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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의 여행을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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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완의 여행을 떠나요     고재완의 지식창고 2017.11.08. 10:19 (2017.11.08. 10:08)

【여행】보길도 세연정, 윤선도 (2014.10.12)

한국 전통 정원을 말하면서 조선 최고의 조경가인 고산 윤선도( 1587~1671)가 조경한 전남 보길도 부용동 세연정을 뻬놓을 수 없습니다. 그 외에 고산은 해남의 연동, 수정동, 문소동, 금쇄동 유적, 전남 강진의 덕천동,추원당 유적, 양주의 명월정 유적 등이 남아 있습니다.
한국 전통 정원을 말하면서 조선 최고의 조경가인 고산 윤선도( 1587~1671)가 조경한 전남 보길도 부용동 세연정을 뻬놓을 수 없습니다. 그 외에 고산은 해남의 연동, 수정동, 문소동, 금쇄동 유적, 전남 강진의 덕천동,추원당 유적, 양주의 명월정 유적 등이 남아 있습니다.
 
 
조선 최고의 조경가 윤선도와 그의 정원세계
자연과 더불어 살기를 최고의 덕목으로 간주했던 우리 선조들의 생각이 고스란히 예술적 감각으로 재현된 한국 전통 정원. 윤선도는 한국 정원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한국 최고의 정원가로, 『산중신곡』, 『금쇄동기』 같은 작품 등 고산 시문학 창작의 산실인 금쇄동원림(사적 제432호)을 비롯해 우리나라 3대 정원으로 꼽히는 보길도 윤선도원림(명승 제34호) 등이 그의 대표적 작품이다.
 
 
● 고산의 지리적 견해와 장소애, 정원을 물들이다
 
어수룩한 저녁 무렵, 점차 밝아 오르는 보름달이 비추는 산자락이 연꽃잎을 펼친 듯 마을을 향해 감싸있고 나무 틈에 숨은 석실 아래의 바위가 그 빛에 반짝거린다. 반대편 널찍한 바위 위에는 한 노인이 마치 신선처럼 보름달을 향해 정좌하고 있다. 바위 남쪽에는 사방으로 퇴를 단 세간 집이 버티고 서있는데 처마 밑 현판엔 ‘낙서재(樂書齋)’라 새겨져 있다. 노인은 드디어 나지막한 목소리로 시 한수를 읊조리는데 낭음계의 적막을 깨고 잔잔히 퍼져나간다.
 
 
1637년 인조 15년 어느 저녁에 보길도 낙서재 일원에서 있었을 법한 풍경이다. 월야의 노인이 바로 고산 윤선도 선생이다. 고산 윤선도는 우리말의 우수성을 잘 살려낸 걸작 「어부사시사」를 필두로 「산중신곡」, 「오우가」 등 자연미를 찬미한 시인이요, 봉림, 인평대군을 가르친 사부로 대학자이고, 조선 최고의 조경가였다. 그가 이름을 부여하고 정자를 세우는 곳마다 그 의미를 아로새기게 되고 서책에 담아내는 곳은 후대에 명승지로 불리었다.
 
 
특히 산세를 읽을 줄 알고 물길을 이용할 줄 아는 고산의 지리적 견해는 장소를 선정할 때마다 몇 차례씩 오르내리며 살피는 신중함, 그리고 인간의 심성과 자연의 물리적 특성을 연관시켜 의미를 부여하는 장소애(場所愛)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과 돌은 고산 윤선도의 원림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였다. 계류와 바위를 정원의 주요 요소로 연출하고 기존 환경을 활용한 수원의 확보와 저류, 또한 수류의 조절 등 생태적 지혜를 바탕으로 한 정교한 기법이 구현되었다. 이를 통해 자신이 상상속에 그리던 꿈의 세계를 현실화 시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윤선도가 조영한 원림은 전국 곳곳에 분포한다. 해남윤씨의 종가인 연동마을의 녹우당을 중심으로 양주의 왕산탄에 그의 호를 직접 사용한 ‘고산별서’가 있었고, ‘수정동원림’과 ‘금쇄동원림’은 자연 속에 은둔한 별서요, ‘문소동원림’은 시은(市隱)의 별서라 할 수 있겠다. 그 중 ‘부용동원림’이야 말로 개인의 힘으로 섬 전체를 원림으로 만든 역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고산의 정원, 고유의 특성과 조화가 어우러지다
 
고산의 원림을 들여다보면 각 장소별로 고유의 특성을 지니면서도 주변의 원림들과 기능적 네크워크가 잘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해남의 녹우당과 문소동·수정동·금쇄동원림, 보길도의 세연정·낙서재와 곡수당·동천석실의 위치관계가 그러합니다.
 
해남의 녹우당과 각 원림은 가깝게는 약 0.6㎞에서 먼 곳이 약 7㎞정도에 이르고, 보길도의 원림은 세연정에서 낙서재까지가 약 0.5㎞ 거리이며 세연정에서 동천석실까지는 약 1.7㎞에 달한다. 이들 위치는 길게는 반나절 정도의 거리 내로 각 영역을 대표하는 경처(景處)를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다. 실제 고산은 별서를 조성하기 위해 산봉우리에 올라 풍수적인 좌향과 지형의 고저를 살폈다고 전한다. 별서를 조성한 후에는 이곳을 하루가 멀다 하고 다니며 소요했다.
 
보길도 부용동원림의 세연정 영역은 세연정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휴식공간으로 연못은 정자 양쪽에 조성되었고 동자들이 춤을 추는 무대격인 동대와 서대, 혹약암 등 칠암(七巖)이 기괴한 형상을 이루고 오입삼출과 판석보의 과학적 수리체계가 빛을 발하며 처마옆의 노송이 운치를 자아낸다. 세연정 인근 산지의 옥소대에 오르면 우측에 고산이 처음 보길도에 입항한 청별항과 세연정 일대가 부감된다. 부용동원림의 대표격이라 하겠다.
 
곡수당과 낙서재는 일상거처공간으로 볼 수 있다. 곡수당은 물길이 꺾이는 석축수로 옆에 건물이 위치하고 수경시설이 특이하다. 낙서재지역은 최근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낙서재 앞에 매몰되었던 귀암을 발굴하여 보길도지에 전하는 소은병-낙서재-귀암의 상대적 위치가 파악되어 낙서재 원형복원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하였다. ‘귀암’은 낙서재 앞마당에 있던 거북형상의 바위로, 고산이 낙서재 터를 고르는 데 기준이 된 지형지물로서 낙서재 원지반 파악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반면 동천석실은 독립성이 확보된 정적이고 관조적인 공간으로 볼 수 있다. 산자락에 경사진 암반을 병풍 삼아 연못이 조성되어 있고 현재 석실 아래 또 다른 유구가 발견되어 두 개의 석실이 아래 위로 나란히 조성되어 있다. 또한 이 일대 지형을 축소해 놓은 듯 조각해 놓은 바위가 있어 고산의 조영관을 엿볼 수 있다.
 
해남의 수정동원림은 돌과 물로 비경을 만들어낸 정원으로 주요한 조망 포인트인 수정암(요석암)을 중심으로 나뉘어진다. 상지를 중심으로 못으로부터 남류하는 계류를 포함하는 상부공간과 인소정과 암벽의 폭포를 중심으로 한 하부공간으로 구분되는데, 이 원림은 고산이 부용동정원을 조성한 후에 좀더 세련된 수경관 조성기법을 발휘한 곳으로 석축과 제방을 절묘하게 활용하여 물의 역동미를 잘 살렸다.
 
고산이 이름 지은 22개의 지명들은 천연의 자연을 별천지로 승화시킨다. 문소동원림은 『고산연보』에 기록이 전하나 금쇄동, 수정동원림과 인접하여 그 터만 추측되고 다른 원림들이 깊은 산수에 위치한 것에 비해 이곳은 사람의 통행이 빈번했던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고 한다.
 
 
● 자연과 문화, 환경과 예술의 총집합
 
고산 윤선도의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학식과 조경가적 자질은 자연과 문화, 환경 그리고 예술이 합일된 자연으로 원림을 승격시키기에 충분하였다. 그가 겸비한 자연애호의 태도는 시를 통해 예술로 발현되고, 경처를 알아보는 전문가적 안목은 국난을 겪으면서 느꼈던 회한을 보길도 내에 전략적 요충지를 점유하고 낙원을 만드는 것으로 승화되었으며, 유배생활의 억울함을 원림을 경영하며 은둔의 세월로 치유하였다. 윤선도가 지닌 미적 심미관과 생활정취는 지금도 한국 전통 정원의 미학으로 면면히 계승되고 있습니다.
*사령(四靈) : 중국 고대의 기린, 봉황, 거북, 용을 일컫는 것으로 영이 깃든 4가지 상상속의 동물
 
보길도 윤선도 유적지 연락처 및 주소 : 061-550-5151 전남 완도군 보길면 부황리
 
 
글 이원호(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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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5년 7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