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是歲。十月之望。步自雪堂。將歸於臨皋。二客從予。過黃泥之阪。霜露既降。木葉盡脫。人影在地。仰見明月。顧而樂之。行歌相答。
3
그 해(1082년) 시월 기망(旣望)에 설당(雪堂)에서 걸어 나와 임고정(臨皐亭)으로 돌아가려는데 두 손님이 나를 따라 왔다. 황니(黃泥) 고개를 지나는데 이미 서리와 이슬이 내려 나뭇잎은 모두 지고 사람의 그림자가 땅에 비치고 있기에 고개를 들어 밝은 달을 쳐다보고 주위를 돌아보며 즐거워하며 걸어가면서 노래 불러 화답했다
4
已而歎曰。有客無酒。有酒無肴。月白風清。如此良夜何。客曰。今者薄暮。舉網得魚。巨口細鱗。狀似松江之鱸。顧安所得酒乎。歸而謀諸婦。婦曰。我有斗酒。藏之久矣。以待子不時須。
5
조금 지나 내가 탄식하기를, “객은 있는데 술이 없고 술이 있는데 안주가 없으니 달 밝고 바람 맑아도 이 같은 좋은 밤을 어찌 보내야 하나”하니 객이 말하기를, “오늘 해 질 무렵에 그물로 고기를 잡았으니 입이 크고 비늘이 가는 것이 꼭 송강(松江)의 농어같이 생겼소. 살피건대, 술은 어디서 얻을까”하니 집에 돌아가 아내와 상의했더니 아내가 말하기를, “제게 술 한 말이 있는데 저장해 둔 지 오래 된 것입니다. 당신이 갑자기 찾을 것에 대비하여 둔 것입니다.”했다
6
於是攜酒與魚。復游於赤壁之下。江流。有聲斷岸千尺。山高月小。水落石出。曾日月之幾何。而江山。不可復識矣。
7
이에 술과 고기를 가지고 다시 적벽 아래에 가서 놀았으니 흐르는 강물은 소리를 내고 깍아 지른 언덕은 천척(千尺)이나 되었다. 산이 높아 달은 작은데 강물이 줄어서 돌들이 드러나 있었다. 일찌기 세월이 얼마나 지나서 강산을 다시 알아 볼 수 없단 말인가?
8
予乃攝衣而上。覆巉巖。披蒙茸。踞虎豹。登虯龍。攀栖鶻之危巢。俯馮夷之幽宮。蓋二客。不能從焉。
9
나는 옷을 걷고 올라가서 깍아 지를 듯 높이 솟은 바위를 밟으며 무성히 자란 풀숲을 헤치고 호랑이나 표범 모양의 바위에 걸터앉기도 하고 뱀이나 용같이 구부러진 나무에 올라 매가 사는 높이 솟은 둥지를 잡아보고 풍이(馮夷)의 궁전이 있는 깊은 물속도 내려다보았다. 그러나 두 객은 나를 따르지 못하였다.
10
反而登舟。放乎中流。聽其所止而終焉。時將夜半。四顧寂寥。適有孤鶴。橫江東來。翅如車輪。元裳縞衣。戛然長鳴。掠予舟而西也。
11
돌아와 배에 올라 강 가운데에서 물 흐르는 대로 내맡겨 배가 멈추는 곳을 알아 멈추게 하였다. 때는 거의 한밤이 되었다. 사방을 보니 적막한데 마침 외로운 학 한 마리가 강을 가로질러 동쪽에서 날아오는데 날개는 수레바퀴처럼 크고 검정 치마 흰 저고리 입은 듯 한대 끼륵끼륵 길게 소리 내어 울며 우리 배를 스쳐서 서쪽으로 날아갔다
12
須臾客去。予亦就睡。夢一道士。羽衣蹁躚。過臨皋之下。揖予而言曰。赤壁之遊樂乎。問其姓名。俛而不答。嗚呼噫嘻。我知之矣。疇昔之夜。飛鳴而過我者。非子也耶。道士顧笑。予亦驚寤。開戶視之。不見其處。
13
잠시 후에 객은 돌아가고 나도 잠이 들었다. 꿈에 한 도사가 새털로 만든 옷을 펄럭이며 날아서 임고정(臨皋亭) 아래를 지나와 내게 읍하여 말하기를, “적벽의 노래가 즐거웠소?”했다. 내가 그의 성명을 물으니 머리를 숙인 채 대답하지 않았다. 아, 나는 알겠노라. 지난밤에 울면서 나를 스쳐 날아간 것이 바로 그대가 아니오? 도사는 고개를 돌리며 웃었다. 나도 또한 놀라 잠에서 깨어나 문을 열고 내다보았으나 그가 있는 곳을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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