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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신 ◈
◇ 달아나는 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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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년 6월~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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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순신
 
2
4. 달아나는 이들
 
 
 

1

 
4
상현이 팔과 다리와 목을 잘리어 죽은 뒤를 이어서 부사와 같이 있던 비장 송 봉수(宋鳳壽), 김 희수(金稀壽), 향리 송 박(宋迫), 상현을 따라 다니던 신 여로(申汝櫓) 등도 항복하지 아니하고 주장의 곁에서 같이 죽었다.
 
5
이일이 끝난 뒤에 적군의 대장 평 의지(平義智)와 일본 중으로서 조선에 여러 번 사신으로도 다니고 임란을 통하여 소서 행장의 군중을 떠나지 아니한 현소(玄蘇)가 와서 송 상현을 찾으니, 부하가 그 참혹한 여러 시체를 가리키며 이 속에 있다고 하였다.
 
6
『죽기 전에 무슨 말이 없더냐?』
 
7
하고, 평 의지가 물으니, 부하가,
 
8
『이것이 이웃 나라의 도리냐? 우리 나라가 너희 나라를 배반한 일이 없거든, 네 어찌 우리를 배반하느냐? 하더이다. 』
 
9
하고 대답하였다. 평의지는 송 상현의 시체를 수습하여 동문 밖에 장사하게 하고 남편을 따라 죽은 상현의 첩 김 섬(金纖)도 그 곁에 묻게 하였다. 이렇게 동래성이 함락된 뒤로는 일본군은 거의 아무 저항이 없이 서울을 향하고 올라갔다. 다대포 첨사(多大浦僉使) 윤 홍신(尹洪信)이 그 아우 홍제(洪梯)와 함께 죽고, 밀양 부사(密陽府使) 박 진(朴晉)이 동래를 구하러 갔던 길에 황산(黃山)에서 적군을 막으려 하였으나 소서 행장, 송포 진신(松浦鎭信) 등의 군사에게 패하여 군관 이 대수(李大樹), 김 효우(金孝友)와 군사 삼백여 명을 잃고 밀양(密陽)으로 도망하였으나 그것도 지키지 못하여 군기와 창고를 불사르고 산으로 달아나고, 동래를 버리고 달아난 경상 좌도 병마 절도사 이 각(李珏)은 동래가 위태하여 운명이 경각에 달린 것을 보고는 소산(蘇山)을 버리고 군사를 끌고 병영(兵營)으로 달아 돌아와 인마를 발하여 그 사랑하는 첩과 무명 일천 필을 서울 집으로 실려 보낼 제 그것을 반대한다 하여 진무(鎭撫)를 베었다. 밤에 병영 안에 경동이 일어나기를 사오 차나 하였으나 대장인 이 각이 그것을 진정하지도 못할 뿐더러 새벽을 타서 성을 버리고 달아났다.
 
10
이때에 병영에는 십 삼 읍의 군사 오만여 명이 모여 있었다. 이 각이 달아나려는 것을 보고 안동 판판 안 성(安東판判安性)이 그 불가함을 책한 즉, 그러면 그대는 제장으로 더불어 성을 지키고 그대의 정병을 나를 달라, 내 나아가 서산(西山)에 진을 치었다가 적이 오거든 내외 협공하자 하였다. 안 성이 그 말을 좇았더니 이 각이 서문으로 나아가 태화강(太和江)을 가리키며,
 
11
『이놈들아. 적군이 벌써 저기 온 줄을 몰라.』
 
12
하고 말을 채쳐 달아났다. 안 성이 이 각이 달아나는 것을 보고 칼을 만지며 분개하였다.
 
13
병사의 우후 원 응두(元應斗)가 또 성 밖에 나가기를 청하는 것을 안 성이 소리를 높여,
 
14
『내가 이 각이 놈을 못 베인 것이 한이어든, 네 놈도 이 각이 놈을 본받아 달아나려느냐.』
 
15
하니, 응두가 살려 달라고 빌었으나 얼마 아니하여 달아났다. 그뒤를 따라 장수들과 관리들이 다투어 달아나니, 병영에 모이었던 십 삼 읍 오만 대군이 한번 싸워 보이지도 못하고 흩어지고 말았다. 김해 부사(金海府使) 서 예원(徐禮元)이 성을 버리고 달아나고, 초계 군수(草溪郡守) 이 유검(李惟檢)이 달아 나고, 경상 우도 병마 절도사(慶尙右道兵馬節度使) 조 대곤(曺大坤)이 영문을 버리고 달아나고, 경상 감사 김 수(金脺)가 군사를 거느리고 진주에 있어서 동래와 부산을 성원하려다가, 동래, 부산이 함락되었단 말을 듣고는 군사를 버리고 영산(靈山)으로 달아나고, 여러 고을들이 이어 함락된다는 소문을 듣고는 영산에서 합천(陜川)으로 달아나고 또 합천에서 지례(知禮)로 달아나고, 그리고도 달려온 초계 군수 이 유검을 만나서는 성을 버리고 달아난 죄로 유검을 베었다.
 
16
경주부(慶州府)는 언양(彦陽)으로 질러 온 가등 청정(加藤淸正) 군에게 포위되어 부윤 윤 인(尹仁)은 마침 없었고, 판관 박 의(朴毅)와 장기 현감(長鬐䝮監) 이 수일(李守一)이 싸우지도 아니하고 달아나 버렸다.
 
 
 

2

 
18
부산 함락의 경보가 서울에 올라 온 것은 사월 십 칠일이었다. 이것은 달아나기로 첫째인 경상 좌도 수군 절도사 박 홍(朴泓)이가 달아나면서 보낸 장계다.
 
19
『부산진에 연기 나고 붉은 기가 찼아오니 아마 적군이 들어 온 모양이로소이다. 』
 
20
한 것이었다. 이 경보를 듣고 왕은 이것이 다 김 성일(金誠一)이 일본을 다녀 와서 보고를 잘못한 것이라 하여 우선 김 성일을 잡아 올리라 하였다. 이때에 김 성일은 경상 우도병마 절도사가 되어 부임하는 길에 있었다. 정진(鼎津)을 건너 해망원(海望原)에 이르러서 성을 버리고 도망해 오는 갈린 병사 조 대곤(曺大坤)을 만나서 인과 병부를 받았다. 그리고 성일이 함안에 이르렀을 때에 나명을 받은 것이다.
 
21
성일이 갈리고 조 대곤이 다시 병사가 되었으나 적군이 온단 말을 듣고 다시 달아났다. 왕은 부산, 동래가 함락되고 적군이 무인 지경같이 내지로 들어 온단 말을 듣고 심히 놀래어 곧 영의정(領議政) 이 산해(李山海), 좌의정(左義政) 유 성룡(柳成龍), 우의정(右議政) 이 양원(李陽元) 등을 불러 방어할 계책을 물었다. 그러나 삼 대신은 맥맥히 서로 볼 뿐이었다. 왜 그런고 하면, 그들은 다 일본군이 오지 아니한다고 보아 양병을 반대한 자들일뿐더러, 서울에는 군사라고는 명색뿐이요, 정말 싸울 만한 것은 없었음이었다.
 
22
정부 대신과 비변사(備籩使)를 삼아 중로(가운데 길)를 지키게 하고, 성 응길(成應吉)로 좌방어사(左防漁使) 삼아 좌도로 보내고, 조 경(趙敬)으로 우방어사(右防禦使)를 삼아 서로(서쪽 길)로 보내고, 유 극량(劉克良)으로 하여금 죽령(竹嶺)을 지키게 하고, 변 기(邊璣)로 하여금 조령(鳥嶺)을 지키게 하고, 변 응성(邊應星)으로 경주 부윤(慶州府尹)을 삼기를 청하였다. 그리고 군사는 없으니까 저마다 모집을 해 가지고 가기로 계책을 세웠다.
 
23
그러나 왕은 좌의정 유 성룡을 신임함이 자못 두터워 유 성룡의 계책을 들어 병조 판서(兵曹判書) 홍 여순(洪汝諄)을 갈고 김 응남(金應南)으로 대신케 하고, 심 충겸(沈忠謙)으로 병조 참판(兵曹參判)을 삼으니, 이는 일굴 병마의 권을 유 성룡으로 도체찰사(都體察使)를 삼아 병마의 최고 감동권을 주었다. 유 성룡은 병조 판서 김응남으로 부체찰사를, 옥에 갇혀 있던 전 의주 목사 김 여물(金汝朆)을 특사하여 수원을 삼기를 청하고, 당대 명장으로 누구나 첫 손가락을 꼽는 이 일(李鎰)로 순변사(巡邊使)를 삼아 곧 전장으로 향하게 하였다. 새로 순변사가 된 이 일은 곧 발정하려 하였으나 데리고 갈 군사가 없었다. 일병조의 선병안(選兵案)을 드리라 하여 보니, 대부분은 시정(市井), 백정(白丁), 서리(胥吏) 따위로, 양반의 자제, 돈 있는 사람의 자제들은 이 핑계 저 핑계로 탈을 하고 빠지려고만 하였다. 이 일이 명을 받은 지 삼일이 되어도 군사가 모이지 아니하니 하릴 없이 이 일은 손수 부하를 데리고 먼저 발정하게 하고 별장 유 옥(兪沃)으로 하여금 군사를 모집하여 가지고 뒤를 따르게 하였다.
 
24
이일이 서울을 떠나매 조정에서나 민간에서나 잠시 안심이 되었다. 그는 이 일이 명장이라는 이름을 믿은 것이었다. 그러나 밀양이 함락되었다. 경주가 점령되었다 하는 경보가 연해 오고 종남산 봉수에 세 자루의 봉화가 아니 들리는 날이 없을 때에 서울의 인심은 물 끓듯 하였다.
【원문】달아나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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