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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신 ◈
◇ 제목모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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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년 6월~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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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순신
 
2
6. (제목모름)
 
 
 

1

 
4
대궐 앞에 수만의 군중이 모이어,
 
5
『우리를 버리고 어디로 가오.』
 
6
하고 아우성을 하고, 종친과 대관들 중에도 궐문 밖에서 통곡하는 이가 있었다. 이때에 영부사(領府使) 김 귀영(金貴榮)(일찍 이 순신에게 서녀를 첩으로 주려던 병조판서)이 왕께 뵈옵고,
 
7
『대가가 서울을 떠나시다니 안될 말씀이요, 종사가 서울에 있으니 죽기로써 지킴이 가하오.』
 
8
하여, 분개한 눈으로 이 산해, 유 성룡의 무리를 노려보았다. 왕도 감동하여,
 
9
『종사가 이곳에 있거든 내가 어디로 가랴!』
 
10
하고, 서울을 떠나지 아니할 것을 단언하였다. 그리고 우의정 이 양원(李陽元)으로 수성 대장(守城大將)을 하고, 이 진(李晋)으로 좌위장(左衛將)을 하고, 변 언수(邊彦琇)로 우위장을 하고, 박 충간(朴忠侃)으로 경성 순검사(京城巡檢使)를 하여 경성의 성첩을 수리케 하고 김 명원(金命元)르로 도원수(都元帥)를 삼아 한강을 지키게 하였다.
 
11
그러나 경성의 성첩이 삼만여 개인데 이것을 지킬 군사는 칠천명 밖에 못되고, 그것도 모두 오합지졸이어서 틈만 있으면 달아나려고 하였다. 관리들도 달아나고, 군사들도 달아나고, 낮 동안에 처자와 가산을 문 밖에 내어 감추었다가 해가 넘어 가면 슬몃슬몃 빠져서 혹은 모악재를 넘고, 혹은 무넘이를 넘어 서도와 북도로 피난의 길로 달아났다. 전 이조 판서 유 홍(兪泓)은,
 
12
『메투리가 궁중에 소용이 없고 은금이 적을 막는 병기가 아니니 이런 것을 궁중에 사들여 도망할 차비를 하는 것은 망국지본이니, 모로미 굳게 도성을 지켜 군신이 죽기를 같이 하소서.』
 
13
하고 큰 소리를 하면서도 그 가족은 남보다 먼저 피난을 시켰다.
 
14
사월 이십 구일 저녁에, 해가 뉘였뉘엿 인왕산으로 넘어 갈 때에 동대문으로 전립 쓴 사람 셋이 말을 달려 들어 왔다.
 
15
『옳다! 신 장군한테서 첩보 가지고 오는 군관이다!』
 
16
하고 백성들이 길에 나아가 물었다.
 
17
『우리는 신 도순변 사또의 군관이러나, 사또는 이제 충주 탄금대에서 싸워 돌아가고 군사들도 거진 다 죽고, 살아 남은 군사들은 도망해 버리고 우리도 가까스로 몸을 빼어 안집 사람을 피난이나 시키려고 돌아 오는 길이요.』
 
18
하였다. 이말은 순식간에 장안에 퍼졌다. 왕은 충주의 패보를 듣고 통곡하였다.
 
19
그리고 버선발로 동상(東廂)에 나와 제신을 불러 계교를 물었다. 영의정 이 산해(李山海)가 여짭대,
 
20
『사세가 이러하오니 거가가 잠시 평양에 행하심이 옳을까 하오.』
 
21
하였다. 도승지 이 항복(李恒福)이 여짭대,
 
22
『이때를 당하여 서편으로 명나라에 향하여 회복을 도모할 수 밖에 없소.』
 
23
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다만 입을 다물도 있을 뿐이었다. 그들에게도 도망하는 것 밖에 수가 없던 것이다. 이때에 장령(掌令) 권 협(權挾)이 긴급히 북주할 말이 있다. 하여 왕께 뵈옵고 바로 왕의 앞으로 가서 크게 소리를 질러,
 
24
『상감. 못 가시오. 경성을 지켜야 하오!』
 
25
하고 이마를 땅에 조아렸다. 유 성룡이 손을 들어 권 협에게 물러가라는 뜻을 표하나, 권 협은,
 
26
『대감도 그런 소리를 하오? 그러면 경서을 버린단 말요?』
 
27
하고 더욱 분개하였다. 성룡은,
 
28
『협의 말이 심히 충성되어나 사세가 안 그럴 수 없소.』
 
29
하고 왕을 재촉하였다. 권 협은 머리를 섬돌레 두드려 피를 내며 통곡하나 조정은 듣지 아니하였다.
 
 
 

2

 
31
『세자궁만 대가를 배행하옵고 다른 제 왕자는 각도로 파견하시와 근왕의 사를 모으도록 하시오.』
 
32
하고 아뢰이니 왕은 그 말대로 임해군(臨海君)을 함경도로, 순화군(順和君)을 강원도로 가라 분부하고, 유 성룡더러,
 
33
『경은 유도 대장이 되어 경성을 지키라.』
 
34
하였다. 이에 대하여 도승지 이 항복이,
 
35
『좌상으로 유도 대장을 하이심은 옳지 아니하오. 서편으로 가시기를 마지 아니 하시면 압록강 하나를 건너면 명나라오니, 오늘날 정신 중에 수작 응변할 만한 재주로는 오직 좌상이 있을 뿐이온즉, 좌상으로 하여금 경성을 지키게 하시오면 다만 패군지장이 될 뿐이오나 대가를 호송케 하시오면 다만 패군지장이 될 뿐 이오나 대가를 호송케 하오면 반드시 크게 쓸 곳이 있으리이다.』
 
36
하였다. 왕은 항복의 말을 옳게 여겨서 우의정 이 양원(李陽元)을 유도 대장을 삼아 서울을 지키게 하고 좌의정 유 성룡을 호종시키기로 하였다. 밤은 점점 깊어 가고 빗소리는 더욱 높아 갔다. 촛불이 끄물거리는 속에 궁중에서는 피난 길을 차리노라고 왔다 갔다하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오락가락하였다. 내의(內醫) 조 영선(趙英璿)서리 신 덕린(申德麟) 등 십여 인이 혼문(閽門)을 두드리며 경성을 버리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다.
 
37
밤은 삼경이 되었으나 경고(시각을 알리는 북)를 치는 군사까지 다 도망해 버리고 대궐을 지켜야 할 자 영문금군도 다 흩어져 버리고 말았다.
 
38
왕은 병조 판서 김 응남(金應南)에게 표신(標信)을 주어 위사(衛士)를 소집하라 하였으나 한 사람도 이에 응하는 사람이 없고, 심지어 종친, 대관 중에도 온다간다 밤이 깊을수록 적막하게 되었다. 이 때에 산주에서 패하여 충주에 달아나고, 충주에서도 탄금대 싸움에 패하여 신 입, 김 여물 등이 다 죽는 속에서 용하게 도망하여 강을 건너 목숨을 보존한 순변사 이 일의 장계가 왔다.
 
39
충주 패전의 전말을 기록하고,
 
40
『적군이 금명간에 경성을 범하리이다. 』
 
41
하는 것으로 끝을 맺은 것이었다. 이 장계를 읽고는 왕 이하 제신들은 일제히 통곡하였다. 이제는 일각도 더 주저할 수 없다고 하여 왕은 창황이 군복을 입고 말에 오르고, 세자 광해군과 넷째 왕자 신성군(信城君), 다섯째 왕자 정원군(定源君)이 뒤를 따라 광화문(光化門)을 나서니, 밤은 사경인데 그믐날인데다가 날이 흐리고 비가 퍼부어 지척을 분별할 수가 없었다.
 
42
왕비 박씨는 상궁 두어 사람을 데리고 걸어서 인화문(仁和門)을 나섰다. 도승지 이 항복이 촛불을 소매로 가리워 겨우 길을 찾았다. 궁녀들과 비첩을 백삼으로 머리를 싸고 비를 맞으며 뒤를 따랐다. 엎어지며 자빠지며 한 때 사람들이 지나갈 때 경복궁 앞에서 서대문에 이르기까지 좌우 길가에서는 곡성이 진동하였다. 왕이 서대문을 나선 때에는 왕을 따르는 자는 영의정 이 산해, 좌의정 유 성룡 이하 백여 인에 불과하였다.
 
43
왕이 달아난 뒤에 백성들은 장예원(장예원) 과 형조(刑曹)를 불사르고 다음에는 내탕고에 들어가 재물을 끌어내고 그리고는 경복궁는 과 창덕궁을 불살랐다. 장예원은 공사 노비의 문서가 있는 곳이요, 형조는 귀족들이 뭇 백성을 행학하던 곳이다. 백성들은 적군이 오거나 말거나 우선 이것부터 살라 버린 것이다. 이 모양으로 왕은 제신(나라를 망하게 한 무리)들을 이끌고 서울을 버리고 도망하였다. 중로에서도, 혹은 함경도로 가자 하고 혹(이 항복)은 명나라로 달아나 의탁하자고 하였다. 유 성룡, 윤 두수는 이 항복의 말을 반대하여,
 
44
『왕이 한걸음이라도 조선을 떠나면 조선은 벌써 우리것이 아니요.』
 
45
하였다. 그러나 왕은,
 
46
『명나라에 들어가 붙는 것은 원래 내 뜻이라.』
 
47
고 버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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