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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高婓)는 광해(光海)조 시대의 사람으로 인색하여 재산 모은 것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하도 재산을 잘 모으니까 어느날 그 동리 어떤 사람이 그를 찾아와 축산하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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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법(蓄産訓)을 배우겠다고? 그럼 이리 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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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그 사람을 문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문 밖에는 큰 고목 하나가 서 있었는데 그는 지금 그 방법을 가르쳐 주마 하고 그 사람더러 나무 위로 올라가 맨 끝엣 가지를 잡고 매어 달리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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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두말없이 고비의 시키는 대로 그 나무 위로 올라가 끝가지에 매어 달렸다. 그때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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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잘 되었다. 인제는 한쪽 손을 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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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그 사람은 그의 말대로 한쪽 손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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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시오 사람을 죽이려 하는 것이오? 한쪽 손마저 놓으면 떨어져 죽을텐데 그렇게 하라시오. 그래 이게 무슨 축산법이란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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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그리고 내려온 그 사람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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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보게. 한 손마저 놓으면 떨어져 죽고 그 손을 놓지 않으면 안 떨어지는 것과 같이 돈 모으는 법도 그런 겔세. 그저 한 푼을 붙들거든 자네 생명이 거기 달린 것으로 생각하게. 그 밖에 다른 방법이 있을 것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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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그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없이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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