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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
◇ 제14회 조조는 어가를 허도로 옮기고 여포는 밤을 틈타 서주를 습격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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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경
나관중
1
삼국지연의 (三國志演義) 第十四回 曹孟德移駕幸許都 呂奉先乘夜襲徐郡
2
제14회 조조는 어가를 허도로 옮기고 여포는 밤을 틈타 서주를 습격하다.
 
 
3
卻說李樂引軍詐稱李傕、郭汜,來追車駕,天子大驚。楊奉曰:“此李樂也。”遂令徐晃出迎之。李樂親自出戰。兩馬相交,只一合,被徐晃一斧砍於馬下,殺散餘黨,保護車駕過箕關。太守張楊具粟帛迎駕於軹道。帝封張楊爲大司馬。楊辭帝屯兵野王去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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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 이악이 군사를 이끌고 이각, 곽사를 사칭하며 거가를 추격하니 천자가 크게 놀랐다. 양봉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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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이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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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서황을 시켜 나가 맞게 하니 이악이 스스로 출전했다. 두 말이 맞붙어 단 한 합에 서황의 도끼에 찍혀 말에서 떨어졌다. 나머지 무리를 무찌르고 거가를 보호해 기관을 지났다. 태수 장양이 식량과 비단옷감을 구비해 갈랫길에서 거가를 맞이했다. 황제가 장양을 대사마에 봉했다. 장양이 황제에게 청해 야왕(하남성 비양현)에 병력을 주둔시키러 갔다.
 
 
7
帝入洛陽,見宮室燒盡,街市荒蕪,滿目皆是蒿草,宮院中只有頹牆壞壁。命楊奉且蓋小宮居住。百官朝賀,皆立於荊棘之中。詔改興平爲建安元年。是歲又大荒。洛陽居民,僅有數百家,無可爲食,盡出城去剝樹皮、掘草根食之。尚書郎以下,皆自出城樵采,多有死於頹牆壞壁之間者。漢末氣運之衰,無甚於此。後人有詩歎之曰:“血流芒碭白蛇亡,赤幟縱橫遊四方。秦鹿逐翻興社稷,楚騅推倒立封疆。天子懦弱奸邪起,氣色凋零盜賊狂。看到兩京遭難處,鐵人無淚也淒惶!”
 
8
황제가 낙양에 들어가니 궁실이 모두 불타고 거리가 황폐하여, 눈에 가득 들어오는 것은 모두 쑥이고, 궁궐 가운데 보이는 것은 무너진 담벼락이었다. (황제가) 양봉에게 명해 작은 궁의 지붕을 수리해 거주했다. 백관이 조정에 나와서 하례하는데, 모두 가시나무 가운데 섰다. 조서를 내려 연호를 흥평에서 건안 원년으로 바꾸었다. 이 해에 또 크게 흉년이 들었다. 낙양에 거주하는 백성이 겨우 수백 가구이고, 먹을 게 없어서 모두 성밖으로 나가서 나무 껍질을 벗기고 풀뿌리를 파서 먹었다. 상서랑 이하 관리들도 모두 스스로 성밖에 나가 땔감을 주웠다. 무너진 담벼락 사이에 시체들이 많았다. 한나라 말기에 기운이 쇠미하기가 이보다 심할 수 없었다. 훗날 어떤 사람이 시를 지어 탄식하기를,
 
9
“망탕산에서 흰 뱀을 죽여 피를 흘리고, 붉은 깃발 휘날리며 종횡으로 사방을 누볐네. 진나라 사슴(왕권을 상징)을 쫓아 뒤집어서 사직을 일으키고, 초나라 오추마(항우의 말)를 쓰러뜨려 영역을 세웠네. 천자가 나약하여 간신들이 일어나니, 기운(국운)이 기울어지고 도적이 미쳐 날뛰네. 낙양과 장안 두 서울의 조난처를 바라보니, 눈물없는 강심장도 슬프고 두렵구나.”
 
10
하였다.
 
 
11
太尉楊彪奏帝曰:“前蒙降詔,未曾發遣。今曹操在山東,兵強將盛,可宣入朝,以輔王室。”帝曰:“朕前既降詔。卿何必再奏,今即差人前去便了。”彪領旨,即差使命赴山東,宣召曹操。卻說曹操在山東,聞知車駕已還洛陽,聚謀士商議,荀彧進曰:“昔晉文公納周襄王,而諸侯服從;漢高祖爲義帝發喪,而天下歸心。今天子蒙塵,將軍誠因此時首倡義兵,奉天子以從 衆望,不世之略也。若不早圖,人將先我而爲之矣。”曹操大喜。正要收拾起兵,忽報有天使齎詔宣召。操接詔,克日興師。
 
12
태위 양표가 황제에게 아뢰기를,
 
13
“예전에 조서를 내리셨으나 아직 보내지 못했습니다. 지금 조조가 산동에 있는데, 병력이 강하고 장수들이 많으니 조정에 불러서 왕실을 보필하도록 하십시오.”
 
14
하니, 황제가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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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이 전에 이미 조서를 내린 것이니 경이 다시 아뢸 필요가 있겠소? 지금 즉시 사람을 보내 서둘러 가게 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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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양표가 성지를 받들고 즉시 사자에게 명해 산동으로 가서 조조를 불러들이게 하였다. 한편, 조조가 산동에 있으면서 거가가 이미 낙양으로 돌아온 것을 듣고 모사를 모아 상의했다. 순욱이 진언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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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진문공이 주나라 양왕을 받들어서 제후들이 복종하였습니다. 한나라 고조가 (초나라) 의제의 상을 치뤄주어서 천하의 인심이 그에게 돌아갔습니다. 지금 천자께서 몽진하시는데 장군께서 진실로 이때에 앞장서서 의병으로 천자를 받들어 중망을 따르는 것은 세상에서 얻기 어려운 계략입니다. 만약 일찍 도모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우리보다 먼저 그리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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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조조가 크게 기뻐하여, 막 군사를 수습해 출동하려는데, 문득 천자의 사신이 조서를 지니고 와서 임금의 부름을 전한다고 보고했다. 조조가 조서를 접하자 날을 정해 군사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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卻說帝在洛陽,百事未備,城郭崩倒,欲修未能。人報李傕、郭汜領兵將到。帝大驚,問楊奉曰:“山東之使未回,李、郭之兵又至,爲之奈何?”楊奉、韓暹曰:“臣願與賊決死戰,以保陛下!”董承曰:“城郭不堅,兵甲不多,戰如不勝,當複如何?不若且奉駕往山東避之。”帝從其言,即日起駕望山東進發。百官無馬,皆隨駕步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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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황제가 낙양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갖추어지지 않고, 성곽도 무너져서 고치려 해도 아직 고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사람이 보고하기를, 이각과 곽사가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온다고 하니, 황제가 크게 놀라서 양봉에게 묻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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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으로 간 사자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데, 이각 곽사의 군사가 또 온다니 어찌 해야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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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양봉과 한섬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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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이 역적들과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서 폐하를 보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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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동승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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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이 견고하지 못하고 병력이 적은데 싸워서 이기지 못하면 다시 어찌되겠소? 다시 거가를 받들어서 산동으로 피하는 것만 못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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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황제가 그 말을 따라서 그날 거가를 일으켜 산동으로 떠났다. 백관들은 말이 없어 모두 거가를 따라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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出了洛陽,行無一箭之地,但見塵頭蔽日,金鼓喧天,無限人馬來到。帝、後戰栗不能言。忽見一騎飛來,乃前差往山東之使命也,至車前拜啟曰:“曹將軍盡起山東之兵,應詔前來。聞李傕、郭汜犯洛陽,先差夏侯惇爲先鋒,引上將十員,精兵五萬,前來保駕。”帝心方安。
 
28
낙양을 나가서 화살 사정거리 하나쯤 갔을 때, 먼지가 피어올라서 하늘을 가리고 징소리 북소리가 하늘을 뒤흔드는데 끝없는 인마가 다가오니 황제와 황후가 전율해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문득 한 기병이 달려오는데 바로 앞서 산동에 보냈던 사신이다. (임금의) 수레 앞에 와서 절하고 말하기를,
 
29
“조 장군이 산동의 병력을 모두 일으켜 조서에 응답해 달려왔습니다. 이각과 곽사가 낙양을 범한다고 듣고 먼저 하후돈을 선봉으로 상장 열 명과 정예병 5만으로 달려와서 거가를 보위하도록 했습니다.”
 
30
하였다. 황제가 그제야 안심했다.
 
 
31
少頃,夏侯惇引許褚、典韋等,至駕前面君,俱以軍禮見。帝慰諭方畢,忽報正東又有一路軍到。帝即命夏侯惇往探之,回奏曰:“乃曹操步軍也。”須臾,曹洪、李典、樂進來見駕。通名畢,洪奏曰:“臣兄知賊兵至近,恐夏侯惇孤力難爲,故又差臣等倍道而來協助。”帝曰:“曹將軍真社稷臣也!”遂命護駕前行。探馬來報:“李傕、郭汜領兵長驅而來。”帝令夏侯惇分兩路迎之。惇乃與曹洪分爲兩翼,馬軍先出,步軍後隨,盡力攻擊。傕、汜賊兵大敗,斬首萬餘。於是請帝還洛陽故宮。夏侯惇屯兵於城外。
 
32
잠시 뒤 하후돈이 허저와 전위 등을 이끌고 거가 앞으로 와서 모두 군례로 천자를 뵈었다. 황제가 노고를 치하하자 곧 정동쪽에서 또 한 갈래 군마가 온다고 했다. 황제가 즉시 명해 하후돈이 가서 살피고 돌아와서 아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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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장군의 보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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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했다. 잠시 뒤 조홍 이전 악진이 거가를 뵈었다. 통성명을 마치고서 조홍이 아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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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형이 적병이 접근할 걸 알고 하후돈 홀로 어려울까 걱정해서 신 등에게 달려가서 도우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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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황제가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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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장군은 진실로 사직의 신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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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그리하여 거가를 호위해 전진하라고 하였다. 정찰기병이 돌아와 보고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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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각과 곽사가 병력을 이끌고 거세게 몰려옵니다.”
 
40
하니, 황제가 명령해 하후돈이 양 갈래로 나눠 맞이하게 했다. 하후돈과 조홍이 좌익과 우익으로 나눠 기병이 먼저 출격하고 보병이 뒤따라 있는 힘껏 공격했다. 이각과 곽사 역적의 병력이 대패해 참수된 자가 만 명을 넘었다. 이리하여 황제를 다시 낙양의 옛 궁궐로 돌아가게 하였다. 하후돈은 성밖에 주둔했다.
 
 
41
次日,曹操引大隊人馬到來。安營畢,入城見帝、拜於殿階之下。帝賜平身,宣諭慰勞。操曰:“臣向蒙國恩,刻思圖報。今傕、汜二賊,罪惡貫盈;臣有精兵二十餘萬,以順討逆,無不克捷。陛下善保龍體,以社稷爲重。”帝乃封操領司隸校尉假節鉞錄尚書事。卻說李傕、郭汜知操遠來,議欲速戰。賈詡諫曰:“不可。操兵精將勇,不如降之,求免本身之罪。”傕怒曰:“爾敢滅吾銳氣!”拔劍欲斬詡。 衆將勸免。是夜,賈詡單馬走回鄉裏去了。
 
42
이튿날 조조가 대군을 이끌고 당도했다. 군영을 차린 뒤 입성해 황제를 뵙고 궁전 계단 아래에서 절했다. 황제가 몸을 펴게 하고 노고를 치하하니 조조가 말하기를,
 
43
“신이 일찍이 나라의 은혜를 입어서 마음에 새기고 보답하려 했습니다. 이제 이각과 곽사 두 도적의 죄악이 넘치므로 신이 정예병 2십여 만을 이끌고 순리에 따라 토벌하면 이기지 못함이 없을 것입니다. 폐하께서 아무쪼록 용체(옥체)를 보전하시고 종묘사직을 중히 여기소서”
 
44
하였다. 황제가 조조를 사예교위 가절월 녹상서사로 삼았다. 한편, 이각과 곽사는 조조가 멀리서 온 걸 알고서 빨리 승부를 내려고 하였다. 가후가 간언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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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합니다. 조조의 병력이 정예병이고 장수는 용맹하므로 항복해 죄를 면하기를 바라는 것만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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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이각이 성을 내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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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감히 나의 예기(날카로운 기상)를 꺾을 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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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며 칼을 뽑아서 가후를 베려하자 여러 장수가 말렸다. 이날 밤 가후가 홀로 말을 몰고 고향으로 가버렸다.
 
 
49
次日,李傕軍馬來迎操兵。操先令許褚、曹仁、典韋領三百鐵騎,於傕陣中沖突三遭,方才布陣。陣圓處,李傕侄李暹、李別出馬陣前,未及開言,許褚飛馬過去,一刀先斬李暹;李別吃了一驚,倒撞下馬,褚亦斬之,雙挽人頭回陣。曹操撫許褚之背曰:“子真吾之樊噲也!”隨令夏侯惇領兵左出、曹仁領兵右出,操自領中軍沖陣。鼓響一聲,三軍齊進。賊兵抵敵不住,大敗而走。操親掣寶劍押陣,率 衆連夜追殺,剿戮極多,降者不計其數。傕、汜望西逃命,忙忙似喪家之狗;自知無處容身,只得往山中落草去了。曹操回兵,仍屯於洛陽城外。楊奉、韓暹兩個商議:“今曹操成了大功,必掌重權,如何容得我等?”乃入奏天子,只以追殺傕、汜爲名,引本部軍屯於大梁去了。
 
50
이튿날 이각의 군마가 조조의 군사를 맞이했다. 조조가 먼저 허저 조인 전위에게 명해 철갑 기병 3백 명을 이끌고 이각의 진중으로 세 차례 돌격할 것을 명하고 포진했다. 포진을 마치자 이각의 조카 이섬과 이별이 진 앞으로 말을 타고 출전했다. 이들이 입을 열기도 전에 허저가 나는듯이 말을 몰아 단칼에 이섬을 베었다. 이별이 크게 놀라서 말 아래로 굴러떨어지자 허저가 역시 목을 베어서 머리를 쌍으로 묶어서 돌아왔다. 조조가 허저의 등을 두드리며 말하기를,
 
51
“그대는 진실로 나의 번쾌(유방의 장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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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했다. 이어서 조조가 영을 내려 하후돈은 군사를 이끌고 좌로, 조인은 군사를 이끌고 우로 출격하게 하고, 조조가 친히 중군을 이끌고 진격했다. 북소리를 한번 울리고 3군이 일제히 진격하였다. 역적의 군사들이 막아내지 못하고 대패해 달아났다. 조조가 친히 보검을 뽑아들고 독전하며 군사들을 거느리고 밤새 추격하니 살상한 것이 아주 많고 투항하는 자는 헤아릴 수 없었다. 이각과 곽사가 서쪽으로 도망가니 허겁지겁 상갓집 개와 비슷했다. 몸 부칠 데가 없음을 스스로 알고 어쩔 수 없이 산중으로 들어가 산적이 되었다. 조조가 군사를 돌이켜서 낙양성 밖에 주둔하였다. 양봉과 한섬이 서로 상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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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조조가 큰 공을 세웠으니 반드시 권력을 잡을 것인데 우리를 어찌 용납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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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입궐하여 천자에게 아뢰어 이각과 곽사를 쫓아가서 죽이겠다는 핑계로 휘하 병력을 이끌고 대량으로 가서 주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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帝一日命人至操營,宣操入宮議事。操聞天使至,請入相見,只見那人眉清目秀,精神充足。操暗想曰:“今東都大荒,官僚軍民皆有饑色,此人何得獨肥?”因問之曰:“公尊顏充腴,以何調理而至此?”對曰:“某無他法,只食淡三十年矣。”操乃頷之;又問曰:“君居何職?”對曰:“某舉孝廉。原爲袁紹、張楊從事。今聞天子還都,特來朝覲,官封正議郎。濟陰定陶人,姓董,名昭,字公仁。”曹操避席曰:“聞名久矣!幸得於此相見。”遂置酒帳中相待,令與荀彧相會。忽人報曰:“一隊軍往東而去,不知何人。”操急令人探之。董昭曰:“此乃李傕舊將楊奉,與白波帥韓暹,因明公來此,故引兵欲投大梁去耳。”操曰:“莫非疑操乎?”昭曰:“此乃無謀之輩,明公何足慮也。”操又曰:“李、郭二賊此去若何?”昭曰:“虎無爪,鳥無翼,不久當爲明公所擒,無足介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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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어느 날 사람을 보내 조조에게 입궁해 국사를 의논하도록 하였다. 조조가 천자의 사자가 온 것을 알고 불러들여 만났다. 그 사람을 보니 용모가 수려하고 정신이 활달하다. 조조가 속으로 생각하기를,‘지금 동군에 크게 흉년이 들어서 관료와 군사와 백성들이 모두 굶주리는데 이 사람만 어찌 홀로 살쪘단 말인가?’하고, 물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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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의 얼굴이 기름져 보이는데 어떻게 조섭해서 이렇소?”
 
58
하였다. 그 사람이 대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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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다른 방법이 없고 다만 음식을 싱겁게 30년을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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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조조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묻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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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지금 벼슬이 무엇이오?”
 
62
하니, 그 사람이 대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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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효렴과에 뽑혀서 원래는 원소와 장양에게 종사하였습니다. 이제 천자께서 환도하신 걸 듣고서 조정으로 찾아가니 정의랑의 벼슬을 내려주셨습니다. 저는 제음군 정도현 사람으로 성은 동이고 이름은 소이며 자는 공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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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조조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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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을 들은지 오래요! 다행히 이렇게 만나게 되었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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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술을 내어 장막 속에서 대접하고 순욱도 불러 만나게 했다. 갑자기 누가 보고하기를,
 
67
“한 무리 군사가 동쪽으로 가는데 누군지 알 수 없습니다.”
 
68
하였다. 조조가 급히 사람을 보내 알아보게 하니, 동소가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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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바로 이각의 옛 장수 양봉과 백파수 한섬입니다. 명공께서 이리 오시자 병력을 이끌고 대량으로 가려는 것입니다.”
 
70
하였다. 조조가 말하기를,
 
71
“설마 이 조조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겠지오?”
 
72
하니, 동소가 말하기를,
 
73
“이들은 무모한 무리이니 명공께서 어찌 우려하시겠습니까?”
 
74
하였다. 조조가 또 말하기를,
 
75
“이각과 곽사 두 역적이 이번에 달아난 것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76
하니, 동소가 말하기를,
 
77
“호랑이가 발톱이 없고 새가 날개가 없는 격이라 머지않아 명공께 붙잡힐 것이니 개의하실 것 없습니다.”
 
78
하였다.
 
 
79
操見昭言語投機,便問以朝廷大事。昭曰:“明公興義兵以除暴亂,入朝輔佐天子,此五霸之功也。但諸將人殊意異,未必服從:今若留此,恐有不便。惟移駕幸許都爲上策。然朝廷播越,新還京師,遠近仰望,以冀一朝之安;今複徏駕,不厭 衆心。夫行非常之事,乃有非常之功,願將軍決計之。”操執昭手而笑曰:“此吾之本志也。但楊奉在大梁,大臣在朝,不有他變否?”昭曰:“易也。以書與楊奉,先安其心。明告大臣,以京師無糧,欲車駕幸許都,近魯陽,轉運糧食,庶無欠缺懸隔之憂。大臣聞之,當欣從也。”操大喜。昭謝別,操執其手曰:“凡操有所圖,惟公教之。”昭稱謝而去。
 
80
조조가 동소의 말이 (자기와) 의기투합하는 것을 보고 문득 조정의 대사를 물으니 동소가 말하기를,
 
81
“명공께서 의병을 일으켜 폭란을 제거하고 입조해 천자를 보좌하니 이것은 춘추오패의 공적과 같습니다. 다만 여러 장군이 사람마다 뜻이 다르니 아직 반드시 복종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 만약 여기 머무른다면 불편할까 두렵습니다. 오직 거가를 허도로 옮기는 것이 상책입니다. 그리하여 조정을 옮겨 새 서울로 하면 원근에서 우러러 보고, 이로써 하루 아침에 안정을 바랄 수 있습니다. 이번에 다시 거가를 옮기실 때는 사람들의 마음을 저버리지 마십시오. 무릇 비상한 일을 하여야 비상한 공을 이루는 법입니다. 바라건대 장군께서 이것을 결단하십시오.”
 
82
하였다. 조조가 동소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하기를,
 
83
“이것은 나의 본뜻이오. 다만 양봉이 대량에 있고 대신들이 조정에 있으니 다른 변고가 없겠소?”
 
84
하니, 동소가 말하기를,
 
85
“쉬운 일입니다. 양봉에게 글을 보내 먼저 안심시키십시오. 대신들에게는 서울에 식량이 없어서 거가를 허도로 옮기려 한다고 밝히시고 가까운 노양에서 식량을 가져오면 거의 흠결이나 두드러진 근심은 없을 겁니다. 대신들이 들으면 당연히 흔쾌히 좇을 것입니다.”
 
86
하였다. 조조가 크게 기뻐했다. 동소가 작별 인사를 하니, 조조가 그 손을 잡고 말하기를,
 
87
“내가 도모하는 바 모든 게 오로지 공께서 가르쳐주신 덕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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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했다. 동소가 사례하며 떠났다.
 
 
89
操由是日與 衆謀士密議遷都之事。時侍中太史令王立私謂宗正劉艾曰:“吾仰觀天文,自去春太白犯鎮星於鬥牛,過天津,熒惑又逆行,與太白會於天關,金火交會,必有新天子出。吾觀大漢氣數將終,晉魏之地,必有興者。”又密奏獻帝曰:“天命有去就,五行不常盛。代火者土也。代漢而有天下者,當在魏。”操聞之,使人告立曰:“知公忠於朝廷,然天道深遠,幸勿多言。”操以是告彧。彧曰:“漢以火德王,而明公乃土命也。許都屬土,到彼必興。火能生土,土能旺木:正合董昭、王立之言。他日必有興者。”操意遂決。次日,入見帝,奏曰:“東都荒廢久矣,不可修葺;更兼轉運糧食艱辛。許都地近魯陽,城郭宮室,錢糧民物,足可備用。臣敢請駕幸許都,惟陛下從之。”帝不敢不從;群臣皆懼操勢,亦莫敢有異議。遂擇日起駕。操引軍護行,百官皆從。
 
90
조조가 이로부터 날마다 여러 모사들과 은밀히 천도 문제를 상의했다. 당시 시중 태사령 왕립이 사사로이 종정 유애에게 말하기를,
 
91
“내가 천문을 살피니 지난 봄부터 태백이 진성을 두우(북두성과 견우성)에서 범해서 천진을 지나고, 형혹(화성) 또한 역행해 천관에서 태백과 만나서, 금과 화가 서로 만나니 반드시 새 천자가 나실 것이오. 내가 보기에 대한의 기수가 끝나고 진, 위 땅에서 반드시 흥하는 자가 있을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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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다시 은밀히 헌제에게 아뢰기를,
 
93
“천명도 거취가 있고 오행도 늘 성한 것은 아닙니다. 화를 대신하는 건 토입니다. 한을 대신해 천자가 되는 이는 마땅히 위 땅에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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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조조가 듣고 사람을 보내 왕립에게 알려서 말하기를,
 
95
“공께서 조정에 충성하는 것을 내가 알고 있소. 그러나 천도가 심원하니 아무쪼록 여러 말씀을 하지 마시오.”
 
96
했다. 조조가 이것을 순욱에게도 알리니 순욱이 말하기를,
 
97
“한나라는 화덕(불의 덕)으로 왕이 되었는데 명공께서는 토명(흙의 운명)이십니다. 허도가 토에 속하니 거기로 가면 반드시 흥할 것입니다. (오행설에) 화가 토를 낳을 수 있고 토는 목을 왕성하게 하니 동소와 왕립의 말에 부합합니다. 언젠가 반드시 흥하게 될 것입니다.”
 
98
하였다. 조조가 마침내 뜻을 굳혔다. 이튿날 입궁해 황제를 뵙고 아뢰기를,
 
99
“동도는 황폐한지 오래라서 집을 고치고 지붕을 일 수도 없습니다. 또한 아울러 식량을 운반해 오기도 어렵습니다. 허도는 노양에 가깝고 성곽과 궁실, 돈과 양식, 백성의 물자를 넉넉히 쓸 수 있습니다. 신이 감히 청하오니 허도로 거가를 옮기소서. 폐하의 분부만 따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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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황제가 감히 따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여러 신하 모두 조조의 위세를 두려워하여 역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날을 골라 거가를 일으켜서, 조조가 군대을 이끌고 호위하며 백관이 모두 뒤따랐다.
 
 
101
行不到數程,前至一高陵。忽然喊聲大舉,楊奉、韓暹領兵攔路。徐晃當先,大叫:“曹操欲劫駕何往!”操出馬視之,見徐晃威風凜凜,暗暗稱奇;便令許褚出馬與徐晃交鋒。刀斧相交,戰五十餘合,不分勝敗。操即鳴金收軍,召謀士議曰:“楊奉、韓暹誠不足道;徐晃乃真良將也。吾不忍以力並之,當以計招之。”行軍從事滿寵曰:“主公勿慮。某向與徐晃有一面之交,今晚扮作小卒,偷入其營,以言說之,管教他傾心來降。”操欣然遣之。
 
102
행렬이 몇 정(길이의 단위) 못 가서 높은 언덕에 도달했다. 갑자기 함성이 크게 일어나더니 양봉과 한섬이 병력을 이끌고 길을 가로막았다. 서황이 선두에서 크게 외치기를,
 
103
“조조야, 거가를 겁박해 어디로 가려 하느냐!”
 
104
하였다. 조조가 말을 타고 나가 바라보니 서황의 위풍이 늠름하여 마음속으로 찬탄했다. 허저를 말타고 나가 서황과 싸우게 했다. 칼과 도끼를 주고받기 5십여 합을 싸워도 승부가 나지 않았다. 조조가 즉시 징을 쳐서 군을 거두고 모사들을 불러 상의하기를,
 
105
“양봉과 한섬은 참으로 말할 가치도 없소만 서황은 정말 뛰어난 장수요. 내 차마 힘으로 그를 (내편으로) 아우를 수는 없고 마땅히 계책을 써서 불러야겠소.”
 
106
하니, 행군종사 만총이 말하기를,
 
107
“주공께서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전부터 서황과 일면식의 친분이 있으니 오늘 저녁 졸병으로 분장해서 그 군영에 몰래 침투해서 그를 설득해 진심으로 투항하도록 가르치겠습니다.”
 
108
하였다. 조조가 흔쾌히 만총을 보냈다.
 
 
109
是夜滿寵扮作小卒,混入彼軍隊中,偷至徐晃帳前,只見晃秉燭被甲而坐。寵突至其前,揖曰:“故人別來無恙乎!”徐晃驚起,熟視之曰:“子非山陽滿伯寧耶!何以至此?”寵曰:“某現爲曹將軍從事。今日於陣前得見故人,欲進一言,故特冒死而來。”晃乃延之坐,問其來意。寵曰:“公之勇略,世所罕有,奈何屈身於楊、韓之徒?曹將軍當世英雄,其好賢禮士,天下所知也;今日陣前,見公之勇,十分敬愛,故不忍以健將決死戰,特遣寵來奉邀。公何不棄暗投明,共成大業?”
 
110
그날밤 만총이 소졸로 꾸며서 적진으로 섞여 들어가 서황의 막사까지 침투했다. 서황이 촛불을 밝히고 갑옷을 입은 채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만총은 그 앞까지 뚫고 가서 읍하며 말하기를,
 
111
“옛날 친구는 그 동안 무양하십니까!”
 
112
하니, 서황이 놀라 일어나서 자세히 살펴보고 말하기를,
 
113
“그대는 산양의 만백령(백령은 만총의 자)이 아니시오! 어찌 여기에 오셨소?”
 
114
하였다. 만총이 말하기를,
 
115
“제가 지금 조장군께 종사하고 있습니다. 오늘 진 앞에서 옛친구를 보고 한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죽음을 무릅쓰고 찾아왔습니다.”
 
116
하니, 서황이 그를 앉게 하고 찾아온 뜻을 물으니 만총이 말하기를,
 
117
“공의 용기와 지략은 세상에 드문 바인데, 어찌하여 양봉과 한섬 따위에게 몸을 굽힙니까? 조 장군께서 당세의 영웅이고 현인을 좋아하고 선비를 예우하는 건 천하가 아는 바입니다. 오늘 진 앞에서 공의 용맹을 보고 십분 경애하여 차마 씩씩한 장수를 시켜 죽도록 싸우게 하지 않고 일부러 저를 보내 만나라 하셨습니다. 공께서 어찌 어둠을 버리고 밝음으로 나와서 함께 대업을 이루지 않겠습니까?”
 
118
하였다.
 
 
119
晃沈吟良久,乃喟然歎曰:“吾固知奉、暹非立業之人,奈從之久矣,不忍相舍。”寵曰:“豈不聞良禽擇木而棲,賢臣擇主而事。遇可事之主,而交臂失之,非丈夫也。”晃起謝曰:“願從公言。”寵曰:“何不就殺奉、暹而去,以爲進見之禮?”晃曰:“以臣弑主,大不義也。吾決不爲。”寵曰:“公真義士也!”晃遂引帳下數十騎,連夜同滿寵來投曹操。早有人報知楊奉。奉大怒,自引千騎來追,大叫:“徐晃反賊休走!”
 
120
서황이 한참 신음하다가 한숨을 쉬며 크게 탄식하기를,
 
121
“나도 진실로 양봉과 한섬이 대업을 이룰 사람이 아님은 알고 있소만 따른 지 오래라 차마 버릴 수 없소.”
 
122
하니, 만총이 말하기를,
 
123
“좋은 새는 나무를 가려서 앉고 어진 신하는 주인을 가려 섬긴다고 듣지 않으셨습니까? 섬길 만한 주인을 만나고 그가 반겨주는 것을 외면한다면 대장부가 아닙니다.”
 
124
하였다. 서황이 일어나 사례하기를.
 
125
“공의 말씀을 따르겠소.”
 
126
하였다. 만총이 말하기를,
 
127
“어찌하여 양봉과 한섬을 죽여서 (조 장군을) 가서 뵙는 예물로 삼지 않으십니까?”
 
128
하니, 서황이 말하기를,
 
129
“신하로써 주군을 죽이는 것은 큰 불의이니 나는 결코 하지 않겠소.”
 
130
하였다. 만총이 말하기를,
 
131
“공이야말로 진실로 의로운 인물입니다!”
 
132
하였다. 서황이 부하 수십 기를 이끌고 그날밤 만총과 함께 조조에게 투항했다. 어떤 사람이 재빨리 양봉에게 보고하자 양봉이 크게 성을 내어 스스로 1천 기를 이끌고 추격하며 크게 외치기를,
 
133
“서황 반적아 달아나지 말라!”
 
134
하였다.
 
 
135
正追趕間,忽然一聲炮響,山上山下,火把齊明,伏軍四出,曹操親自引軍當先,大喝:“我在此等候多時。休教走脫!”楊奉大驚,急待回軍,早被曹兵圍住。恰好韓暹引兵來救,兩軍混戰,楊奉走脫。曹操趁彼軍亂,乘勢攻擊,兩家軍士大半多降。楊奉、韓暹勢孤,引敗兵投袁術去了。曹操收軍回營,滿寵引徐晃入見。操大喜,厚待之。於是迎鑾駕到許都,蓋造宮室殿宇,立宗廟社稷、省台司院衙門,修城郭府庫;封董承等十三人爲列侯。賞功罰罪,並聽曹操處置。
 
136
추격하는데 갑자기 호포 소리가 한차례 울리더니 산 위아래에서 횃불이 일제히 타오르고 복병이 사방에서 몰려나왔다. 조조가 친히 군사를 이끌고 선두에서 크게 외치기를,
 
137
“내가 여기에서 기다린지 오래다. 달아날 생각 마라!”
 
138
하였다. 양봉이 크게 놀라서 급히 군을 돌리는데 금방 조조 군사들이 포위했다. 마침 한섬이 병력을 이끌고 구원하니 양쪽 군대가 혼전 중에 양봉이 달아났다. 조조가 적군의 혼란한 형세를 타고 공격하니 양봉과 한섬의 군사 태반이 항복했다. 양봉과 한섬이 형세가 외로워지자 패잔병을 이끌고 원술에게 갔다. 조조가 군을 거두어서 군영으로 돌아가니 만총이 서황을 데리고 들어와서 뵙게 했다. 조조가 크게 기뻐하고 후대했다. 이에 천자의 수레를 영접해 허도에 이르고, 궁실과 전각을 짓고 종묘사직과 여러 관공서를 세우고 성곽과 창고를 수리했다. 동승 등 13인을 열후에 봉하고, 공을 상주고 죄를 벌주는 것 모두를 조조가 처치하는 대로 (황제가) 받아들였다.
 
 
139
操自封爲大將軍武平侯,以荀彧爲侍中尚書令,荀攸爲軍師,郭嘉爲司馬祭酒,劉曄爲司空倉曹掾,毛玠、任峻爲典農中郎將,催督錢糧,程昱爲東平相,範成、董昭爲洛陽令,滿寵爲許都令,夏侯惇、夏侯淵、曹仁、曹洪皆爲將軍,呂虔、李典、樂進、於禁、徐晃皆爲校尉,許褚、典韋皆爲都尉;其餘將士,各各封官。自此大權皆歸於曹操:朝廷大務,先稟曹操,然後方奏天子。
 
140
조조는 스스로 대장군 무평후에 봉하고, 순욱을 시중 상서령으로, 순유를 군사로, 곽가를 사마좨주로, 유엽을 사공창조연으로 삼았다. 모개와 임준은 전농중랑장과 최독전량으로 삼고, 정욱은 동평상으로, 범성, 동소는 낙양령으로 삼았다. 만총은 허도령이 되고, 하후돈과 하후연, 조인과 조홍은 모두 장군이 되었다. 여건, 이전, 악진, 우금, 서황은 모두 교위가 되고, 허저와 전위는 도위가 되었다. 기타 장사들도 각각 벼슬을 받았다. 이로부터 대권은 모두 조조에게 돌아갔으며, 조정의 큰일은 먼저 조조에게 여쭌 뒤에야 천자에게 아뢰었다.
 
 
141
操既定大事,乃設宴後堂,聚 衆謀士共議曰:“劉備屯兵徐州,自領州事;近呂布以兵敗投之,備使居於小沛:若二人同心引兵來犯,乃心腹之患也。公等有何妙計可圖之?”許褚曰:“願借精兵五萬,斬劉備、呂布之頭,獻於丞相。”荀彧曰:“將軍勇則勇矣,不知用謀。今許都新定,未可造次用兵。彧有一計,名曰二虎競食之計。今劉備雖領徐州,未得詔命。明公可奏請詔命實授備爲徐州牧,因密與一書,教殺呂布。事成則備無猛士爲輔,亦漸可圖;事不成,則呂布必殺備矣:此乃二虎競食之計也。”操從其言,即時奏請詔命,遣使齎往徐州,封劉備爲征東將軍宜城亭侯領徐州牧;並附密書一封。
 
142
조조가 대사를 정한 뒤에 후당에서 연회를 베풀어서 여러 모사를 모아서 함께 의논하며 말하기를,
 
143
“유비가 서주에 주둔하고 스스로 서주를 다스리고 있소. 근래에 여포가 패잔병을 이끌고 가자, 유비가 소패를 내주었으니 만약 두 사람이 한마음으로 병력을 이끌고 침범한다면 뱃속의 우환이요. 그대들에게 그들을 도모할 어떤 묘책이라도 있소?”
 
144
하니, 허저가 말하기를,
 
145
“바라건대 정예병 5만 명을 주시면 유비와 여포의 머리를 베어서 승상께 바치겠습니다.”
 
146
하였다. 순욱이 말하기를,
 
147
“장군은 용맹하다면 용맹하지만 계략을 쓸 줄 모릅니다. 지금 허도가 막 안정돼서 갑자기 용병하기 어렵습니다. 제게 계책이 하나 있는데 이름붙이자면‘이호경식지계(두 호랑이가 먹을 것을 다투게 하는 계책)’입니다. 지금 유비가 비록 서주를 다스린다지만 아직 조서로써 임명된 게 아닙니다. 명공께서 천자께 아뢰어서 조서로써 유비를 서주목으로 임명하시고, 은밀히 서찰을 보내서 여포를 죽이라 하십시오. 일이 이루어지면 유비는 도와줄 용맹한 인물을 잃을테니 또한 차차 도모할 수 있습니다. 성사되지 않으면 여포가 반드시 유비를 죽일 것입니다. 이것이 ‘이호경식지계’입니다.”
 
148
하였다. 조조가 그 말에 따라서 즉시 조서로 임명할 것을 주청하고 사자를 서주로 보내 유비를 정동장군 의성정후에 봉하고 서주목을 맡도록 하였다. 아울러 밀서 1봉을 함께 보냈다.
 
 
149
卻說劉玄德在徐州,聞帝幸許都,正欲上表慶賀。忽報天使至,出郭迎接入郡,拜受恩命畢,設宴管待來使。使曰:“君侯得此恩命,實曹將軍於帝前保薦之力也。”玄德稱謝。使者乃取出私書遞與玄德。玄德看罷,曰:“此事尚容計議。”席散,安歇來使於館驛。玄德連夜與 衆商議此事。張飛曰:“呂布本無義之人,殺之何礙!”玄德曰:“他勢窮而來投我,我若殺之,亦是不義。”張飛曰:“好人難做!”玄德不從。
 
150
한편, 유현덕이 서주에 있으면서 황제가 허도로 옮긴 걸 듣고서 바로 글을 올려서 경하드리려 하는데 천자의 사자가 왔다고 하였다. 성곽에서 나가 영접해 들이고 절을 올려 황제의 명령을 받은 뒤 연회를 열어 찾아온 사자를 대접했다. 사자가 말하기를,
 
151
“그대가 이러한 황제의 명령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실은 조 장군께서 황제께 추천한 덕분이오.”
 
152
하니, 현덕이 사례했다. 사자가 이에 밀서를 꺼내 현덕에게 주었다. 현덕이 읽고나서 말하기를,
 
153
“이 일은 아직 의논해 봐야겠소.”
 
154
했다. 연회가 끝나고 사자를 역관에 쉬게 했다. 현덕이 그날밤 여러 사람과 이 일을 상의했다. 장비가 말하기를,
 
155
“여포는 본디 의리 없는 인간이니 죽인들 꺼리낄 게 뭐 있겠소?”
 
156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157
“그가 형세가 궁해서 내게 찾아온 것인데 내가 만약 죽인다면 역시 의롭지 않다.”
 
158
했다. 장비가 말하기를,
 
159
“사람이 너무 좋아도 탈이오!”
 
160
했으나, 현덕은 따르지 않았다.
 
 
161
次日,呂布來賀,玄德教請入見。布曰:“聞公受朝廷恩命,特來相賀。”玄德遜謝。只見張飛扯劍上廳,要殺呂布。玄德慌忙阻住。布大驚曰:“翼德何故只要殺我?”張飛叫曰:“曹操道你是無義之人,教我哥哥殺你!”玄德連聲喝退。乃引呂布同入後堂,實告前因;就將曹操所送密書與呂布看。布看畢,泣曰:“此乃曹賊欲令我二人不和耳!”玄德曰:“兄勿憂,劉備誓不爲此不義之事。”
 
162
이튿날 여포가 축하하러 오니 현덕이 불러들여 만났다. 여포가 말하기를,
 
163
“공이 조정의 은혜로운 명령을 받았다기에 일부러 축하하러 왔소.”
 
164
하니, 현덕이 겸손하게 사례했다. 그런데 장비가 대청에서 칼을 끌어당기며 여포를 죽이려 하니 유비가 황망히 저지했다. 여포가 크게 놀라 말하기를,
 
165
“익덕이 어찌해 나를 죽이려고만 하오?”
 
166
하니, 장비가 부르짖기를,
 
167
“조조가 너를 의리 없는 인간이라면서 우리 형님에게 죽이라 했다!”
 
168
하였다. 유비가 거듭 고함쳐 내쫓았다. 여포를 끌고 함께 후당으로 들어가서 앞의 일을 그대로 알려주면서, 조조가 보낸 밀서를 여포에게 보여주니 여포가 읽고나서 울며 말하기를,
 
169
“이것은 조조 도적 놈이 우리 둘을 불화하게 만들려는 것뿐이오!”
 
170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171
“형께서는 걱정 마시오. 유비는 맹세코 이런 불의한 일은 하지 않겠소.”
 
172
하였다.
 
 
173
呂布再三拜謝。備留布飲酒,至晚方回。關、張曰:“兄長何故不殺呂布?”玄德曰:“此曹孟德恐我與呂布同謀伐之,故用此計,使我兩人自相吞並,彼卻於中取利。奈何爲所使乎?”關公點頭道是。張飛曰:“我只要殺此賊以絕後患!”玄德曰:“此非大丈夫之所爲也。”
 
174
여포가 거듭 절하며 사례했다. 유비가 여포를 붙들어 술을 마시고 저녁이 돼서야 (여포가) 돌아갔다. 관우와 장비가 말하기를,
 
175
“형님께서 어찌 여포를 죽이지 않으시오?”
 
176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177
“이것은 조맹덕이 나와 여포가 동모하여 그를 칠까 두려워서 이 계략으로 우리 두 사람을 서로 다투게 하고서 중간에서 이익을 취하려는 것이다. 어찌 이용당할 수 있겠느냐?”
 
178
하였다. 관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옳다고 말했다. 장비가 말하기를,
 
179
“난 이 도적놈을 죽여 후환을 없애면 그만이오!”
 
180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181
“그것은 대장부가 할 짓이 아니다.”
 
182
라고 했다.
 
 
183
次日,玄德送使命回京,就拜表謝恩,並回書與曹操,只言容緩圖之。使命回見曹操,言玄德不殺呂布之事。操問荀彧曰:“此計不成,奈何?”或曰:“又有一計,名曰驅虎吞狼之計。”操曰:“其計如何?”彧曰:“可暗令人往袁術處通問,報說劉備上密表,要略南郡。術聞之,必怒而攻備;公乃明詔劉備討袁術。兩邊相並,呂布必生異心:此驅虎吞狼之計也。”操大喜,先發人往袁術處;次假天子詔,發人往徐州。
 
184
이튿날 현덕이 사신이 서울로 돌아가는 걸 배웅하면서 은혜에 감사하는 글을 천자께 올리고 아울러 조조에게 답장도 보냈는데 천천히 도모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사신이 돌아가서 조조에게 보고하고 현덕이 여포를 죽이지 않은 것을 말했다. 조조가 순욱에게 묻기를,
 
185
“이 계책이 성공하지 못했으니 어찌하오?”
 
186
하니, 순욱이 말하기를,
 
187
“계책이 또 있으니 이름붙이자면, ‘구호탄랑지계(호랑이를 몰아서 승냥이를 삼키는 계책)’입니다.”
 
188
하였다. 조조가 말하기를,
 
189
“그 계책은 어떤 거요?”
 
190
하니, 순욱이 말하기를,
 
191
“몰래 사람을 원술에게 보내 유비가 은밀히 천자께 글을 올려 남군을 치려 한다고 전하십시오. 원술이 듣고 반드시 노해서 유비를 공격할 것이니, 공께서는 유비에게 원술을 토벌하라고 조서를 내리십시오. 둘이 맞서면 여포가 반드시 다른 마음을 품을 것입니다. 이것이 ‘구호탄랑지계’입니다.”
 
192
하였다. 조조가 크게 기뻐하며 먼저 사자를 원술의 근거지로 보내고 서주에도 사자를 보냈다.
 
 
193
卻說玄德在徐州,聞使命至,出郭迎接;開讀詔書,卻是要起兵討袁術。玄德領命,送使者先回。糜竺曰:“此又是曹操之計。”玄德曰:“雖是計,王命不可違也。”遂點軍馬,克日起程,孫乾曰:“可先定守城之人。”玄德曰:“二弟之中,誰人可守?”關公曰:“弟願守此城。”玄德曰:“吾早晚欲與爾議事,豈可相離?”張飛曰:“小弟願守此城。”玄德曰:“你守不得此城:你一者酒後剛強,鞭撻士卒;二者作事輕易,不從人諫。吾不放心。”
 
194
한편, 현덕이 서주에 있다가 사자가 왔다는 말을 듣고 성곽을 나가 영접했다. 조서를 펼쳐서 읽어보니 군사를 일으켜 원술을 치라는 것이다. 현덕이 명을 받고 사자를 먼저 배웅했다. 미축이 말하기를,
 
195
“이것도 또한 조조의 계략입니다.”
 
196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197
“비록 계략이라도 왕명을 어길 수는 없소.”
 
198
하였다. 곧 군마를 점검하고 날을 맞춰 떠나려 했다. 손건이 말하기를,
 
199
“남아서 성을 지킬 사람을 먼저 정하셔야 합니다.”
 
200
하니, 현덕이 묻기를,
 
201
“두 아우 중 누가 지키겠느냐?”
 
202
했다. 관우가 말하기를,
 
203
“제가 남아 성을 지키겠소.”
 
204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205
“내가 아침저녁으로 너와 의논해야 하거늘 어찌 떨어지겠느냐?”
 
206
하였다. 장비가 말하기를,
 
207
“제가 이 성을 지키겠소.”
 
208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209
“너는 이 성을 지킬 수 없다. 너는 첫째, 술을 마시면 난폭해져 사졸들을 채찍으로 때린다. 둘째, 일을 경솔히 처리하고 사람들의 간언을 따르지 않는다. 그러니 내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210
고 했다.
 
 
211
張飛曰:“弟自今以後,不飲酒,不打軍士,諸般聽人勸諫便了。”糜竺曰:“只恐口不應心。”飛怒曰:“吾跟哥哥多年,未嘗失信,你如何輕料我!”玄德曰:“弟言雖如此,吾終不放心。還請陳元龍輔之,早晚令其少飲酒,勿致失事。”陳登應諾。玄德分付了當,乃統馬步軍三萬,離徐州望南陽進發。
 
212
장비가 말하기를,
 
213
“이 아우가 이제부터 술도 안 마시고 군사도 안 때리고 여러 업무를 보면서 사람들의 간언도 바로 듣겠소.”
 
214
하니, 미축이 말하기를,
 
215
“입이 마음을 따르지 못할까 두렵구려.”
 
216
했다. 장비가 성을 내어 말하기를,
 
217
“내가 형님을 따른 지 여러 해지만 아직 믿음을 잃은 적이 없네. 그대가 어찌하여 나를 업신여기는가!”
 
218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219
“아우가 비록 이렇게 말하지만 내가 결코 방심할 수 없구나. 진원룡(원룡은 진등의 자)께서 보좌해주시기 바라오. 아침 저녁으로 술을 적게 마시고 일하는데 실수가 없도록 해주시오.”
 
220
했다. 진등이 응락했다. 현덕이 분부를 마치고 기병과 보병 3만을 통솔해 서주를 떠나 남양으로 출발했다.
 
 
221
卻說袁術聞說劉備上表,欲吞其州縣,乃大怒曰:“汝乃織席編屨之夫,今輒占據大郡,與諸侯同列;吾正欲伐汝,汝卻反欲圖我!深爲可恨!”乃使上將紀靈起兵十萬,殺棄徐州。兩軍會於盱眙。玄德兵少,依山傍水下寨。那紀靈乃山東人,使一口三尖刀,重五十斤。是日引兵出陣,大罵:“劉備村夫,安敢侵吾境界!”
 
222
한편, 원술은 유비가 표를 올려 그의 고을을 삼키겠다고 한 것을 듣고 대로하여 말하기를,
 
223
“너는 돗자리나 짜고 짚신이나 삼던 녀석이 이제 문득 큰 고을을 점거하고 제후들과 동렬에 섰기에 내가 마침 네놈을 토벌하려던 참인데 네가 도리어 나를 도모하다니! 정말 분하구나!”
 
224
하고, 상장 기령에게 명해 10만 군사를 일으켜 서주로 달려가라고 했다. 양쪽 군대가 우이에서 만났다. 현덕의 군사가 적어 산과 강을 이용해 진지를 구축했다. 저 기령은 산동 사람으로 무게 50근 삼첨도 한 자루를 썼다. 이날 병력을 이끌고 진에서 나가 크게 욕하기를,
 
225
“유비 시골뜨기야! 어찌 감히 우리 경계를 침범하느냐!”
 
226
했다.
 
 
227
玄德曰:“吾奉天子詔,以討不臣。汝今敢來相拒,罪不容誅!”紀靈大怒,拍馬舞刀,直取玄德。關公大喝曰:“匹夫休得逞強!”出馬與紀靈大戰。一連三十合,不分勝負。紀靈大叫少歇,關公便撥馬回陣,立於陣前候之。紀靈卻遣副將荀正出馬。關公曰:“只教紀靈來,與他決個雌雄!”荀正曰:“汝乃無名下將,非紀將軍對手!”關公大怒,直取荀正;交馬一合,砍荀正於馬下。玄德驅兵殺將過去,紀靈大敗,退守淮陰河口,不敢交戰;只教軍士來偷營劫寨,皆被徐州兵殺敗。兩軍相拒,不在話下。
 
228
현덕이 말하기를,
 
229
“나는 천자의 조서를 받들어서 신하답지 못한 자를 토벌한다. 네가 이제 감히 맞서러 오다니 죄가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230
하니, 기령이 대로해 말을 몰아 칼춤을 추며 현덕에게 달려들었다. 관우가 크게 외치기를,
 
231
“필부는 날뛰지 마라!”
 
232
하고, 말을 타고 나가 기령과 한바탕 싸웠다. 잇달아서 30합을 겨루었지만 승부가 나지 않았다. 기령이 잠깐 쉬자고 외치므로 관우가 말을 돌려 돌아가 진 앞에 서서 기다렸다. 기령이 그러나 부장 순정을 출전시키니, 관우가 말하기를.
 
233
“어서 기령에게 오라고 해라! 그와 자웅을 겨루겠다!”
 
234
했다. 순정이 말하기를,
 
235
“네 놈은 이름 없는 하급 장수일 뿐이라 기령 장군의 맞수가 아니다!”
 
236
하니, 관공이 대로하여 바로 순정에게 달려들었다. 두 말이 맞붙어 1합만에 (관우는) 순정을 베어 낙마시켰다. 현덕이 군사를 몰아 쇄도하자 기령이 대패하여 회음의 하구로 물러나 수비할 뿐 감히 교전하려 하지 않았다. 다만 군사를 보내 진지를 습격하다가 모두 서주 군사에게 패했다. 양쪽 군대의 대치는 더 이야기할 게 없다.
 
 
237
卻說張飛自送玄德起身後,一應雜事,俱付陳元龍管理;軍機大務,自家參酌,一日,設宴請各官赴席。 衆人坐定,張飛開言曰:“我兄臨去時,分付我少飲酒,恐致失事。 衆官今日盡此一醉,明日都各戒酒,幫我守城。今日卻都要滿飲。”言罷,起身與 衆官把盞。酒至曹豹面前,豹曰:“我從天戒,不飲酒。”飛曰:“廝殺漢如何不飲酒?我要你吃一盞。”豹懼怕,只得飲了一杯。
 
238
한편, 장비가 현덕을 떠나보낸 뒤, 잡무는 모두 진원룡에게 관리를 맡기고 군사기밀과 중요업무만 스스로 처리했다. 하루는 연회를 베풀어 여러 관리를 초대했다. 사람들이 자리에 앉자 장비가 말하기를,
 
239
“제 형께서 떠나실 때 제게 술을 적게 마시라 분부하며 혹시 실수할까 두려워하셨소. 여러 관리께서 오늘은 실컷 취하게 마시고 내일부터 모두 술을 경계하고 저를 도와 성을 지킵시다. 오늘은 모두 실컷 마셔 봅시다!”
 
240
하였다. 말을 마치고 일어나 여러 관리에게 술을 권했다. 술이 조표 앞에 이르자 조표가 말하기를,
 
241
“저는 원래 술을 못합니다.”
 
242
하니, 장비가 말하기를,
 
243
“싸움꾼이 어찌 술을 못 마셔? 내 기어코 너에게 한잔 먹여야겠다!”
 
244
하였다. 조표가 무서워서 어쩔 수 없이 한잔을 마셨다.
 
 
245
張飛把遍各官,自斟巨觥,連飲了幾十杯,不覺大醉,卻又起身與 衆官把盞。酒至曹豹,豹曰:“某實不能飲矣。”飛曰:“你恰才吃了,如今爲何推卻?”豹再三不飲。飛醉後使酒,便發怒曰:“你違我將令該打一百!”便喝軍士拿下。陳元龍曰:“玄德公臨去時,分付你甚來?”飛曰:“你文官,只管文官事,休來管我!”曹豹無奈,只得告求曰:“翼德公,看我女婿之面,且恕我罷。”飛曰:“你女婿是誰?”豹曰:“呂布是也。”飛大怒曰:“我本不欲打你;你把呂布來唬我,我偏要打你!我打你,便是打呂布!”諸人勸不住。將曹豹鞭至五十, 衆人苦苦告饒,方止。
 
246
장비가 여러 관리에게 두루 술을 돌리고 스스로 큰 잔에 술을 따라 연달아 수 십 잔을 들이키니 어느새 크게 취한다. 다시 몸을 일으켜 여러 관리에게 술을 돌렸다. 술이 조표에게 다시 이르자 조표가 말하기를,
 
247
“저는 정말 술을 못합니다.”
 
248
하니, 장비가 말하기를,
 
249
“네가 방금 마시고서 지금은 왜 거절하냐?”
 
250
했다. 조표가 거듭 안 마시겠다고 하는데 장비가 취해 술을 억지로 권하다가 문득 성을 내어 말하기를,
 
251
“네가 장수의 명령을 어기니 백 대를 맞아야겠구나!”
 
252
하고, 군사에게 소리쳐서 체포하라 했다. 진원룡이 말하기를,
 
253
“현덕 공께서 떠나실 때 뭐라 분부하셨소?”
 
254
하니, 장비가 말하기를,
 
255
“당신은 문관이니까 문관의 일이나 하시오! 나한테 간섭하지 마시오!”
 
256
했다. 조표가 어쩔 줄 몰라 호소해 말하기를,
 
257
“익덕 공, 내 사위를 봐서라도 저를 용서해주시오”
 
258
하니, 장비가 말하기를,
 
259
“네 사위가 누군데?”
 
260
했다. 조표가 말하기를,
 
261
“여포입니다.”
 
262
하니, 장비가 크게 노하여 말하기를,
 
263
“내가 원래 너를 매질하려고는 안 했다. 그런데 네가 여포를 갖고 나를 겁주다니, 기어코 너를 때려야겠다! 내가 널 때리면 바로 여포를 때리는 거다!”
 
264
했다. 여럿이 계속 말렸지만, 조표에게 채찍질을 50번 하고 사람들이 간절히 용서를 빌고서야 그쳤다.
 
 
265
席散,曹豹回去,深恨張飛,連夜差人齎書一封,徑投小沛見呂布,備說張飛無禮;且 云:玄德已往淮南,今夜可乘飛醉,引兵來襲徐州,不可錯此機會。呂布見書,便請陳宮來議。宮曰:“小沛原非久居之地。今徐州既有可乘之隙,失此不取,悔之晚矣。”布從之,隨即披掛上馬,領五百騎先行;使陳宮引大軍繼進,高順亦隨後進發。小沛離徐州只四五十裏,上馬便到。
 
266
술자리가 파한 뒤, 조표가 돌아가면서 장비를 깊이 원망하여 그날 밤 사람에게 서찰을 줘서 급히 소패로 가서 여포를 만나도록 했다. 서찰에 자세히 장비의 무례함을 적었다. 또한 말하기를, 현덕이 이미 회남으로 갔으니 오늘밤 장비가 취한 틈을 타서 병력을 이끌고 서주를 습격하여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했다. 여포가 서찰을 보고 진궁을 불러 상의하니, 진궁이 말하기를,
 
267
“소패는 본래 오래 머물 곳이 아닙니다. 이제 서주에 이용할 틈이 생겼으니, 이 기회를 놓쳐 취하지 않으면 후회하셔도 늦습니다.”
 
268
했다. 여포가 이 말에 따라 즉시 갑옷을 차려입고 말을 타고 5백 기를 이끌고 먼저 달려가고, 진궁을 시켜 대군을 이끌고 뒤따르게 했다. 고순도 뒤따라 출발했다. 소패에서 서주까지 사오십 리라서 말을 타고 곧 도착했다.
 
 
269
呂布到城下時,恰才四更,月色澄清,城上更不知覺。布到城門邊叫曰:“劉使君有機密使人至。”城上有曹豹軍報知曹豹,豹上城看之,便令軍士開門。呂布一聲暗號。 衆軍齊入,喊聲大舉。張飛正醉臥府中,左右急忙搖醒,報說:“呂布賺開城門,殺將進來了!”張飛大怒,慌忙披掛,綽了丈八蛇矛;才出府門上得馬時,呂布軍馬已到,正與相迎。張飛此時酒猶未醒,不能力戰。呂布素知飛勇,亦不敢相逼。十八騎燕將,保著張飛,殺出東門,玄德家眷在府中,都不及顧了。
 
270
여포가 성 아래 이르니 어느새 4경(새벽 두 시)이고 달빛이 밝은데도 성 위에선 알아채지 못했다. 여포가 성문 가에서 외치기를,
 
271
“유 사군께서 비밀스런 일이 있어 사람을 보냈소.”
 
272
하니, 성 위에 있던 조표의 부하가 조표에게 알렸다. 조표가 성에 올라가 보고 군사에게 문을 열라고 했다. 여포가 암호를 외치자 군사들이 일제히 돌입하며 함성을 크게 질렀다. 장비가 그때 취해서 부중에 누워 있는데 좌우에서 황급히 깨우며 알리기를,
 
273
“여포가 속임수를 써서 성문을 열고 쳐들어 옵니다!”
 
274
하니, 장비가 크게 노하여 황망히 갑옷을 챙겨입고 장팔사모를 움켜쥐었다. 겨우 부문을 나와 말을 타는데 여포의 군마가 이미 이르러 서로 마주쳤다. 장비가 이때 술이 깨지 않아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 여포가 평소 장비의 용맹을 알고 감히 핍박하지는 못했다. 열여덟 기의 연 출신의 장수들이 장비를 보호해 동문을 급히 나가느라 부중에 남은 현덕의 가족을 전혀 챙기지 못했다.
 
 
275
卻說曹豹見張飛只十數人護從,又欺他醉,遂引百十人趕來。飛見豹,大怒,拍馬來迎。戰了三合,曹豹敗走,飛趕到河邊,一槍正刺中曹豹後心,連人帶馬,死於河中。飛於城外招呼士卒,出城者盡隨飛投淮南而去。呂布入城安撫居民,令軍士一百人守把玄德宅門,諸人不許擅入。
 
276
한편, 단지 십수 기만 장비를 호종하는 걸 본 조표가, 더구나 장비가 취했으니 더욱 업신여기고 110 명을 이끌고 쫓아나섰다. 장비가 조표를 보고 크게 성내어 말을 박차고 맞섰다. 싸운 지 3합만에 조표가 패주하는데 장비가 강가까지 쫓아가 한 창에 조표의 등 가운데를 찔러서 사람과 말이 함께 강에 빠져 죽었다. 장비가 성 밖에서 사졸들을 불러 모아, 성을 탈출한 이들은 모두 장비를 따라 회남으로 갔다. 여포가 입성해 백성을 안심시키고, 군사 1백 명을 시켜 현덕의 가족을 지키게 하고 사람들이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했다.
 
 
277
卻說張飛引數十騎,直到盱眙來見玄德,具說曹豹與呂布裏應外合,夜襲徐州。 衆皆失色。玄德歎曰:“得何足喜,失何足憂!”關公曰:“嫂嫂安在?”飛曰:“皆陷於城中矣。”玄德默然無語。關公頓足埋怨曰:“你當初要守城時說甚來?兄長分付你甚來?今日城池又失了,嫂嫂又陷了,如何是好!”張飛聞言,惶恐無地,掣劍欲自刎。正是:舉杯暢飲情何放,拔劍捐生悔已遲!
 
278
한편, 장비가 수십 기만 이끌고 바로 우이로 달려가서 현덕을 만나 조표가 여포와 안팎으로 응하여 서주를 야습한 걸 모두 말했다. 모두 얼굴이 창백해졌다. 현덕이 탄식하기를,
 
279
“얻은들 무엇이 그리 좋고 잃은들 무엇이 그리 걱정이리오!”
 
280
했다. 관우가 말하기를,
 
281
“형수께서 어디 계시냐?”
 
282
하니, 장비가 말하기를,
 
283
“모두 성중에 잡혀 계시오.”
 
284
했다. 현덕은 묵묵히 말이 없었다. 관우가 발을 동동 구르며 원망해 말하기를,
 
285
“네가 당초에 성을 지킨다고 할 때 뭐라 말했느냐? 형님께서 네게 뭐라 분부하셨느냐? 오늘 성지를 잃은 데다가 형수님도 잡혀 계시다니 이것을 어찌하면 좋으냐!”
 
286
했다. 장비가 이 말을 듣고 두려워서 몸 둘 데가 없어서 검을 뽑아 자살하려 했다. 이야말로, 잔을 들어 실컷 마셔서 인정을 그리 놓아버리더니, 칼을 뽑아 죽는다고 한들 후회는 이미 늦었네.
 
 
287
不知性命如何,且聽下文分解。
 
288
그(장비)의 목숨이 어찌될까 모르겠네. 다음 회 이야기를 들으면 풀릴 것이오.
【원문】제14회 조조는 어가를 허도로 옮기고 여포는 밤을 틈타 서주를 습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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