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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西歸浦市) # 강정마을 # 양윤모 # 연경문화예술원 # 제주 해군기지
최근 3개월 조회수 : 1 (5 등급)
【문화】
(게재일: 2023.11.10. (최종: 2023.11.12. 22:10)) 
◈ 제주 해군기지와 강정마을 구럼비
양윤모 감독 · 레니 리팬슈탈 감독
손기정 선수가 1936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우승할 때 기록 영화로 제작한 사람이 레니 리팬슈탈 감독이다. 양윤모 영화평론가는 레니 리팬슈탈 감독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제주 사람들에게 영화를 보여주었다.
양윤모 감독 · 레니 리팬슈탈 감독
 
손기정 선수가 1936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우승할 때 기록 영화로 제작한 사람이 레니 리팬슈탈 감독이다. 양윤모 영화평론가는 레니 리팬슈탈 감독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제주 사람들에게 영화를 보여주었다. 그는 서울에서 활발하게 영화 평론을 하다가 2007년 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유치 신청되자 서울에서 하던 평론 직업을 그만두고 고향인 제주로 돌아간다.
 
그는 제주 서귀포시 연경문화예술원을 설립하고 강정(江汀)마을 등 제주 현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며 NGO 활동을 하였다. 양 감독은 레니 리팬슈탈 감독이 만든 다큐 〈레니 리팬슈탈, 그녀의 아프리카에 대한 꿈〉 〈바다속의 인상〉 〈훌륭하고 끔직한 레니 리팬슈탈〉를 상영해 주민들과 ‘문화와 이념 차이’에 대해서 많은 토론을 했다.
 
 
강정마을 구럼비
 
 
제주도 해군 기지의 필요성은 1993년 12월 합동참모회의에서 처음 제기되어 화순항을 적극 추진했으나 화순항 주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 일시 중지되었다. 2005년 4월 해군에서 제주 해군기지 추진기획단이 다시 만들어져 논의가 시작되었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대선공약을 하며 점차 탄력을 받고 제주도 내 여러 항구를 물색하다 강정마을을 선택하고 국책사업으로 진행하였다. 해군은 해군기지 건설에 필요한 협의매수 부지가 50%가 되지 않자, 강제매수를 위해 강정마을의 농로 매각을 제주도에 요구한다.
 
이에 제주도는 주민들이 농로로 사용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토지를 내놓아 만든 농로를 포장 해준다며 주민들의 동의와 협의도 없이 기부 체납 형태로 도유지로 만들어 놓고 그 농로를 해군에게 매각해 버렸다. 결국 풍림콘도 소유 토지, 외지인 지분, 도유지였던 농로 등 49%의 토지를 확보한 해군은 나머지 토지 51% 인 주민들 소유지 전량을 강제수용했다. 해군이 강제수용으로 해군기지 건설부지 확보를 끝내면서 구럼비는 중장비에 의해 파괴되기 시작하고, 강정마을은 공동체가 붕괴하였다.
 
평론가이며 영화감독인 양윤모는 2012년 2월 7일 제주 해군기지 건설 업무방해 협의로 구속되어 28일째 옥중단식을 이어가며 “강정마을 구럼비를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4번이나 구속 수감된 양 감독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응원했다.
 
많은 학자들은 제주도 구럼비를 폭파하지 않고도 제주 해군기지를 충분하게 건설할 수 있고, 국가안보를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방 관계자들은 ‘안전 확보’를 이유로 너무나 넓은 부지를 확보해, 자연을 마구 파괴했다. 우리나라 한반도 해안이 수억 년을 내려오면서 잘 보존되었는데 근대 50년 사이에 대부분 망가져 이제는 어디를 가도 아름다운 명소가 모두 사라져 버렸다.
 
2010년 1월 해군기지 항만 공사 건설을 착공한 지 6년 2개월 만인 2016년 2월 26일에 제주 민군복합항 준공식을 거행하였다. 이로써 해군기지에는 해군 함정 20여 척과 15만 톤급 크루즈선 2척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게 되었다. 제주도가 평화의 섬, 생명의 섬이 아닌 해군의 전초 군사기지가 되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구럼비가 폭파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남은 구럼비 해안을 보존하려고 정부와 강력하게 맞서 항쟁하고 있다.
 
 
까마귀쪽나무, 사진:위키백과
 
 
구럼비는 ‘까마귀쪽나무’를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까마귀쪽나무는 우리나라 남해안과 제주도 해안에 많이 자생하는 녹나무과의 늘 푸른 넓은잎나무이다. 강정마을 주민들이 말하는 구럼비는 해군기지 공사 현장에 있는 해안가 바위를 지칭하며, 이 바위들은 까마귀쪽나무 군락에 인접해 있어 구럼비 바위라고 불렸다.
 
 
제주 강정마을 해안가 구럼비 , 사진: 제주의 소리
 
 
제주도 강정마을 사람들은 구럼비를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흘러서 은어와 원앙이 노니는 강정천과 악근천, 그리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용천수가 솟아나고 있어 살기 좋다며 제일강정이라 불렀다. 구럼비 해안에는 세계에서도 보기 힘든 국내 유일의 폭 60m 길이 1.2km에 달하는 ‘한 덩어리로 된 용암바위’가 있다. 구럼비는 단일 용암 바위, 단괴, 너럭바위로 3만 년 전 해저 화산활동으로 인해 진흙층과 함께 융기해 올라 공기에 노출되지 않은 채 굳어진 현무암으로 표면이 거칠지 않고 매끄러운 형태를 지녔다.
 
강정마을 구럼비 해안은 천연기념물 442호이자 세계 유일의 연산호 군락지(204.12.13)가 형성되어 있는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 보호지역이며 해양공원, 생태 보호구역 등의 보호지역이었다. 구럼비 해양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I급인 나팔고둥과 II급인 기수갈고둥, 금빛 나팔 산호, 진충산호, 해송, 흰수지맨드라미류의 서식지이고 고운 모랫바닥이 형상되어 있어서 한치와 두족류 및 강정천, 악근천의 상징인 은어가 치어기를 보내는 소중한 장소이기도 하다. 남방돌고래가 노닐며 세계적 희귀종인 고래상어마저 가끔 출몰한다.
 
구럼비 해상은 멸종위기야생동물 II급인 붉은발말똥게, 맹꽁이의 서식지이다. 바위 곳곳에서는 지하수가 솟아올라 흐르며 고인 곳이 많아 우리나라 유일의 바위 습지 지대이다. 또한 맑고 깨끗한 용천수 덕분에 생태계 보전이 매우 우수하여 두루미와 따오기의 서식지이자 수많은 철새의 도래지이기도 하다. 구럼비 해안은 말 그대로 천혜의 생태 보고이자 강정마을 주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터전 그 자체이다.
 
강정마을의 많은 사람들은 “인간이 생명의 순환을 멋대로 손대어 망가뜨리는 권리를 누구에게 부여받았습니까? 바다를 뒤덮는 매립공사의 권리를 누가 내주었습니까? 현행법이 그러한 권리를 부여했다고 해도 그 법이 인간이 만든 법인 이상 분명히 재고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필자도 강정마을을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제주 해군기지 주변의 무시무시한 공포 분위기와 높다란 담벼락과 철조망을 지금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현재 구럼비는 일부 지역이 남아 해군기지 내 수변 공원이 되었다. 강정마을 구럼비는 영원토록 제주도 도민의 것이고, 구럼비 안에서 솟아나는 생명수 할망 물은 신성한 샘물로 제주 강정마을 사람들의 정신적인 자연유산인데 지금까지 제주도 도민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와 강정마을 주민들은 잘 협의하여 1년에 정해진 날을 택해 마을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가듯 구럼비 해안을 방문해 생채기가 난 용암 바위를 어루만져 주게 하고 용천수를 만나게 해야 한다. 이제 제주 민군복합항 해군기지가 완성되어 해군력이 증강되고 국가 안보가 더 강화된 만큼 10여 년 동안의 건설 과정의 아픈 갈등과 치유도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
 
 
생활문화아카데미 궁인창
【작성】 궁 인창 (생활문화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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