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한글 
◈ 교유법 (敎諭法) ◈
카탈로그   본문  
1954년
김동인
1
교유법(敎諭法)
 
 
2
서파(西坡) 오도일(吳道一)은 숙종(肅宗)대왕 때의 명사(名士)로 문장 재화(才華)가 당시 명류를 압도할 만하여 대제학까지 되어 숙종께도 큰 제우(際遇)를 받은 사람이다.
 
3
그가 문장가인 만치 지조와 주벽이 남달랐다. 지조가 특별하기로 같은 서인(西人)의 소장(少壯)으로 당시 온 세상이 추앙하는 대로(大老)인 우암(尤庵)의 김익훈(金益勳)을 편든 것을 배척하였으며 주벽이 욱심하므로 스스로 삼가 단솔히 굴어 아무 위의(威儀)를 보지 않았다. 그러나 평교간에는 누구나 감히 오공을 만홀히 보는 사람이 없었다.
 
4
어느 때 오월 장마를 만나 길이 질적질적 하니까 서파는 길가 마른 데로 골라 디디고 가는데 어떤 소년 귀인이 말을 타고 가다가 존장(尊長)인 서파를 만나서 마상에서 인사만 하고 내리기가 어려워서 주저주저 한다.
 
5
"여보게 땅도 질고 하니 내릴 것 무엇 있나 어서 그냥 가게."
 
6
하니 그 소년은 미안합니다는 표시만 하고 그만 말탄 채 달려갔다.
 
7
그때는 젊은이가 낮에 한 일을 저녁에 부친께 고하는 풍습이었으므로 그 소년의 부친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면서
 
8
"얘! 큰일났다. 내일 아침에 서파 어른댁에 가서 석고대죄(石藁大罪)를 하여라."
 
9
하였다.
 
10
그 소년의 생각은 불복(不服)한 점이 없지 않으나 부명(父命)이므로 할 수없이 그 이튿날 아침에 서파 앞에 석고대죄를 하니 서파는 발바닥으로 뛰어나와 붙들어 올리고 천만의 일이라고 좋은 말로 일러 보냈다.
 
11
그 부친은 그 이튿날 또 보냈으나 역시 붙들어 올리고 좋게 보내므로 그 이튿날 또 보냈다. 그 날은 서파가 못 본 체하더니 호령을 하되 나는 내 인사로 내리지 말라 하였으나 네 인사야 그럴 수 있느냐 다시 그러지 말 아라하고 그냥 보냈다. 그때 가서야 그 부친의 말이
 
12
"인제 아무 일 없다."
 
13
하니 이는 그 소년의 잘못됨을 깊이 깨닫게 함이다.
【원문】교유법 (敎諭法)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여러분의 댓글이 지식지도를 만듭니다. 글쓰기
〔야담〕
▪ 분류 : 근/현대 수필
▪ 최근 3개월 조회수 : 9
- 전체 순위 : 4994 위 (4 등급)
- 분류 순위 : 1055 위 / 1821 작품
지식지도 보기
내서재 추천 : 0
▣ 함께 읽은 작품
(최근일주일간)
▣ 참조 지식지도
▣ 기본 정보
◈ 기본
  # 교유법 [제목]
 
  김동인(金東仁) [저자]
 
  1954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야담(野談) [분류]
 
◈ 참조
 
  # 오도일
 
▣ 참조 정보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지식놀이터 ::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수필 카탈로그   본문   한글 
◈ 교유법 (敎諭法)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3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