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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날의 한 구절(句節) ◈
◇ 5월의 하늘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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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5~11
채만식
1
젊은 날의 한 구절(句節)
 
2
1. 5월의 하늘처럼
 
 
3
꽃은 좋았어도, 그러나 비바람 많고 노 운하 자욱하여 한갓 개운한 맛이 덜하던 4월의 봄 한철은 어느덧 창경원의 그 번화하고도 어수선스러운 야앵 분배와 함께 마지막 다 지나고 시방은 5월……
 
4
씻은 듯 닦은 듯 터분하던 것이 말끔하니 죄다 가시고 나서, 저 커다랗게 머리 위에서 너그러이 홍예(虹霓)를 기울인 정갈한 창공이, 아낌없이 내리는 살진 햇살이, 내리는 햇살을 제물에 날을 삼아 결 보드랍게 대기를 비단짜며 있는 올올의 미풍이, 싱싱한 신록이, 이 모두가 한 가지로 맑고 쇄려만 하여, 계절은 바야흐로 새 정신이 들고 느끼느니 두루 상쾌한 그 5월이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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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일요일의,학교를 쉬는 한가로움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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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나절은 훨씬 겨웠고 오정이 가까운 거진 한낮……
 
7
소진(昭珍)은 거처하는 건넌방 툇마루 앞 대뜰로 내다논 등의자에 가 무릎을 도사리고 올라앉아, 하마 따가운 햇볕을 폭신 쪼이면서 이내, 지붕 너머로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곤 하느라 마음 매인 데 없이 언제까지고 세월을 잊는다.
 
8
안국동 정복판에 박혀 있는 한 가구의 가난한 하숙집이요, 손바닥만한 마당이라야 장독대에도 모자랄 지경이니, 이름만이라도 수목은커녕 몇 포기의 채송화며 봉사꽃인들 어디 한귀퉁이 비집고 가꾸잘 여유조차 없어, 도시에 계절의 신선한 감각을 식물에게서 구할 계제는 물론 아니었으나마, 다못 높이 우러러보이는 창공과 들여비치는 일광만은 조촐한 대로 아쉴 것이 없었다.
 
9
지금 이 시각의 소진에게는, 그리고 하늘과 햇볕을 한폭만 오붓이 오려 가지는 듯 아늑하니 즐길 수가 있어, 차라리 그걸로써 족하기도 했다. 나날이 학교엘 가, 학교 주위를 둘러싼 풍부한 수림과 풀언덕에서 살에 배도록 신록을 느끼며, 또는 탁 터진 대기 속에서 광대한 창궁(蒼穹)을 마음껏 올려다보며 하는 터이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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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 잘게 접힌 깜장 치마가 아랫도리를 싸고 함씬 빛을 받아, 본디 깜장이 속에 숨었던 짙은 남빛이 날카로운 반사를 일으키면서 비로소 제 바탕의 은은히 화려함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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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이 양재(洋裁)로 바뀐 뒤로는 그 지지리 멋없고 보기 싫은 데 비하여 점잖고도 맵시 나는 옛 교복이 못내 미망져 두고두고, 새로 장만을 하면서 까지, 출입할 때나 하숙에서나 항상 입고 지내기가 재미요 저윽한 위안이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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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제복에 대한 불만이 조만해 가시질 않고, 시방도 무심히 치마폭을 내려다보느라니 절로 또 그런 생각이 나면서 거기에 연달아, 일반으로, 남들은 가령 같은 재료와 노력을 가지고도 생활의 보다 나은 미화에 중대한 관심을 하여 마지않는데, 이건 단지 편리라는 일면적인 이유만을 이유삼아, 소중한 미의 유지나 창조엔 전혀 유의를 하지않는(실상은 유의할 줄을 모르는) 상하 없이 비속하고 그 각박한 생황의식하며 태도들이 새삼스럽게 야속해 못하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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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지에다가 임시로 바라크를 일으켜 세우는 장사 사람네도 아니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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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더니, 문화부문에도 그게 통용이 되는 건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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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생각이 잦아져감을 따라, 그렇지 않아도 명상적으로 그늘이 진 이마가 고만 것에 벌써 더 어두워들기 시작하고, 넓지 않은 얼굴이라 위로 약간 치솟은 초리 긴 눈초리가 한결 샐룩해 보인다. 햇볕이 너무 따끈했음이리라. 남의 첫눈엔 먼저 띄울이만큼 높고 날이 선 코가 콧등으로는 가느다란 땀방울이 소옴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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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를 지나서야 소진은 생각이 그처럼 골몰해 있음을 문득 깨닫고는 소스라쳐 고개를 들고 얼굴을 고쳐 가지면서 무릎에 놓았던 책을 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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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도록이면 아무것도 생각을 하지 말자는 것이, 혹시 하게 되더라도 이내 가벼이 물리쳐 버리고 말자는 것이, 평소 지나치게 깊고 많은 생각과 생각으로 하여 항상 골몰해 있는 저 자신을, 가다가 하루 동안만 해방을 시키고 싶은 안식을 주고 싶은, 그의 언제적부턴가 일요일의 소원이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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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도 마찬가지여서, 애초에 가지고 나오기를 반드시 읽기를 위했더니라기보다도 반은 손의 습관이었고, 정 무료하다 못하면 조금 한대문펼쳐 볼 걸 그래서 비교적 정신 쓰이지 않을 것으로 마침 르나알의 『동물지(動物誌)』를 뽑아가지고 나왔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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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그리하여, 다시금 손에서 미끄러져 내리는 대로 모른 체, 훨씬 하늘을 우러러 고개를 쳐들고, 그새도 몇번이나 그리 하듯이, 앉아서는 곰곰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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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남청색 한빛으로 맑았는 하늘은, 어쩌면 무척 단조할 것 같으면서도 암만 보고 있어야 그런 생각은 나지가 않고, 볼수록 더 재미스럽기만 하여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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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어찌하니 재미스러우며 좋은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서 그저 재미스럽고 좋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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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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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없이 올려다보고 있는데, 그러자 푸뜩 입 안에서 한마디가 절로 외어지는 것이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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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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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아,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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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불 그것은 감각적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큰 곡선과 한정 없이 푸른 빛으로 이루어진 저 위대한 창공의 신비려니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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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 창공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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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은 여느때의 어디까지고 과학적이고자 하던 우주인식(이랄 것)을 잠깐 물시하고서, 고즈너기 그 신비라는 막연하되 편리한 관념으로다가하도 재미스런 그 창공의 감각을 설명할 수 있는 저 자신의 생각지 못한 로맨티시즘이 실없이 유쾌했다. 집안은 방방이 방 임자들이 다 들어 있어도 잊어버린 듯 모두들 깜박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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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아래로 다붙은 두 방의, 반칸짜리 아랫방에서는 금융조합 이사견습생 강윤달(姜允達)이 아까 아침부터 꼬바기 책상머리에 엎드려 공부가 열심이다. 일찌기 근간한 가운데 중학을 마친 후, 시골 어느 회사에서 사 년 동안 학자를 저축해가지고 다시 ××전문을 다녀, 지나간 삼월엔 기쁜 감개의 졸업을 했고, 연달아 또 금융조합 이사후보로 취직이 되어 방금 연합회에서 견습을 하는 중이고 하니, 준(準) 입지전의 인물이요, 가히 모범 청년임을 보장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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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이 그러해서 나이만은 많아 몇몇 하숙인 축에선 제일 연장으로 스물아홉, 그리고 이 집의‘쥔어머니’강씨 노인허구는 친정 편으로 멀리 손자 뻘이 된다는 일가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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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웃방에서는, 사립 ××전문의 졸업반 박도영(朴道榮)이 방 한가운데로 얌전치 못하게 두 다리를 내던진 채 벌떡, 조금 전에 배달된 대판신문을 펼쳐 들고 누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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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영과는 이 년만 중학 동창이요, 가뜩이 둔한 재주가 소설 읽기에 미쳐 낙제를 남 진급하듯 하던, 그리고 시방도 여전한 문학청년이요, 몇해 동안 부친의 고리대금업을 보좌하다가 참다참다 못해, 몽둥이…………고, 포악을 하고는 집을 뛰쳐나와 문단 등용의 길인 양 신문기자니 잡지사원이니 포부는 컸으나 결국 인쇄소의 교정원 한 자리를 얻어 겨우 입을 도모하며 있는 한두식(韓斗植), 이군은 모처럼 쉬는 날이라 일터에서 지지리 부대끼는 졸림을 한목 원수풀이하느라고 조반상을 물리자 그대로 쓰러져서는 시익식 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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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의 ‘쥔어머니’ 강씨 노인은 외손자 병순을, 나가고 없는 제 어멈대신 안고 누워 재우다가 같이서 잠이 들었는지, 역시 아무 기척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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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南秀), 이 집 작은딸인데, 이 애는 웬 ‘아빠빠’ 를 설렁하니 벌써 꺼내 입고는, 그 열일곱살박이 처녀아이 허구두 발육이 심히 무성하여 장정처럼 굵은 팔과 퉁퉁한 다리를 온통 드러내놓고, 안방 미닫이 앞 마룻전으로 걸터앉아, 아침에 소진에게서 빌어 내온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이 깨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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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두들, 저마다 제 노릇에 잠착하여 기약치 않게 말과 동작을 잊은 채 한동안이 지나갔고, 그러나 우연한 그 침정이 언제까지고 계속 될 이치는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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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소진이, 창공에서 발견한 저의 로맨티시즘을 스스로 유쾌해하면서 빙그레 웃고 있는 얼굴을, 어찌어찌하다가 읽던 『첫사랑』으로부터 정신이 번진 기회에, 남수가 그걸 보았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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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눈을 든 채 잠깐 동안 이상해하는 낯꽃으로 짯짯이 건너다보고 있다가 커다랗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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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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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정신이 들라는 듯이 소리를 빽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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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은 소르라쳐 놀랐으나, 이어 다시 웃으면서 고개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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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 보구, 혼자서 웃구 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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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응, 거저……”
 
43
소진은 또 한번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다시금 의미 있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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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 있수? 하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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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것두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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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그렇게 해놓고 보니 아닌게아니라 여태 재미스럽고 좋고 하던 것 외에 그보다 더한 무엇인가가 저 창공에 가서 정녕코 있을 것만 같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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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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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는 나막신을 끌면서 마당으로 내려와 소진이 앉았는 등의자에 몸을 기대고 같이서 하늘을 우러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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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두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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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뵈는 거 말구…… 아무것두 없는데. 그래두 무어가 꼭 있을 것 같잖아.”
 
51
“글쎄, 참…… 저 파란 저 속엔 무에 있으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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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 몰라예지 ! 무얼라컨 천문학자더러나 알라구 하구서, 우린 언제 꺼정이구 거저, 무에 있을 것 같아하지만 하믄 좋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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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갑해 걸 누가 ! 하하하……”
 
54
남수가 재그르르 웃는 데 섭쓸려 소진도 소리를 내서 함께 웃는다.
 
55
두 여자가 어우러져 변화하게 웃는 소리에 정신이 들었던지, 아랫방의 윤달이 남수한테 무슨 말을 하려고 문턱 앞으로 다가 나앉다가 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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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잰 배 사먹으러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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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 물끄러미 바라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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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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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는 좀 열적어하면서도 입은 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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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끙!…… 냉수나 한 그릇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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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묶어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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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점점 저 모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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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먼촌 아즈머니 잘못 뒀다구 장가 못갈까바서 걱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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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머닌 퍽두 내구푼가버이! 일가 망한 건 항렬만 높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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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망한 건 나이만 많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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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말이나 더러 저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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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 좀 저보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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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끙!…… 그래, 내 졌으니 어여 냉수나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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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방에서는 오정이 가까와오느라고 속이 출출해 잠이 깬 두식이 눈을 비비면서, 입맛을 쩌업쩝 다시면서, 뭉기뭉기 방문 바투 나와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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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혼자 두런두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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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함, 날씨가 참 조오쿠나 ! 제엔장맞을, 이렇게 좋은 일기에 하다 못해 창경원으루 잰내비 구경이래두 가던 못하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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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영마저 신문을 내려놓고 일어나더니, 두식과 나란히 바깥을 내다보면서, 대를 맞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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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앨 했으면 더할 나위가 없지만,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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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아니래나!…… 제엔장맞을 청춘이 속절없이 썩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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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알량한 청춘이! 자반 비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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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라! 인석…… 자아 그런데에, 당장 급선무가 무언구우 하며언…… 여보 아랫방, 강주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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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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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우리 방엔 약이 떨어졌는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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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차 일반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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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어, 이거 난리 났군 ! 밑천은 있으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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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답니다!”
 
82
“허어!”
 
83
부엌에서 남수가 사기대접에 물을 떠가지고 마악 나오는 것을, 두식이 멀끔히 바라다보다가 한마디나 또 얻어 듣고 싶어서……
 
84
“애애! 그 다리, 진실로 위대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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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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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는 한발로 부엌 문턱을 딛고 선 채로 따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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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굴다 갖다 놨으면 이백원짜리 상머슴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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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팔이! 약장수! 야시장꾼!”
 
89
두식의 눈짜가 얼마쯤 할끔하고, 또 허풍을 잘 치고 떠들어대고 하는데서 생긴 그의 별명들이었었다.
 
90
두식은 그러나 못 들은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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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장갈 올려는지, 좀 걱정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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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 두영을 돌려다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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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어떤가 ? 한 삼사 년 지나거들랑 내 중매 서께시니……”
 
94
“일없어 ! 저 따위 깽을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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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호인(胡人)은 또 뭐라는 거야?…… 네에라,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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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그릇을 든 길이라, 부르르 쫓아가서 마구 끼얹어 주려던 것인데, 나머지 한 발의 나막신 굽이 딛고 있던 부엌 문턱에 가 박혀 가지고는 그래 내닫자던 몸은 뒤에서 다리가 딱 맞히면서 웃도리만 앞으로 와락 쏠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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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리는 여세에 그대로 엎으러지지 않은 것만은 다행했으나, 미어다치 듯 손의 대접을 놓쳐버렸고, 놓친 대접은 공굘시 또 댓돌에 가 악살로 부딪뜨려지면서 마치(사람이 고만치 모질게 다칠 뻔한 것을 제라 대신하는 듯) 쟁그라운 비명과 더불어 산산 박살이 되고.
 
98
“아이머니!”
 
99
부르짖는 남수와 함께 소진도……
 
100
“아이머니!”
 
101
놀라, 가슴이 서늑했음은 물론, 엉겹결에 팔을 벌이고 단걸음 뛰어오던 것이나, 그새 남수는 몸을 도로 가누고 서서, 저지른 일거리를 내려다보며 얼굴만 울상이다.
 
102
놀려주던 패들도, 남수가 순간 엎으러질 듯 내쏠릴 때엔 더럭 위험을 느끼면서 긴장이 되었으나 이내 무사함을 보자 셋이 일제히, 윤달은
 
103
“까불더라니!”
 
104
하고 혀를 끌끄을, 두식은 온통 집안이 울리게
 
105
“거저 잘꾸사니야! 에구 쌔원해라!”
 
106
하고 떠들어젖히고, 도영은 손뼉을 땅따앙
 
107
“부라보오! 이왕이면 한번 더!”
 
108
하고 재청까지 한다.
 
109
남수는 가뜩이나 부아를 질러주는데 골이 있는 대로 올라 미처 무어라고 대꾸도 못하고 숨결만 새액색 가빠하다가 휘휘 사방을 둘러본다. 아무것이고 손에 닥치는 대로 냅다, 집어던질 판이겠다. 그러나 얼른 마차운 것이 없었고.
 
110
윤달이 그러자 안방께로 눈짓을 하면서
 
111
“흥! 상은 타 뒀니라!”
 
112
하고, 미운 소리를 뱉어 준다.
 
113
그 말에 냉큼 두식이
 
114
“옳아 참! 됐어 됐어!……”
 
115
하고 후닥닥 뛰쳐나오더니, 안방 대뜰 앞으로 겅중겅중 쫓아가면서 동네방네 떠나가게 고함을 쳐……
 
116
“어머니이? 쥔어머니이? !”
 
117
“누가 기암을 하나아?……”
 
118
강씨 노인의 이런 구성진 대답과 함께 열리는 미닫이로 선잠 깬 얼굴이 푸스스 나오면서…….
 
119
“……어사가 출돌 했나?”
 
120
“아, 그런 게 아니라, 저 남수가요!……”
 
121
“남수가 왜?”
 
122
“남수가 까불구 게덕을 피우다가, 아 대접을, 대접허구두 제엘 존 대접을 고만 박살을 냈죠!”
 
123
“아, 저런 년이!…”
 
124
“그런 대접은 백냥을 줘두 시방은 못삽니다! 아마 그게 이 집 아버지가 살아 기실 때 잡숫던 그릇일 게야? 그렇죠? 어머니…… 아, 그런 걸 갖다가 산산조각을 냈군요! 까불다가요! 남수가요!”
 
125
마루로 나서서 보는데, 워너니 부엌문 앞으로 댓돌이 허옇게 사기조각이 흩어져 있었다.
 
126
“아 요년!……”
 
127
강씨 노인은 단박 역정이 나 어르면서 쫓아 내려오고.
 
128
남수는 그새 부엌문 뒤로 조그맣게 숨어 섰었다가 얼굴만 내다보면서
 
129
“아니라우! 아따. 즈이가 날 놀려줘서, 깨트리게 하구서두!”
 
130
하고, 길 써 발명을 한다.
 
131
사세가 그러나 불리함을 알아채고는 붙잡히지 않으려고 마당 가운데로 우선 도망빼기를 잊지 않는다.
 
132
요년, 요년 벼르면서 도저히 붙잡을 가망은 없이 뒤를 쫓고, 어머니 다신 안 그러께 다신 하면서 빌며 웃으며 연방 피해 달아나고, 거기에 두식이 활개를 쩌억 벌이고는 앞장을 지르면서 몰아주고……
 
133
용이히 붙잡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있던 도영과 윤달이 나도 나도 한꺼번에 가세를 하고 나선다.
 
134
소진은 등의자로 도로 가 앉아서, 그들의 장난질이 시끄런 줄을 모르겠고, 차라리 재미스러 얼굴엔 미소가 가득히 드러나 마지않는다.
 
135
좁은 울안인데 원체 돌이꾼이 많아놔서, 그래 마당으로 장독대 뒤로 마루로 안방 건넌방으로 우당퉁탕 한동안 더 닥개비질은 하고 다니다가 필경 마루 한복판에서 어머니한테 붙들리고라야 말았다.
 
136
꾼들 셋은, 방금 남수가 당하는 형벌 구경을 즐기느라고 대뜰로 주욱 늘어섰고.
 
137
남수는 펄씬 주저앉아 어머니의 아랫도리를 얼싸안고는 애기처럼
 
138
“엄마야! 다신 안 그래! 엄마!”
 
139
하면서 어리광을 부린다.
 
140
“요년!……”
 
141
강씨 노인은, 엉성하니 부챗살같이 손바닥을 편 팔을 잔뜩 쳐들고는……
 
142
“……넥 요년!”
 
143
“때리니 마아! 엄마아……”
 
144
“요년!”
 
145
“다신 안 그리께, 엄마……”
 
146
“아, 요년!”
 
147
“한번만 때린다믄 내 맞지?”
 
148
“요년을……”
 
149
“다신 안 그래, 엄마!”
 
150
“넥 요년!”
 
151
딸의, 꼭 엉덩짝을 겨냥해 찰싹찰싹 붙여 주려고만 연신 벼르던 것이나, 요리 꼬는다 치면 조리 피하고 조리 겨눈다 치면 요리 배틀고, 자꾸만 이래싸서 한번도 따악 때릴 틈이 나질 않았다.
 
152
두식이 한참 재치를 부린다는 게, 둘레둘레 부엌으로 쫓아들어가더니, 우왁스런 제 값을 하느라고(그 역 농은 농이었지만) 굵다란 장작을 한 개피 움켜쥐고 나와서 불쑥 들이민다.
 
153
“어머니, 옜소!”
 
154
“건 너무 크다!”
 
155
돌려다보고는 강씨 노인이 버럭 지청구를 하던 것이다.
 
156
소진이, 그러자 별안간 여지껏 즐거운 미소와 더불어 흠망 가득한 얼굴로 마루 위의 광경을 바라다보고 있던 그가 느닷없이 눈에 눈물이 핑 돌면서 이내 외면을 하고 만다.
 
157
한편 두식은, 퇴짜 맞은 장작개비를 어깨에 멘 채, 고만 자라 모가지를 하며 돌아서고, 그러면서 셋이 어우러져 허허허 유쾌하게 웃어젖힌다.
 
158
두식의 그 장작개비 대신, 그 다음엔 윤달이 안방 문턱 안에 있는 담뱃대를 집어다가 강씨 노인의 손에 쥐어준다.
 
159
남수는 통째로 드러난 무종아리를 미처 가누지 못해, 우선 따끔하니 한 대를 맞았고.
 
160
질겁하여 엄살 엄살, 건넌방으로 도망을 치는 것이나 강씨 노인은 쫓지 않았다.
 
161
마지막 또 한바탕, 요란스런 홍소가 터져나오고서다. 두식이 앞장을 서더니 숫제 꽃가마의 채장인 양 어깨엔 그 장작개비를 둘러멘 채, 발걸음을 뚜벅뚜벅 낡은 「카르멘」의 한 대문을
 
162
“도올 레야 도오올, 어어서 가아……”
 
163
하고, 샬리아핀의 청을 흉내내어, 저 혼자 커다랗게 부르면서, 마당 가운데로 행진을 한다.
 
164
남수는 건넌방 앞문으로 내다보고 서서, 골샌님, 안찌끼 약장수, 짱꼬로, 인석들 모두 인제 두고 보자고, 바락바락 앙아려쌓는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어느새 저라서 배깃이 웃는 것이고.
 
165
이렇듯 다들 유쾌하고 명랑함과 대조되어 호올로 소진은, 차차로 더 갈앉아지는 제 마음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166
덤벙쇠 한두식이 생판 그 무지스런 장작개비를 매랍시고 갖다가 들이미는 것을 그건 너무 크다면서(웃지도 않고), 타박을 주던 강씨 노인……
 
167
본시 입담이 구성지고 걸걸스런 강씨 노인의 성정으로 그러한 경우에 첩경 그러한 소리를 함직도 한 것이었고, 하되 일변 농이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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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심한 사람이 그저 무심히 보기엔, 노인네의 그와 같이 엉뚱한 위트며 능청스런 유머가 단지 재미있기나 할 따름일 것이어서, 두식과 윤달, 도영 들이 그렇듯 유쾌하게 웃은 것도 전혀 그 때문이었다.
 
169
그렇기는 하면서도, 그러나 한편으로는 또 단순히 그것이 재치있는 입담이나 농만인 것은 역시 아니었었다.
 
170
일 저지른 걸, 당장 역정이 잔뜩 나, 그 게덕배기를 좀 따끔하니 때려 주려고 잡도리를 하는 판이면서, 그러니 장작개비는 말고 몽둥이라도, 오냐 잘됐다고 얼른 받아 치켜 들고(설마 때리지야 않는다지만), 시퍼렇게 들이 엄포쯤은 했음직한 노릇이었었다.
 
171
한 것을, 노인은 도리어 그건 너무 크다고 지청구를 했던 것인데, 그것이 한 인간으로서의 강씨 노인 그에게 특유한 성격이 시키는 재치요 유머인 동시에 또한 ‘어머니다운 애정의 재치……’ 평소 자녀들을 살뜰히 아끼고 소중히 하는 어머니로서, 그러한 어머니일 것 같으면 무릇 어떠한 기회거나 그리고 썩 예사롭게 그것이 발로가 되는, 그 어머니다운 애정의 재치이던 것이었었다.
 
172
강씨 노인의 이 심상한 듯 사소한 듯싶으면서도 실상 지극히 알뜰하여 범연함이 없는 자녀에의 애정이 그런데, 어머니의 사랑이라면 언제고 무심하질 못하는 소진에겐 그러므로 매우 예민하게 그것이 감수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173
유복녀(遺腹女)로 우환중에 달리 동기간이라곤 없이 태어나, 게다가 제 돐이를 겨우 넘기자 어머니마저 여의었으니, 세상 고아 치고도 상 가는 고아랄 신세이었었다. 해서 아버지랄지 형제들이랄지. 그리하여 남처럼 번화한 혹은 단란한 가정이 노상 그립지 않은 것은 아니나, 그러한 중에도 마음 가실 결이 없이 사무치게 아쉽기는 매양 어머니요, 어머니를 가지지 못한 몸 허전함이었었다.
 
174
외가와 조그마하나마 재산만은 그 대신 복을 타고났었다.
 
175
외조모의 더할 수 없이 정성스런 거천으로 좋이 자랐고, 시방도 그이는 칠십이 이미 가까와 하얗게 머리는 세고 입은 합죽합죽, 업혀 길리던 등은 허리가 꼬루라졌어도, 마음과 얼굴은 그날이 오늘인 듯 한결같이 인자하고 정다운 할머니이었었다.
 
176
외숙네 내외 양주도 사람들이 끔직 선량하여, 의좋던 누이동생의 불쌍한 유아를 진정으로 사랑했고, 귀찮아하거나 범연함이 일찌기 없었다.
 
177
소진에게는 불행중 다행이랄 것이었었다. 그러나 역시 그것은 불행한 다행인 데 지나지 못하는 것이었었다. 욋집의 사랑과 귀염이야 본디 없어도 상관없을(막이) 여벌인 것을, 사람에게 육체가 있음만치나 당연히 그 있어야 할 어머니의 사랑이며, ‘우리 집’ 의 즐거움을 도시 가지지 못했음으로 하여, 할수할수 없이 거기다가나마 홋홋한 몸과 더불어 고달픈 영을 의탁하지 않지 못하는, 이를테면 슬픈 다행이요 옹색스런 행복인 것이어서 말이다.
 
178
모습이 잘들 닮았더라는 외조모나 혹은 외숙의 얼굴에서 아쉽게도‘전설의 어머니’ 를 겨우 연상하며, 갖추갖추 받을 수 있었을 그이의 살뜰한 자애를 상상을 하며 하기란 참으로 영원의 슬픈 동경이요 안타까운 꿈이 아닐 수 없었다.
 
179
그러한 깐으로 하면, 어머니란, 이름이거드면 등신이라도 좋고 야속하다는 악독하다는 어머니라도 오히려 고맙겠었다.
 
180
자연 오늘 지금만 하더라도 남수의 그와 같이 큰 배를 탄 것처럼 마음 놓고서 구르고 뛰고 하듯이, 아무 어려워함과, 거리낌없이 저 하고 싶은 대로 그러하되, 아주 자연스럽게 얼뚱애기 같은 응석을 부리며 하는 양이, 보기에 즐겁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던 끝인데, 겸하여 강씨 노인의 그렇듯, 매 한번을 때리는 데도 은연중 어머니다운 알심과 자애로움이 극진스런 그 근경을 대하자매, 저릿한 감격과 흠망으로 해서 절로 눈물이 솟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원문】5월의 하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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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만식(蔡萬植)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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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3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