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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사룡(鄭士龍)과 나막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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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김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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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룡(鄭士龍)과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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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룡(鄭士龍)은 명종(明宗) 때 사람으로 자는 운경(雲卿)이요 호는 호음(湖陰)이다. 어느 해 명나라 사신 공용경(龔用卿)이 조선으로 오는데 대 문장가(大文章家)였다. 조선서는 그를 맞아서 영접할 만한 사람이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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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양(蘇世讓)이 원접사(遠接使)로 의주(義州)에 있기는 있어도 조정의 물의는 소씨가 공사(龔使)의 시문(時文)을 능히 당하지 못하리라고 할 뿐 아니라 자기 역시 칭병하고 맡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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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는 평양으로 영위사(迎慰使)가 되어간 정사룡에게 특별히 자헌(資憲)을 제수하여 소씨를 대신케 하였다. 정이 웃으며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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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이 나로써 나막신을 삼는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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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정이 시문에는 능하지만 경술(經術)을 연구치 아니하므로 조정에서 크게 쓰지 않다가 이런 급한 때에야 쓴다는 뜻이다. 나막신이란 보통 때에는 구석에 버려 두었다가 비가 와서 요긴하게 되어야 꺼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문】정사룡(鄭士龍)과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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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인(金東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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