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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도일기(馬島日記) (1908년) ◈
◇ 마도일기(馬島日記) (1908년 7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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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석환 의사
1
馬 島 日 記
 
 
2
1908년 7월
 
 
3
7월 1일 갑신.
 
 
4
寺尾가 사진책 2권을 가지고 와서 보여주었다. 상권은 그 나라의 육군대장 乃木姓希典名 旅順口 전투의 장군, 육군대장 西寬姓次郞名, 육군참모 소장 神尾姓光臣名, 육군사령 少將 伊地知幸介, 육군참모 대좌 佐藤鋼次郞, 육군참모 소좌 石光姓貞臣名의 사진이었는데, 旅順口에서 전투할 때 일행이었던 將官이었다. 또 해군대장 東鄕, 해군중장 柴山矢入, 해군소장 植村永孚, 해군참모 대좌 玉利親賢, 해군참모 중좌 中島市太郞, 기관대감 橫山正恭의 사진이 있었는데 역시 여순구 전투의 일행 장관이었다. 또 白玉山ㆍ松樹山ㆍ黃金山 등 여러 곳이 있는데 이것 저것 승부의 상황으로 이 또한 여순구 부근의 땅이었다. 篇末에는 수십 수의 시가 있는데 다 기록할 필요는 없고 다만 淺田姓三槐玄名의 시 5수만 베낀다.
 
 
5
玉漏沈沈殘燭幽  구슬 장식 물시계 침침하고 스러져 가는 촛불 희미한데
6
梨花浣落帶春愁  배꽃 이 시내에 떨어져 봄 수심 띠누나
7
誰憐夜夜香閨香  누가 밤마다 안방에서 향기 피움을 가련해 할까
8
萬里無端到滿州  뜻밖에 만 리 만주에 이르렀네
9
雨霽江村十二橋  비가 개인 강촌의 열두 다리
10
桃花水暖柳搖搖  복사꽃 피고 물 따스하고 버들이 흔들리네
11
春帆一片白鷗外  봄 돛단배 한 척 백구 밖에 있는데
12
遠嶠如眉涵午潮  먼 산 눈썹처럼 대낮 조수를 머금었네
13
江南江北落花飛  강남과 강북에 지는 꽃 날리고
14
十里輕烟草色肥  십 리 가쁜한 안개에 풀빛이 싱그럽네
15
聞說沙場春未到  듣건대 모래사장에는 봄이 아직 오지 않아서
16
雪華如掌打戎衣  손바닥만한 눈덩이가 군복을 친다 하네
17
梨花庭院雨絲寒  배꽃 핀 뜨락에 실날같은 빗발 차갑고
18
鳧鼎煙消夢也殘  오리 모양 손잡이 솥에 연기 가시니 꿈 역시 사라지네
19
湘簾半捲人悄坐  대발257) 반쯤 걷힌 중에 사람이 서글피 앉았고
20
新愁如水沁闌干  새로운 시름 물처럼 난간에 스며오네
21
白山黑水暗兵塵  백산과 흑수에 전쟁 티끌 어스름하니
22
一種傷心此麗春  이 아름다운 봄에 한 가락 서글픈 심정이라
23
烟柳風花江上路  안개 속 버들 바람에 꽃이 있는 강가 길에
24
綺樓不見倚闌人  아름다운 누각에는 난간에 기댄 사람 보지 못하네
 
 
25
하권은 육군중장 伊瀨姓地好成名, 육군중장 矢吹姓秀一, 육군중장 原口兼濟, 육군소장 東條英敎, 육군소장 竹內正策의 사진이었다. 또 中原 奉天府 魁星樓 東關帝廟關羽와 水師營南關帝廟의 사진과 기타 日露戰鬪의 모습이 있었다. 篇末에는 수십 수의 시가 있는데 다 기록할 필요는 없고 다만 龍湖姓羽名의 율시, 靑山姓時敏名의 절구 한 수, 聽雨姓重華名의 율시, 外崎姓拙居名의 辭 한 章만 베낀다. 龍湖의 시에 말하였다.
 
 
26
論文幾歲感知音  글을 논하면서 몇 해나 마음을 알아줌에 감동했나
27
萬里歸來酒味深  만 리에서 돌아옴에 술맛이 진하다오 이 시기에 요동에서 돌아왔다고 한다.
28
詩國英雄綺夢舊  시 세계의 영웅은 옛날에 아름다운 꿈을 꾸었고
29
鶯花世界春遊今  꾀꼬리와 꽃 속에 지금 봄놀이를 하노라
30
靑衫空剩臨風恨  푸른 소매 선비는 바람을 임한 한스러움이 부질없이 많고
31
碧血渾留戀闕心  일편단심 진한 피는 궁궐을 그리는 마음을 온통 남겼네
32
好趁佳期在斯夕  아름다운 때 잘 이르름이 이날 저녁에 있으니
33
何妨擊鉢醉中尋  바리때를 두드리며 취한 중에 찾음이 어찌 해로운가
 
 
34
佛士가 淸溪茗集 안에서 뽑은 것이다.
 
35
靑山의 시에 말하였다.
 
 
36
鐵藜狼穽阻登攀  鐵蒺藜258)와 이리 잡는 함정으로 등산길이 막히고
37
積屍縱橫流血殷  가로 세로 쌓인 시체에 흐르는 피 많구나
38
奕奕英雄招不得  혁혁한 영웅은 부를 수 없는데
39
愁雲長鎖偁靈山  수심어린 구름만 길이 잠겨 영혼 묻힌 산에 오르네
 
 
40
이것은 소위 足意美堅 군을 조문한 것이다.
 
41
聽雨의 시에 말하였다.
 
 
42
不管人間通與窮  인간의 통함과 곤궁을 관여하지 않고
43
喧闐歌舞醉芳叢  떠들썩한 노래와 춤으로 꽃떨기 중에서 취하였네
44
長堤午斂落花雨  긴 제방엔 낮에 지는 꽃의 비가 걷히고
45
遠水春搖垂柳風  멀리 가는 물은 봄에 수양버들 바람으로 흔들리네
46
白髮登樓興猶在  백발로 누각에 오르자 흥취가 오히려 있고
47
靑衫呼酒夢還空  푸른 소매 선비가 술을 부르자 꿈이 도리어 부질없네
48
東皇何事催歸駕  동방 귀신은 어인 일로 말 타고 가기를 재촉하는가
49
憫悵吾將問碧翁  서글피 내가 장차 하늘에게 물어보리
 
 
50
이는 또한 淸溪茗集 안에서 뽑은 것이다.
 
51
外崎의 辭에 말하였다.
 
52
“하늘이 이 버들눈과 같은 나약한 남자를 내지 않았으면 그만이거니와 내었으면 반드시 쓰임이 있게 할 것이다. 이 몸이 經天緯地와 修己治人의 도를 배우지 않았으면 그만이거니와 배웠으면 마땅히 실용에 베풀게 할 것이다. 천하의 도가 어리석은 유학자와 소인에게 추락된 지 오래다. 도가 활발하면 죽을 도를 쓰고, 이치가 정직하면 속임과 권도를 시행한다고 하니, 두 가지는 더욱 덕의 적이다. 시행하는 요점은 충심으로 권도를 행하는 데에 있다. 아! 너 어리석은 남자들이여! 나는 네가 어리석지 않기를 바라노라.”
 
 
53
2일 을유.
 
 
54
3일 병술.
 
 
55
寺尾가 사진책 4권을 가지고 와서 보여주었는데 모두 세계의 기이한 관광거리로 다 기록할 수 없었다. 제1권은 우리나라 太上皇과 新皇帝의 像이었고, 그 나머지는 우리나라 부산ㆍ원산ㆍ군산ㆍ제물포ㆍ진남포ㆍ평양ㆍ대구 등 여러 곳의 광경이 있었다. 그 篇末에 달린 것은 우리나라 甲午 이후의 일을 자세히 실었고, 또 일본ㆍ청국의 개전과 일본ㆍ러시아 개전의 일이었다. 일본 해군대장 東鄕平八郞이 러시아와 旅順口에서 접전하여 그 나라에 공을 세웠다고 한다. 전쟁이 나기 전해에 東鄕이 군대 안에 명령을 내리기를
 
56
“미국이 서반아와 서로 접전할 때 6명의 대위가 있어서 결사적으로 싸워서 서반아를 패배시켰다. 우리 군대 수십만 중에 국가 일에 죽을 자가 몇 명인가?”
 
57
라고 하였는데, 군대에서 자원하는 자가 2천여 명이었고 그 중에 血書로 청원하는 자가 77명이었다. 이 충성심을 보고 그들을 특별히 후대하였다. 여순구의 전쟁에 이르러 77명을 4개 함대에 나누어 사용하여 성공하였으니, 이는 또한 장군의 재질이었다. 한창 전쟁할 때 山中姓 少佐官가 있었는데 러시아 세력의 강력함을 보고 旗로 黃金山砲臺에게 지시하여 말하기를,
 
58
“우리 군대를 걱정하지 말고 때를 틈타서 포를 발사하라!”
 
59
하였다. 黃金山 위의 28개 포의 탄환이 동시에 발사되어 러시아 함대는 크게 부서졌다. 동시에 山中의 군함도 재가루가 되고 山中의 뼈는 티끌이 되어 오직 한 점 피자국만 군함 선창 위에 남았다고 한다. 이는 진정한 그 나라에 대한 충성이다.
 
 
60
4일 정해.
 
 
61
제2권은 일본 군함 사진이 있는데, 이름은 첫 번 째 三笠, 두번 째 朝日, 세번 째 敷島, 네번 째 富士, 다섯번 째 鎭遠, 여섯번 째 扶桑, 일곱번 째 淺間, 여덟번 째 常磐, 여덟번 째259) 入雲, 아홉번 째 吾妻, 열번 째 磐手, 열한번 째 出雲, 열두번 째 春日, 열세번 째 日進, 열네번 째 千歲, 열다섯번 째 笠買, 열여섯번 째 吉野, 열일곱번 째 松島, 열여덟번 째 巖島, 열아홉번 째 浪速, 스무 번 째 稿穗, 스물한번 째 稿立, 스물두번 째 和泉, 스물세번 째 音羽, 스물네번 째 秋津洲, 스물다섯번 째 須广, 스물여섯번 째 明石, 스물일곱번 째 千代田, 스물여덟번 째 濟遠, 스물아홉번 째 平遠, 서른 번 째 築紫, 서른한번 째 高雄, 서른두번 째 千早, 서른세번 째 宮吉, 서른네번 째 八重山, 서른다섯번 째 龍田, 서른여섯번 째 廣丙, 서른일곱번 째 金剛, 서른여덟번 째 比叡, 서른아홉번 째 築波, 마흔 번 째 武藏, 마흔한번 째 葛城, 마흔두번 째 大和, 마흔세번 째 赤城, 마흔네번 째 島海, 마흔다섯번 째 摩邴, 마흔여섯번 째 天龍, 마흔일곱번 째 天城, 마흔여덟번 째 磐城, 마흔아홉번 째 操江, 쉰 번 째 鎭東, 쉰한번 째 鎭北, 쉰두번 째 鎭中, 쉰세번 째 鎭邊, 쉰네번 째 寶珠, 쉰다섯번 째 豊稿이고, 그 총괄은 이름을 光榮軍艦이라고 한다. 또 勇戰軍艦이 있는데, 첫번 째 漣. 두번 째 不知火, 세번 째 叢, 네번 째 電, 다섯 번 째 雷, 여섯번 째 曙, 일곱번 째 朝汐, 여덟번 째 霞, 아홉번 째 曨, 열번 째 夕霧, 열한번 째 準이고, 그 총괄은 이름을 驅逐軍艦이라고 한다. 또 러시아와 전쟁하여 러시아 사람의 포로와 부상자를 치료하는 위생상황이 있었다.
 
62
제3권은 奉天府 전쟁 때에 세 갈래 길을 행군한 그림인데, 오른쪽은 義州에서 鳳凰城을 지나고 連山關을 지나서 遼陽에 이르고 봉천부에 이르는 것이었다. 가운데는 大孤山에서 下陸하고 峀巖을 지나고 分水嶺을 지나고 析木城을 지나서 鞍山站에 이르러 遼陽에서 합하는 것이었다. 왼쪽은 楊家屯에서 하륙하고 萬家嶺을 지나고 熊岳城을 지나고 鞍山站에 이르러 요양에 합하여 봉천부에 이르는 것이었다.
 
63
제4권은 일본의 軍令部長이었는데, 해군대장 伊東姓祐亨名, 해군대신 해군대장 山本權兵衛, 해군대장 東鄕平八郞, 해군중장 伊集院五郞, 해군중장 齋藤實, 해군대장 井上良馨, 해군중장 上村彦之丞, 해군중장 片岡七郞, 해군중장 鮫島員規, 해군중장 有馬新一, 해군중장 高壯之丞, 해군중장 瓜生外吉, 해군중장 出羽重遠, 해군중장 三須宗太郞, 해군중장 梨羽時起, 해군중장 角田秀松, 해군중장 松永雄樹, 해군소장 植村永孚, 해군소장 內滿壽治, 해군소장 東鄕正路, 해군소장 山田彦人이고, 그 나머지는 다 기록할 수 없다.
 
 
64
5일 무자.
 
 
65
집의 편지가 왔다. 서찰이 동봉되었는데 재종숙 편지 및 林川郡 仙湄 朴寅和 편지 및 崔萬奉ㆍ朴分吉ㆍ金鳳鉉ㆍ金寶物의 편지가 있었다. 미투리 한 켤레를 보냈는데 바로 김봉현이 보낸 것이었다.
 
 
66
6일 기축.
 
 
67
찌는 더위가 매우 혹독하였다.
 
 
68
7일 경인.
 
 
69
집의 편지와 재종숙의 편지 및 여러 사람의 편지에 답장하여 우체국에서 부쳤는데 집의 편지는 언문이었다. 재종숙께 올리는 편지에 말하였다.
 
70
“오래 안부를 빠뜨렸으니, 이 조카의 허물은 주벌로도 용서받지 못하겠으나, 어찌 본심이 그러한 것이겠습니까? 세상 실태의 비정상적인 것에 구애되어 비록 재종숙질의 사이라도 혹은 뜻하지 않은 곳에 근심을 끼칠까 염려되었습니다. 이것은 조카의 사사로운 생각이지 이치의 정상이 아니니 조카의 죄는 진실로 벗어나지 못할 바가 있습니다. 편지를 받고 초가을에 기체후 만강하시고 온 가족이 탈이 없으심을 알게 되니, 해외에서 앙모하던 저의 정성을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재종질 저는 체류하는 중에 잠과 음식이 날마다 예전 상태를 보전하니 다행스러움을 어찌 다 말씀드리겠습니까? 아뢸 말씀은 세상 도리가 험난하여 인생의 곤궁함은 형세상 반드시 기약한 듯하나 하늘이 비상한 운수를 개척하고자 할진대 먼저 이 비상한 험난함으로 하니, 하늘이 하는 바를 사람이 어찌 감히 원망하겠습니까? 가난과 궁핍에 골골하는 자는 혹은 용의 잠자는 기운을 간직하며 불우한 데에 고생하는 자는 끝내 기러기 털의 바람을 벗어날 것입니다. 지금의 험난으로 후일의 상서로움을 도모할 수 있다면 어찌 대단하지 않겠습니까? 바닷가의 바람과 파도는 어부의 생업을 많이 낭패시키는데 이 또한 하늘이 하는 것입니다. 어찌하겠습니까? 나머지는 이만 줄입니다.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안부를 올립니다.”
 
71
朴生員께 올리는 답장에 말하였다.
 
72
“지금 세상의 우편 편지는 믿음직하고도 빨라서 비록 하늘과 땅의 끝 멀리 떨어진 곳이라도 소식을 통하지 않는 데가 없어서 마치 이웃집에서 서로 부르며 답하는 듯이 하니 하물며 2~3천 리의 사이이겠습니까? 작년 8월에 내려주신 편지와 紙貨를 받자옵고 즉시 답장을 하여 따로 봉하여 우체국에서 부쳤습니다. 이 이후로 다시 편지를 주심이 없어서 마음으로 절로 의아해 하면서 분실되었는가, 혹은 세상 소식으로 말미암아 답장이 없는가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주저하다가 이렇게 늦는 데에 이르렀습니다. 지금 주신 편지를 보고서야 먼저 편지가 중간에 분실된 것을 알았습니다. 스스로 그릇된 바를 생각컨대 부지불식간에 얼굴이 두터우며 마음이 부끄러워집니다. 편지를 받고 七夕에 평온한 중의 형제님께서 편안하시며 온 가족이 고루 태평하며 아드님도 공부를 잘 한다고 하는 것을 알게 되니 저의 멀리서의 그리운 정성을 가누지 못하겠습니다. 侍生은 객지에 처함이 예전과 같으나 다만 바닷가에서 소일하는 것은 약간의 서적일 뿐입니다. 아뢸 것은 이번 여름에 저의 집을 돌아보시고 20緡의 돈을 선사하여 저의 처자들로 하여금 보리고개에 땔나무와 양식의 한탄을 면하게 해주셨으니 무슨 말로 감사를 드려야 할지 므르겠습니다. 저의 소망은 아드님의 공부가 날로 진취하여 과정을 채워서 황하의 근원에 도달하듯이 하여 천재일우의 운수를 기다리게 하는 것일 뿐입니다.”
 
73
鄭 어른께 올리는 편지에 말하였다.
 
74
“인사드리고 떠나온 지 벌써 4년입니다. 때에 따라 그리워함이 어찌 그침이 있겠습니까? 삼복 더위에 기체후 만안하시오며 아드님도 잘 효도하며 모든 집안 일이 탈이 없는지 알지 못하여 구구한 저의 멀리의 정성을 가누지 못하겠습니다. 侍生은 객지 거처의 몸 상황을 아뢸만한 것이 못됩니다. 아뢸 것은 저의 집에 왕림하시어 제가 없다고 하지 않으시고 오직 정리로 위문하시니 감사와 기쁨이 교차하여 지극할 뿐입니다.”
 
75
朴碩士에게 주는 편지에 말하였다.
 
76
“오래 통신이 드물어서 그리움이 한창 절실하였습니다. 집의 편지를 접견하고서 좌하께서 저희 집을 돌보아 주셨다 하니, 우러러봄이 극진하여 말할 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경건히 여쭙건대 부모를 모시는 형제분의 몸은 편안하시며 아드님은 공부를 잘 하며 모든 집안이 잘 있으신지 멀리 구구한 정성을 가누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묶여 있는 모든 것을 말씀드리기에 부족하고 지난 일을 돌아보건대 다만 사람들에게 웃음을 살 만한 것뿐입니다. 아뢸 것은 10緡의 주신 돈은 실로 보리고개의 후한 의뢰품입니다. 좌하 집의 평소 넉넉하지 못한데 어찌 이처럼 남의 곤궁함을 구제하십니까? 한편 감사하고 한편 부끄럽습니다.”
 
77
崔萬奉에게 답장하였다.
 
78
“오랜 장마 비가 개임에 그리움이 간절하더니 이 편지를 받고 기쁨을 형용할 수 없네. 매미 소리가 가을을 알리는데 어른을 모시고 잘 있으며 日課는 날로 진전이 있는가? 멀리서 그리운 마음 아침저녁으로 잊을 수 없네. 나[硯下]는 객지에서 衣食이 전과 같아 비록 다행한 일이나 고향의 田園이 묵고 있으니 창 아래에서 지난 일이 가정과 나라에 도움이 없는 것이 한이 되네. 보리농사는 풍년이 되고 모내기의 비도 많이 내렸다고 하니 이 民生에게 크게 다행한 일이네. 바다에는 큰 바람이 많아 바닷가 浦口의 마을에 재앙이 되니 이는 漁民들의 不幸한 일이네. 옛사람이 말하기를 ‘가련하다. 너는 10년 동안 창 아래에서 물을 사람이 없으니 누가 너에게 하늘의 北斗星처럼 문장을 빛낸다고 말할 수 있는가? 사람에게 물을 곳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오직 문장을 빛낼 뿐이라.’고 하였네. 그대 또한 옛사람의 자리에 앉았고 나도 또한 옛사람의 옷을 입고 옛사람의 음식을 먹는데 옛사람의 전례에 참여하지 못하니 어찌 부끄럽지 않겠는가? 그대는 타고난 재주가 총명하여 사람 구실을 하는 데에 합당하네. 모두 말하기를 ‘某는 일을 할 것이고 성공함이 있을 것이다.’라고 하니, 어찌 여기에 노력하지 않겠는가? 總巡 申思雲 어른은 그대가 글씨 쓰는 일을 담임한 소치로 특별히 그대를 생각하니, 이것을 헤아려 주게. 林川에 가는 편지 편지는 신실한 편에 付送하여 유실하거나 지체되는 일이 없도록 하게. 나머지는 다 말하지 못하겠네.”
 
79
김봉현에게 답장하였다.
 
80
“바닷가 하늘에서 적적하여 나를 묻는 사람이 없더니 마침 편지가 賦南(地名)의 집에 이르니 위안됨을 헤아릴 수 있겠는가? 삼가 오동잎이 가을을 알리는데 어른 모시고 별고 없이 지내며 온 집안이 두루 평안하시다 하니 기쁘고 또한 축원하네. 나[硯下]는 깊은 창 자리에서 시를 쓰면서 전날의 모양대로 지내니 다행이네. 학업은 전폐하지는 않고 질문은 간혹 계속하는가? 부모님을 모시는 여가에 혹 경서라든가 혹 古文 중에 가장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을 뽑아 2~3백번을 읽어 마음과 뱃속에 쌓아서 쓸 만한 곳에 쓴다면 어찌 아름답지 않겠는가? 미투리[麻鞋]를 보내준 것은 긴요하게 신으니 매우 감사함이 다른 때보다 배나 되네. 돌아간다는 말은 동짓달이나 섣달의 사이에 있네. 나머지는 다 말하지 못하겠네.”
 
81
朴分吉에게 답장하였다.
 
82
“만 그루 나무의 매미소리는 나의 마음을 더욱 간절하게 하더니 마침 편지를 받음에 金石과 같네. 요즈음에 어른 모시고 형제들도 잘 있으며 戚叔母께서도 기력이 강건하신가 궁금한 마음 가누지 못하겠네? 戚從兄 나는 갇힌 담 속에서 목숨을 보전하고 있으니 다행한 일이네. 온 편지 속에 ‘황금이 상자에 가득하더라도 한 권의 경서를 배우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하였으니 더욱 지금의 세상에 간절한 말이네. 만약 이 말을 알면 마땅히 독실하게 공부를 해 가야 할 것이네. 나머지는 말을 다하지 못하네.”
 
83
金寶物에게 답장하였다.
 
84
“마침 편지를 받아보니 얼굴을 대하여 만난 것 같네. 가을이 점점 깊어지는데 부모님 모시고 잘 있으며 학업은 어떠한가? 멀리서 그리운 마음 끝이 없네. 나[硯下]의 갇혀 있는 모양은 말할 만한 것이 없네. 보내준 편지 속에 ‘才質이 정하지 못하고 힘써 하여도 미치지 못한다.’고 하니, 사람이 학문을 하는 것은 재질만을 믿고 성취하는 것은 아니네. 힘쓰기를 극진히 하는 데 이르면 스스로 터득하는 곳이 있네. 대저 학문은 涉獵하는 것이 귀한 것이 아니고 정하게 연구하는 것이 귀하니, 처음 배우는 사람이 정하게 연구하는 것은 글을 많이 읽는 것 같음이 없네. 나머지는 이만 줄이네.”
 
85
頭註: 7일에 小倉의 保管部長이 감금실에 들어와서 우리들을 보고 갔다.
 
 
86
8일 신묘.
 
 
87
친구 曺重直의 편지가 오고 편지 속에 紙貨 1원이 있었다.
 
 
88
9일 갑진.
 
 
89
小倉 保管部長이 감금실에 와서 우리들을 보고 갔다. 나는 통역에게 물었다.
 
90
“保管部長이 관여하는 것은 무슨 일입니까?”
 
91
통역이 말하였다.
 
92
“군법의 남용과 남용하지 않는 것을 의논하는 자입니다.”
 
 
93
10일 계사.
 
 
94
11일 갑오.
 
 
95
曺友의 편지에 답장을 써 보냈다.
 
 
96
“이 달 초하루에 형에게 부친 편지는 그간에 받아 보셨습니까? 그립던 나머지에 편지를 받아보니 얼굴을 대하고 그대의 말을 듣는 것 같습니다. 삼가 늦더위가 심한데 부모님 모시고 잘 계시며 온 집안이 다 잘 지내는지요? 멀리서 그리움을 가누지 못하겠습니다. 弟는 갇힌 몸이 전과 같으니 나머지는 더 할 말이 없습니다. 1圓의 紙貨는 객지에서 긴요하게 쓰는 것이 다른 때보다 배나 됩니다. 그러나 형의 집은 본래 청빈하고 하물며 돈이 없을 것인데 어떻게 이렇게 멀리까지 염려하여 주십니까? 나머지는 바람에 임하여 뜻을 폅니다. 오직 살펴주기 바랍니다.”
 
97
또 절구 한 수를 지어 부쳤다.
 
 
98
秋風初起海天淸  가을 바람 일어나자 바다의 하늘은 맑은데,
99
夜夜軍笳喚客情  밤마다 군대의 구령 소리 객지 심정을 불러내네.
100
每瞻北斗徘徊立  항상 北斗星 보면서 배회하고 서니,
101
明月西懸是劍城  밝은 달이 서쪽에 걸려 있는 여기는 감옥일세.
 
 
 
102
12일 을미.
 
 
103
13일 병신.
 
 
104
14일 정유.
 
 
105
舍兄의 편지와 崔晩鳳의 편지가 왔다. 편지에는 다른 말은 없고 지난번에 편지와 옷을 부쳤는데 답서를 받지 못하였기 때문에 답답하다는 뜻이었다.
 
 
106
15일 무술.
 
 
107
石田이 점심에 콩밥과 빵[糖餠]을 내왔다.
 
 
108
16일 기해.
 
 
109
17일 경자.
 
 
110
18일 신축.
 
 
111
19일 임인.
 
 
112
東京의 근처에 천둥과 번개가 크게 울렸다고 한다.
 
 
113
20일 계묘.
 
 
114
위병 두 사람과 함께 東山의 옛 포대에 올라 바람을 쏘였다. 마침 한 줄기의 비를 만나 큰 나무 아래에서 피하고 지나 젖은 풀을 밟으면서 돌아왔다. 주번장교가 감금실에 들어왔다가 나갔다.
 
 
115
21일 갑진.
 
 
116
22일 을사.
 
 
117
23일 병오.
 
 
118
나는 통역을 대하여 말하였다.
 
119
“한국 학교에 관한 말은 요즈음 어떻다고 합니까?”
 
120
“지금 한국의 각 郡縣에 학교가 없는 곳이 없습니다.”
 
121
나는 말하였다.
 
122
“일본의 準例를 사용합니까?”
 
123
“그렇습니다. 각 觀察府에는 師範學校와 중학교가 있고, 縣과 邑에는 다만 소학교가 있습니다. 사람이 태어난 지 8살이 되면 처음으로 학교에 들어갑니다. 몇 해 있다가 졸업한 뒤에 중학교에 들어갑니다.”
 
124
“소학교에 가난하여 학자금이 없으면 어떻게 학교에 들어갑니까?”
 
125
“부자는 자기의 재력으로 학자금을 마련하여 공부를 하도록 하고, 가난하여 재력이 없는 자는 조정에 보고하면 조정으로부터 학자금을 내려 가난한 사람에게 주어 입학하게 합니다.”
 
126
“지금 한국은 모두 이런 예로 합니까?”
 
127
“모두 이와 같이 합니다.”
 
 
128
24일 정미.
 
 
129
감금실의 남쪽에 건물을 세웠다. 들으니 軍醫가 머무는 看護院이라고 하였다.
 
 
130
25일 무신.
 
 
131
일기가 청명하였다. 이 날은 곧 우리 한국의 太上皇 誕辰이다.
 
 
132
26일 기유.
 
 
133
아침에 소나기가 지나가고 쌍무지개가 서산의 꼭대기에 뻗치고 그 채색이 감금실의 안에 비추었다.
 
 
134
27일 경술.
 
 
135
위병이 부채에 글씨를 써주기를 청하기에 한 수의 절구를 읊었다.
 
136
昨夜江城初霽雨  어젯밤 江城에 처음 비 개이니
137
竹林明月入懷中  대나무 숲의 밝은 달 품 속에 들어오네
138
淸風一陣翩翩鶴  맑은 바람 속에 한 떼의 훨훨 나는 학은
139
疑是神仙下碧空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오는가 의심하였네
 
 
140
28일 신해.
 
 
141
29일 임자.
 
 
142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 世亂然後 忠信可見 君子之德風 小人之德草 草上之風必偃’260)라고 써서 통역 川上에게 주었다.
 
 
143
30일 계축.
 
 
 

 
144
각주)
 
145
257)  원문 ‘湘簾’은 湘江竹으로 만든 발을 말한다. 湘江은 대나무의 산지이다.
146
258)  무기 이름. 마름쇠. 삼각형의 뾰족한 쇠를 끈으로 연이어 꿰어서 꽂아 적병의 침입을 방비하는 물건이다.
147
259)  ‘八’이 중복되어 있다.
148
260)  「論語」 子罕 및 顔淵章에 있다.
【원문】마도일기(馬島日記) (19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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