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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단(文壇) 30년의 자취 ◈
◇ 李光洙(이광수)의 걸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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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3~
김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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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文壇) 30년의 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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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光洙(이광수)의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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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시절 이전에 「무정」이하「開拓者」(개척자) 등을 발표하여 文名(문명)이 있던 춘원 이광수는 동경 조선유학생 독립선언문을 초한 뒤에 재빨리 중국 상해로 망명하여 《독립신문》을 주요한과 함께 해나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의 건강상태며 사회정세며를 따라서 조선총독부에 귀순하고 무사하 게 귀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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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儆新學校’(경신학교)의 영어교사 등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그때 한창 신문계에 드날리는 동아일보 편집국장으로 들어가서 일을 보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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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회정세는 춘원이 망명하기 이전보다 훨씬 달라졌다. 더우기 문학에 대한 견해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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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우리들이 애써서 대중을 이렇게 끌어온 것이었다. 즉 춘원이 그 새 우리의 대중 앞에 내에 놓은 일종의 대중문학을 부인하고 우리는 새로운 문학의 건설에 매진하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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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이 동아일보에 자리잡은 때는 바야흐로 이런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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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은 한동안 주저하는 기색이 보였다. 그러다가 동아일보에 소설을 쓰기 시작하였다. 「許生傳」(허생전)「再生」(재생) 등을…. 이것은 우리의 문학발전상 지대한 지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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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 새 10년간을 영영공공 ‘대중적 흥미 없는 문학’ 건설에 힘써 왔다. 우리의 대중은 우리가 써낸 그 생경한 문학을 부득이하여 달갑게 먹고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딴에는, 우리 생각으로, 오랫동안 이런 문학만을 제공하노라면, 나중에는 결국 대중도 이해하는 날이 오리라고 굳게 믿 던 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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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대중을 우리의 생경한 문학으로 10년간을 길러 왔는데 춘원이 다시금 이 대중에게 통속문학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대중은 다시 춘원을 만났다. 그 새 10년간을 쓴 떡만 먹어 오던 대중은 다시 춘원의 달콤한 글을 만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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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우기 춘원이 그 달콤한 글을 발표하는 기관이 이 땅에서 왕자격으로 군림해 있는 동아일보 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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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동아일보에 「허생전」,「一說 春香傳」(일설 춘향전),「재생」등을 쓴 것이 춘원 자신의 뜻이었는지 혹은 동아일보 사장 古下(고하) 송진우의 뜻을 받음이었는지는 따져보지 못하였지만, 이 사실 때문에 바야흐로 싹트려던 조선 신문학이 받은 타격은 막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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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임을 오직 춘원에게 뒤집어 씌우는 내가 오히려 비겁하다. 파산, 실처 등 쓰라린 사고에 부딪쳐서 붓을 던지고 숨어 있던 내가 다시 붓을 잡은 것은 동아일보 지상의 「젊은 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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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껏 청초하고 고결함을 자랑하는 나였었지만 몇 푼의 원고료를 받아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거절해 오던 동아일보 집필을 종내 수락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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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은 어차피 그 출발이 신문소설이었던 사람이었지만, 이 나의 훼절이야 말로 온 조선 사회에 크게 영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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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이 훼절을 나무라고 어떤 사람은 욕했지만 그보다도 많은 追隋者(추수자)가 뒤따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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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소설을 써도 괜치않다. 金東仁(김동인)도 쓰지 않느냐? 신문소설을 쓰는 것은 결코 흠절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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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을 들게 하여 신문학 발전에 큰 지장을 준 허물은 입이 백 개라도 변명할 여지가 없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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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신문소설이란 것은 대중은 신문소설 영역까지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하지만 그 반면에 문학을 등한하는 것이라, 조선문학은 신문소설의 창성으로 하여 뒷걸음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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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문단에서는 춘원이 홀로 「허생전」이며 「재생」등을 쓴 동안은 춘원은 문단인이 아니라 하여 불관심하여 버렸지만, 金東仁(김동인)까지 신문 소설을 쓰고 보니 신문소설을 쓰는 것이 문사로서 결코 흠이 안 된다 보게 되고, 그것이 차차 신문소설을 쓰려는 요구로 변하게까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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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 한 편의 연재소설을 쓰기 시작하면 그것을 쓰는 동안은 이렁저렁 생활이 안정되기 때문이었다. 7,8개월 동안 생활의 안정을 얻는다 하는 일은 사실 생활의 경제적 기초를 못 가진 문사들에게는 여간한 큰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원문】李光洙(이광수)의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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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인(金東仁) [저자]
 
  1948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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