화발 만년춘 우리 부모님 봄 춘자.
 
677
계지난엽 일가춘 우리 자손의 봄 춘자.
 
678
금지옥엽 구운춘 우리 금주님 봄 춘자.
 
679
팔선대혜 구운춘 이자선의 봄 춘자.
 
680
봉구황곡 각래춘 정경파의 봄 춘자.
 
681
연작비래 보회춘 이소화의 봄 춘자.
 
682
삼오성희 정재춘 진채봉의 봄 춘자.
 
683
위귀위선 보보춘 가춘운의 봄 춘자.
 
684
금대문장 자유춘 계섬월의 봄 춘자.
 
685
절색천명 하북춘 적경홍의 봄 춘자.
 
686
옥문관외 의회춘 심조연의 봄 춘자.
 
687
청수답의 음곡춘 백능파의 봄 춘자.
 
688
삼십육궁 도시춘은 제일 좋은 봄 춘자.
 
689
도중에 송모춘은 마상객의 봄 춘자.
 
690
춘래에 불사춘은 왕소군의 봄 춘자.
 
691
송군겸송춘은 이별하는 봄 춘자.
 
692
낙일만가춘은 천리원객 봄 춘자.
 
693
등루만리 고원춘 강상객의 봄 춘자.
 
694
부지오류춘은 도연명의 봄 춘자.
 
695
황사백초 본무춘은 관산만리 봄 춘자.
 
696
화광은 불감옥양춘 고국을 생각한 봄 춘자.
 
697
낭음비과 동정춘 여동빈의 봄 춘자.
 
698
오호편주 만재춘 월서시의 봄 춘자.
 
699
회두일소 육궁춘 양귀비의 봄 춘자.
 
700
용안일선 사해춘 태평천하 봄 춘자.
 
701
주사도명 삼십춘 이청영의 봄 춘자.
 
702
어주축수 애산춘 불변선원 봄 춘자.
 
703
양자강두 양류춘 문양객의 봄 춘자.
 
704
동원도리 편시춘 창가소부 봄 춘자.
 
705
천하의 태평춘은 강구연월 봄 춘자.
 
706
풍동하화 수전춘은 고소대 하 봄 춘자.
 
707
화기혼여 백화춘 양과천봉 봄 춘자.
 
708
만리강산 무한춘 유산객의 봄 춘자.
 
709
산중산하 홍자춘 홍정골댁 봄 춘자.
 
710
일천명월 몽화춘 골내댁네 봄 춘자.
 
711
명사십리 해당춘 새내댁네 봄 춘자.
 
712
작작도화 만점춘 도화동댁 봄 춘자.
 
713
목동이요지 행화춘 행정댁네 봄 춘자.
 
714
홍도화발 가가춘 도지미댁네 봄 춘자.
 
715
이화만발 백동춘 희여골댁네 봄 춘자.
 
716
수양동구 만사춘 오양골댁 봄 춘자.
 
717
홍교우제 갱화춘 흠다리댁 봄 춘자.
 
718
융융화기 영가춘 안동댁네 봄 춘자.
 
719
제조영영 성곡춘 소리실댁 봄 춘자.
 
720
채련가출 옥계춘 놋점댁네 봄 춘자.
 
721
제월교편 금성춘 청다리댁 봄 춘자.
 
722
강지남천 채련춘 남동댁네 봄 춘자.
 
723
영산홍어 화영춘 영출댁네 봄 춘자.
 
724
만화방창 단산춘 질막댁네 봄 춘자.
 
725
강천막막 세우춘 우수골댁 봄 춘자.
 
726
십리장님 화려춘 단양댁네 봄 춘자.
 
727
말금 바람 솰솰 불어 청풍댁네 봄 춘자.
 
728
우로 덕에 꽃이 핀다 덕고개댁네 봄 춘자.
 
729
바람 끝에 봄이 온다 풍기댁네 봄 춘자.
 
730
비봉산의 봄 춘자 화전놀음 흥이 나네.
 
731
봄 춘자로 노래하니 좋을시고 봄 춘자.
 
732
봄 춘자가 못가게로 실버들로 꼭 잠매게.
 
733
춘여과객 지나간다 앵무새야 만류해라.
 
734
바람아 부덜마라 반경도화 떨어진다.
 
735
어여쁠사 소낭자가 의복단장 옳게하고
 
736
방끗 웃고 썩 나서며 좋다좋다 시고 좋다.
 
737
잘도 하네 잘도 하네 봄 춘자 노래 잘도 하네.
 
738
봄 춘자 노래 다 했는가 꽃 화자 타령 내가 함세.
 
739
화수동류 흐른 물에 만면수심 세수하고
 
740
꽃 화자 얼굴 단장하고 반만 웃고 돌아서니
 
741
해당시레 웃는 모양 해당화와 한 가지요
 
742
오리볼실 앵도볼은 홍도화가 빛이 곱다.
 
743
앞으로 보나 뒤으로 보나 온 전신이 꽃 화자라.
 
744
꽃 화자 같은 이 사람이 꽃 화자타령 하여보세.
 
745
좋을시고 좋을시고 꽃 화자가 좋을시고.
 
746
화신풍이 다시 불어 만화방창 꽃 화자라.
 
747
당상천년 장생화는 우리 부모님 꽃 화자요
 
748
슬하만세 무궁화는 우리 자손의 꽃 화자요
 
749
요지연의 벽도화는 서왕모의 꽃 화자요
 
750
천년일개 철수화는 광한전의 꽃 화자요
 
751
극락전의 선비화는 석가여래 꽃 화자요
 
752
천태산의 노고화는 마고선녀 꽃 화자요
 
753
춘당대의 선리화는 우리 금주님 꽃 화자요
 
754
부귀춘화 우후홍은 우리 집의 꽃 화자요
 
755
욕망난망 상사화 는 우리 낭군 꽃 화자요
 
756
천리타향 일수화는 소인적객 꽃 화자요
 
757
월중월중 단계화는 월궁항아 꽃 화자요
 
758
황금옥의 금은화는 석가랑의 꽃 화자요
 
759
향일하는 촉규화는 등장군의 꽃 화자요
 
760
귀촉도 귀촉도 두견화는 초회왕의 꽃 화자요
 
761
명사십리 해당화는 해상선인 꽃 화자요
 
762
석교다리 봉선화는 이자선의 꽃 화자요
 
763
숭화산의 이백화는 이적선의 꽃 화자요
 
764
용산낙모 황국화는 도연명의 꽃 화자요
 
765
백룡퇴의 청총화는 왕소군의 꽃 화자요
 
766
마외역의 귀비화는 당명왕의 꽃 화자요
 
767
만첩산중 철쭉화는 팔십 노승의 꽃 화자요
 
768
울긋불긋 질여화는 조카딸네 꽃 화자요
 
769
동원도리 편시화는 창가소부 꽃 화자요
 
770
목동이요지 살구꽃은 차문주가 꽃 화자요
 
771
강지남의 홍련화는 전당지상의 꽃 화자요
 
772
화중왕의 목단화는 꽃 중에도 어른이요
 
773
기창지전 옥매화는 꽃 화자 중의 미인이요
 
774
화계 상의 함박꽃은 꽃 화자 중에 흠선하다.
 
775
허다 많은 꽃 화자가 좋고 좋은 꽃 화자나
 
776
화전하는 꽃 화자는 참꽃 화자 제일이라.
 
777
다른 꽃 화자 그만두고 참꽃 화자 화전하세.
 
778
쌍저협래 향만구하니 일연 꽃 화자 복중전을
 
779
향기로운 꽃 화자전을 우리만 먹어 되겠는가.
 
780
꽃 화자 전을 많이 부쳐 꽃가지 꺾어 많이 싸다가
 
781
장생화 같은 우리 부모 꽃 화자로 봉친하세.
 
782
꽃다울사 우리 아들 꽃 화자로 먹여보세.
 
783
꽃과 같은 우리 아기 꽃 화자로 달래보세.
 
784
꽃화자타령 잘도 하네 노래 속에 향기난다.
 
785
나비 펄펄 날아들어 꽃 화자를 찾아오고
 
786
꽃화자타령 들으랴고 난봉공작이 날아오고
 
787
벅궁새 꾀꼬리 날아와서 꽃화자노래 화답하고
 
788
꽃바람은 실실 불어 쇄옥성을 가져가고
 
789
청산유수 물소리는 꽃노래를 어우르고
 
790
붉은 나오리 일어나며 꽃노래를 어리여고
 
791
오색운이 일어나며 머리 우에 둥둥 뜨니
 
792
천상선관이 내려와서 꽃노래를 듣는가베.
 
793
여러 부인이 칭찬하니 꽃노래도 잘도 하네.
 
794
덴동어미 노래하니 우리 마음 더욱 좋의.
 
795
화전놀음 이 좌석에 꽃노래가 좋을시고.
 
796
꽃노래도 하 하니 우리 다시 할 길 없네.
 
797
궂은 맘이 없어지고 착한 맘이 돌아오고
 
798
걱정근심 없어지고 흥체있게 놀았으니
 
799
신선놀음 뉘가 봤나 신선놀음 한 듯하네.
 
800
신선놀음 다를손가 신선놀음 이와 같지.
 
801
화전흥이 미진하여 해가 하마 석양일제
 
802
사월 해가 지다더니 오늘 해는 져르도다.
 
803
하나님이 감동하사 사흘 해만 겸해 주소.
 
804
사흘 해를 겸하여도 하루 해는 맛창이지.
 
805
해도 해도 길고보면 실컷 놀고 가지마는
 
806
해도 해도 자를시고 이내 그만 해가 가니
 
807
산그늘은 물 건너고 까막까치 자러 드네.
 
808
각기 귀가하리로다 언제 다시 놀아볼고
 
809
꽃 없이는 재미없어 명년 삼월 놀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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