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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일행이 위세 좋게 서울로 돌아올 때에 나라에서는 종친은 무론이요, 삼공륙경 이하 백관 서료에 이르기까지 모두 모악원(母岳院)까지 길 맞이하였다. 이것은 이 나라 개국 이래의 전무한 굉장한 길 맞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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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 이 나라의 사신은 물론이요, 명나라 사신이며, 왕의 거동에도 이러한 성대한 길 맞이는 본조 창업이래 전례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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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분부—왕이 희망이 그러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가, 수양에게 발목이 잡혀 있는 수상과 좌상이 앞장서서 찬동하여서 몇몇 문신들의 반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전무한 굉장한 길 맞이를 한 것이었다. 그러고 모악원에서 잠깐 길맞이의 대작도 있고 하여, 돈의문(敦義門) 안에 들어설 때는 밤도 중야는 되었는데도, 왕은, 수양대군을 곧 대궐로 들라는 분부를 내렸다. 정식의 알현과 복명은 물론 내일의 식 대로 할 것이지만 우선 곧 대궐로 들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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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수양만 들라하는 것이지, 부사(副使) 이하 다른 수원들은 각각 제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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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은 이 분부에 칵 눈물겨웠다. 그새 넉 달, 얼마나 적적하고 외로왔으면 밤중인데도 불구하고 대궐로 곧 들라시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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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부님. 피곤하신데 곧 옵시사 해서,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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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양하오신 용안 우러르오매, 기쁜 말씀 올릴 바이 없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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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부님. 먼길에 얼마나 피곤하실까. 그걸 내 욕심 채기로 곧 옵시사 해서—편히 앉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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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피곤한 줄을 모르는 위인이옵니다. 용안 우러르오매 다만 황송하옵고 기쁠 따름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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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핏 우러르매 용안 참으로 반가운 듯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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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 소년이 겨울을 칩다 해서 무엇에 쓰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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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피곤치 않습니다. 전하 옥체 편히 펴오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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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조금 안석에 몸을 움직여서 좀 더 편한 자세를 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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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의 조카님의 고적한 사위. 믿을만한 사람 하나도 없고, 무시무시한 사람들만 그 주위에 출입하였을, 넉 달 동안에 넓은 대궐을 불안 가운데서 지냈을 심경을 생각하매 가슴에 무슨 덩어리가 칵 뭉치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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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바삐 사명 다합고 용안을 우러릅고저, 초조히 넉 달을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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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숙부님 친히 사셨으니 사명이야 거침없이 치르셨겠지만 무슨 이문이나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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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문이야 있아오리까. 다만 상국도 북경으로 천도 하온 이래, 궁궐이며 경내가 화려 웅대하게 자리 잡혔아와, 우리 동방의 궁궐과는 비길 바이 아닙더이다. 이것이 신께는 부럽사옵니다. 신, 그것을 볼 때마다 우리 성상으로 하여금, 이런 궁궐에 계오시게 하면 얼마나 좋으랴, 이 생각이 나고 합더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하도 소방(小邦), 분에 넘치는 것을 부러워하고 흉내 내려 하다가는 국가를 망칠 일 이오라 딴 꿈 꿀 수도 없아옵고, 이것이 한국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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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땅을, 그 무변 광야를, 아아 그것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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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 복생선의 배와 같이, 이 땅을 불릴 재간이 있아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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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은 웃으면서 이렇게 아뢰었다. 왕도 미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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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복 생선의 배와 같이 늘릴 수가 있다면 오죽이나 좋으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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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원행한 동안 이곳에서는 무슨 별고가 없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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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별고 있오리까. 아침에 해뜨고 저녁에 해지고— 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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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수양을 부른 것은 무슨 특별한 용무가 있든가 해서가 아니라, 그새 넉 달 남아를 그리고 기다리던 나머지라, 어서 바삐 만나보고 싶다는 단순한 정일 뿐이었다. 아까는 당신 몸소 모악원에 까지 나가 보겠다는 의견을 내었다가, 안평과 김 종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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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반대를 받고 중지한 것이었다. 그런지라, 수양을 곧 불렀지만 무슨 특별한 하교도 없고, 수양에게 연경 유람담을 시키고 당신은 고요히 듣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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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은, 왕께 대하여, 이 소년왕이 듣고 재미있을 이야기와 및 들어서 이해하고 참고될만한 이야기를 골라 가면서 사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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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매우 깊도록 수양은 대궐에 그냥 있다가, 용안에 피곤과 졸음의 자취가 나타남에 임하여, 조카님께 하직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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