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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녀(李永女) ◈
◇ 제1막 (1924년 하(夏)) 야(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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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
김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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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一幕[제일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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陽洞[양동], 원숙이네 집 마당. 丘陵[구릉] 우에 잇는 이 마당 울타리를 隔[격]하야 길이 잇고 그 우로 儒達山[유달산]의 螓蛾[진아]한 바우돌峰[봉]이 하눌을 밧치고 서 잇다. 여름 밤 열한 時[시]쯤. 詩人[시인]의 마음을 끄을만한 곱고 높고 깁은 蒼天[창천]에 별의 무리가 빤쟈거리고 잇다. 이런 詩的[시적] 遠景[원경]을 등지고 이 집의 頹廢[퇴폐]한 쳐마 끗, 마루, 호박 올닌 울타리, 희미하게 뵈이는 장독대가 서늘한 밤 空氣[공기] 안에 누어 잇다. 右便[우편]으로 마루 끗. 그 안으로 房[방](그 안은 뵈이지 안코). 그 마루 우로 空樓[공루](부억마루). 그 안으로 또 房[방] 하나(亦是[역시] 안은 안 뵈이고.) 이 房[방] 압 마루 우에 요강, 다두미돌, 사기그릇 몃 개가 컴컴한 밤 속에 허여스름하게 뵈이고, 우 房[방]마루에는 구석으로 날근 농 몃 개, 그 우에 훌훌 뭉친 루더기 갓흔 衣服[의복]이 怪物[괴물]갓히 올너 안졋다. 한 번만 보아 우아레 房[방]의 主人[주인]이 졔각기 다른 살님사리하는 이인 쥴을 알 만한 裝置[장치]. 아래房[방]의 今時[금시]에 내려안즐 듯한 쳐마 끗헤 불 안 켠 洋燈[양등] 한 개가 달녀 잇다. 幕[막]이 열니면 數秒間[수초간] 闇黑[암흑]과 빤쟈거리는 별 하눌과 沈默[침묵]만 잇다가 열 한 시 終列車[종열차] 드러오는 汽笛[기적]소리와 車輛[차량]소리가 들닌다. 원숙이네가 明順[명순]이와 官九[관구]를 데리고 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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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숙이네는 光州[광주]서 낫코 자라고 性[성]에 눈 뜨기 前[전]붓허 父母[부모]의 强制[강제]로 어두운 商業[상업]을 數十年間[수십년간] 如一[여일]히 繼續[계속]하여 왓다. 어지간히 黃金[황금]배가 불은 끗헤 畢竟[필경]은 어늬 釜山[부산] 놈의게 창쟈를 다 갈거멕힌 뒤로는 다시 幸運[행운]이 도라오지 못하고 苦生[고생]과 耽樂[탐락]과 頹廢[퇴폐]와 黃金[황금]과 또 외입쟁이들과 뻐틈질을 하다가 엇지 엇지하야 木浦[목포]로 흘녀드러왓다. 그 때가 벌서 설흔살 넘어 사십이 갓가왓슬 때이엿다. 사람 생각이 變換[변환]하기 쉬운 나가 닥쳐왓던지 木浦[목포] 드러와서 一時[일시]는 純直[순직]한 生活[생활]을 붓드러 남 모양으로 사러갈냐는 生覺[생각]도 잇섯지만 元來[원래] 운 바탕이 잇는지라, 如前[여전]한 길을 밥게 되엿다. 그러나 二十前[이십전]붓허 數十年間[수십년간] 지내온 生活[생활]은 例常[예상]으로 알고 다시 새로운 決心[결심]과 覺悟[각오]로 새로운 職業[직업]을 엇게 되엿다. 사람이 이 世上[세상]에 사러가는 以上[이상], 理想[이상]이니 善良[선량]이니 하는 것은 全[전]혀 所用[소용]이 업다는 理致[이치]를 徹底[철저]히 깨닫고 世上[세상]이 白[백]이면 나도 白[백], 世上[세상]이 黑[흑]이면 나도 黑[흑]이 아니면 이 世上[세상]에셔 사러갈 길이 업다는 것을 밋게 되엿다. 이 外[외]에 다른 人生觀[인생관]이란 그이의게 업다. 그리해서 所爲[소위] 뛰쟝이 노릇을 始作[시작]하엿다. 그리하야 그이의 첫 犧牲[희생]은 官九[관구]네이엿다. 官九[관구]네도 그이의 人生觀[인생관]과 大差[대차]는 업스나 官九[관구]네는 엇더한 方便[방편]으로 生覺[생각]하엿고 원숙이네는 唯一無二[유일무이]한 倫理的[윤리적] 主張[주장]으로 生覺[생각]하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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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숙이네는 마루 우에 올나서서 洋燈[양등]에 불을 켜고 나서 옷을 가라 입으려고 아래房[방]으로 드러간다. 흰 官紗[관사] 져고리에 모시치마. 明順[명순]이는 뜰에, 官九[관구]는 마루 끗에. 終列車[종열차] 들어오는 汽笛[기적]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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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숙이네  (늑수구레하지만 힘과 魅力[매력] 잇는 소리로) 아이고 그새 막車[차]가 드러오능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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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九[관구]  (죡긔 쥬머니 속에서 게이도로 만든 돈지갑을 내여서 악가운 듯이 돈을 짜랑그리며) 악까 그 사람하고 엄마 어대 갓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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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왜, 어대 갓능가 갈쳐쥬면 나 떡 사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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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관]  글새 어대 갓대여. 또 늣게 나 쟘 쟌 뒤에 드러 온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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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걱졍마라. 입뿐 너 어머니를 호랭이가 물어 갈 것이냐? 엇졀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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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명]  (돈을 慾心[욕심]난 듯이 보고 잇다가) 겐마이 빵 하나만 사 쥬면 내가 갈쳐 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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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소리를 질너) 너는 죰 가만이 잇거라! 그져 너 안나닷는대는 업드라. 망할 가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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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관]  (누이를 흘겨보며) 고만 둬야! 또 알과 먹을나고. 누가 져보고 무럿능개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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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 돈은 꼭 다머 두엇다가 活動寫眞[활동사진] 구경 가쟈, 응. 군것 사머그면 어늬 손님이든지 다시는 안 쥰단다. 그러고 군것질 하는 쥴 알면 엄마가 또 야단치지 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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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명]  엇다, 活動寫眞[활동사진]은 三十分式[삼십분식]이나 하는대. 모지래는 돈도 안 쥴 나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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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官九[관구] 너만 가것다고 하면 엄마가 왜 안 쥰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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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명]  고만둬. 생젼 구경식혀쥴 쥴 아능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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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관]  (샘난 노여움으로 누이의게) 엇재 안 식혀 , 너는 안 식혀 도 나는 아쥬머니하고 구경간단다, 죰. (안숙이네의게) 그래 나 안 사머극깨 꼭 나하고 구경 가, 응. (돈지갑을 重[중]하게 담아 넛는다) 왜 악가 그 사람하고 엄마 나갓대여. (어린냥 피듯이) 아이, 언졔 와야. 꼭 혼쟈만 나가고. 내일 活動寫眞[활동사진] 구경가쟈고 할랑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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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명]  (소리를 내려) 나 겐마이빵 하나만 사 쥬면 갈쳐 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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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관]  (소리를 버럭 질너) 고만뒤야! 비러먹을 것! (누이를 달내드러 회비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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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명]  (바당으로 避[피]해 나오며) 지랄하지! 또 남 회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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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우통을 벗고 져고리를 든 대로 한 손에는 붓채를 들고 나온다) 글새 요년아, 너 왜 그리 동생만 가쥬고 그러냐. 그러다가는 네 에미한테 쬭겨난다. (官九[관구]의게) 참 우리 官九[관구]가 입부지. 어룬 식히는 대로 말도 쟐 듯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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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명]  (비틀고 서서) 돈이나 만이 즁깨 말 쟐 듯지. 이놈 져놈한태서 어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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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휙 도라다보고 한번 흘겨쥬면서) 져까짓 누이 소리는 다시 듯지 마라. 에잇 고약한 년. (官九[관구]를 씨다드머 쥬며) 너 어머니는 大成宅[대성댁] 바누질해 쥴 것이 잇서서 갓단다. 에 입뿐 것, 엄마가 그리도 보고 십냐. (부채질을 해 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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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명]  아쥬아쥬 거짓말만. 나도 다 알어. 압바 오거든 나도 다 일을낭깨. 또 언제맹이로 어더맛기나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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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소리를 질너) 고만 안 들어가 쟐내! 엇지 고 따우로 생겨먹엇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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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관]  망할 년! (안숙이네의게 매여달리며) 오늘 밤에 죳챠 내지. 나 져느무것하고 갓히 알 쟐 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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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썩 房[방]에 드러가 쳐쟛바져 쟈그라. 가시내도 엇더케 생겨 먹엇깐대 어룬 말이라고는 질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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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관]  (안숙이네 역성에 氣[기]가 나서) 아쥬머니 말 안 든는다고 나도 엄마보고 일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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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명]  (지지 안으려고) 체 ― 일너라, 네까진 것이 일너도 안 무섭단다. 압바가 더 무섭지 엄마가 더 무섭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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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아이고, 식거러와! 요 방졍마진 년아. 어린 것이 왜 것떡하면 일으니 찔으니 야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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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명]  그러면 맨맛한 것이 나간대 왜 것덕하면 이년 져년 해! 져런 멍텅구리 역성만 드러쥬고. (氣[기]가 올나와서) 됩대 어리다고 官九[관구] 속혀 먹기만 하고. 새달 초생에 압바집에 오면 나도 안 일느능가 바! 누가 모르눈 쥴 아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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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관]  내가 왜 멍텅구리여! 이 망할 년! (뛰여 내려오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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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官九[관구]를 쟈부며) 아서라. 져까짓 년은 산관을 마러라. 누이가 누이 노릇을 해야지, 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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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명]  그럼 왜 나 보고만 요년 져년 해. 내가 졔 죵년이나 되는 듯이. 압바 오거든 나도 다 일을 것잉깨. 흥 그래 바! 져까짓 송사리 색기 갓흔 놈만 입버하고. 나도 다 안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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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관]  (소리를 질너) 멋이 엇재야. 호랭이 깨물어 갈 년! (달녀와 누이를 쟈바뜨드며) 내가 엇재 송사리 생기여. 괜시리 남 욕만 하고. 예기 비러먹을 것. 쟈 또 욕해 바라. 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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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順[명순]  (쳐음에는 對抗[대항]할려다가 내죵에는 쬭겨가며) 나는 왜 호랭이 깨무러 갈 년이냐. 아이고 맨맛한가배. 아야! 아야! (다시 휙 도라서서) 예긔 아나, 또 회벼바라! 쟈, 쟈, 쟈, 아나 해 바라. (官九[관구]의 얼굴을 자버 뜻고 주먹으로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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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숙   (뛰여 내려가 두 아희를 자바 나노며 소리를 질너) 아서라, 아서. 왜 또 쌈들은 하냐. 官九[관구]야, 아서, 너는 이리 올너 오너라. (아래 마루 우에 올너 안치고) 너 어린 동생을 회비는 대가 어대 잇다냐. 다시는 그러지 마러라 응. 엄마한테 혼난다. 너도 누님하고 그것이 무슨 버릇 업는 짓이냐. 누님도 어룬인대 어룬한테는 공순히 하고 말 쟐 드르라고 그러지 안트냐. 엄마가. 그래야 챡한 사람이 되지 다시는 그러지 마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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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順[명순]  (실쥭실쥭 울면서 쟝독대 밋헤 쬬구리고 안즈면서) 맨맛한 것이 나지. 가시내라고. 모도들 그래 바라. (소리를 내여 울면서) 나 하나 못 자바머거서 곳 쥭겟는 것이다. 요년 져년 하면서. 官九[관구] 이놈우 子息[자식]! 내일 나한테 견대 바라. 아가리를 쮹쮹 쟈바뜨더 버리지 안는가. 왜 나만 나 혼쟈만 못나니 노릇하고 잇슬 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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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九[관구]  (마루 우에서 뛰여내릴 듯이) 그래 너까짓 가시내가 못나니 지 멋이여. 가시내는 모도 사내들 죵년이란다. 엄마한테 무러 바라, 안 그러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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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順[명순]  (다시 확 이러서서 달녀드러 얼굴을 여박으며) 이눔우 색기 너하고 나하고 오늘 쥬거보쟈. 쟈 죵년이다. 엇졀내. 아나. (官九[관구] 가마니 안져서 當[당]하드니 忽地[홀지]에 엽헤 잇는 돍덩이를 드러내 때릴녀고 한다. 안숙이네는 말길려고도 안는 드시 하나 危險一髮[위험일발]에 明順[명순]이가 휘쟈버서 돌덩이를 官九[관구]의게 내붓친다. 官九[관구], 억개를 맛고 엎디려진다. 明順[명순]이는 한다름에 사립 밧갓흐로 다라나 뻐린다. 官九[관구] 우룸이 터진다. 우 房[방] 안에서 쟘들엇든 어린아의 우름이 또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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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아이고 가엽서라! (官九[관구]를 아너 살피며) 우지 마라. 어대 요게를 어더 마졋구나, 져런 큰 그릇으로. 不常[불상]해! 우지 마라, 관챤다, 피 안난다. (만져 쥬며) 來日[내일] 明順[명순]이란 년 너 엄마한테 일너서 어더 맛게 해야지. (운 房[방] 안 어린애 우름 소리를 듯고) 淑熙[숙희]가 또 깨엿네. 에 그년! 엇잿다고 어린 동생들 쟘도 못쟈게 헌다냐! 나 갓흐면 져런 년 남우 집에다가 냇버리지. 일이나 하라고. (어린애 우름 소리 漸漸[점점] 커진다. 官九[관구]를 클안고 우 房[방]으로 드러간다.) 너 어머니는 잇다가 너 쟘 쟌 뒤에 드러온단다. 來日[내일] 活動寫眞[활동사진] 구경식혀 달라고 학깨. 드러가 쟈쟈. 에이 챡한 것. 내 이약이 해쥬마. 악까 禮拜堂[예배당] 갓슬 때 牧師[목사]님이 이약이 한 것 안 이졋지. 올치. 우리 官九[관구]가 이즐 니가 잇나. 牧師[목사] 先生[선생]님이 天使[천사] 이약이하지. 천사라고 하눌 天堂[천당]에 가면 하누님 엽헤서 입뿐이들이 날개 달니고 고운 옷 입고 츔츄는 이들이 말이란다. 그런 天使[천사]가 너 것흔 챡한 아희들을 아쥬 입뻐한단다. 그러고 엄마 말이나 어룬 말 쟐 드르면 天堂[천당]으로 대리고 가서 고운 꼿밧에, 고운 새, 고운 집, 고운 방 잇는대서 맛잇는 것 먹게 하고 쟐 놀게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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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관]  엄마는 天使[천사] 업다고 그러대. 하누님도 업고, 납뿐 일하면 巡査[순사]가 쟈버가고 엄마가 때린다고만. 禮拜堂[예배당]에서 牧師[목사]님이 하는 소리는 모도 거짓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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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엄마가 모루고 하는 소리란다. 거짓말이 멋이여. 너 禮拜堂[예배당]에 안 가 밧냐. 牧師[목사]님이 안 그러드냐, 성경에 써 잇는 것은 모도 참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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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관]  그래, 나도 꿈에 밧서. 졍말이여, 언졘가 엄마가 압빠한테 막 뚜디려마고 울고 잇슬 젹에 그래 밤에 말이여. 나도 쟘쟈면서 쟉고 울엇드니 天使[천사]하고 하누님하고 와서 입분 애기라고 하고 가둥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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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그래 챡한 아이는 그런단다. (붓채질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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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관]  그러고 엄마도 울고 잇는 것을 와서 달내는 것도 밧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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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그랫니? 에 챰 챡한 우리 官九[관구]. 그렁캐 너 엄마 말 쟐 드러야 한다 응. 챡하고 어룬 말 쟐 드르면 天使[천사]도 오고 하누님도 와서 입버하고 멋도 쥬고 간단다. 그래, 그런깨, 내가 天使[천사] 노래할깨 드러 바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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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졔 밤 쟐 때 한 꿈을 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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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문이 열니며 흰 옷을 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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仙女[선녀]들이 노래하며 나려오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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仙女[선녀]들이 노래하며 나려오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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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姿態[자태]와 容貌[용모] 아름답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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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들은 챰말로 어엽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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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갓히 함끠 가기 願[원]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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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갓히 함끠 가기 願[원]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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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깨니 仙女[선녀]들 간 곳 업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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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다시 또 한번 맛나구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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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들의 노래 소리 듯기 願[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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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들의 노래 소리 듯기 願[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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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관]  (죠을니는 소리로) 엄마 안 왓서. 나 쟘들면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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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오냐. 쟘 쟐 자거라, 天使[천사] 오거든 너도 졀해라, 응. 우리 챡한 것! (靜謐[정밀]) (삽쟉 박게서 「왜 여긔 섯늬, 글새 官九[관구]는 쟌다냐」 하는 소리 나며, 永女[영녀]가 明順[명순]이를 압세우고 드러온다. 二十八歲[이십팔세]지만 三十[삼십]을 넘어 뵈일 만콤 얼굴이 憔悴[초췌]하다. 多産[다산]과 生活難[생활난]으로, 살은 여위고 얼굴에는 勞働階級[노동계급]에 항상 잇는 검푸릇한 血色[혈색]업는 빗을 가졋다. 그러나 커다란 두 눈에 잠긴 貞淑[정숙]시러운 光彩[광채]와 全體[전체]에 調和[조화] 잡힌 體格[체격]과, 왼 얼굴을 덥허 누를 만콤 숫 만흔 머리털애는, 異性[이성]을 는 靑春[청춘]의 힘이 흘너 넘친다. 머리에는 지르하개 기름을 바르고, 여러 날 입은 주림 잡힌 검은 모시치마와 흰 적삼. 맨발에 고무신을 신엇다. 굿세면서도 남을 한품에 안어서 어루만저 慰安[위안]을 줄 듯한 엇던 女性[여성]의 獨特[독특]한 사랑이 넘친다. 그 動作[동작], 言語[언어]에 느지막하고 힘센 一種[일종]의 旋律[선율]이 잇다. 이것은 生活上[생활상], 經濟上[경제상], 賣買上[매매상], 勞役上[노역상]으로 밧은 苦難[고난]과, 는 多數[다수]한 男子[남자]와 交際[교제]한 에 自然[자연]이 나온 自己防衛[자기방위]의 熟練[숙련]으로 因[인]해서 어든 個性[개성]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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永女[영녀]  (明順[명순]의게 하는 말로) 원숙이 아지매는 어디 잇다냐? (방안을 듸려다 보며) 거긔 게시요? 애기들 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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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나와 房[방] 안을 가르치며) 方今[방금] 쟘 들엇네. 그새 오능가? (明順[명순]이를 보면서) 또 싸웟다네. 어듸 말을 드러야지. 어린 것은 어리다고 하지만 큰 것이 더 한당깨. 인졔 너 어머니한테 영금 죰 바라. 내 속상해! 당초에 너와 나는 인졔붓터는 상관 안 할난다.
64
永[영]  어린 동생을 왜 그러냐. 네가 누의가 아니냐. 다시는 (多情[다정]시럽게) 그러지 마라, 응. 얼능 드러가 쟈그라. (明順[명순] 우 房[방]으로 드러간다.)
65
안    죰 나무러지 안코 둥깨 버럿은 쟐 드린다. 나 것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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永[영]  (한숨을 쉬이며) 억지로 나무랜다고 어데 듯는다요? 그져 돈 업는 놈은 子息[자식]도 낫치 마러야 올치.
67
안    (비웃는 드시) 돈 벌 生覺[생각]은 안 하면서도 幼稚園[유치원]인가 깨묵덩이에는 보내구 숩단 말이지. 우리 處地[처지]에 그것이 다 무슨 욕심인고.
68
永[영]  사람이 그런 욕심도 업스면 멋 헌다요. 엽헤서 가르치니 업시 아희를 엇더케 키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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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렁깨 누가 가르치지 말나능가. 쟈네 말대로 돈을 버러야지, 갈치기도 하고 무엇도 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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永[영]  (對答[대답] 업시 우 房[방] 안으로 드러간다. 안숙이네는 뒤를 아니꼽게 보아 쥬다가 이러나서 뜰로 내려와서 호박 울타리에 걸닌 빤내를 거더 드린다. 永女[영녀] 房[방] 안에서) 判實[판실]이 집에셔 갓다 맥긴 치마하고 두루매기는 챠저 갓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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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빨내를 져버서 마루 엽헤 노으며) 챠자 간 지가 언졔라고. 싹은 글페 쥬마고 하길네 그냥 내네. (數分間[수분간] 沈默[침묵]) 엇재 이럿케 일즉 왓는가? 사람은 맛나 밧능가. 나는 쟈고 올 쥴 아럿지. (對答[대답]이 업다. 房[방] 안을 向[향]하야) 애긔들 다 쟘들엇는가. (마리에 올너 안져서 빨내를 졉기 始作[시작]한다.) 어린 애긔들 쟘 드릴냐면 그져 이얘긔나 소리가 第一[제일]이여. 官九[관구]란 놈 고것. 천사 이얘기는 엇지 그리 죠와하는지. 악가도 쟈네가 어더 맛고 울고 잇는 것을 보고 天使[천사]가 와서 달내 쥬드라고, 꿈 이얙이를 허든대. (한챰 잇다가) 챰 악까 判實[판실]이네한테 들엇네마는 요새 尹主事[윤주사]가 서울 가 잇다데. 米穀[미곡]에 업샌 돈이 萬兩[만냥]이 넘는다고 하데. 엇지면 그런 쟝사를 하능고. 사내도 보쟝이 너무 크면 그러는 거시여. 화김에 서울 出入[출입]하면서 외입에 歲月[세월]이 업게 지낸다고 判實[판실]이네도 엇지 애석히 녁이는지. 내 요새 쟝사하는 것들 보면 엇지 그리 욕심만 크고 손은 젹은지! 욕심 업스면 이것도 져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分數[분수]엣 욕심을 내야지. 尹主事[윤주사]가 왜 亡[망]한 쥴 아능가? 酒色[주색]에 업샌 것도 아니고 去年[거년] 겨을게 木花[목화] 갑 올을 판에 여긔 찝젹 저긔 찝젹하다가 損害[손해]보는 쥴 모르게 탈탈 씨러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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永[영]  (나오며) 그래 只今[지금]도 서울 가 잇다요. 언졔부터 가 잇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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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서울 가 잇기는 두 달챼란대 잇는 곳도 모른다네. 姜參事[강참사]도 바들 것이 솔챤헌 모양인대. 四方[사방]으로 探知[탐지]해도 몰은다데. 그 姜[강]가 뚱뚱이가 甚至於[심지어] 警察署長[경찰서장]한테 가서 돈을 내노코 그놈 잇는 곳을 챠져 달나고까지 햇다는 소문이 잇지만 서울 잇는 것은 確實[확실]한대 어늬 년 속곳 밋헤 들어 누엇는지 아쥬 캄캄부지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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永[영]  그까지 子息[자식]이 그밧게 더 될나고요. 내죵에 가서는 침구녕이나 맛다가 급살 當[당]하면 죠은 팔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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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건 고만 두고 店房[점방] 물건이나 土地[토지] 마지기나 고사하고 모도 벌서 執行[집행] 當[당]햇다데. 判實[판실]이네가 어졋게 그 집 압을 지내다가 妻子[처자]들 눈물 뚝뚝 떽기는 것을 보고는 엇지 불상햇는지 몰낫다고 그러데만. 이런 이약이는 자네한테 안하는 것이 죳켓지만 至今[지금] 港口[항구] 사람이 다 알고 잇는 걸 그럴 것이 잇능가. 다 사람 運數[운수]란 것도 잇는 것이야. 자네한테 한 맘씨로 하면 그까짓 것이라도 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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永[영]  나도 至今[지금]은 아쥬 이져버리고 잇소. 나도 情[정]든 이라고난 後之以後[후지이후] 그 사람이 쳐음이지마는 졔각긔 八字[팔자] 소관이지. 그이가 그러케 되는 것도 그이 八字[팔자], 내가 이 모양으로 苦生[고생] 밧는 것도 내 八字[팔자].
77
永[영]  그져 사람이란 것은 四柱八字[사주팔자]가 꼭 잇는 것이야. 그래도 뉘 쟈식놈이 四柱八字[사주팔자]를 아러야지. 졔 힘대로 이 窮理[궁리] 져 窮理[궁리]해서 돈 벌고 자식 낫코 살고 먹고 해서 世上[세상] 滋味[자미]보다 쥬그면 고만이지.
78
永[영]  (길게 한숨 쉬고) 아이고 이놈의 八字[팔자]! 이것이 먼 짓이리란 말이요.
79
안    八字[팔자] 한탄만 하고 안져도 무슨 수 잇당가. 이 世上[세상]에서는 돈 벌어야지. 돈 잇는 놈도 八字[팔자] 사나운 놈이 업는 것은 아니여. 그래도 우리 處地[처지]엣 사람들이야 돈만 잇스면 八字[팔자]가 곳쳐지네.
80
永[영]  (한챰 잇다가 악챡시럽게) 악가 그 鄭[정]가 놈한테 許諾[허락]한 지가 언졔요.
81
안    (의심시럽게) 언졔라니?
82
永[영]  오늘 밧소? 어젹게 밧소.
83
안    바로 오늘 夕陽[석양]판에 밧는대. 왜 뭇는가.
84
永[영]  그 뒤에 다른 놈이 멧이나 왓다 갓소.
85
안    오기는 누가 온단 말잉가. 쟈네하고 갓치 나간 뒤에 나 혼쟈 잇섯는대.
86
永[영]  鄭[정]가 놈 手段[수단]이요, 그렁깨. (몸서리를 치며) 에이 더러운 쟈식들!
87
안    왜 엇잿능가? 그런대 나는 자네가 쟈고 올 쥴 알엇지. 싸웟든가? (대답이 업다) 한 번 말이 끗나면 눈을 찔근 감고 지내야지 하지. 자네맹이로 그럿케 참을性[성]이 업서서 엇쟌단가.
88
永[영]  암만 이런 짓을 하고 지낸다 해도 오늘 저녁 갓튼 짓은 쥬그면 쥬것지! 다시 안 當[당]할나우. (더러워 못 견듸는 듯이 츔을 택 밧는다)
89
안    (눈치를 채이련 듯이) 돈을 도로 달나고 하등가. 싸우기는 왜 싸워, 싸워서 죠을 것이 잇당가, 어대.
90
永[영]  (憤[분]해 못 견대는 듯이) 싸우기는 누가 싸웟다고 그러시요. 싸우기나 햇스면 누가 憤[분]하다고 하겟소. 안 그러면 엇잿다고 이 야단인가.
91
永[영]  인재 당쵸에 그런 자식들하고는 이얘기도 내놋치 마시요. (한참 잇다가) 아 그놈우 쟈식 져는 거는房[방]에 안져서 뭇놈들을 番[번]을 세가면서 디려보내니 당쵸에 사람이 當[당]할 짓이요? 이것이.
92
안    (놀낸 소리로) 그럴 쥴이야. 내가 엇더케 안당가. 그것은 내 쟐못이 아닐세. 내 원망은 말게.
93
永[영]  (한참 잇다가) 잇다가라도 쬿쳐 올지도 몰응깨 오거든 그 돈 날 쥬시요. 내 그놈의 낫바닥에다가 츔 밧고 한 밧탕 해 쥬고 나서 쥴나우.
94
안    (慰勞[위로]하듯이) 그럿치만 이것 보소. 사람이란 것은 참을性[성]이 잇서야 한다네. 나 졀물 때 이얙이 안 들엇능가. 이왕 當[당]하는 것 아닝가. 눈 한 번만 찔건 ──
95
永[영]  (至今[지금]까지 능쳥그리는 버들과 갓든 그이는 突然[돌연]히 무슨 神[신]이 붓흔듯이 火[화]를 벌덕 내며) 그놈하고 단짝이 돼 가쥬고 나 못할 짓만 식키면 멋이 죳켓소. 이 짓도 이 짓인대, 에이 챰.
96
안    (如前[여전]히) 내 이약이 안 드럿는가? 光州[광주]서 ──
97
永[영]  (얼골에 치마끈을 대이고 운다) 고만 두시요, 고만 둬라우. 다 듯기 실소. 원수의 돈! 원수읫 돈! (고개를 들어) 내가 그래 개만도 못하요. 나 실타는데 왜, 왜. (턱을 떨면서 소리 질는다.)
98
안    (風雨前[풍우전]과 갓히 고요히 잇다가 고만 벌덕 이러나) 에잇 망할 년! 나가그라. 나가! 내일이라도 房[방] 내놋코 빗 내놋코 나가면 고만 아니냐. 널더러 누가 빗지라고 하드냐. (뜰로 내려오며) 쥬져너분 년이 쥬져넙다 쥬져넙다 항깨 인졔 별짓을 다 할라고 드눈구나. 아니꼬운 년! (사립문 밧게서 캡 쓰고 흰 모시 두루마기 입은 男子[남자]가 드러온다)
99
그 男子[남자]  (안숙이네의게) 져 사람이 李永女[이영녀]요? 당신은 이집 主人[주인]이 아니요?
100
안    (눈치를 벌서 채리고 간이 덜컥 나려안는 소리로) 녜, 엇재 그러시요. 이리로 올너 안즈시요.
101
男[남]  (마리 우로 勸[권]하는 안숙이네를 사양하고) 아니요. 나는 警察署[경찰서]서 왓소. (永女[영녀] 압흐로 가서) 只今[지금] 곳 署[서]로 갑시다.
102
永[영]  (火[화]난 急[급]한 소리로) 왜 할 말슴이 잇스면 여긔서 하시요. 어린 애기 졋도 야 할 것인대, 나 못 나것소.
103
男[남]  (소리를 죰 놉혀서) 쟌소리가 무슨 쟌소리요. 말 안 듯다가는 끌고 갈 것이니 어서 내려오오.
104
안    (哀願[애원]하듯이) 내일 내가 데리고 가리다. 여보세요, 어린 졋메기 잇는 이가 어데 그럿케 됨닛가. 녜, 나리, 事情[사정] 죰 봐쥬서요. 내일 꼭 보내듸릴깨요.
105
永[영]  (男子[남자]의 反對[반대]하려는 말을 마거서 소리를 질너서) 갑시다, 가. 가지만 이년도 갓치 글고 가야 하지, 그럿챠느면 난 쥭어도 안 가겟소.
106
男[남]  (안숙이네의게) 當身[당신]도 잠간만 다녀 가시요. 取調[취조]만 곳 끗나면 (永女[영녀]의게) 當身[당신]도 곳 오게 될 게닛가 걱졍 말고 두리 다 갑시다. (안숙이네는 옷 가러 입으려고, 永女[영녀]는 아이 쟈는 것을 보고 가려고 우 아래 房[방]으로 各各[각각] 드러 간다.)
107
男[남]  (마루 끗헤 걸터안지며) 速[속]히 하시요, 速[속]히!
 
 
108
― 幕[막] ―
【원문】제1막 (1924년 하(夏)) 야(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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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진(金祐鎭)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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