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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 3. 15.) 洪斗鎭[홍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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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전]에 한 사람이 大端[대단]히 가난하야 만날 죽만 먹어야 하는 貧寒[빈한]한 살임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번은 마누라가 제 친정에 가서 꽤 여러 날 멈울러 있게 되었는데, 그 친정은 大端[대단]히 잘 삶으로 이 녀석이 에이 妻家[처가]에 가서 밥술이나 얻어 먹고 오자 ― 하고 妻家[처가]집으로 덩실〃〃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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妻家[처가]에 가서 人事[인사]를 하고 좀 이야기를 하고 앉었느라니 저녁을 해디려왔는데, 듸려온 것을 보니 그 지긋〃〃한 또 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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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이 놈이 구만 진저리가 나서 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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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왕 가저온 것이닛가 숫갈이라도 들어 한 수깔이라도 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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丈母[장모]가 작고 勸[권]하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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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마지못하여 그 죽을 떠먹어보니 아 ― 그 맛이야 말로 며라구 形容[형용]하랴! 그 죽은 잣죽이였든 것이다. 잣죽을 먹으면 陽氣[양기]를 돕는데 큰 效力[효력]이 있음으로 사우에게 딸 잘 데리고 자라구 해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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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이 元來[원래] 배를 주리든 판이요, 먹을라면 단번에 다 먹을 것이로되 집에서 먹고 왔다고 한 體面[체면]에 푹〃 퍼 먹을 수도 없어 하두어 숫갈 뜨고 숫갈을 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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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밤이 되었다. 그러나 제가 남긴 잣죽을 엇다 두었나 그 놈을 찾어 먹겠다고 ― 그것만 生覺[생각]하고 있든 이 녀석은 남들이 다 곤하게 잠든 틈을 타서 몸을 이루고 워 가마니 房門[방문]을 열고 나가 잣죽을 찾었다. 그래 요행이 잣죽을 찾어 다 먹어버리고 도로 房[방]으로 들어려 하다 구만 마루 끝에 있는 지둥의 못에 상투를 꼬였다. 이 놈이 낫다 겁이 나서 무순 도깨비라도 덤빈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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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안 그라겠으니 이번만 놔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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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哀乞[애걸]하였다. 이 소리를 뒤푸리하며 밤새도록 哀乞[애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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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튼날 새벽에 일어나보니 사우가 상투를 지둥 못에 걸고 그저 잘못했으니 놔달나고 哀乞[애걸]하고 있다. 원일이냐고 달여들어 뭇고 대답하고 하는 동안에 잣죽 훔쳐먹은 것이 그여히 脫露[탈로]되여 忘身[망신]〃〃 大忘身[대망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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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비우 좋고 意思[의사] 있는 마누라의 슬적 둘러대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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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는 몸에 이상한 病[병]이 있어 그 病[병]은 꼭 妻家[처가]에 가서 忘身[망신]을 하여야 낫는 病[병]이래요. 그래서 일부러 그란 겟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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