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밀라노 세계박람회의 프랑스 파빌리온
2015년 밀라노 세계박람회의 프랑스 파빌리온(pavilion, 가설건축물)은 에너지 소비량이 매우 낮고, 완전히 분해되고, 조립이 가능하며, 기술적 건축적 성과가 높은 목조 건물이다. 프랑스 파빌리온은 대한민국 전곡선사박물관을 설계하고 2011년 개관한 프랑스 건축가 아누크 르장드르와 니콜라스 데마지에르가 설계하였다.
▲ 2015년 밀라노 세계박람회의 프랑스 파빌리온(사진:XTU)
최근 우리나라는 2030년 Expo 개최지로 부산 유치를 위하여 국제박람회기구에 가입한 182개 국가를 방문하여 활동했으나 아쉽게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예전의 세계박람회 개최지 및 유치전과 Expo에서 인기가 있었던 파빌리온에 대하여 살펴보려고 한다.
파빌리온(pavilion)은 통상 전시회의 임시로 만든 가설건축물을 말한다. 파빌리온의 등장은 영국에서 시작된 18세기 산업혁명 시기와 같다. 만국박람회 집행위원회는 1850년 3월 박람회장 건축물 공모전을 개최하여 38개의 국제 작품을 포함하여 245개의 출품작을 받아 2개의 디자인을 최종 선정했지만, 집행위원회는 출품작을 거부했다. 이유는 1851년 5월 1일 개최일에 맞출 수 있는 경제적인 건물을 요구했는데 조건에 맞지 않았다.
이때 영국의 정원사였던 조셉 펙스턴 경(Sir Joseph Paxton, 1801~1865)은 만국박람회의 깊은 관심을 가지고 흥미롭게 생각했다. 팩스턴 정원사는 영국의 유명한 귀족인 데본셔 공작(Duke of Devonshire)의 부탁으로 채스워스 하우스(Chatsworth House)의 온실 설계를 했다.
▲ 수정궁(사진:위키백과)
박람회 집행위원회는 조셉 펙스턴 경이 설계한 작품을 선정하여 5개월 만에 박람회 건물을 완성했다. 1851년 5월 1일 영국 런던 만국박람회가 개최되었을 때 철과 유리로 된 거대한 모듈식 건물 수정궁(水晶宮, The Crystal Palace)에는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 찰스 다윈(Charles Darwin),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 샬롯 브론트(Charlotte Brontë) 등이 참석했고, 많은 사람을 만족시켰다.
건물의 벽과 지붕은 모두 유리로 만들어 깨끗하고 조명이 필요하지 않았다. 당시 건물은 길이가 564m, 높이 39m로 축구장 18개 넓이에 크기였다. 건물의 높이가 높아진 것은 건물을 웅장하게 보이려는 것도 있지만, 실상은 부지에 서 있는 높이 30m의 우람한 느릅나무(Elm)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설계자는 6개월이면 마치는 박람회를 위해 거대한 나무를 자르기에는 너무 아까워 큰 나무를 덮을 거대한 공간을 구상했다. 만약 일반 토목 전공자가 설계자였다면 예산을 핑계로 무작정 자르려고 했겠지만, 설계자가 정원사라 큰 나무는 다행히 살아날 수 있었다. 수정궁이 유리를 사용하게 된 것은 1832년 챈스 형제가 저렴하고 강한 판유리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발명했기 때문이다.
박람회 집행위원회가 생각한 조립 건물은 다른 건축물과 다르게 계획, 조립, 운송, 건설, 해체가 편했다. 이는 박람회에서 강조하는 혁신 정신과 딱 맞아 고정관념을 깨고 건축 발전에 큰 계기가 되었다.
제2회 파리 국제박람회부터는 건축가들이 경쟁적으로 건축적 실험이나 시도를 자유롭게 하고, 자기의 창작 작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되어 파빌리온의 인기는 더 높아졌다. 수정궁(水晶宮) 건물은 행사를 마치고 런던 교외로 이전하였는데 1936년 11월 30일 화재로 소실되었다.
세계국제박람회는 5년마다 개최되어 2010년 상하이 Expo, 2015년 밀라노 Expo, 2020년 두바이 Expos는 “마음을 잇고, 미래를 창조하다”라는 주제로 박람회를 개최하여 2400만 명이 방문했다.
▲ 2030년 EXPO(리야드)
내년에는 2025년 오사카 Expo가 행사가 열린다. 2030년 Expo에는 모스크바, 부산, 리야드, 오데사, 로마 5개 도시가 Expo를 유치하려고 경쟁했지만, 모스크바가 유치를 포기하고 오데사는 후보 자격을 박탈당해 최종 투표는 부산, 리야드, 로마 3개 도시를 대상으로 2023년 11월 28일 개최된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리야드 119표, 부산 29표, 로마 17표를 얻어 2030년 Expo 개최지로 “변화의 시대: 미래를 내다보는 미래를 위해 함께 " 라는 멋진 주제를 내건 리야드의 멋진 승리로 끝났다.
2030년 Expo 개최지 리야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로 아라비아반도 나지드 고원 동쪽 해발 600m에 위치하며 1924년에는 인구 30,000명이 거주했으나 지금은 800만 명이 사는 최첨단 도시가 되었다. 리야드는 정원 또는 오아시스를 뜻하는 말이다. 리야드는 인구가 늘기 시작하여 1940년경부터 발전하고, 1970년에 리야드 여자대학교가 세워졌다.
▲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RIYADH)
부산이 내건 주제와 로마가 내건 주제 “사람과 영토: 재생, 포용, 그리고 혁신”이라는 주제는 총회에 참석한 국가들 대표의 마음을 못 움직였다. 결국 참신한 구호를 외친 리야드의 완승이었다.
2025년 오사카(大阪) Expo는 오사카 남서쪽에 위치한 인공섬 유메시마(夢洲, ゆめしま)에서 2025년 4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생명이 빛나는 미래사회 디자인〉이란 주제로 개최된다. 원래 이 장소는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예상하고 해저터널을 건설하고 많은 투자를 하였으나 올림픽이 베이징으로 결정되어 일부 항만시설만 건설되고 모든 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았다.
섬에서 Expo를 한 것은 1967년 몬트리올과 1992년 세비야 등 몇 차례 있었다. 2018년에 아베 정권이 유치했던 2025 오사카 Expo는 2017년 구상했던 박람회장 건설비가 상상할 수 없는 정도로 오르고, 자재 및 노동 인건비가 상승했다.
▲ 2025 오사카 Expo(사진;아사히신문)
일본 정부는 2025 오사카 Expo는 국제적인 전시를 볼 뿐만 아니라, 세계 80억 명이 서로의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미래 사회를 함께 창조하고(co-create), 인류 공통의 과제 해결을 위해 첨단 기술 등 세계의 지식을 모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발신하는 장소로 이용하자고 계속 호소하고 있다.
500일이 남은 2023년 7월 19일까지 신청국이 전혀 없었다. 당초에 50여 개 국가가 자국 부담으로 직접 전시관을 짓기로 했지만, 엑스포의 꽃이라는 해외전시관을 신청한 나라는 하나도 없다.
이런 문제는 건설을 담당할 일본 건설업체들이 인력 부족, 시멘트, 자재 값 상승 등을 이유로 수주를 기피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년을 맞이해 앞으로도 전망이 불투명하고, 항공료가 아직도 비싸 관광객들이 일본 방문을 피하고 있다.
▲ 2025 오사카 Expo(사진:TEAM EXPO 2025)
한국에서는 ‘생명을 연결하다(Connecting Lives)’라는 주제로 2022년 12월 12일 건축 설게 공모에 당선된 ‘UIA건축사사무소 K-Plane’ 작품을 가지고 박람회에 참가한다. 당선 작품은 한국 콘텐츠로의 여행을 모티브로 지상 3층 구조로 건립한다.
이제 2025 오사카 Expo 개최까지는 400여 일이 남았다. 코로나 19로 2020 도쿄 올림픽을 무관중으로 치른 일본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회원국에 전시관 디자인 간소화, 공사 기간 단축 등 여러 제안을 계속 시도하며 같이 ‘미래를 디자인하자’라고 호소하지만, 아직 별다른 호응이 없다.
일본 정부는 2027년까지 인근 2개 인공섬에 대규모 상업시설과 테마파크를 건설하여 연계 관광지를 조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한 방식에서 벗어나 주제관 11개를 분산하고, 벌집이나 세포분열을 통해 엿볼 수 있는 브로노이 다이어그램(Voronoi diagram) 방식을 채택한다.
국제박람회기구(Bureau International des Expositions, BIE) 본부는 프랑스 파리에 있으며 회원국은 182개 국가이다. BIE는 1931년부터 세계박람회를 감독하고 규제하는 정부 간 조직으로 인류가 직면한 근본적인 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데 노력하며 국제박람회 개최를 결정한다. 국제박람회기구(BIE)의 후원으로 세계박람회, 전문박람회, 원예박람회, 밀라노 트리엔날레 등 4가지 유형의 엑스포가 조직되고, 국제엑스포 행사가 펼쳐진다.
▲ 2023 EXPO 도하 카타르 원예박람회
2027 EXPO 요코하마 국제 원예박람회는 2019년 9월 9일 베이징시에 개최된 AIPH 71회 총회에서 확정되었다. 2027년 3월 27일부터 9월 27일까지 일본 요코하마시에서 개최하는 원예엑스포는 ‘푸른 사막, 더 나은 환경(Green Desert, Better Environment)’이란 주제로 펼쳐진다. 일본은 1990년 오사카 원예 엑스포 이후 37년 만에 다시 개최하며, 총 7번째 유치에 성공했다.
▲ 2027 EXPO 요코하마 원예박람회
2015년 밀라노 세계박람회가 성공한 것은 ‘지구 식량 공급, 생명의 에너지(Feeding the planet, Energy for Life)’라는 독특한 주제 선정 때문이라고 학자들은 평한다. 2008년 3월 31일 제143차 BIE 총회에서 밀라노는 농업과 기후환경을 주제로 마스코트를 11개 채소와 과일로 표현된 푸디(Foody)를 내걸어 회원국의 호평 속에 튀르키예 이즈마르를 21표 차로 이겼다.
푸디는 수박, 바나나, 옥수수, 석류, 파인애플, 오렌지, 망고, 배, 사과, 무화과, 마늘로 이것은 넓은 의미에서 생명과 에너지의 원천인 공동체, 다양성, 음식을 상징한다.
밀라노 박람회의 성공은 이미 예상되었던 일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밀라노 세계박람회 유치를 신청하기 전인 2000년 10월 1일에 피에라 밀라노(Fiera Milano, 전시관 및 무역센터)를 완성하고, 2008년 박람회 유치에 성공했다.
▲ 2015년 밀라노 세계박람회 마스코트 푸디(Foody)(사진:위키피디아)
그리고 인근 부지에 일산 킨텍스의 3배가 넘는 34만 5000㎡ 규모의 초대형 전시관을 추가로 건립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20년간에 걸쳐 아주 철저하고 치밀하게 준비해 전 세계 관광객의 마음을 꽉 잡았다. 박람회 개최 100일 전인 2015년 2월 3일에 800만 장의 입장권이 팔렸고, 최종 통계 숫자는 2150만 명이 입장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밀라노 세계박람회 장소를 지속적이고 가능성 있는 부지로 재활용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2024년까지 과학기술 공원과 대학의 연구시설로 만들려고 했으나 부지가 너무 넓어 일부만 활용되고 있다.
엑스포는 진보와 협력을 위한 국제 플랫폼이다. 이것은 인류애의 근본적인 도전을 위한 해결책을 찾기 위한 거대한 공통적인 프로젝트이다. 시각적 및 감각적 경험의 다양성을 결합한 엑스포는 참가자와 방문자에게 기억에 남는 경험을 제공한다.
엑스포는 국가와 문화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국가의 이미지와 명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엑스포는 개최국의 경제 및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도시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엑스포 프로젝트는 도시개발 계획의 일환이며, 장기적으로 유형(건축, 도시 계획)과 무형(문화, 교육)의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도시와 주거의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시민들은 엑스포 참여를 통해 꿈과 영감을 높이고 만족을 느낀다. 오늘날 도시는 더 이상 야생이란 자연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 (사진:서울비엔날레)
세계박람회에서 처음 도입된 파빌리온(pavilion, 가설건축물)은 우리나라 예술과 건축에 도입되어 ‘서울 도시건축 비엔날레’는 2년마다 개최되며 큰 성과를 올렸다. 많은 작가가 국립현대미술관(MMCA) 파빌리온 공모에 작품을 참여하고 있다. 뉴욕현대미술관이 여러 도시에서 시행하는 Moma YAP (young architects program)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은 인기가 많다.
▲ 2015년 밀라노 세계박람회, Alitalia Airbus A330(사진:위키피디아)
항구 도시 부산시가 2030년 Expo 유치에 비록 떨어졌지만, 도전은 아름다웠다. 세계의 벽이 높고, 우리의 실력이 부족함을 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2015년 밀라노 세계박람회 위원회가 20년 동안 정성을 기울여 성공을 쟁취한 것처럼 우리도 실망하지 말고 참신한 주제를 선택하여, 10년 후 Expo 유치 경쟁에 다시 뛰어들어야 한다.
일본 요코하마 시장은 2027 Expo 원예박람회를 준비하면서 1,000만 명의 방문객을 맞을 준비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한국은 자연이 아름답고,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필자는 전라남도, 목포시, 무안군, 신안군, 보성군, 장흥군, 고흥군, 진도군, 완도군, 해남군이 공동 사업으로 원예박람회를 조사하여, Expo 원예박람회에 유치 신청을 하는 것이 지역 발전에 큰 보탬이 된다고 생각된다.
생활문화아카데미 대표 궁인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