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한글 
◈ 이은(李殷) ◈
카탈로그   본문  
1954년
김동인
1
이은(李殷)
 
 
2
이태조(李太祖) 5년 10월에 대마주의 해적이 울주(蔚州 ― 지금 蔚山)를 침범하였다. 태조께서 우의정 김사형(金士衡)과 병마사(兵馬使) 남재(南在) 등에게 명하시어 수군과 육군을 거느리고 막으라 하셨다. 계림부원군(鷄林府院君) 유량(柳亮)이 정병을 거느리고 나아가서 적군의 선봉을 쳐서 파하니 적군은 쫓겨 죽산도(竹山島)로 달아나서 항복하기를 간청하였다. 군중이 다 그 항복하겠다는 말을 믿지 아니하였다. 유량이 홀로 믿고
 
3
"항복하는 것은 옛적에도 있는 일이니 의심할 것이 없다"
 
4
하고 스스로 필마단기로 적진에 나가서 사람을 시켜
 
5
"계림부원군 유공이 왔다"
 
6
하였다. 적괴 다섯 사람이 그 말을 듣고 그 군사 수백 명을 거느리고 무장을 해제하고 나와서 다 절하고 명령대로 하기를 청하며 그 중에 대장 한 사람은 자기 아들을 볼미하기를 청하였다. 적들이 그 말대로 남포(南浦)에 물러나가니 울주 군수 이은 (李殷)이 대접을 매우 후하게 했다. 닷새를 지낸 후에 그 넷째 적장이 이 군수에게 와서 자기의 병선에 함께 나가서 연회하기를 간청하였다. 이 군수는 교제상 거절하기가 어려워서 허락하고 함께 적군의 병선에 올라갔다. 즉, 뜻밖에 적은 일제히 군복을 입고 서리 같은 환도를 빼어들고 한 적괴가 나서서 말하기를
 
7
"너희가 우리를 달래어 깊이 들어가게 하고 나중에는 육군과 수병을 출동하여 앞뒤로 쳐서 우리를 패하게 한 것은 무슨 일이냐."
 
8
하고 사세가 매우 위험하였다. 이 군수는 웃으며 말하기를
 
9
"어 ― 이것 무슨 말이냐. 우리측에서 너희들을 진심으로 대접하였는데 너희들이 공연히 의심과 두려운 마음이 생겨서 약신(約信)을 배반하고 침범하다가 패한 것이다. 이제는 후회하여도 소용이 없는 일이다"
 
10
하고 정대히 말하였다. 적들이 처음에는 해하려 하다가 사리의 말을 듣고 말이 막혀 해하지는 않고 이 군수의 일행을 다 병선에 싣고 대마로 건너가서 구류하였다. 그때에 마침 대마도 어떤 절에 주지로 있는 점잖은 중이 이 군수를 구류한 처소로 심방하였는데 그 중은 글을 잘 하는 사람이었다. 그 이 군수는 오언절구 시 한 수를 지어주었다.
 
 
11
滄海疑無地[창해의무지]
12
今朝忽見山[금조홀견산]
13
居僧淸且絶[거승청차절]
14
相對一開顔[상대일개안]
 
 
15
중이 이 시를 보고 놀래어 칭찬하며 곧 그 길로 대장한테 가서 이 공이 글 잘 한다는 것을 말하고 그렇게 초초히 대접하는 것이 옳지 않다 하여 이에 사관을 다시 정하고 융숭한 예절을 갖추어 대접하였다. 그때에 이 군수와 함께 갔던 이청(李靑) 등은 이 군수에게 우리가 배 한 척을 빌려가지고 몰래 도망하여 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 군수는 말하기를
 
16
"그것 무슨 말인가, 옛 사람은 위급한 일을 당하였으되 지름길로도 아니 가고 구멍으로도 나가지 아니하였는데 어찌 용속하게 도망을 하여 갈 수가 있겠느냐. 좀 있으면 나라에서 정대히 사자를 보내어 우리를 데려갈 터이니 너희들은 그런 말을 다시 하지 말라"
 
17
하였다.
 
18
과연 한 달을 지나매 나라에서 사자가 박인귀(朴仁貴)를 보내서 대마도주(對馬島主)에게 실신(失信)한 죄과를 책망하니 대마도주가 잘못함을 사과하고 일행을 예절을 갖추어 돌려보냈다.
【원문】이은(李殷)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여러분의 댓글이 지식지도를 만듭니다. 글쓰기
〔야담〕
▪ 분류 :
- 통계자료 없음 -
( 신규 )
지식지도 보기
내서재 추천 : 0
▣ 함께 읽은 작품
(최근일주일간)
▣ 참조 지식지도
▣ 기본 정보
◈ 기본
  # 이은 [제목]
 
  김동인(金東仁) [저자]
 
  1954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야담(野談) [분류]
 
◈ 참조
 
  # 대마도
 
▣ 참조 정보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지식놀이터 ::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수필 카탈로그   본문   한글 
◈ 이은(李殷)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3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