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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수(楊禮壽)는 선조(宣祖)대왕 시대의 고명한 어의(御醫)였다. 어렸을 때에 정사룡(鄭士龍)을 찾아가 뵈었다. 정씨는 중종(中宗)대왕 때의 문장가 로서 양절번(陽節潘)의 역대론(歷代論)을 보다가 양을 보고 말하기를 네가 학문을 배울 뜻이 있느냐 하고 그 자리에서 보던 양씨의 역대론을 가르쳐주고 곧 책을 덮어 외라 하였다. 그 글이 수백 줄이나 되었으나 양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자도 틀림없이 외었다. 정씨는 깜짝 놀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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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재조로 학문을 배우면 나의 문장을 전해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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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양은 집이 대단히 가난하였다. 벼슬을 빨리 하여 녹을 받아 그 부모를 공양하려는 마음이 간절하였다. 학문의 공부는 그만두고 의원 공부를 힘써 하여 큰 명의가 되었다. 그의 방문(方文)은 의서(醫書)에 있는 대로 쓰지 않고 병을 진찰하고 임시처변으로 약을 쓰되 귀신같이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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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어떤 부인네가 산후에 정신병이 들려서 허탄한 말을 한다. 그 병이 발작 할 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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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며 미친 말이 나오기 시작한다. 여러 의원에게 묻되 다 고치지 못했다. 나중에 이양에게 병증을 설명하고 진찰을 받았다. 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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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肺)는 흰빛에 속하였고 흰 것은 서(西) 쪽의 빛이다. 그러면 이것은 요사한 기운이 폐경에 들어가서 병의 원인이 되었다. 이는 폐풍병(肺風病)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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