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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월(霽月)씨(氏)의 평자적(評者的) 가치(價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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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5
김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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霽月[제월] 氏[씨]의 評者的[평자적] 價値[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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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然[자연]의 自覺[자각]」에 대한 評[평]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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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代[현대]〉 제2호의 「自然[자연]의 自覺[자각]」에 대한 霽月[제월] 씨의 평을 보고, 나는 곧 거기 한 마디 하려 하였지만, 나의 더 긴급한 원고로 말미암아 못하였었으니, 지금은 틈이 있으니 간단하게 몇 마디 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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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에 들기 전에 전제로 몇 마디 쓸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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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작품을 비평하려는 눈은, 절대로 작자의 인격을 비평하려는 눈으로 삼지 말 것이다. 인격이 완전한 작가에게도, 연습이 없으면 불완전한 작품을― 비웃음을 받을 만한 작품을 만드는 수가 있다. 만약 작자의 인격을 볼 경우가 있다 하면, 그것은 그 작자가 어떤 私怨[사원]이 있어서 그 사람을 모욕하려고 작품을 쓴― 그와 같은 데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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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한 개 작품을 비평하는 작품 비평가의 자격으로는, 그 작품의 작자인 인물 비평가는 될 권리가 없다. 만약 있다 하면, 역시 첫 조목에 쓴 그런 경우에나 할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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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쓴 조목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작품 비평가는 다만 그 작품 비평에만 진실하여라. 그 작품이 자아 광고이든 무엇이든 그것은 볼 필요도 없거니와 볼 권리도 없다 하는 말이다. 자아 광고가 그리 성이 나면, 제목을 ‘白岳[백악] 씨의 자연의 자각을 보고서’ 라는 것보다도, 오히려 ‘자연의 자각을 미루어 백악 씨의 인격을 평함’이라든 고치는 편이 낫다 하는 말이다 (어느덧 본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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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월 씨의 비평(?)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관한 사상은, 다른 것 아니라 다만 작자인 백악 씨에 대한 인신공격(사원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이다. 작품의 조화된 정도를 논한 것보다 백악 씨에 대한 이유 없는(?) 인신공격뿐이다. 여기 우리는, 제월 씨의 평자적 상식과 인격과 자격의 極下劣[극하렬]함을 발견치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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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평자는, 작품의 정도를 토론키 전에 먼저 ‘勿驚[물경]하라’ 운운으로 자기 권리 밖에 나가는 자아 광고라는 것을 드러낸 것을 보아도, 이 평을 쓰게 된 동기를 우리는 엿볼 수가 있다. 또 自家[자가] 광고를 목적으로 한 소설은, 실패의 작이라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이 세상에― 소위 자서전이니 참회록이니 하는 명칭 아래 발표되는 작품은 모두 제월 씨의 부르는바 자가 광고적이 아닌가? 이 「자연의 자각」은 다만 제3자를 이용한 참회가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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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시부터 의자에 걸어앉아 공상을 하며, 기뻐도 하고 슬퍼도 하였다’는 것을 제월 씨는, P의 常用日記[상용일기]와 다름없고, 예술품에는 이런 일이 없다는 이유를 나는 모르겠다. 나는 개념뿐으로도 훌륭한 예술품을 제작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상용일기도 완전한 예술품이 될 수 있다고 단언한다. 나는 여기서 제월 씨의 소설 작법에 대한 지식이 제로임을 발견한다. 소설의 작법을 모르는 사람은 소설 평자 될 자격은 없다. 소설의 작법을 모르면, 그 작품의 결점을 똑똑히 발견할 수 없으므로……. 여기 그만, 제월 씨는 자기 평가적 가치 정도를 백만인 앞에 폭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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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을 다하면 활발하게 운운…’한 데서, 우리는 수완이 부족한 작자 백악 씨가, P의 성격 ―벗과 함께 있을 때는 활발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이렇게 외로워한다 하는― 을 나타내려는 고심을 볼 수가 있다. 그런데, 이것을 못 알아본 제월 씨가 여기서 ‘무엇을 고대하다가 실망하였다’ 하는 데는 나도 동정한다. 그렇지만 큰 개를 사자로 보고 놀랐던들 개의 주인에게 무슨 책임이 있으랴. 제월 씨가 실망한 것은 자기 죄로 말미암음이니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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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 그 평자는 다시 직접 인신공격으로 들어붙어서, 작품 평자인 자기의 본분을 잊고, 該[해] 소설을 쓰게 된 동기를 探詰[탐힐]하기를 예술가로서의 양심으로 하며, ‘문단―뿐 아니라 일반적 경향의 악화를 고치겠다’고 큰 소리를 하여, 더욱 더 자기의 작품 평자적 가치의 제로임을 폭로하는 데는, 나는 참다 못하여 동정까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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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득이 발표하였다 운운하는 데는, 유감 없이 제월 씨 자기의 좁으러운 마음을 드러내었으며, 심지어 모든 자서전, 다시 말하면 모든 소설, 또 다시 말하면 모든 소설가를 무시하여 개벽 이래 처음의 예술의 참 의미의 大敵[대적]으로 무의식히 자임하여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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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 가서는, 문예와 신문 3면 기사를 구별 못하는, 웃음까지 나는 평자의 무학을 드러내었다. ‘실연은 고통이다’ , ‘운명은 인공적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라는 백만인이 다 아는 바를 썼다고 평자는 이를 질책하지만, 백만인이 안다고 소설에 이 이야기를 못 쓴다는 이유는 어디 있는지? 지금 우리나라 모―든 소설(?)의 주조인 ‘사랑 없는 결혼은 제로’ 라는 말은, 백만인이 다― 모르는지. 여기 평자는, 이유 없이 臆說[억설]로써 다만 백악 씨를 공격하자는 좁으러운 충동으로 말미암아 이 평론을 쓴 것을 그만 폭로시켰다. 백만인이 안다고 그 이야기를 작품에 못 쓴다하면, 예술의 범위(무제한이라는)는 제월 씨로 말미암아 대단히 좁아질 터이며, 백만인이다― 아는 ‘문자’ 와 ‘일정한 어사’ 를 못 쓴다 하면, 이는 예술―뿐 아니라 인류의 미로를 지으려 함이다. 여기 제월 씨는, 무의식히 ‘빨리 인류의 역사가 끝나라’ 고 부르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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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든, 제월 씨가 이 비평을 쓴 동기는 모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다만 백악 씨를 공격하려는 마음을 가진 것은 그 글이 증명하는 바다. 즉 이 평론은 작품에 대한 것보다 인신공격이다. 이것으로 보아, 나는 제월 씨의 비평가적 자격을 절대로 非認[비인]하며, 따라서 그의 비평가적 가치의 제로임을 절대로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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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나는 어떤 사람들과 같이 겉으로는 공손하고 속에 독을 품은 말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므로, 사양치 않고 侮的[모적] 辭句[사구]를 썼으니, 그것을 알아보아 달라는 말이다.(또 한마디 「자연의 자각」은 결코 良作[양작]은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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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創造[창조]〉 6호, 1920. 5)
【원문】제월(霽月)씨(氏)의 평자적(評者的) 가치(價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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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인(金東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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