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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김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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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인(大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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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둔하기로 유명한 김백곡(金栢谷)이 어느 한식(寒食) 날 말을 타고 친구를 찾아 얼마동안 가다가 언뜻 생각하니 오늘이 한식날인지라 그 찰나에 슬쩍 머리에 떠오르는 글 한 짝은 '마상에 봉한식(馬上逢寒食)' 이었다. 일찌기 당음(唐音)도 천독(千讀)을 하였으나 당음 첫장에 있는 '馬上逢寒食[마상봉한식], 途中送暮春[도중송모춘]’은 잊어버렸으므로 이 글 한 짝을 지어놓고 바깥 짝을 생각하느라고 오랫동안 안 짝인 '마상에 봉한식'을 말등 위에서 몇 번이나 되풀이로 읊고는 생각하고 생각하고는 다시 읊는다. 그때에 말고삐를 잡고 가던 마부는 워낙 오랫동안 양반의 집에서 치어난지라 들은 풍월로 당음 첫 장 쯤은 쭉쭉 내려외는 터였다. 하도 오랫동안 꿍얼거리는 꼴이 보기에 갑갑하기도 하고 아마 또 잊었구나 하는 생각에 흘낏 뒤를 치어다 보면서 도중에 '송모춘'이 어떻습니까? 이 말을 들은 백곡은 가만히 생각하니 과연 걸작인 동시에 바깥 짝으로는 훌륭한 짝이었다. 그 글의 안팎 짝을 여러번 읊고는 감탄하고 탄복하던 끝에 '저런 대시인(大詩人)을, 내가 몇 시간이나 고심하던 글짝을 단번에 척척 맞추어 놓는 갸륵한 사람을 마부로 부리는 것은 무례한 짓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곧 마부를 명하여 말머리를 돌려 집으로 부리나케 돌아와서 온 집안을 뒤숭숭하게 돌아다니며 종문서를 찾는다. 하도 분주하게 구니까 그의 아버지는 그 까닭을 알고 당음을 꺼내어 첫 장을 펴보인 즉 그는 그만 얼굴이 붉어지며 무렴했다는 말이 있다.
【원문】대시인(大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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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인(金東仁) [저자]
 
  1954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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