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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석(木石) 부인 ◈
◇ 제5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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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9~10
이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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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목석(木石) 부인
2
제5장
 
 

1. 제1절

 
4
송씨 집에 온 지 이미 한 달이 지났거만 나의 일은 조금도 진척이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그 가장 큰 원인은 주 부인과 이야기를 한 후부터는 나 자신이 나의 마음을 진정치 못하게 된 데 있다 할 것이다.
 
5
그렇다고 주 부인에게 대해서 내가 따로이 어떤 생각을 품은 것은 아니다. 부인은 이미 남의 아내요, 또 세 어린아이의 어머니였고 나 또한 한 여성의 남편이요 어버이였다 더욱이 . 주 부인은 어느 찻집에 가든지 여자 수효가 남자 수효보다 하나나 둘은 더 많다고까지 일컬을 만큼 여자들이 히질거리고 다니는 지금 세상에 발을 깊이 드리운 체 살아오고 있는 여성이다. 그날 이야기로 주 여사가 아직도 나를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는 했었다. 그러나 지금의 내게 대한 주 여사의 그 극진한 애정이란 한 여성이 한 남성에게 대해서 품을 수 있는 그런 애정이 아니라 출가한 누이가 친정 오라버니를 감싸주고 싶어하는 그런 애정이었다.
 
6
주 여사는 내가 얼마나 불행한 사나이라는 것을 나 자신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다. 이 불행한 오라비에 대한 동정이었고 또 애정인 것이다. 첫째 내가 불행해진 원인까니도 주 여사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내가 불행하게 된 원인이 주 여사 자신에게 있느니라 생각하고… 아니라, 주 여사가 나를 불행하게 만든 것이 아니듯이 나도 주 여사를 불행하게 만든 기억은 없다.
 
7
우리는 그저 오다가다 한 번 만났고 소나기를 같이 피하던 남녀가 비가 그치자 갑네옵네 말 한마디 주고받지도 않은채 헤어지는 듯 나는 나의 갈길을 갔고 주 여사는 또 주 여사대로 자기의 갈길을 갔을 뿐인 오직 그런 사이에 지나지 않던 우리 둘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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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간의 애정이란 마치 물과 가은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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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주 여사도 이런 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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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선생님을 모셔오기로 결정짓기까지에는 무던히도 생각을 했었더랍니다. 선생님이나 지나 아직 젊지 않아요? 선생님도 아직 사십 전이시고 전 사십까지도 아직 한참이나 있지 않습니까! 그런 제가 선생님을 모셔왔다가 혹시나 자신 마음이 흔들리지나 않을까… 이런 걱정도해보았고 선생님이 또 제게 대해서 아주 지나가버린 예날의 꿈을 꾸기를 바라지나 않으실까… 이런 생각도 해보았어요. 그러나 전 자신이 있었습니다. 전 목석이니까요. 목석 부인. 그러구 선생님두 절대로 그런 어리석은 생각은 꿈에도 않으시리라는 것을 믿었어요. 저 자신을 믿고 또 선생님을 믿기 때문에 전 용기를 냈던 것입니다. 아까 말씀대로 남녀의 애정이란… 더욱이 저와 선생님과 같은 사이의 애정이란 물과 같은 거야요. 물은 어디나 얕은 데루 흐르잖아요? 어디구 틈이 있어야 새어들구요. 하지만 제게나 선생님께나 그런 애정이 흘러들 틈은 전혀 없지 않습니까? 전 한 남편의 아내고 어미구 선생님도 한 아내의 남편이시구 아버지시구, 안 그렇습니까?"
 
11
주 여사의 이 말에 나는 아무 대답도 못하고 앉았었다. 고기가 벌레를 잘아 먹느라고 철벅대고 있었다. 크지도 못해 보이는 붕어가 일으킨 파문이 끝없이 퍼져나가는 것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린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었다.
 
12
주 여사의 얼굴이 갑자기 앙큰해진 것이다. 막다른 골목 안에서 무서운 사람을 만나서 오도가도 못하고 선 소녀의 얼굴이었다. 놀란 얼굴이라기보다는 공포에 사로잡힌 얼굴이다.
 
13
"왜 대답이 없으실까? 네, 선생님!"
 
14
주 여사는 어깨라도 잡아흔들듯이 다부지게 물었었다.
 
15
"대답을 반드시 해야 합니까?"
 
16
하고 나는 천천히 말했었다.
 
17
"눈 밑에 코가 있구 코 밑에 입이 있다는 건 다 아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부인껜 부군이 계시구 아이가 있으시구 내게두 아내가 있구 자식이 있구… 다 아는 사실에 뭣하러 대답을 해야 합니까?"
 
18
"아, 그렇기나 하시다면…"
 
19
하고 주 여사는 숨을 후유 돌린다.
 
20
"전 또 깜짝 놀랐었답니다. 혹 선생님이 그런 사실을 부인… 부인은 아니겠죠. 그걸 부인할 순 없는 노릇이니까요. 부인까진 아니라도 그런 사실을 무시하신다든가 잊구 싶어하시는가 했었어요. 인제 안심했습니다!"
 
21
주 여사는 약간 웃는 얼굴로 돌아가더니만 또 금세 딱 굳어지면서,
 
22
"이렇게 계시다가 혹시 선생님이 제게 대해서 누이동생ㄷ 범위를 벗어난 생각이 드시는 것 같으실 땐 그 시루 서울로 돌아가셔야 합니다. 네? 약속하시지요?"
 
23
"약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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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또 오라버니 범위를 벗어날 감정이 생길 땐 제가 선생님께 돌아가줍시사구 여쭙겠어요. 그때두 선생님 두말없이 떠나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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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나가라는데 더 있겠노라 할 수도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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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렇게 대답을 하니까 주 여사는 까르르 웃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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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니, 누가 당장 가시랬나, 처량하게 구시게… 걱정 마세요. 잘못 하시는 일만 없으시면 부인께서 내어줍소사구 하실 때까지 내쫓을께요. 그 대신 제 말을 잘 들으셔야 해요… 그러시죠?"
 
 
 

2. 제2절

 
29
주 여사는 내게 대해서(아니 자기 자신에게 대해서도) 무던히도 경계를 하고 있었지만 그러한 주 여사한테는 미안할 정도로 나는 그에게 실로 답답했었다. 그렇다고 나 자신을 신화하자는 것도 아니요. 주 여사가 나의 흥미를 줄 만한 존재가 못 된다는 말도 아니다. 주 여사가 얼마나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것은 벌써 십오 년 전부터 나의 뇌에 박힌 인상이었고 십오 년 전의 그 앳되던 주 여사가 지금은 포옥 익은 과일처럼 탐스러워진 사실을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다. 만일에 그가 남편이 있는 아내가 아니요, 또 그의 남편이 나와는 낯이붙이 모르는 사람이어서 그와의 키스가 죄만 되지 않는다면 나는 그만 행복을 위해서도 막대한 대가도 지불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30
내가 이렇게 말한다면 곧이듣지 않을 사람이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란 인간이 자기 자신을 얼마나 학대해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라면 나의 이 말도 믿어줄 것이요. 나의 심정도 이해해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나란 인간이 따로 있고 나의 몸뚱이를 소유한 사람이 따로이 있고 그가 또 나와는 무서운 원한을 가진 인간이거나 한 것처럼 자신을 학대해왔던 것이다. 모든 점에서 그랬었다.
 
31
술만 해도 그렇다. 나란 인간이 육체는 그 값싼 독주에 도저히 견디어낼 수 있는 저항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마치 고장난 기계 같아서 뼈와 뼈는 사개가 맞지 않았고 관절의 이음매는 개가 풀려서 너슬거린다. 창자 속에는 기름기라곤 겉도는 것도 없다. 기름기라도 있어야만 그 독한 술이 들어가도 내장 속으로 배어들지 않겠는데 기름기 한 점 없이 메말랐고 보니 술의 독기가 그 속으로 파고들 수밖에는 없다. 같은 술이라도 텁텁한 막거리나 약주 같은 곡기가 든 술이란다면 그래도 속도 덜 깎이련만 무슨 주제에 사십도짜리 국산 진 아니면 배갈이다. 원래 그런 독주가 생긴 것도 독주를 먹기 위해서 아니라, 기름진 고기를 먹자니까 그 기름기가 너무 엉키면 요크셔나 머크셔 처럼 될 위험성이 있어서였겠는데 이것은 숫제 기름기라고는 입에 댈 줄모 모르는 갱주다. 소주에 젓가락으로 새우젓 곡물을 꼭 찍어먹으면 그만이었고, 진 아니 브랜디니 하는 값싼 독주에 낙화생 쪽이 깍인다.
 
32
그렇거든 술먹은 뒤에 된장국에 밥술일망정 떠넣었으면 좋으련만 술만 들어가면 구역이 나서 곡기라고는 입에도 대지 못한다.
 
33
거기에다 일에 물리면 곧잘 밤샘이다. 일이래야 컷 나부랭이나 삽화 따위지만─
 
34
내가 어떻게 하다가 이꼴이 되었던지는 나 자신도 모른다. 어떤 때는 제법 사색이나 하는 것처럼 뜬구름도 쳐다보기도 하고 강가에 가서 흐르는 물을 무료하니 내려다보고 있기도 했으며 인생의 허무함도 읊조리기는 한다지만 인생이 어째서 허무한가 하는 것은 추궁해본 일도 없다. 순간의 향락이 인생의 전부니라─ 이런 생각은 해보았다지만 그것도 무슨 깊은 진리에서 얻은 결론도 못 되고, 세기의 불안을 느껴도 본다지만 어디서 어떻게 해서 오는 불안이란 것을 진착해본 일도 없다.
 
35
이러한 나한테 자기 완성의 의욕이 있을 리도 없지 않으냐.
 
36
애정이란 자기에게 충실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권리다. 충실은 커녕 자학을 유일한 생의 신조로 삼고 있는 내게 애정이란 아름다운 감정이 남아 있을 리 만무다.
 
37
"주 여사, 절대로 안심하십시오. 날 경계한다든가 나로 해서 신경을 쓰실 필요는 조금도 없습니다. 난 인간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가지고 보는 그런 인간성은 내게는 없습니다. 순정도 없고 감정도 엇고 또 욕망도 없는 부도체(不導體)입니다. 인간이 못 되는 내가 어떻게 애정을 가질 수 있나요?"
 
38
"그건 너무 처참한 이야기예요!"
 
39
어느 날인가 한번은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았었다. 과목밭 한가운데서였다. 그날은 부군이 오후에 오기로 되어 있어서 한걸음 먼저 왔다던 것이다.
 
40
"전 선생님이 무엇때문에 그렇게 퇴폐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던가가 궁금해 못견디겠습니다 전의 선생님은 . 이상이 있으셨어요. 아름다운 꿈도 갖구 계셨구요. 그래서 저 같은 것은 거들떠 보지도 않으셨지만─ 그렇던 선생님이십오 년 동안에 어떻게 그렇게 변하셨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잡지에 나오는 가십을 볼 때엔 가십이니까 그런 이야기들을 쓰는 게려니 했었지만 언젠가 선생님 자신이 쓰신 「패배자의 일기」를 읽고 가슴이 뜨끔했어요. 그뒤 집 양반한테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죠. 술집에서두 지청구를 대더래요. 저 양반 저러다가 술 루 죽는다구 그러더래요. 그렇지 않으면 자살한 거라구─"
 
41
"그 마담이 잘 보았군요."
 
42
"그 애길 듣군 전 정말 초조했었습니다. 그래서 주인양반한테 아버님 초상화 애길 꺼냈어요. 선생님을 구해야 하겠다는 일념뿐이었어요. 선생님의 그 뛰어나신 재주를 그렇게 썩이구는 싶지 않았어요! 선생님은…"
 
43
이렇게 이야기하다 말고 주 여사는 그만 흐느껴버렸던 것이다.
 
44
나는 아무 말도 나오지가 않았다.
 
45
그렇다고 이러한 주 여사의 애정이 이성으로서의 애정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는 독자가 있다면 잠시 그런 생각은 중단해주기 바란다. 나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또 그것이 사실일 것이다. 나는 그뒤에도 내게 대한 주 여사의 동정이 지극히 순수한 감정이라는 것을 증명할 만한 수많은 이야기를 갖고 있으니까 말이다. 독자가 요구할 때면 나는 언제든지 그런 의심을 풀어줄 수 있을 것이다.
 
 
 

3. 제3절

 
47
이렇듯 아무런 사심도 없는 주 여사의 아름다운 마음씨가 나의 일을 방해했다고 한다면 듣는이는 또 내게 대해서 의혹을 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혹 네가 네 감정에 휘갑이 된 것이 아니냐고.
 
48
그러나 절대로 아니다. 나는 신 앞에서도 맹세한 수가 있다.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이 끌어내는 신을 누가 믿겠느냐 한다면 그것도 잘못이다. 나는 현재 따로이 신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무신론자는 아니다. 나는 반드시 신은 있다고 믿는다. 정체를 본 일도 없고 만져본 일도 없는 신이지만 신이 없다고 생각했다면 나의 이 자학 행위도 벌써 끝을 고했을지도 모른다.
 
49
나는 송 노인이 초상화를 그리기보다도 내가 지금까지 잃은 채 살아온 나의 본 위치로 돌아갈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한 인간을 내린다는 것은 컷이나 삽화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50
컷이나 삽화를 끼적거리던 나는 먼저 화가─ 예술가의 위치로 돌아와야 했고 한 인간을 예술품으로서 완성하기 위해서는 나는 먼저 잃었던 나의 인간성을 찾아야 했다. 인간의 진실성과 진실한 인간만이 영위할 수 있는 나의 생활을 찾지 않고서는 나는 진실한 인간도 될 수 없었고 장차 진실한 예술가도 될 수는 없던 것이다.
 
51
만일에 주 여사의 그 아름다운 ─신이라도 좋고 천사라도 좋을 그 아름다운 순정만 아니었더라면 나를 한 도안가로나 한낱 삽화가로서의 기술과 양심으로써 송 노인의 초상화는 충분히 완성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컷이나 삽화에도 으레껏 아무개 화백이라고 어마어마한 칭호를 붙여주는 것이 상식적으로 되어 있고 또 나 자신 그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처럼 생각해왔을 만큼 나란 인간은 파렴치한 인간이 되어 있다.
 
52
내가 컷이나 삽화에 손을 대지 않았을 때는 나는 그런 화가들을 모멸했었다. S 화백은 나와는 가장 친한 사이여서 늘 만났고 만나면 차나 술도 나누는 그런 사이였지만,
 
53
"S! 내가 오늘은 자네와 이렇게 차도 마시고 술도 같이 먹지만 자네와 나와는 다르다는 걸 잊어선 안 되네, 자넨 화가가 아니야, 삽화가지… 삽화가야! 삽화가란 말야!"
 
54
물론 술이 취해서 하는 말이지만 S화백은,
 
55
"암, 왜 내가 모르나 알아, 알아, 글쎄 안대두 그러거든…"
 
56
한번 불끈하는 일도 없이 이렇게 응받이를 해주던 S 화백이었다.
 
57
그러나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가! S가 섰던 바로 그 위치에 나 자신이 가서 서게 되었고 내가 섰던 바로 그 자리에는 S가 와서 서 있게 된 것이다.
 
58
S는 무서운 결심을 하고 삽화계에서 자취를 감추더니 일년 후에는 개인 전람회를 가졌던 것이다.
 
59
그 전람회장에 섰던 나는 응당 그 자리에서 S의 뒤를 쫓았어야 할 것이건만 나는 그날 밤에도 술집으로 갔었다. 이래 만 삼 년 나는 완전히 삽화가가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60
나는 열 번 가까이나 송 노인의 얼굴을 데생을 하다가 뭉개고 또 붓을 들고 했다. 그러나 아무리 보아도 그것은 삽화였지 그림은 아니다. 나는 삽화가 그림이 될 수 없다는 무서운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우치고 붓을 내던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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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술을 입에 대기 시작한 것도 이날부터다.
 
62
나는 그대로 미친개였다. 송씨 부부가 용채로 주는 돈을 받는 그 길로 거리 술집에다 갖다주었다. 거리에서 내 숙소인 과목밭까지는 3마장이 넘을지도 모르는 그런 거리다. 논둑 밭둑으로 해매다가 돌아와서는 또 술이었다.
 
63
나는 주 여사가 원망스러웠다. 주 여사만 아니면 나는 이렇게 괴롭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에 먹던 술은 타성이 빚어준 일종의 나의 생활이었지만 오늘의 술은 정말 괴로움을 잊기 위한 술이었었다. 과절염 환자가 아픔을 참다못해서 맞는 마취제나 같은 술이 되고 만 것이었다.
 
64
그런 어느 날 아침이다. 나는 간밤 술이 취한 채 밤새도록 들판을 해매다가다 샐녘에야 과목밭 박 서방에 부축이 되어 돌아왔던 것이다. 모두 상했었다. 어디서 넘어진 기억도 없는데 이마가 깨어져서 피가 말라붙었었다. 다 밝아서야 돌아와 쓰러졌고 보니 정신이 있을 턱이 없다. 나는 시간도 모르고 그냥 고꾸라져 자다가 목 안이 찢어지는 것 같아서 잠이 깨었었다. 채 눈도 뜨지 못한 채 물그릇을 더음으려니까,
 
65
"물 여기 있습니다."
 
66
하는 여인의 음성이 난다.
 
67
순간 나는 내 아내의 음성이다 싶어서 벌떡 일어나 보니 뜻밖에도 주 부인이 머리 맡에 앉아 있지 않은가?
 
68
"몹시 괴로우신가보군요. 무슨 약줄 그렇게나 잡수셨습니까. 자, 물 드세요."
 
69
내게 면목이 있을 리 없다. 목이 타던 생각도 없어졌다. 주 부인이 내어주는 물도 받지 못하고 고개를 떨어뜨리고 말았었다.
 
70
"자, 물 드세요. 목 타시겠습니다."
 
71
두번째 이렇게 권하는 통에 할 수 없이 나는 고개를 들어,
 
72
"뵐 면목이 없습니다."
 
73
이렇게 물을 받아들었다.
 
74
누 여사의 그 긴 눈썹에는 물방울이 졸랑졸랑 달려 있다.
【원문】제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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