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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날의 한 구절(句節) ◈
◇ 고달픈 마음들 ◇
카탈로그   목차 (총 : 9권)     이전 8권 다음
1940.5~11
채만식
1
젊은 날의 한 구절(句節)
 
2
8.고달픈 마음들
 
 
3
마루에서는 강씨 노인이 무엇인지 헌 바느질을 만지느라고 하마 코허리에 걸린 돋보기가 떨어질 듯 깜빡 고부라졌다.
 
4
창선이 마주, 뜰아래 웃방 문턱에 가 걸터앉아서 이따금씩 고요히 담배연기를 피워올린다. 강씨 노인과 한담삼아,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그동안 시골서 지내던 이야기를 하고 있다가, 퍼뜩 어디께선지 말끄트리를 놓친 채 잠깐 그대로 잠잠하던 참이었었다.
 
5
진작 세시가 지났어도, 5월 첫여름의 한가로이 긴 해는 석양이 없으려는 듯, 언제까지고 축질 줄 모른다.
 
6
집안은 절간에 온 것처럼 조용하고.
 
7
이윽고 그러자 안방에서 무엇에 잠착했는지 저도 짝 소리 없이 혼자 놀고 있던 아기 병순이가 별안간 따따따따 고요하던 침정을 흐트리면서 마루로 나온다. 제 이모 남수의 책꽂이에서 교과서를 한 권, 잔뜩 두 손에 움켜쥐고, 홀라당 벗은 아랫도리는 고추자지가 대롱대롱, 시원찮은 걸음을 비척거리면서 연방 따따 따따.
 
8
“에, 울애기 주우정하다!……”
 
9
강씨 노인이 이렇게 거들어 주면서, 돌려다보고는……
 
10
“……이모년한테 또, 눈치 먹겠네?”
 
11
“ 따따 따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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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할머니의 무릎에가 털씬, 바느질을 깔고 뒤로 주저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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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이런 염칠 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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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담쑥 두 팔로 손자를 그러안고는, 뚝뚜욱 볼기짝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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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이 따질 하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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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따 따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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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꾸 내 강아지, 잘두 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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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에다 대고 입을 쭈욱쭉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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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씨 노인으로서는 귀엽지 않을 수가 없는 손자였었다.
 
20
일곱 살 먹은 외손자는 등에 업고, 네 살 먹은 친손자는 손목 잡아 걸려가지고 가는 할머니더러 연유를 물었더니, 이놈은 일곱 살이라도 늦은 일곱살이라 잔착하고, 이놈은 네 살이라도 이른 네 살이라 숙성하니라고 대답을하더란다. 그만큼 외손자는 친손자보가 한결 더 귀여운 것이, 남의 딸의 어머니, 즉 외할머니다운 정을 빗대어 말함일 것이다.
 
21
강씨 노인은 그런데 아들이라곤 없으니, 손자란 다만 외손자뿐이겠으매 예사 두 몫 세 몫 귀엽고 소중할 터였었다.
 
22
또 그런데, 일변 곡절이 곡절이라 강씨 노인은 이 병순이를 두고서 그와 같이 단순하며 절로 우러나는 애정 말고도 애처로움과 더불어 책임된 의무감으로 하여 더우기나 그를 알뜰히 거천하지 않지를 못했었다.
 
23
에미가(그러니까 큰딸 남주가) 그 모양으로 집을 나간 것은 물론 제가 좋아서 한 노릇이지 아무도 시킨 바는 아니었었다. 그러나 ‘논다닛기집년’에게 자식을 맡길 수가 없다 하여 병순을 뺏고 내주지 않은 것은 강씨 노인의 처단이었었다. 타락해 나간 딸을, 자식이 아니라고 의를 끊고서, 집안에 발걸음조차 하지 못하게 한 것도 강씨 노인 그 자신이었었다.
 
24
사품에, 일찌기 낙지하면서 아비를 여읜 병순은, 막 젖이 떨어질 무렵 해서는 다시 어미마저 잃어버려야 했었다. 자연 책임의 절반은 강씨 노인한테로 돌아와야 할 것이었었다.
 
25
강씨 노인의 남달리 엄하고 고집스런 성미로는 지당한 거조요 피치 못할 파탈이었었다. 그리고 지금도 종시 그는 강경했다. 졸연히 어느 한 구석 그 성정과 그 태도가 가신 내색을 보이려고 않는다.
 
26
그러나 마음은 역시 슬펐다. 딸네에게 유난히 살갑고도 어머니로서의 곡진한 애정이 결코 스러진 것이 아니었었다. 항상 남주가 생각나고 걱정되고 했다. 남주를 여겨, 자나깨나 영혼은 고달팠다.
 
27
병순이가 있음으로 해서 더했다. 더하는 그 비애와 마음 고달픔은 그리고 하릴없어 병순에게 애정으로 화하여 쏠릴 뿐이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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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간절하고도 미묘한 심정의 갈피가 강씨 노인 스스로는 조금도 그것을 의표에 나타내려고 하질 않고, 겸하여 나타나지가 않거니 하던 것이지만, 그러나 속을 알고서 유심히 보는 사람에게는 그렇지도 않았다. 썩델리킷하게 무심중 그것이 드러나보이곤 할 적이 간혹 있었다. 시방이 마침 그러했다.
 
29
병순이를 안고 앉아서 ‘애지천자’를 읽어 준다는 것이……
 
30
“하누울처언 따아지, 가마솥에 눌은바압, 드윽다악 긁어서, 선상니임은 한 사발, 나아느은 두우 사발. ……이노옴, 글 잘 못 읽는다아!…… 하누울 처언 따아지, 가마솥에 눌은바압, 드윽다악 긁어서, 선생니임은 두우 사발, 나아느은 한 사발. ……오오, 글 자알 읽는다아!”
 
31
이렇게 어느덧 고 보드라운 머리에다가 볼을 기대고, 가만가만 몸을 흔들면서, 음성도 가만가만 하염없이.
 
32
나이 많으면 잘 방심을 하고 청승스럽기가 쉬운 것이지만, 강씨 노인은 지금 그게 아니었었다. 가슴에 항상 맺혀 있는 회포가 막 또 산란하여 일종 ‘노래’함이었었다. 사람은 슬프거나 적막할 적이면 울음까지 미처 이르지 않은 것이, 시름겨이 흘러져나오는 콧소리요, 그것은 노래의 일종임에 다름이 없는 것이다.
 
33
창선은 손끝에서 담배가 제풀에 타들어오는 줄도 모르고 곰곰이 마루위의 정경에 정신이 팔려 있다. 자못 감개로왔던 것이다. 남몰래, 조그마한 관련을 가졌기 때문에 그는 이 애수의 장면을 단순한 제삼자로서만 대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34
남주는 모친 강씨랄지 동생 남수와는 전연 달라 무섭게 정열적인 여자로, 이성은 어둡고 어리석달 만큼 정에만 예민했었다.
 
35
겸하여 조숙했었다. 일찌감치 열일곱 살 그 무렵부터 일쑤 연애에 달떠 돌아다니면서 강씨 노인의 가슴을 피워 주기 시작했었다.
 
36
쩍하면 저희끼리 얼려 가지고는 바아로 어쩌고저쩌고 하고. 그러다간 금새 흐지부지하고는 이내 또 새로 얼리고.
 
37
도영이 흉을 하던 말따나, 윙크만 한번 잘 해도 OK하는 판이었었다. 그만큼 쉽게 얼리기도 했거니와 떨어지기도 또한 쉽게 떨어지곤 했었다.
 
38
그러나 너무 그렇게 헙헙하고 쉬워서 탈이었지, 결단코 그는 장난이 아니었었다. 일단 얼려가지고 연애가 진행이 되는 동안동안은 그야말로 죽을동 살동 모르고 그는 맹렬했었다.
 
39
맨 어디서 까까중이의 중학생 건달 머슴애들이었었다. 도저히 남주의 그렇듯 조숙하고 직렬한 정열을 제법 컨트롤하기는커녕, 그 한끝도 주체를 할 체력이 미처 여물지 못한 축들이었었다.
 
40
하여커나 방분할 운명은 운명이었지만, 상대들이 유치했다는 데에도 일면의 딜레머가 없지 못했었다.
 
41
열아홉에는 아이를 뱄었다. 남자는 김기석이라고, 그해 봄 중학을 마친 스무살배기의 역시 애송이로, 그가 바로 병순의 아범이었었다.
 
42
아이까지 가졌으니 그밖엔 도리가 없던 것이지만, 요행 제네들의 희망이기도 하고, 강씨 노인은 또 강씨 노인대로 혹시 결혼 명색이나 시켜놓으면 ‘기집애’가 바람이 좀 갈앉을까 하고서, 부랴부랴 서둘러 짜장 작수성례를 지내 주었었다.
 
43
새서방이 계속하여 전문학교 입학시험 준비를 하느라고 타오는 학비를 가지고 저희끼리 셋방 한간을 빌어 소꿉질 같은 살림살이를 시작했었다. 이름이 딴살림이지 된장 간장은 물론 걸핏하면 쌀을 가지러 오고 나무를 가지고 오고, 마치 안국동 이 집의 ‘분실’ 모양이었었다.
 
44
그러면서 아무려나 달이 차 아이를 낳고, 삼칠일이 다 못가서는 아이 아범이 장실부사로 딸꼭 죽어버렸다. 남주는 핏덩이를 안고 다시 본가로 돌아와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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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아이가 젖이 제대로 떨어지지도 않아서, 또다시 누구와 연애가 생겼었다. 부전스럽다기보다도, 혼자서 지낸 지 일 년이 가까왔으니 많이 참은 셈이었었다. 무릇 남주에게는, 한때라도 연애란 것이 없는 생활이란, 김치 깍두기가 없이 밥을 먹는 만치나 싱거운, 즉 무의미한 노릇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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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구에는 전례에 의하여 연애를 또 놓치더니, 마침 그게 작년 봄인데, 그때는 집을 아주 뛰쳐나가 버리고 말았다. 체면과 얌전과 엄격한 어머니 등 조심되고 성가신 구속 대신, 얼마든지 연애가 시글시글하고 임의로운 유녀(遊女)의 세계로.
 
47
남주가 집을 나가던 전전날, 창선은 천만 기막힌 편지 한 장을 받았었다. 남주의 연애편지였었다.
 
48
전고에 없는 일이었었다. 그다지도 함부로 ‘기집 냄새’를 풍기고 다니면서도 일찌기 집안에 있는 두식이며 도영 창선 들에게는 단 한번인들 그러한 색다른 눈치를 보인 적이라곤 없었다. 친하기는 친하면서고 연애는 느껴지질 않았던 것이다.
 
49
두식이며 도영 창선 들은, 그들도 역시 마찬가지였었다.
 
50
그들은 남주를 결코 멸시하거나 진심으로 비웃거나 하지는 않았었다. 그의 하는 짓이 아름답지가 못하대서, 두루 그것을 마땅찮아하고 했던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러면서도 그를 갖다가 미워하지는 못했었다. 어딘지 차마 애처롭고 동정하고 싶은 구석이 없질 못했었다. 십상, 남주 그가 마음이 본디 끔찍 선량하고 겸하여 얼굴이 생기기를 무단히 애련하게 생겼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51
아뭏든 그래서 그들은 시방 남수한테와 다름이 없이 그를 귀애하고 흉허물 없어하고 하기를 마지않았었다.
 
52
그렇듯 도리어 너무 잘 알고 너무 친한 소치도 있었겠지만, 좌우간 그들 가운데 남주에게서 ‘기집’ 같은 걸 느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53
창선은 마치 어린애들의 장난질을 보는 듯, 남주의 소위 그 연애 고백의 편지라는걸, 허허 한번 웃어버리고 말았었다. 계제에 그러자 급자기 확정이 나서, 다음다음날 시골로 떠나느라고 조용히 불러서 타이르기라도 할 기회가 없었다.
 
54
며칠이 지나서야 창선은 두식의 서신으로 남주가 그날 이내 집을 나간 소식을 알았다. 다시 얼마 후에는 또 종로의 무어라더냐 하는 빠아에 가서 있다는 레포가 왔었다. 드디어 갈 곳까지 갔구나 싶은 생각은 했으나, 어떻게도 마음이 언짢은지 몰랐었다.
 
55
창선은 그 뒤로 시방까지도 그 일이 마음에 걸려 내내 가시지를 않았다. 지난 밤에도 그래서 여럿더러 물었더니, 이 집 저 집 옮아다니면서 여전히 그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었다.
 
56
창선 자신은 물론이지만 남주도 일체 발설을 안했던 모양으로, 강씨 노인 이하 남수랄지 두식이며 도영 윤달 들이며 아무도 그 속내를 모르는 눈치여서 일변 다행스럽기는 했으나, 어심에 홀로 민망함은 어찌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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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물론 창선에게 허물이 있는 바는 아니었었다. 겸하여, 오래지 않아서 그 코스를 어쨌거나 밟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남주 그였었다.
 
58
그러나 비록 그렇다고 하더라도, 창선이 적어도 그 도화선의 소임을 한 것만은 또한 사실이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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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화선의 책임으로 하여 창선은 남주가 나로 인연해서 그 지경이 되게까지 된 것이나 혹시 아니었던가 하는, 걱정스럽고 께름한 생각이 항상 마음에서 떠나지를 않는 것이었었다. 한편으로는 역시, 남주가 남주인 이상 피하기 어려운 결과이었음을 스스로 승인은 하면서도 말이다. 십상 남주를 하도 귀애하던 정의(情誼)의 미련이기도 했을 것이다.
 
60
사정이 막상 그러했던 터라, 마침 오늘만 하더라도 창선은 방금 강씨 노인의 그와 같이 ‘병순이를 데린’ 시름겨운 양자를 단순한 제삼자로서 대할 수가 없고, 직접 사건 가운데서(남몰래) 저 자신을 느끼지 않질 못하는 것이었었다.
 
 
61
창선은 이윽고 정신이 들어, 다 타버린 담배 꼬투리를 내던지고는 불끈 기지개를 편다. 그러다가 문득, 그 참 남주를 하여간 어디서고 한번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한다.
 
62
꼭이 만나야 할 필요가 생겼다거나, 또 만나서 무얼 어떻게 하자는 요량인 것은 아니고, 막연히 그저 만나보고 싶은 궁금한 마음이던 것이다.
 
63
강씨 노인은 두서너 번 ‘애기천자’를 곱짚어서 읽고 또 읽고 하더니, 어느 겨를에 그러자(차차로 더 시름이 잦아져, 훨씬 방심이 된 모양으로) 짜장 옛 동요가 한 대문 곰곰이 흘러져 나오고 있었다. 여전히 하염없는 음성으로 가만가만 병순이를 담쑥 안고, 그 보드라운 머리에다가 볼을 기대고 가만가만 몸을 흔들면서……
 
64
“새야 새야아 파아랑새야, 전주 고부우 녹두새야……”
 
65
저 오래고 오랜, 네댓 살 여닐곱 살 그 무렵 소녀 적에 부르던 기억의 우연한 회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기억의 무의식한 회생이어서, 그는 지금 자기가 무엇을 입으로 소리를 내어 부르고 있는지도 모르기가 쉬울 것이다. 한갓 산란한 심사에 맡겨 무심코 흘러져 나오는 대로 소리를 냈을 뿐이지.
 
66
말도 그래서, 시방은 다 잊어버린 시골 말투 그대로
 
67
“……녹두꼬시이 앉지 마라, 녹두꼬시이 떨어지먼 청포 장사아 울고 간다.”
 
68
이렇게.
 
69
그리고는 이내 다시 되짚어서 끝에서부터 도로
 
70
“청포 장사아 울고 간다. 녹두꼬시이 떨어지먼 청포 장사아 울고 간다.”
 
71
마악 이럴 즈음에 건넌방에서는 소진이 자리에 누워 이몽가몽하면서 꿈과 생시를 넘나들고 있었다.
 
72
어떤 고요하니 아름다운 하모니를 듣는 것처럼, 몸이 사르르 녹아 없어지는 듯이 황홀했다. 그러다가 어떻게 해서 조금 잠이 더 깨면, 강씨 노인이 병순이를 어르는 소리거니 하고, 아렴풋이 분간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깜빡 다시 잠이 들려면서는, 제가(아기가) 할머니한테 안겨 “새야 새야 녹두새야”를 들으면서 솔깃이 잠이 들려고 하기도 했다. 하다가는 도로 또 깨나고.
 
73
감기기운으로 열이 좀 있기는 있었다. 아마 그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74
학교도 그래서 오전도 채 마치지 않고 집으로 돌아와 여태 자리에 누워 있던 참이었었다. 별 대단하달 건 없고 골치가 좀 찌뿌듬했을 뿐인데, 고만 것에 병탈을 하고 자리에 눌 만큼 몸마저 약질이요 귀골스러웠던 것이다.
 
75
그러저럭하는 동안에 잠은 아주 다 깨고 말았다. 그러나 꼼지락도 않고 그대로 누워서 빙긋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76
강씨 노인의 신명은 아직도 끊길 줄을 모른다.
 
77
“쌍금 쌍그음 쌍가락지, 수수때기이 밀가락지, 어디 원니임 주시던가, 전주 원니임 주십시다.”
 
78
온갖 이런 궁벽스런 소리가 죄다 나오고. 그 바람에 소진은 하도 재미가 나서, 벌떡 그만 일어나 샛문 문치로 다가앉는다. 병순이를 데리고 저도 좀 그렇게 해보고 싶은 생각인 것이다.
 
79
여느때에도 소진은 병순이를 데리고 놀기가 다시 없는 즐거움이었었다. 그는 저 자신의 외로운 신세를 여겨, 자연 병순이에게 졸연찮이 정이 가지 않질 못하는 터이었었다.
 
80
소진이 헝클어진 머리를 두어 번 쓰다듬는 시늉 하고서 살며시 장지를 여는데, 마침 강씨 노인이 돌려다보고는 하던 소리를 뚝 그친다.
 
81
“좀 어떻지?”
 
82
“갠찮어요.”
 
83
낮잠이 약이었던지 아닌게아니라 머리가 거뜬한 것도 같았다.
 
84
“증 무엇하거들랑 약을 몇 첩 지여다가 먹게 하구?”
 
85
“아이, 갠찮어요?”
 
86
“방색만 하지 말구서! ……몸이 성해야지! 객지서, 들……”
 
87
“병수운아?”
 
88
소진은 병순이더러 손을 까불고.
 
89
“그래라! 가서 아즈마허구 따지이 따지 해라!”
 
90
할머니가 이르기 전에 제가 벌써 벙싯벙싯 좋아하면서 통통거리고 쫓아온다. 저를 자별히 귀애해주는 줄을 알 줄을 같아서, 제 친이모 남수보다도 소진을 더 따르곤 했었다.
 
91
“따따 따따”
 
92
와서는, 아까 할머니한테처럼 무릎에 가 처억 안겨 앉아서 재촉이다.
 
93
“그래. ……하눌천 따야지, 그거 하까?”
 
94
“따아따 따아따”
 
95
“에구 재축은!”
 
96
그러자 별안간 대문간이 쿵쿵 요란하더니, 두식이 풀썩 뛰어들었다.
【원문】고달픈 마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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