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밤에 절구 한 수를 읊어 나의 뜻을 붙였다.
5
前夜花開是恩雨 지난밤 꽃이 핀 것은 은혜로운 비였거니와
6
今朝讐雨花落時 오늘 아침 꽃이 진 때엔 원수의 비라.
7
莫嫌春雨恩讐意 봄비가 은혜롭다 원수이다는 뜻에 혐의두지 말라.
8
將見花餘結子枝 꽃이 핀 뒤에 가지에 열매 맺힘을 볼 터이니.
12
“감금된 사람들이 근래에 아침에 일어나는 시각이 이전보다 조금 늦다고 하니, 그렇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13
라고 하였다. 통역이 그 말대로 전해와 우리가 말하기를,
14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이전과 다름없는데 무슨 말이오?”
16
“전하는 사람이 잘못한 것입니까? 그러나 부지런하고 나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18
“비록 집에 있을 때라도 편안히 잠드는 것을 경계하는데, 이 감금실에 있으면서 무슨 마음으로 편안히 잘 수 있겠소?”
19
하므로, 山田이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갔다. 통역이 말하기를,
20
“중대장에게 말을 들었는데 그 말이 ‘이처럼 세세한 말로 감금인에게 미치는 것은 내 뜻이 아니다. 주번장교로부터 나에게 이러한 말이 들려온 것은 이미 여러 차례이다. 그래서 이 말을 감금인에게 한 것이다.’고 하였습니다.”
22
“내가 들으니 중대장의 직책은 소대장 위에 있으며 주번장교의 책임은 모두 소대장에게 있지 중대장에게 있지 않다고 했소. 이렇게 본다면 소대장은 중대장에게 있어 아래의 관리이다. 위에 있는 관리가 어찌 아래 관리의 언행에 이끌리는 일이 있겠소. 이는 그 본심의 일이 아닐 것입니다.”
24
“그렇지 않습니다. 경비대 내에 1중대부가 있고 2중대부가 있습니다. 1중대 내에는 중대장 1인이 있고 2중대 내에도 중대장 1인이 있습니다. 그 공적인 것을 말한다면 똑같은 공사이지만, 사적인 것을 말한다면 사정에 치우침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더러 부합되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1중대와 2중대가 각기 그 직책을 통솔하고 각기 그 병사를 다스린다면 별도로 부합되지 않을 단서가 없을 듯하지만, 그러나 그 직책을 임명함에는 비록 각기 순서가 있고 병사를 다스림에는 서로 그 권력을 넘습니다. 그래서 이 부대에서 저 부대 군사의 잘한 여부를 살펴보고, 또 저들 부대는 이곳 군대가 잘하는지의 여부를 살펴서 그 죄를 주고 그 상을 주는 데까지 이르러서 각기 그 類別로 厚薄의 차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대의 군관은 모두 小倉 사단부에 속합니다. 그래서 군인 가운데 죄를 지은 사람은 모두 小倉의 감옥에 가서 가두게 되는데 죄인이 1중대에서 나오면 小倉부에서는 1중대장이 군사를 잘 다스리지 못한 책임을 묻게 되고, 죄인이 2중대에서 나오면 그 2중대장이 군사를 잘 다스리지 못한 책임을 묻게 됩니다. 그래서 서로 조심하여 책임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려 합니다. 매일 감금실에 입번하는 위병들은, 예를 들어 오늘 1중대의 병사가 파견되어 지키게 되면 내일은 2중대의 병사가 파견되어 지키게 됩니다. 1중대에서 파견된 병사들이 지키는 날에 해 부대의 대장이 주번장교면 그만이지만, 만일 2중대의 대장의 주번장교가 되면 기찰이 너무 심해서 말할 일이 아닌데도 말을 합니다. 그래서 밑은 모난데 덮개가 둥글 듯이 맞지 않은 폐단이 있게 됩니다. 이 때문에 공 등이 머무르는 곳에 대해서 뜻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기도 하는 것입니다.”
30
“우리 숙부가 한국 서울에서 統監府 통역관으로 있는데, 이번 달부터 한국 宮內部 비서관이 되었습니다. 이는 또한 관보에 실려 있기도 합니다.”
32
“지금 한국의 三南鐵道가 음력 3월에 창설되어 公州와 大田으로부터 시작해서 恩津, 江景浦에 이르게 되면 두 갈래 길로 나누어지는데 하나는 群山 선로이고 하나는 務安, 木浦 선로입니다. 목포에서 晉州, 진주에서 三堂浦, 삼당포에서 昌原, 馬山浦까지 이르는데, 이로부터 더 나아가면 남쪽으로 釜山에 이르고 북쪽으로는 대전과 한국 서울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것이 지금의 철도 상황입니다. 한국의 삼남은 재물과 곡식이 풍부한 곳이어서 신속히 철로를 창설하여 편리한 수송로를 확보하려 합니다.”
34
“우리나라의 운세가 막힌 지 이미 오래되어서 귀국의 일은 의당 이러하겠다.”
35
라고 하였다. 밤이 되어 등을 끄고 나서 이불 속에 들어가 모두 잠든 때에 소대장이 감금실로 들어와 방과 화로판 등을 살피고서 정밀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갔다.
37
아침 후에 중대장 한 사람과 소대장 한 사람이 감금실로 들어와 입고 있는 옷의 정황을 살피고 목욕탕에 들어와 말하였다.
41
“한 사람이 하기도 하고 두 사람이 하기도 합니다.”
42
“한 탕에 한 사람이 목욕하면 뒤의 사람은 20일 이후에나 순번이 오는데 이처럼 오래 되면 몸은 언제나 더러울 것이다. 한 탕에서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이 같은 날 목욕하게 되면 여기 있는 여덟 사람이 5일이 지나지 않아 사람마다 목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교체해가면서 목욕을 한다면 몸이 언제나 깨끗할 것이고 옷의 때도 아주 시급하기까진 않을 것이다.”
43
“자주 목욕하여 몸이 깨끗하다면 어느 누가 하지 않겠는가!”
47
“모레는 곧 지난날 일본과 러시아의 전쟁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부대 내에서 가화(假花)를 만들려 하는데 다소를 불문하고 공 등이 손수 금상(錦上)의 꽃을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데 어떠하십니까? 생각이 있다면 해도 좋고 생각이 없다면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49
“이미 요청하였다면 비록 손재주가 없어도 몇 꽃송이를 만들어보겠다.”
50
고 하였다. 통역이 본대에서 백지와 색지를 가지고 오고 또 가(假) 등화(藤花) 몇 송이를 가져와서 이와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달라고 하였다. 창호(滄湖)가 모란과 국화 몇 송이를 만들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약간의 등나무 꽃을 만들어 보냈다.
53
눈이 부슬부슬 내려 산 위에 눈 흔적이 희끗희끗하였다. 오늘은 본국의 새로운 황제가 탄신하는 날이다. 고서에 이르기를 ‘봄 上甲子에 비가 내리면 천 리가 적지(赤地)가 된다’고 하였다. 그렇지 않다면 몰라도 만일 그렇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백성들은 우물(함정)에 빠진 것을 보고 돌을 던진 것이라 하겠다. 스스로 탄식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아침밥에 약간의 반찬이 있었는데, 思雲이 石田에게 이르기를
54
“이것은 그대의 집에서 보내 온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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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밥을 먹고 나자 위병이 우리에게 이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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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밖에 나가 관광할 마음이 있다면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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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였다. 여러 사람들이 이미 지난날 이 행사의 성대한 이야기를 익히 들었으므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보고자 하였다. 눈이 내림을 무릅쓰고 나갔는데 경비영 앞에는 별로 볼만한 것이 없고 다만 太極紅旗를 각 부대의 문전에 ‘叉’ 자의 형태로 꽃아 놓았다. 1중대에서 2중대까지의 마당 계단에는 모두 앵두나무를 심어놓았는데 정연하게 나열되어 있었으며 걸어놓은 인조로 만든 앵두꽃은 내리는 눈에 모두 젖어서 조각조각 날아 떨어지는 것이 마치 꽃이 지는 때와 같았다. 한 廳에 이르자 이른바 將官이라는 이들이 평상 위에 벌여 앉아 있었는데, 중간의 두 사람이 얼굴에 철망을 쓰고 각기 목창을 들고서 서로 찌르는 모습을 하고 서로 이를 막으면서 한참 뒤에 읍하고 물러났다. 이를 감상하는 많은 남자와 여자들이 모두 박쥐우산[蝙蝠傘]을 들고서 눈을 피하고 있었는데 몰풍경의 형상이었다. 그밖에는 볼 만한 것이 없었다. 감금실에 들어와서 점심을 먹고 평일과 다름없이 지냈다.
62
본대에서 寺尾로 하여금 우리들이 덮고 있는 이불을 빨게 하려고 매 사람마다 두 개씩 나누어 가지고 가게 하였다. 나머지 세 개는 두 개를 빨기 전에 야침의 도구로 하게 하고, 두 개를 세탁한 뒤에는 두 개로 야침의 도구로 삼게 하고, 나머지 세 개를 빨게 한다고 한다.
64
일본 大坂新聞을 보니 國歌社에서 소나무에 대해 시를 짓는 운을 게재하여 나 또한 그 운에 맞춰 시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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寒後始知獨出群 추위가 오고 나서야 비로소 홀로 빼어남을 알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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亭亭翠盖庇香薰 우뚝 솟은 푸르른 덮개는 향기로 뒤덮였다.
67
老龍盤旋思春雨 늙은 용이 틀고 앉아 봄비를 생각하고
68
白鶴棲遲宿曉雲 백학이 깃들며 새벽 구름에 졸고 있네.
69
處士歸時同意趣 처사가 돌아갈 때 그 마음이 같고
70
大夫封日愧功勳 대부로 책봉되던252) 날 공로가 부끄럽구나.
71
棟樑於廈當年事 동량은 큰집에 쓰일 일일 터이니
72
留待良工執斧斤 훌륭한 장인이 도구 갖기를 기다린다.
74
“지난번 부탁한 책자에 관해서 살 곳이 없는가?”
76
“소생이 근래에 바쁜 일이 많아 비록 그 유무를 알아보지는 못했습니다마는 지난날 공이 제게 준 책명을 기록한 것은 함 속에 넣어 잊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공과 자리를 함께 할 날이 많을 것이니 다른 곳에 알아봐서 부탁에 부응하겠습니다.”
78
“어느 책이든 상관없이 일본 원문이 섞이지 않은 순전히 한문으로 되어 있는 것은 모두 보기를 원한다.”
84
“내일은 곧 공일이어서 선대의 무덤에 가서 성묘하고 봄풀을 뽑으려 합니다.”
86
볕이 났다. 일기가 화창하였다. 주번소대장이 감금실에 들어와서 말하였다.
87
“일이 없이 날을 보내자니 회포가 없지 않을 것입니다. 밖에 바람을 쏘일 만합니다.”
89
오후에 병정 세 사람과 함께 군대 문을 나서서 島雄莊介를 길에서 만났다. 통역으로 하여금 근래 적조했던 뜻을 말하게 하니, 島雄이 말하였다.
90
“근래 찾아가서 객지 회포를 위로하려 하였으나 금법에 구애되어 뜻대로 할 수 없어 매우 서운하였습니다.”
91
“우리들도 한 차례 가서 만나려 하였으나 하지 못하였습니다. 정이야 어찌 다르겠습니까?”
92
“후일에 공 등을 만날 뜻으로 경비대에 말하여 만약 허가가 있게 되면 한 차례 가서 인사하겠습니다.”
93
그는 바로 떠나 갔다. 光淸寺와 寂照院 두 곳에 가서 남쪽으로 바다 빛을 바라보니 만경창파가 끝이 없었다. 소요하기를 한 시간을 넘겨서 석양을 띠고 돌아왔다. 四韻詩를 읊었다.
94
光淸寺外海天長 광청사 밖 바다 하늘 머니
95
倍覺幽懷在遠方 깊은 회포 원방에 있음을 배나 느낀다.
96
舟人送棹靑山靜 뱃사공 노를 저어가자 청산은 조용하고
97
島女除墳白日凉 섬 여인 묘지를 소제하니 대낮에 처량하다.
98
一春魚鳥皆知樂 봄 한 철 물고기와 새들이 모두 즐거워할 줄 알거늘
99
四國煙塵獨斷腸 사방 나라 전쟁에 다만 애가 끊누나.
100
寂照院西回首立 적조원 서쪽에 고개 돌려 서니
101
不知何處是吾鄕 알지 못하겠네, 어느 곳이 내 고향인지.
103
오후에 우리 서울의 西湖 崔榮麟ㆍ林點興이 愼懼堂에게 편지를 보냈다. 點興은 편지 중에 우표 10매를 넣어 보냈고, 편지 뜻은 다만 안부만 말하고 다른 들을 만한 말이 없었다.
106
寺尾가 그 先人의 묘를 살피는 일로 오후에 監禁室에 들어와서 근무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107
初更에 주번 소대장이 감금실에 들어와 여러 사람의 거처가 추운지 춥지 않은지와 음식은 좋은지 좋지 않은지를 물었다. 思雲이 모두 묻는대로 대답하였다. 또 말하기를,
108
“신문 등의 말은 혹 볼 수 있습니까?”
114
“오늘은 가서 先人의 묘를 살펴볼 것이니 일찍이 왔다가 시간 전에 나가느니만 못하 다.” 통역의 출입은 시간 제한이 있었다.
119
“이 사람은 유명한 사람입니다. 근일에 洪州에서 의병의 일이 있었는데 이 사람이 우두머리였습니다.”
120
“우리들은 알지 못하는 바요 만약 世稙이라고 하면 혹 보고 아는 자도 있고 혹 들어서 아는 자도 있을 것입니다.”
122
“연전에 우리나라의 역적 朴泳孝가 일본으로 도망갔을 때에 이 사람이 泳孝를 죽이고자 하여 일본에 들어와 기회를 탈 틈이 없어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본국에 돌아왔기 때문에 그 사람의 일을 많이 알고 있는데 洪州의 일은 그 결말이 어떻게 되었다고 합니까?”
123
“李世稙이 낭패하여 일본의 군대에게 잡히고 함께 모사를 한 7사람도 동시에 잡혔다고 합니다”
125
“庇仁郡에 일본 학교가 있는 것을 압니까?”
126
“내가 고국에 있을 때는 없었습니다. 이 섬으로 들어온 뒤에 편지의 왕복하는 사이에 들으니 日語學校가 있다고 합니다.”
127
“庇仁에도 의병의 사건이 있어 의병을 하는 사람들이 日語敎師를 죽였다고 합니다.”
131
“다만 저 같은 단서만 보고 끝은 어떻게 되었는지 보지 못하였는데 群山으로부터 守備隊를 파견하였다고 합니다.”
133
오늘은 곧 일본의 春季 皇靈祭였다 온 나라에서 名日로 하였다. 통역이 이로 인하여 들어오지 않았다. 일찍이 통역에게 들으니 皇靈은 곧 太陽이다. 일본이란 나라가 해가 뜨는 방향에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하여 태양에 제사를 지내는데 이름을 皇靈祭라고 하였다. 이 날 집집마다 국기를 꽂았는데 가운데는 빨갛고 가장자리는 희었다.
135
통역이 공휴일로 인하여 오지 않았다. 위병보초 중에 우리나라 말을 아는 자가 있어 말하였다.
137
“새장 속 같은 데 앉아 있는 것보다는 밖에 나가 풍물을 보는 것이 더 좋습니다.”
139
하였다. 오후에 병정이 와서 나가기를 청하기에 밖에서 운동을 하고 두 시가 넘어서 들어왔다. 四韻詩를 읊었다.
140
君筇作伴我襟靑 그대의 지팡이 우리 선비들과 함께 짝함에
141
一目窮溟自不暝 한 눈으로 바다를 봄에 스스로 어둡지 않았네
142
堤頭楊柳三分雨 언덕 위에 버들은 비 빛을 조금 띠었고
143
天畔峯巒數點星 하늘가에 산봉우리에는 몇 점의 별이 있네
144
空祠畵板兵戈起 빈 사당 현판에는 창과 방패가 섰고
145
古墓荒碑姓氏銘 옛 무덤 거친 비에는 姓氏를 새겼네
146
可惜浮生形役已 아깝도다! 덧없는 인생은 형체에 부려질 뿐
147
用將吾衷保虛靈 나의 진실한 마음으로 天性을 보전하리라
149
정오 쯤 되어 통역이 경비대로부터 와서 말하였다. 雲樵의 친구 曺秉直이 신문 한 장을 雲樵에게 보내온 것이 있어 본부에 도착되었는데 副官이 나를 불러 묻기를,
152
“文奭煥의 친구 曺秉直은 이 섬에 감금된 사람이 석방되지 못하는 단서를 그 사리대로 논하여 신문에 게재하여 내국인이나 외국인의 이목을 넓힌 것입니다.”
153
“어찌하여 나에게는 오지 않았습니까?”
154
“전에 부관이 말씀하기를 ‘신문은 본래 감금되어 있는 사람이 볼 바가 아니요 여기서도 그런 것은 보지 못하게 하는 말이 있어 들여오지 못한다.’라고 하였습니다.”
155
“병직을 기재한 것 외에 또 다른 말이 있습니까?”
157
“川上도 그 논설을 자세히 보았습니까?”
160
“이 섬에 감금된 사람은 다만 公心으로 의거를 하여 나라를 위하다가 군사가 패하고 몸이 포로가 되었다. 국내의 여러 죄인들은 석방의 은혜를 입지 않은 자가 없지만 저들에게는 홀로 미치지 못하였다. 忠과 善을 포양하는 도에 있어 이와 같이 누락이 되니 국가를 위하여 애석한 일이다 등이라고 한 것이요, 기타는 알지 못하겠습니다.”
161
“본부에 잘 말하여 신문을 들여와 보게 하겠습니다.”
163
우리나라 서울의 西湖 姜火+暹이 愼懼堂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그의 아들이 나이는 冠禮를 할 때가 안 되었지만 장가를 드리려 하는데 어느 곳에 혼인[月姥]을 정해야 하는지 중매[蹇修]를 할 사람은 어떤 사람이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165
볕이 나고 밤에는 바람이 불고 비가 왔다. 衛兵이 밖에서 운동하기를 청하기에 오후에 龜巖에 올라 풍경을 바라보고 四韻詩를 읊었다.
166
暖風吹袂出嚴原 따스한 바람 소매에 불어 嚴原을 나서니
167
路指龜巖竹裏痕 길은 龜巖의 대 숲 속으로 향했네
168
夢惜離鄕同越鳥 꿈속에 고향 떠남이 애석함은 월나라 새와 같고253)
169
愁多去國似湘猿 나라를 떠난 근심은 湘江의 원숭이 듣는 것 같네 254)
170
對花莫說春生色 꽃을 대함에 봄빛이 좋다고 말하지 말라
171
觀海方知水有源 바다를 봄에 물이 근원이 있음을 알겠네
172
蕭寺夕陽僧不見 석양의 절에는 스님 보이지 않고
173
鍾聲送客度千門 종소리 객을 보내어 千門을 지났네
176
“어제 나의 어머님이 친히 부산으로부터 편지를 보내왔는데 나에게 부탁하는 것이었습니다.”
179
“편지 속에 혹 한국의 일을 들을 만한 것이 있습니까?”
181
주머니 속으로부터 그 편지를 내서 보였는데, 그 말의 뜻은 반이 일본 글자여서 해독을 할 수 없고 글자의 모양은 참으로 기이하였다. 통역이 말하였다.
182
“편지 속의 대략 뜻은 공 등을 잘 보호하여 실례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이요, 힘써 근무 잘하고 또 한국어를 배움에 게을리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184
寺尾가 「三體千字文」을 가지고 들어와 말하였다.
185
“지난 날 나에게 볼 만한 草書를 부탁하기 때문에 이 책을 사서 가지고 왔습니다.”
188
책 끝을 보여주어 열어보았더니, 邨田海石이란 사람이 쓴 것이고 진실로 격식을 얻어 사랑스러움을 깨달았다. 책상 위에 두고 때때로 날마다 눈을 붙였다.
194
人事瘁榮時 사람의 일은 초췌하고 영광이 있을 때라
195
莫道春長在 봄이 길게 있을 것이라 말하지 말라
196
請看月更虧 청컨대 달이 다시 기우는 것 보라
198
금월 20일로부터 진달래가 모두 피었다가 근일에 와서 모두 졌다.
201
252) 진시황이 泰山에 올라가서 소나무 아래에서 비바람을 피하고 그 나무를 五大夫에 봉한 고사.(「史記」 秦始皇本紀)
202
253) 고향을 그리워함을 말한다. 월나라의 새는 고향을 떠나면 고향이 그리워 나무 가지의 남쪽에 둥지를 튼다고 한다. “胡馬依北風 越鳥巢南枝”(古詩 十九首)
203
254) 고향을 그리워함을 말한다. 騷人 遷客이 여름비가 많이 올 때 이 누대에 오르면 초저녁에도 범이 소리내어 울고 원숭이도 울어 나라를 버리고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 생긴다고 하였다. 여기서는 작자가 포로로 잡혀와서 강남의 원숭이가 울 때 나라를 버리고 고향 생각이 나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薄暮冥冥 虎嘯猿啼 登斯樓也 則有去國懷鄕 ”(范仲淹 「岳陽樓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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