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입춘에는 농악놀이와 함께 풍년을 기원하는 여러 가지 행사가 열렸는데, 이중 대표적 행사가 입춘(立春, 2월4일)날 대문이나 기둥에 새로운 한 해의 행운과 건강을 기원하고, 봄을 송축頌祝하는 글귀를 붙이는 입춘방 행사였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춘첩자春帖子와 연상시延祥詩(문관文官이 정월正月 초하루를 축하祝賀하여 임금에게 지어 바친 시詩) 를 매년 새로 짓게 하라.”(1425년,세종 7년),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는 네 글자를 정성스럽게 써서 행궁行宮(임금이 궁궐 밖으로 행차할 때 임시로 머물던 별궁)의 내외에 붙이는 것이 마땅하겠습니다.”(1593년,선조 26년) 등의 입춘첩과 관련한 기록을 볼 수 있습니다
민간에서는 세로로 된 종이에 좋은 글귀를 쓴 '입춘첩'을 대문이나 기둥에 붙이는 전통이 있는데 입춘첩을 붙이면 가정에 행운과 건강을 가져다주고, 액운을 막아준다는 의미로 '입춘첩 붙이면 굿 한번 하는 것보다' 낫다는 말도 있습니다.
●입춘첩에 주로 사용되는 글귀와 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입춘대길(立春大吉·입춘이 되니 크게 길할 것이요) 건양다경(建陽多慶·새해가 돌아왔으니 경사가 많으리라)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문을 열면 많은 복이 들어오고)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땅을 쓸면 황금이 나온다)
▶부모천년수(父母千年壽· 부모님은 오래 사시고) 자손만대영 (子孫萬代榮·자손은 길이 영화를 누리리라)
▶수여산(壽如山·산처럼 오래살고) 부여해 (富如海·바다처럼 재물이 쌓여라)
▶거천재(去千災·온갖 재앙은 가고) 래백복 (來百福·모든 복은 오라)
● 2015년 입춘시각 2월4일 12시 58분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입춘시각는 2월 4일 12시 58분이며, 시각에 맞추어 붙여야 효험이 더 있다고 전해지고 이에 각 가정에서는 미리 입춘첩을 준비해 두었다가 입춘 당일에 집안에 붙이곤 했습니다. 입춘축을 쓰는 종이는 글자 수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가로 15센티미터 내외, 세로 70센티미터 내외의 한지를 두 장 마련하여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입춘오신반立春五辛盤’은 입춘날 먹던 반찬
입춘이 되면 추운 겨울 동안 먹지 못하던 신선한 채소를 먹으면서, 겨우내 움추려 있는 몸과 마음을 풀리게 하고 건강한 봄을 나도록 하는데 입춘에 먹는 시식으로는 다섯 가지 매운맛 나는 나물로 만든 오신채五辛菜가 있습니다. 입춘이면 궁중에서는 입춘오신반立春五辛盤을 진상하고 민가에서도 서로 선물로 주고 받았습니다. "오신반五辛盤"으로 불리기도 한 ‘오신채’는 ‘오훈채五葷菜’라고도 불리는데 자극성이 강하고 매운맛이 나는 채소를 가지고 만든 나물을 뜻하며 시대와 지역에 따라 나물의 종류가 다르지만 파, 마늘, 자총이, 달래, 평지,부추, 무릇, 미나리의 새로 돋아난 싹이나 새순 등 8가지 나물 중에서 색을 맞춰 다섯 가지를 골라 나물을 무쳤습니다.
●보리 뿌리점
입춘날 농가에서는 보리 뿌리를 캐어 보고 그 해 농작의 풍흉을 점쳐 본다. 보리뿌리를 뽑아 보아 뿌리가 3가닥 이상이면 풍년, 2 가닥이면 평년작, 1 가닥이면 흉년이라 여겼습니다.
●입춘 추위
입춘 무렵에 큰 추위가 있으면, “입춘에 오줌독(장독·김칫독) 깨진다.” 또는 “입춘 추위에 김칫독 얼어 터진다.”라 하고, 입춘이 지난 뒤에 날씨가 몹시 추워졌을 때에는 “입춘을 거꾸로 붙였나.”라고 말합니다. 입춘 무렵에 추위가 반드시 있다는 뜻으로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는 말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2015년은 입춘에 큰 추위가 없을거란 기상예보입니다.
● 2015년
서울 남산 한옥마을 입춘 맞이 행사
: 지하철 3, 4호선 충무로역 하차, 3, 4번출구
2/4일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입춘을 맞이해 전문서예가가 써주는 입춘첩, 입춘첩 직접 쓰기 등 다양한 입춘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고 한식재단과 함께 하는 입춘절기 음식 시식행사도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들의 입도 즐겁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