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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날의 한 구절(句節) ◈
◇ 한두식(韓斗植)의 방법(方法) ◇
카탈로그   목차 (총 : 9권)     이전 9권 ▶마지막
1940.5~11
채만식
1
젊은 날의 한 구절(句節)
 
2
9. 한두식(韓斗植)의 방법(方法)
 
 
3
가뜩이나 잘 덤비는 한두식이니 오죽할 리가 없다.
 
4
허얼헐 가빠하면서 땀을 들이 흘리면서. 염천교다리에서 예까지 줄달음질을 치다시피 쫓아왔으니, 숨도 차고 땀도 나고 할 것은 정한 노릇.
 
5
“에, 더웁다!”
 
6
이런 소리를 하면서 대문간으로 척 들어서는 길로 우선 건넌방께를 흘끗 눈여겨 본다. 지금쯤 소진이 집에 있으려니 한 것은 아니지만, 흔히 연애를 하는 사람의 근육과 신경은(반사적으로) 그렇게 예민하기가 쉬운 법이란다.
 
7
뜻밖에 그런데 소진이 있지를 않느냔 말이다. 샛문 문치에 가 병순이를 안고 앉아서 깨웃이 내다보고 있지를 않느냔 말이다.
 
8
마치 무얼 횡재나 한 것 같아서 어떻게도 반가운지.
 
9
그렇더라도 여느때처럼 그저 본숭만숭하든지, 정히 또 알은체를 하겠거든게 아무데서나 무어라고 한마디 하는 시늉을 하든지 하는 게 아니라, 무슨 새수에 이건 부득부득 그 앞으로 걸어가면서 모자를 벗어 들면서. 남이 보기엔 하릴없이 소진에게 급한 소관이 있거나 전갈을 가지고 온 모양이 되었을밖에.
 
10
그러면서 일변 강씨 노인더러
 
11
“어머니, 바누질하십니다?”
 
12
또, 창선을 돌려다보면서 싱글벙글.
 
13
“오오! 집에 있었네그려? 마침 잘 했네!”
 
14
그리고는 토방 앞에 가 멈춰서면서 소진더러 허리를 너풋. 그러나 방금 그렇게 납뛰면서 쫓아오더니와는 달리, 잔뜩 오갈이 들어 가지고……
 
15
“어 어젠 참, 싯 실롈, 참!……”
 
16
이렇게 떠듬거리면서 허리만 또 한번 너풋. 갈데없는 하정배(下庭拜)를 꾸벅꾸벅 두번째나 꾸벅인다.
 
17
하정배라면 손아랫사람이나 지체 낮은 서민이, 손위 어른이나 양반한테 하는 절이다. 조그마한 처자가 아기똥하게 앉아서 남의 집 도령의 하정배를 받다니, 대단히 무엄타 해야 할 것이다. 저 아메리카 호인의 풍속이라면이거니와.
 
18
요행 그러나, 그 망발을 하는 두식이나, 앉아서 받는 소진이나, 또 옆에서 보고 있는 강씨 노인이며 창선이며, 다 같이들 거기까지는 주의가 미치질 못했고, 따라서 아무도 괘념을 하지는 않았다.
 
19
또 그러나, 마찬가지로 아무도 두식이 막상 그런 싱거운 수작을 하려던 것인 줄은 역시 몰랐었다. 허리를 꾸벅. 그러면서 떠듬떠듬 “어제는 실례를, 참……”어쩌구. 그리고는 또 한번 꾸벅. 그리고서는 잠깐 어름어름하다가 그냥 그대로 실끔 돌아서 버리고.
 
20
당자 소진이 우선 하도 어이가 없어서 순간 뻐언히 바라다보고만 있다가 겨우 입안엣소리로 무어라곤지 겸사를 하는 성하던 것이나, 그새 벌써 돌아선 두식에겐 들릴 턱도 알 턱도 없었다.
 
21
소진은 사실, 대체 저이가 별안간 내게 무슨 할 말이 있길래 저다지 다급히 서둘며 달려드는고 싶어, 적잖이 긴장이 되어가지고 하회를 기다렸었다.
 
22
강씨 노인이 그러자 돋보기로 너머로 피식이 웃으면서 두식의 하는 양을 건너다보다가 마악 그러고는 돌아서는 것을
 
23
“아, 여보게?”
 
24
하고 부른다. 짐짓 웃음을 거두고는 시침을 따고 앉아서.
 
25
“네?”
 
26
두식은 주춤 되돌아서면서 고개를 쑥 내밀고 재차
 
27
“네? 어머니.”
 
28
“자넨 그래, 그 치할 하자구, 일두 보다가 말구서 이렇게 시방……”
 
29
“네? 아아! ……아하하하!……”
 
30
두식은 얼른 뒤통수로 손이 올라가면서 껄껄 웃어젖힌다.
 
31
“자네두 생각하니깐 우습지?”
 
32
“허어허허허! ……아따, 어머니나 절 좀 숭만 하시지 말구서, 좀……”
 
33
“옛놈이 있드래!”
 
34
“네!”
 
35
“장갈 갔드라구.”
 
36
“아, 근석요!”
 
37
“글쎄 말이지! ……그런데, 장갈 가두 해필 슫달 그믐날 갔겠다!”
 
38
“하하! 그래서요?”
 
39
“첫날밤을 지나구 나선 말이지.”
 
40
“하, 근석요!”
 
41
“정월 초하룻날이겠다?”
 
42
“그렇죠!”
 
43
“색실 두들겨패는 거야!”
 
44
“아, 저러언 녀석을 봤나!”
 
45
“연성 두들겨패는 거야!”
 
46
“온 저런! ……그 웨, 근석이?”
 
47
“장인이 민망하다 민망하다 못해서, 사랑으루 불러냈지.”
 
48
“볼길 맞어예죠?”
 
49
“물었겟다. 아 무얼 그 참, 뜻을 잘못 받들었기에 자네가 그렇게 맘이 불편하드란 말이냐구.”
 
50
“나만치나 점잖은 장인이던 게죠?”
 
51
“아무렴! ……게, 사위가 두러언두런, 혼자서 두런거리는 거야.”
 
52
“무어라구요?”
 
53
“그 제엔장맞을, 모초롬 장가라구 들었더니, 기집 망한 것이 어디서 이태나 돼두 자식두 하나 못 낳드람! 손자가 늦질 않나!……”
 
54
재그르르 하고 한꺼번에 웃음이 터져나온다. 소진은 어느새 방 구석으로 피해 달아나서 얼굴이 바알개 가지고는 입을 싸고 대굴대굴 구르고.
 
55
실컷들 웃고 난 뒤에 강씨 노인이 다시 하는 말이
 
56
“애야 그러니깐 자넬랑은 슫달 그믐날일랑 장갈 가지 말라구, 그 부탁야!”
 
57
“에잇! 어머니두 참! 허허허!……”
 
58
바빠하면서 들이닥치던 건 어따가 두고서, 한동안 이렇게 해망을 하다가 겨우 그러고는 돌아서는데, 창선이 또 가만두지를 않는다.
 
59
“차라리 넌, 장간 갈 생각을 마는 게 옳겠다?”
 
60
“재수 없다! 인석.”
 
61
“약을 좀 해먹구라두, 덜렁대는 병을 곤치던지?”
 
62
“허긴 약이라두 먹어서 낫는다면 좋겠드라만!”
 
63
“약방문이 있어요.”
 
64
“고만둬라!”
 
65
“아냐! ……무언고 하니 말야.”
 
66
“잔말 말구서 방으루 좀 들어가자꾸나! 내 널 쓸데가 있어서 지금 이러구 오는 참이다.”
 
67
“반갑잖어!”
 
68
“이 사람, 그대지 비쌔지 말구서! ……자아, 어서……”
 
69
두식은 신발을 벗으려다가 말고, 잠깐 서서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끄덱.
 
70
“……아니, 그럴 게 아니라, 저 어디루 좀 나가자쿠나?”
 
71
“점점!……”
 
72
창선은 하품을 씹으면서 졸연히 응하려고 하지 않는다.
 
73
“……한잠 자야지, 곤해 죽겠구만서두!”
 
74
“내 이따가 저녁에 안말 해 드리지 않나! 응?”
 
75
“집이선 얘길 못해? 괜히 수선을 피우느라구, 시방.”
 
76
“아냐! 좀 있으면, 이, 도영이허며 남수허며 모두 우우 달려들 테니깐 안돼!”
 
77
조용히 창선과 앉아서 제 연애를 토파하자는 것이었었다. 그리고 창선의 의견과 조력을 빌자는 것이었었다. 어지빨리 연애편지질이나 하고 있느니보다는 그 편이 훨씬 묘책이라고 발견을 했던 것이란 바로 이것이었었다.
 
78
물론 창선이 소진에게 향의가 있다고 한다면 문제는 다를 것이었었다. 그러므로 그것도 아주 털어놓고 물어보아야 할 것이었었다. 그래서 만일 창선이 진정이란다면 저는 깨끗이 단념을 하고 물러설(일종의 비통한) 결심도 뒤미처 먹기까지 했었다.
 
79
생각컨댄 창선을 그러나 열에 일곱간은 역시 농담인 게 사실인 듯싶었었다. 제 말띠나, 연애엔들 흥을 느낄 경황이라도 있는 사람이 아닐 것이었었다.
 
80
또 그럴 뿐만 아니라, 설혹 그런 생각이 약간 좀 있다손 치더라도 두식이 갖추 그 곡진한 실토정을 하게 되면, 저야말로 선뜻 단념을 할 창선이었었다. 그리고서 한갓 두식을 위하여 의견과 조력을 아끼지 않을 창선이었었다. 그만큼 그는, 두식이 그에게 정리가 도탑듯이, 그도 또한 두식에게 대하여 정리가 도타운 친구였었다.
 
81
졸리다 못해 따라나갈 채비를 차리느라고 돌아앉아서 넥타이를 매고 있던 창선이, 그러자 아침 아까 생각이 다시 나서 조용히 묻는다.
 
82
“남주 있는 데 말야, 무슨 빠아?”
 
83
“이름은 나두 잊었어. 아이구, 무어라드라?”
 
84
“어디쯤인데.”
 
85
“명치정이라구.”
 
86
“가면 찾을 순 있겠지?”
 
87
“거야 못 찾어내겠나마는…… 어째?”
 
88
“아니, 글쎄.”
 
89
“만나보게?”
 
90
“궁구움하잖아?”
 
91
“만나야 피차에 점직하기나 하지……”
 
92
“점직할 건 또 있나?”
 
93
“군자금이나 좀 남은 게 있나?”
 
94
“자네! 잽히지?”
 
95
“잡기만 한다거들랑, 갖다가 잽히구서 얼마던지 먹어라마는……”
 
96
“우리 대문호 후보자 한두식 군을 아무련들 하룻밤 술값이야 쳐주지 않으리?”
 
97
“허! 문홀랑은 좀 보류하세나!”
 
98
“아 참!……”
 
99
창선은 일어서서 양복 저고리를 떼어 입으려면서 두식의 어깨를 툭 친다.
 
100
“……자네 그, 노벨상 소설은 어떻게 되는 셈인가?”
 
101
“아직 좀 보류 했네!”
 
102
“벌써 또 일 년이 아닌가? 어름어름하다간 조선서 최초란 명옌 남한테 뺐기네!”
 
103
“어없지! 건.……내가 못 쓰는데, 언감히 누가?”
 
104
“따안!”
 
105
“가만 있게! 몇해 동안 계속해서 풍년이 들면, 인제……”
 
106
“풍년은 웨 또?”
 
107
“보리꽁퉁이만 먹구두 노벨상 문학이 나오드냐?”
 
108
버럭 이렇게 지청구를 하고는 제가 그만 꺼얼껄 창선과 같이서 웃으면서 밖으로 나온다.
 
109
나란히 툇마루에 걸터앉아서 신발을 신다가, 창선이 두식의 귀에다 대고 속삭인다.
 
110
“저 미묘하게 생긴 사람, 꼬여낼까?”
 
111
“……?”
 
112
두식은 언뜻 대답을 못하다가 조금만에야 짐짓
 
113
“고만둬!”
 
114
“아주, 당겨 하면서두!”
 
115
“당기긴 한다만서두, 오늘은 그렇게 한가한 날이 아니다!”
 
116
그 끝에 두식은 창선이 지난 밤 ××원에서 하던 말이 깜박 생각이 났다.
 
117
정말 둘이서 영화 구경을 가려던 참인가? 그러다가 내한테 들키고서 흐지부지하는 모양이 아닌가? 그리고는 시침을 따고서 꼬여내자고 둘러대는 속이 아닌가?
 
118
정신이 버쩍 나고, 사지가 죄어드는 것 같았다.
 
119
제일에 소진이 학교는 조퇴를 했는지 결석을 했는지 좌우간, 아닌 시간에 집에 있는 것이 수상쩍었다. 수상쩍은 게 아니라, 옴낫 못하고 사실이 번연했다. 더 생각할 여지도 없었다.
 
120
두식은 오늘 지금껏 마음 먹은 일이 속절없고, 휘적휘적 따라는 나가는 것이나 그대로 펄씬 주저앉을 듯 신명이 타악 풀렸다. 울 수만 있으면 어엉엉 소리를 내서 울고라도 싶었다. 약차하거든 깨끗이 단념을 하고 물러서쟀던(그 비통한) 결심도, 비통은 어디로 가버리고 한갓 슬프기만 했다.
 
121
“거, 생기긴 제법 묘하게 생겼드라마는 어찌 좀 요망스러 뵈드라?”
 
122
창선이 골목쟁이를 돌아나가면서 푸뜩 하는 소린데, 말을 그렇게 하는 걸 보면 어쩐지 멀찍이 비껴서서 범치 않는 담담한 완상자의 태도가 선연하기도 하고.
 
123
창선의 그렇듯 포착할 수 없는 구석 역시 두식에게 소위 악마성으로밖엔 달리 느껴지지를 않았다.
 
124
“창선아.”
 
125
하도 불쑥 부르는 소리에 창선은 짯짯이 돌려다보면서 눈을 옮기지 않는다.
 
126
“언제 이렇게 얼굴이 심각했나?”
 
127
“암만 바두, 넌 악마드라?”
 
128
“좀 더얼 적절한 것 같은데?”
 
129
“아냐! 그새까진 몰랐는데, 4,5년을 같이 딩굴면서두 몰랐는데, 인제 보니깐 영락없이 그렇드라! 도독놈야!”
 
130
“도독놈두 미흡하구……”
 
131
“넌 널 몰라두, 그렇잖드라!”
 
132
“관찰이 그렇게 정확틀 못해선, 그리구 말이 그렇게 빈약해선 노벨상 소설 괜히 어림없네!”
 
133
두식은 땅을 내려다보면서 묵묵히 걸어만 간다.
 
134
일은 이미 와해가 된 것이니, 조용히 자리를 잡고 앉아서 통사정 이야기를 하고 어쩌고 하잘 여부도 없는 것이고, 그러므로 이렇게 같이서 나가는 것 부터 부질없은 노릇이었었다. 웬만했으면 작파하고서 도로 들어갈까 싶었다.
 
135
술이나 통음을 한다? 울적한 김에.
 
136
고 연연한 소진을 이다지도 허술히 단념을 하다니, 생각하면 허망한 노릇이었었다.
 
137
이건 내가 너무도 인간이 헤프지 않은가?
 
138
아닌게아니라 그렇기도 했다. 사람이 중추가 없는 것 같았다.
 
139
소진이 만일 나를 갖다가 사랑을 하고 있다면? 적실히 사랑을 한다면? 정녕코 그렇다 하면, 나는 나를 배반할 뿐만 아니라, 더욱 소진을 배반하는게 되지를 않는가?
 
140
아무 하잘것없는 나 자신이야 스스로 배반을 하거나 학대를 하거나 상관이 없다고도 하겠지만, 그러나 소진을 어떻게? 어떻게 차마 소진을?
 
141
불끈 결기가 솟아올랐다. 워너니 될 말이냐고. 단연 불가하지야고.
 
142
그러나 다음 순간, 기운은 도로 갈앉고 한숨만 푸욱 솟아쳐 나왔다.
 
143
아무리 무엇하기로소니 설마 이 창선과 맞서서 겯고틀고, 연애를 다툴 법이야 있을 것인고? 가다가도 이, 우리 ‘창선이녀석’과!
 
144
혼자서 속으로 연해 이렇게 질렀다 껐다, 그러느라고 피는 한꺼번에 위로 몰렸다. 아래도 좌악 씨었다 하면서, 가슴이 뿌듯하니 퍽도 절박한 바가 없지 못했다.
 
145
그럭저럭 명치정까지 와서, 골목 안의 다방으로 우선 들어앉았다.
 
146
두식은 그러나 인제는 변변히 할 말도 없거니와 또 하고 싶지도 않았다. 차라리 어디고 가서 일찌감치 술이나 시작을 한다면 몰라도 이렇게 조용한 자리를 찾는 것부터가 무의미했다. 다만 졸지에 핑계 댈 구실이 없어서 창선이 하는 대로(도리어) 따라갈 뿐이었었다.
 
147
“무어냐? 얘기라는 건?”
 
148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창선이 먼저 재촉하듯 말을 내던 것이다.
 
149
두식은 탁자에 두 팔꿈치를 받쳐 턱을 잔뜩 괴고는 끄윽 찻잔만 내려다보고 앉아서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
 
150
“장히두 어렵구나?”
 
151
“………”
 
152
“무어야? 무엇이 어쨌다는 거야?”
 
153
“………”
 
154
“물건너 첩장인 죽었냐?”
 
155
“………”
 
156
“꼴 참 볼 수 없네!”
 
157
창선은 코웃음을 하면서 엔간히 외면을 해버린다. 그리고는 네 맛대로 하라고, 나는 상관 없다는 듯이 천연스럽게 앉아서 음악에 귀를 기울인다.
 
158
얼마를 있다가야 두식은 눈을 들고 창선을 본다. 창선은 두식의 존재 같은 것은 잊어버린 듯, 다시는 주의도 하려고 않고 태연무심하여 음악에만 취해 앉았다.
 
159
악마!
 
160
두식은 또 이렇게 속으로 부르짖었다. ‘녀석’이 천하 악마하고도 무섭게 악마였었다.
 
161
남은 사뭇 시방 부지를 못하게시리 괴롭고 답답하고 한데, 도무지 그런 근경을 살펴 주려고도 않은 것이었었다. 무시를 하려고 드는 것이었었다.
 
162
저 차갑고 무관심하고 침착하고 한 포즈, 저게 악마가 아니고는 도저히 흉내도 못낼 노릇일 것이었었다.
 
163
밉광스러서, 하도 그 밉광스러서, 주먹으로 등짝을 한번 꽝 갈겨 주고 싶었다.
 
164
“창선아?”
 
165
제가 놀랄 만큼 소리가 버럭 컸다. 정말 때리자는 건 아니지만, 주먹을 불끈 쥐고.
 
166
창선은 움칫 놀랐다가, 그리고도 천천히 고개를 돌리더니 물끄러미 치어다 보면서
 
167
“쑥이네!”
 
168
하고는 도로 또 외면을 한다.
 
169
“창선아?”
 
170
“넌 심각한 거 얼리잖어요! 실감이 나질 않어요! 서투른 무대연습을 대낮에 구경하는 것 같어서……”
 
171
“………”
 
172
“넌 너 생긴 대루 덜렁대구 껄렁하게 굴구 그래야 좋아요! 얼리구…”
 
173
“창선아! 너, 너, 이럭허기냐?”
 
174
목이 멘 소리에 창선이 힐끗 돌려다본다. 두식은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 금새 쏟아지려고 한다.
 
175
“조오타! 가관이네 참!”
 
176
“너, 내게다가 이럭허기냐?”
 
177
“이 못난아 글쎄, 말이나 하구서 울던지 통곡을 하던지 하는 게 아니라, 날더러 어떡허란 말이냐? ……너 소진인지 그 기집애한테 실연한 거루구나?” (未完[미완])
 
 
178
〈女性[여성] 제 5권 5호∼12호, 7회∼10회는 遺稿[유고],1940〉
【원문】한두식(韓斗植)의 방법(方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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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3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