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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날의 한 구절(句節) ◈
◇ 사나이들만의 세계(世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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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5~11
채만식
1
젊은 날의 한 구절(句節)
 
2
5. 사나이들만의 세계(世界)
 
 
3
떠들고 이야기를 하면서 우선 나오느라고 나온 것이 종로 네거리까지 당도한 일행은 비로소 잠깐 멈춰서서, 향방을 작정해야 했었다.
 
4
창선은 모처럼만이요 기왕이니 어디 과히 잡스럽지 않은 빠아나 카페로 가서 한잔 마시자고 했다.
 
5
두식은 그도 막상 해롭지는 않지만 그러한 유흥본위보담은 실속 있는 식본위(食本位)를 차려, 서소문정의 저 유명한 춘발원으로 가자고 주장을 했다. 거기는 간다 치면 배갈이 톡 쏘아서 좋고, 지금도 가끔 껍질 있는 제육이 나와서 가히 고전미(古典味)를 즐길 기회가 있고, 그 밖에도 30전짜리 생전찜과 20전어치 도야지 순대가 또한 천하 일미니라고. 그리고, 요샛날 그 빠 아니 카페니 하는 것들이 비싸기만 육나오게 비싸지, 우환중에 술이란 명색은 맹물에다가 멀쩡하니 술기운만 하는 시늉을 해서 갖다 안기느라고.
 
6
창선은, 아따 이 사람, 비싼 거야 그게 위지왈 향락세(享樂稅)가 아니냐고, 술은 물 못 타는 맥주를 먹으면 그만이 아니냐고, 식본위는 궁하면 얼마든지 인제 하기 싫어도 해야 하지만, 이 사람들 괜히 이 기회에 한바탕 놀고 볼 말이지 어물어물하다간 천추에 유한을 머금느니라고 제 포켓을 두드려 보이면서 웃어싸면서, 자 그 동안 나는 시골 사람이 돼서 벌써 가늠을다 잊었으니, 어서 앞참을 서라고 연해 재촉을 했다.
 
7
도영이 처억 절충안을 내놓았다. 한두식의, 세상 근천스런 식본위도 이 자리에서만은 노상 괄시할 게 못된다. 한 것이 실상은 다들 헷 기광이지 속은 맹숭맹숭한 이판에 빠아나 카페로 불쑥 들어간댔자 술이 한정이 없을 테다. 하니 미리서 좀 취해 가지고 나서는 게 좋고, 하자면 춘발원도 무방하기는 하나, 오느라 가느라 상거가 초원하여 천금값 족한이 춘소를 그처럼 낭비할 법이 없는 것인즉, 아무데나 여기 어디 청요리집을 찾아, 배갈과 뎀뿌라 잡채로 우선 푹신 속을 축인다. 또 그걸로써 우리는 창선을 환영하는 뜻을 삼는다. 그러고서 그 다음 비로소 창선이 우리를 초대해서 유흥본위의 호화판을 한바탕 꾸민다.
 
8
“……제군 ⎯……”
 
9
마지막 도영은 팔을 번쩍 쳐들면서 웅변조로 한소리 더 높여 뽐내던 것이다. 제말따나, 춘소를 아끼는 군중이 빡빡이 왕래하는 종로 네거리의 한편 복판에 가 서서.
 
10
“……본인의 그와 같은, 가장 경제적이요 합리적이요 겸해서 예의적인 안에, 제군은 감히 이의가 있느뇨 ?”
 
11
일동은 어우러져 한바탕 웃으면서, 미상불 그게 좋겠다고 창선과 두식이 다같이 동의를 했다.
 
12
마침 바로 거기 전동 골목 안에 있는 ××원이 생각이 나서, 이내 그리로 들어가기로 했다.
 
13
도영과 두식이 앞을 서고, 창선과 나란히 뒤를 따르던 윤달이, 일껀 그제서야 혼잣말하듯
 
14
“경젠 그게 무슨 경제적야.”
 
15
하고 도영을 탓하던 것이다.
 
16
“그, 어째서 ?”
 
17
도영은 그대로 걸어가면서 받아넘기고.
 
18
“합리적이긴 또 무어가 합리적이구 !”
 
19
“이율 말하란밖으 !”
 
20
“아무데구 한 군델 가서 놀면 될 걸 가지구, 두 군델 가니 돈이 더 들잖어 ?”
 
21
“상대적으룬 약간 더 들는지두 모르지만……”
 
22
“그게 경제야 ?”
 
23
“저, 금융조합 이삿 나리 탈났어 ! 온 저러구서두 농민과 서민을 금융적으루 지돌 하자구, 금융조합 이사 견습을 하시니이 ! 응 ?”
 
24
“드끄러워요 !”
 
25
“아니, 여보 강주사 !”
 
26
“………”
 
27
“아 글쎄, 절약과 경젤 어째서 혼동을 한단 말씀요 ?”
 
28
“또오, 고담준론거리 생겼나보다 !”
 
29
“천만에 !……아, 5월쯤을 가지구 춘발원으루 가서 배갈이나 몇 잔씩 마시구 만들, 그게 무어람 ? 돈은 돈대루 들구서두 무슨 놈의 재미가 나예지?”
 
30
“언제적버틈 저대지 놀 재미루만 술을 먹었누 ?…… 걸핏하면 춘발원소리 혼자서 더 잘 하먼서 !”
 
31
“아니지 ! 오늘 저녁에 한바탕 유쾌하게 논다는 그 조선 밑에서 말을 해예지 !”
 
32
“한번이나 제엔장, 기집년들 아양청 들으면서 놀면 어디가 살이 한점 나오나 ?”
 
33
“저, 억지 !”
 
34
“내가 억지야 ?”
 
35
“5원 쓰구서 1원어치 소득밖엔 못 건지는 절약만 알았지, 30원을 딜여서래두 한 50원어치 효괄 내는 경젠 도모지 모르니이, 저 밑에서야 농민들이 쫌보나 됐지 적극적으루 경제적 활동을 할 수가 있나 ! 허어 ! 딱한 일야!”
 
36
“난, 내 관할 안에 도영이 같은 경제꾼이 있다면 모주리 지경을 넹겨버릴래 !”
 
37
“점점 ! ……저리다간 이사 견습, 10년은 해야 할까바 !”
 
38
“네라끼, 어디서 !”
 
39
아무 때 어느 집을 가도 으례껀 그러하듯이, 일행이 마당으로 척척 들어서자, 예의 무어라곤지 드높은 기성이 연달아 일면서, 그 영접이란 귀가 멍멍할 만큼 야단스럽다.
 
40
껐던 불을 켜주는 한 방으로 안내를 받아, 네모진 식탁을 한 모씩 차지하듯, 혹은 바로 혹은 넌지시 벌려 앉고 나니, 화제가 잠깐 끊기고 좌중은 덤덤했다.
 
41
“그래……”
 
42
이윽고 윤달이, 문득 또 생각이 나서는, 맞은편으로 두 다리를 포게 뻗고 퍼근히 벽에 가 기대 앉았는 창선더러 묻는 것이다.
 
43
“……정말, 아주 작파하구서 왔나 !”
 
44
“쯧 ! 정말이나마나……”
 
45
“확정한 건 아닌 게로군 ?”
 
46
“다시 안 가면 그만이지 혹정이구 무엇이구 할 건 있나 무슨 그리……”
 
47
“여전허이그려 ?”
 
48
“난. 요새 그……”
 
49
창선은 천천히 담배를 붙여 물고는, 담배 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처럼, 곰곰 그 다음을 잇는다.
 
50
“……요새 난 그, 팔자란 걸 가끔 생각해 보는데, 그게 노상이 허랑한 소리만두 아닌 상싶겠지 !”
 
51
“우리 창선이, 버렸구나 !”
 
52
두식이 옆에서 엄살스럽게 소리를 지르던 것이다.
 
53
창선은 돌려다보고 빙긋이 웃다가
 
54
“미신쟁이가 됐다구 ?”
 
55
“아야 그렇게 사람 밑질려거들랑, 짜장 다신 시굴 갈 생각 내지두 마라!”
 
56
“팔자란 건 운명이란 말인데, 운명을 좌우하는 데 태반이 성격 아닌가?”
 
57
“그렇다면 몰라두 !”
 
58
“그야 그렇지만서두 ?”
 
59
두식과 윤달이 한꺼번에 이렇게 맞장구를 치고, 창선은 다시……
 
60
“아무래두 할 수 없는 건 성격야 ! 가만히 내가 내 일을 생각해 바두 ……”
 
61
“웬만하거든 도루 내려가게 ! 별수 없느니 !”
 
62
윤달이 권고 비슷하게 하는 소리를, 버럭 두식이 것지르고 대든다.
 
63
“건, 왜 ?”
 
64
“우두커니 또 하숙집 밥이나 신세지구 있으면 어떡허잔 말야 ?”
 
65
“맘 편쿠, 오죽 좋아 ?”
 
66
“편할 건 어딨어 !”
 
67
“싫은 걸 억지루, 해애 ?”
 
68
“댁은 왜 그, 싫은 노릇 하구 있오? 인쇄소 교정이 그닥지 좋아서 하구 있진 않겠지 ?”
 
69
“허어허허허 ! 내겐 또, 그런 약점이 있나 ?…… 그렇지만, 저 하기 싫은 노릇이면, 안할 수만 있으면 않구 버티는 게 좋지 !”
 
70
“사람이 평거에 일정하게 맨 일이 없은다치면 젤 왈 건강에두 나뿌구 ……”
 
71
“라디오 체졸 하지 ?…… 아, 노자(老子) 말씀에두, 발일모이 위천하라두 불위라구 하질 안했소 ?”
 
72
“저런 엉터리가 ! 그게 노자가 한 말이야 ?”
 
73
도영이 이렇게 흉을 하는 것을, 두식은 허허 웃으면서……
 
74
“옳아 ! 장자 말씀에…”
 
75
“장자야 ? 또 !”
 
76
“아따 그 제에길, 짱꼬로 아무면 어떠냐 ? 기껏해야 저기 저, 바깥에 수두룩한 우동장수 놈들 배갈장수 놈들의 조상이지 !”
 
77
“암말 말게 ! 조선놈은 만주루 지나루 굴러나가서, 우동장수 배갈장수만두 못한 아편장수 기집장술 해먹는다네 !…… 만주나 지날 좀 가바요 ! 조선놈을 사람으루 치기나 하나……사변 뒤룬 많이 나아지긴 졌지만……”
 
78
“암만 그래두 우리가 즈이보담야 문명하니라 !”
 
79
“문명한 사람이 어째 그 사람네 앞에서 무릎을 꿇었어 ? 어째, 천자(天子)님 ! 하구 상(上)국으루 올려바쳤어 ?”
 
80
“그야 강약이 부동하니 어떡허느냐 ?”
 
81
“누가 약하랬어 ?”
 
82
“법은 멀구 주먹은 가깝더란 푼수루……”
 
83
“다 같은 문명인끼리나, 다 같은 야만인끼리라면 차라리 더얼하지 ! 이건 명색이 문명한 종족이랍시면서, 소위 야만인한테 종노릇을 했으니 외려 더 수치겠네 ?”
 
84
“역사상에 흔히 그런 전례가 있지 !……”
 
85
창선이 계제에 말을 받아서
 
86
“……로마가 무력으루 그리슬 정복하구서, 학자들꺼정 모두 잡아다간 노예루다가 짜장 부려먹군 하구……”
 
87
“그러니깐 그게 창피 아니요 ?”
 
88
“허기야 여보 ! 조선이 문학적으루 지나보담 나을 건 있었소 ? 낫긴커녕, 그 아류 그 모방이드랬지 ? 청족만 하더래두 만주벌판에서 신흥해가지구 중원을 정복하던 초기뿐이지, 그 댐부터야 습속도루다가 한족 문활 흡수해설랑, 머 미구에 참……”
 
89
“이번 봄방학에두 만줄 휘이 돌아오는 길에 북경꺼정 들러봤지만, 과거의 문화수준이 역시 조선보담은 한등 높았던 걸 절절이 깨닫겠읍디다 !”
 
90
“참 !…… 자주 다니는 게 명년 봄으루 필경 만주 진출이 실현되는 모양이요 ?”
 
91
“가지 않구 어떡허겠소 ? 이 협착한 바닥에서 젤에 사람이 갑갑해, 도무지 숨이 맥혀 죽겠는데 !”
 
92
보이가 마침 찻종과 차관을 쟁반에 받쳐 들고 문을 열었다.
 
93
“네 이놈의 자식 !……”
 
94
두식이 보이를 보더니, 느닷없이 호통을 하면서 그 알량한 사팔눈을, 잡아먹을 듯이 부라린다.
 
95
다들 놀랐거니와 더우기 당자 보이는 경풍을 하여, 하마터면 쟁반을 내려뜨릴 뻔했고.
 
96
“……게, 너두 이놈, 그놈의 후손이지 ?”
 
97
일동은 비로소 와그르르 웃고, 두식도 같이서 껄껄 웃는다.
 
98
보이는 그제서야 장난인 줄 알고서, 저도 씨익 웃으면서 찻종을 늘어 놓고 차를 따른다.
 
99
“니야 ?”
 
100
두식이 보이의 엉덩이을 툭투욱 치면서 수작을 붙인다.
 
101
“………”
 
102
“네놈의 할아범의 할아범의 저어 할아범두 그때 병자호란 때 청룡도 짊어지군 조선 치러 나왔다든 ?”
 
103
“우리 그런 말이 모라 ?”
 
104
“허어허허허, 정칠 놈 !…… 네 따위가 그런 걸 알면 제법이게 ?”
 
105
보이는 그동안 저 할 일만 다 해놓고는 물러서서
 
106
“요리 무어 자십니가 ?”
 
107
하고 좌중을 둘러보면서 묻는다.
 
108
“배갈 좋은 걸루, 응 ?”
 
109
두식이 받아서 분별을 시키던 것이요……
 
110
“예예, 배갈 얼맙니까 ?”
 
111
“배갈, 좋은 걸루다가 한근 허구……”
 
112
“또오 ?”
 
113
“또오, 잡채…… 부추잡채 중완으루 하나 허구……”
 
114
“또오 ?”
 
115
“또오, 뎀뿌라두 중완으루 하고……”
 
116
“또오 ?”
 
117
“또온, 이 저석아 !”
 
118
“거뿐입니까 ?”
 
119
“그래 !……쾌쾌디 ?”
 
120
“예에 !”
 
121
“아 ! 그런데 참 !……”
 
122
윤달이 그러자 깜박 생각이 나서 보이를 손짓하여 기다리게 하고는, 여럿을 둘러다면서……
 
123
“……저, 멋이야, 집에두 무얼 좀 시켜 보내야 않나 ? 노인서껀 남수서껀……”
 
124
다들, 그렇지야고 고개도 끄덕거리도, 대답도 하고 한다.
 
125
그 끝에 창선이 빈들빈들 웃으면서
 
126
“특히 그, 자못 델리케트하게 생긴 건너방의 영양을 위해서 ?”
 
127
하고 주석을 달아놓는다.
 
128
윤달과 도영과 두식은 다같이, 제네들의 방금 비밀한 마음을 빠안히 갖다가 들킨 것 같아 속으로 얼굴이 근질근질해 못하겠었다.
 
129
“실상, 그런 게 아니라……”
 
130
윤달이 그래서 변명 비슷하게 설명을 한단 소리가……
 
131
“……우리가 답롈 해야 될 조건이 한가지 있다네 !”
 
132
“오늘 낮에 대접받은 ?”
 
133
“어떻게 아나 ?”
 
134
“머어, 남수가 쌔와렸지 !”
 
135
두식이 한마디 뚱기던 것이고.
 
136
“자네들 셋이서 제각기 아마 총부릴 댄 모양이지 ?”
 
137
“네라낀석 ! 순수불가침이다.”
 
138
“순수하니깐 가(可)침이지 !”
 
139
“너, 창선이 인석, 괜히 그 색시한테 흥밀 가질세라 !”
 
140
“거바 ! 느이가 모두 우선권이 있대서, 나한텐 텃셀 하는지 아냐 ?”
 
141
“아니다 ! 우리가 고이 놓구서 바라다보는 꽃인데, 천하 손버릇 고약한 넨석이, 또……”
 
142
“내 손버릇이 어때서 ?”
 
143
“허긴 또, 다시 없이 얌전이야 하지만서두……”
 
144
“질렀다 껐다 야단이루구나 ?…… 단단히 아마 위협을 느끼겠는 모양이지?”
 
145
“내야 머어, 다아 늙은 사람이……”
 
146
“워너니 네겐 좀, 과한 상두 부르더라마는……”
 
147
“근석이 인전 날 갖다가 자뭇 모욕을 한다 !”
 
148
“거, 보라니깐 ? ……아뭏던지 넌 그렇다구 해두구서…… 도영인 어떤고?”
 
149
“묘하겐 생겼지만서두 만주 와이프룬 소용이 안돼 !”
 
150
“연애와 결혼은 다르잖나 !”
 
151
“그렇다면 몰라두……”
 
152
“역시 이뭉해 !…… 그리구 그 다음, 윤달이 자넨 ?”
 
153
“뭐가 ?”
 
154
“스침 따지 말구우 !”
 
155
“멀 그래 ?”
 
156
“저 얼굴 빨개지는 거 보겠지 ?”
 
157
“온, 어디서……”
 
158
“자네두 그만하면 알겠어 ! 허허허허 ! 역시 내 짐작이 들어맞었군 !”
 
159
“그래, 넌 ? 인석……”
 
160
두식이 그만 결이 나서, 고개를 잔뜩 들여밀면서
 
161
“……넌, 머냐 ? 너 좀 말해봐라 !”
 
162
“난, 오늘 들어단짝 벌써 연앨 한걸 !”
 
163
“어림없다 !”
 
164
“낼 오후에 영화 구경 데리구 나갈 테니, 볼 테냐 ?”
 
165
“어림없어 !”
 
166
“약속을 했다면 ?”
 
167
“정말이냐 ?”
 
168
“했다면 어쩔 테냔 말야 ?”
 
169
“그랬다면 넌 인석 악마다 ! 악마 !”
 
170
“허허허 ! 그 악만 됐어 !”
 
171
“악마가 아니구서야 그런 요술을 부리나 !”
 
172
“악마란 소리 한마디에, 네 그 핍절한 심정이 선연하게 드러난다 !”
 
173
“이건 바루, 어린애 놀리듯 놀려먹느냐 ?”
 
174
“아뭏던지들 재밌어 보이네, 부럽네 ! 연앨 하고저 하는 마음이란 젊은 기상이니깐…… 자네들 그 젊은 기상을 오래간만에 만나니 나두 같이서 젊어지는 것 같으이 !”
 
175
두식과 윤달과 도영은 다 같이 창선으로 하여 비로소 한 줄기의 불안과 위협을 제각기 느끼지 않을 수가 없이 되었다.
 
176
그새까지는 그들은 제마다 제가 제일 그리고 유독 소진의 눈에 고였느니라고 믿고서 나머지 둘이 공중 속이 있어하는 양을 우스꽝스럽게 여겨왔었다.
 
177
그러나 이 창선은 결코 그렇게 만만히 보고 말 내기가 아니었었다. 농담이라면 몰라도, 정말로 오늘 벌써 함께 목간들 가고, 내일은 영화 구경을 갈 약속을 하고 했다면, 그는 하루지간에 제네들이 반년 넘겨 들인 공력보다도 몇곱이나 앞을 선 것이 아닐 수 없었다.
 
178
물론 어떻게 보면, 실없은 장난을 하느라고 그래쌓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창선이란 사람이 본디 제말따나 연애엔들 흥미를 가질 수가 없는 사람인만큼,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지 않는 것도 아니었었다.
 
179
그렇지만 만약 그게 사실이라고 한다면,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었다.
 
180
어서 바삐 무슨 도리든지 도리를 차려야 하겠다, 이것이 그들이 지금이 자리에서 제마다 마음을 도사려 먹은, 일종의 결심 비슷한 것이었었다.
【원문】사나이들만의 세계(世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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