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한글 
◈ 단산수(端山守)와 꺽정(巨正) ◈
카탈로그   본문  
1954년
김동인
1
단산수(端山守)와 꺽정(巨正)
 
 
2
단산수(端山守)는 명종(明宗)조 때의 종실(宗室)이요 옥저(玉笛)를 잘 불므로 온 나라 안에 유명하였다. 무슨 일이 있어 황해도 지방에 갔다. 어느 날 산협길로 들어가는데 해가 벌써 저물었다. 별안간 삼림 속으로서 도적의 무리 수십 명이 혹은 화살 혹은 창을 들고 달려들어 한편으로 하인을 때리며 한편으로 행장을 빼앗으며 단산수를 잔뜩 결박하여 앞세우고 산골 짝으로 수십 리를 들어갔다. 쳐다보니 좌우의 수목은 우거지고 산 밑 평평한 언덕 위에 채색(彩色) 장막이 높이 솟았는데 좌우에 창검을 든 군졸들이 위엄이 늠름하게 옹위하였다. 그중에 일원대장이 황금투구에 홍금(紅錦) 갑옷을 떨쳐 입고 붉은 교의에 높이 걸어앉았다.
 
3
그때에 임꺽정(林巨正)이 적당을 모집하고 동설령같이 험하고 깊은 산에 근거지를 두고 적당을 거느리고 관청을 습격하며 민간에 노략질하면서 10여 년을 지내던 때이다. 관군이 출동하여 잡으려 하여도 여러번 실패하고 잡지못하였다. 그 교의에 걸어앉은 대장은 곧 임꺽정이었다. 파수 군졸이 단산수를 잡아 끄을고 군막 앞에 가서 행객을 잡아왔다고 보고한다. 적장은 교의에 걸어앉아 행객을 잡아들이라고 명한다. 군졸들이 단산수를 잡아들여 마당에 잔뜩 꿇렸다. 적장과 단산수의 문답,
 
4
"네 성명이 무엇이냐."
 
5
"저는 단산수외다."
 
6
"허허 네가 옥저를 잘 부는 단산수냐."
 
7
"그리하외다."
 
8
"그러면 네 행장에 옥저가 있느냐."
 
9
"있소이다."
 
10
꺽정이 군졸을 명하여 단산수의 결박한 것을 끌러 놓고 붙들어 올려 상좌에 앉히고 주물상을 잘 차려 들이라 한다. 조금후에 갖은 육찬과 갖은 어선(魚鮮)과 갖은 채소와 갖은 과실을 만반고배(滿盤高排)하여 들인다. 꺽정이 술 한 잔을 가득 부어 권하며 옥저 한 곡조 듣기를 청한다. 단산수는 어쩔 수 없어 행장에서 옥저를 꺼내어 청탁고하(淸濁高下)의 소리를 골라 처절 비창하게 불어내니 그 곡조가 마치 계명산(鷄鳴山) 추야월에 장자방(張子房)의 옥통소로 8년 풍진 초패왕의 10만 대군을 허치는 격과 방불하였다. 임꺽정의 철석간장으로도 이 곡조를 듣고 갑자기 슬픈 마음이 격동되는 동시에 만일 옥저를 다시 불어 저의 군졸들의 마음이 슬퍼져 흩어져 달아날까 염려 하여 재박을 청하지 못하고 다만 군졸을 명하여 이 양반을 동구 밖까지 잘 보호하여 보내어 드리라고 하였다.
【원문】단산수(端山守)와 꺽정(巨正)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여러분의 댓글이 지식지도를 만듭니다. 글쓰기
〔야담〕
▪ 분류 : 근/현대 수필
▪ 최근 3개월 조회수 : 17
- 전체 순위 : 2821 위 (3 등급)
- 분류 순위 : 408 위 / 1835 작품
지식지도 보기
내서재 추천 : 0
▣ 함께 읽은 작품
(최근일주일간)
▣ 참조 지식지도
▣ 기본 정보
◈ 기본
  # 단산수와 꺽정 [제목]
 
  김동인(金東仁) [저자]
 
  1954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야담(野談) [분류]
 
◈ 참조
 
 
  # 단산수
 
▣ 참조 정보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지식놀이터 ::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수필 카탈로그   본문   한글 
◈ 단산수(端山守)와 꺽정(巨正)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3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