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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여자의 건강과 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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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용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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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자의 건강과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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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자는 근로의 화신입니다. 아름다운 옷도 기름진 음식도 그들은 꿈꾸지 않습니다. 그저 일, 그리하여 자활(自活)을 하여야 한다는 그 정신만 이 자나깨나 그들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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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근로 정신이 어렸을 때부터 젖어 노동으로 단련을 시킨 그 건강은 차라리 야만에 가까우리만치 징그러운 데가 있습니다. 여자로서 논밭에 들 어서 김을 맨다든지 하는 일은 우리 육지에서도 농촌으로만 떨어지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제주 여자는 송아지만한 돼지를 잔등에다 지고 더욱이 오십 내외의 중늙은이가 이러한 짐을 힘도 들지 않게 진다고 한다면 혹 여러분은 과장된 말이라고 곧이듣지 않을는지 모르나 장날이면 아침저녁으로 팔러 가고 사오고 하는 여자의 돼지 짐이 길거리에 즐비하게 널림을 볼 것입니다. 참으로 놀랄 만한 건강입니다. 진시황(秦始皇)의 만리장성도 비웃을 제주성의 석성(石城)도 이 여자들의 손에서 되었다는 것을 안다면 더 말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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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자는 이렇게 비가 오나 바람이 부는 날이면 날마다 사철을 두루 짐으로 생활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아침이면 아침밥을 위한 물구덕을 지기 시작해서 해가 질 때까지 걸금이라 추수라 육지에서는 소잔등이 져 날라야 할 온갖 것이 이 여자의 등에서 운반이 됩니다. 남부여대(男負女戴)란 어떻게도 이 섬의 풍속을 무시한 말인지 모릅니다. 이렇게 짐으로 어렸을 때부 터 단련이 된 건강한 허리뼈는 무쇠처럼 굳어진 모양으로 7, 8십이 장근한 늙은이도 허리 하나 굽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지팡이도 물론 필요가 없습니다. 젊은이나 마찬가지로 허리를 젖히고 활보를 하는 정도입니다. 만일 어 느 백과사전이 늙은이의 특징을 소상히 그리느라고 늙은이의 허리를 굽혀 놓고 그 손에다 지팡이를 들린 사진으로 설명을 보충한다면 제주 여자들의 치소는 면 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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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를 하면 여러분은 간직하여야 할 여자로서의 미(美)를 상상해 볼 것이나 그것은 부질없는 상상일 것입니다. 제주는 색향입니다. 이러한 고된 노동도 그 미를 송두리째 말살시키지는 못합니다. 순수한 제주 여자의 얼굴은 동글납작하고 눈에는 흰자위보다 검은자위가 더 많은데 그 눈까풀이 쌍까풀이 졌습니다. 게다가 고르게 균형이 진 얼굴은 어딘지 사람의 마음을 끄는 아름다운 매력이 숨어 있습니다. 현대의 미인형은 쌍까풀진 눈에 있다고 인위적으로 수술까지 하여 일부러 쌍까풀을 지우는 오늘날 이 자연의 쌍가풀의 미는 그 얼마나 순수한 매력일 것입니까. 화장수 한번 얼굴에 대여 본 일이 없지만 그 벅찬 노동도 이 균형미를 덜지는 모합니다. 건강과 미를 갖춘 여자는 이 섬의 여자들입니다.
【원문】제주 여자의 건강과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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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6월 0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