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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남쪽 물결, 북쪽 바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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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12.
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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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일]○, 남쪽 물결, 북쪽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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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烈王)으로부터 六[육]대, 七[칠]○여 년 동안은 원으로 더불어 한집안 되어지내는 덕에 외국 때문의 걱정이 없더니, 六[육]백 년쯤 전에 민왕(愍王)이 임금됨에 미쳐 대륙의 형세가 한 번 변하려 함을 보고, 오래 쭈 부러졌던 고려의 국가 정신이 불끈 일어섰읍니다. 그래서 민왕 스스로 원나라 세력의 대표 기관을 닫히게 하고, 원나라 계통의 벼슬 이름을 고쳐 버리고, 이어 원나라 관할 밑에 있던 압록강 중류역(中流域)의 시방 벽동(碧潼)· 창성(昌城), 함경도 방면에서는 북청(北靑)까지의 땅을 거둬들여서, 옛날부터의 국책인 북방 회복의 걸음을 내켰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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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왕의 초년에 원나라 안에서 반기(叛旗)를 들고 나는 자가 수북한 가운데, 북부 지나의 황하(黃河)·회수(淮水) 지역에서 일어난 자들은 대개 붉은 건(巾)으로 표를 삼은 고로 세상에서 홍군(紅軍), 또 홍건적(紅巾賊)이라고 불렀읍니다. 이 홍건적의 무리가 몰려다니다가 고려의 지경을 침범 하는 일이 가끔 있더니, 민왕 一[일]○년 一[일]○월에 반성(潘誠)· 사류(沙劉)· 관선생(關先生) 등의 거느린 一[일]○만여 무리가 강을 건너 풍우 같이 달겨들 적에는 왕이 남쪽 안동(安東) 땅으로 피란하고, 그동안에 적(賊)은 개성에 들어와 집을 사르고 사람을 죽이는 등 포학한 일을 방자히 하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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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창졸에 나서 잠시 창황히 지내다가 차차 군사를 모아서 정세운(鄭世雲)· 안우(安祐) 등 명장의 지휘 아래 홍건적의 무리를 돌라잡아 쳐서 이듬 해 정월까지 말끔하게 소탕하여 버렸지마는, 이 때문에 고려의 국력이 매 우피 폐하 여지고, 또 끝판 된 원나라의 찐덥지 아니한 영향이 고려로 미쳐 와서 뒤숭숭한 일이 많았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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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편으로는 일본에서 사회 사정의 변함을 말미암아서 먹고 살 길을 잃어버린 무사 계급의 무리가 다투어 서남 해상으로 나와서 해적(海賊) 들이 되는데, 그것들의 먼저 노리는 목표가 우리 반도에 있었읍니다. 그래서 정왕(定王) 二[이]년, 약 六[육]백 년 전에 경상도 남해안의 고성(固城)· 거제(巨濟) 등지를 침노하기 시작하여 그 곳의 관원이 방어할 만한 정 도러니, 점점 수가 늘고 조직이 커져서 남쪽·서쪽 해상의 곡식 나르는 배가 다닐 수없이 되고, 해상뿐 아니라 차차 뭍으로도 덤비고, 심한 때에는 교동(喬桐)· 강화 등 개성 근처에까지 들어와서, 마침내 나라의 큰 걱정을 이뤘읍니다. 이것을 왜구(倭寇)라고 일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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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건적과 왜구가 겨끔내기로 들싸서 나라 안이 심히 소연하되, 오래 태평에 젖어 군비가 허소하고 미쳐 날뛰는 도둑의 떼를 억제하는 이가 없는 중에,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무서운 장수 둘이 있으니 하나는 명문(名門)의 후예인 최영(崔瑩)이요, 하나는 북방으로서 들어온 이성계(李成桂) 이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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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은 천자(天姿)가 영특하고 어려서부터 군중에 들어가 있어서 싸움에 익으며, 왜구 일어난 뒤에 만나는 대로 옥살을 주어서 용맹스러운 소 문 이원근에 떨치고, 원나라에 반란이 많이 일어나매 그 청함을 받고 구원병을 거 느리고 가서, 간 데마다 공을 세워 더욱 명장인 실지를 나타내었으며, 무릇 싸움마당에 나서매 군령을 엄준하게 하여 기어히 승전한 뒤에 말고, 군사가 한걸음만 물러나면 문득 목을 베니, 이 때문에 대소 수백 번 싸움에 한 번도 패한 일이 없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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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계는 시방 함경도 영흥(永興) 사람으로서, 한참동안 그 땅이 언 나라에 붙었다가 민왕 때에 땅이 고려로 돌아옴과 함께 성계의 집안도 따라 들어와서 벼슬 살았는데, 사람됨이 무용하고 말타기·활쏘기를 귀신 같이 하여 많이 전공(戰功)을 세우고, 특히 왜구 토벌에 번번이 승전하여 이름이 안팎에 들렸읍니다. 이러한 관계로써 두 사람의 신망이 한세상에 컸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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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물에 오르는 놈을 멸하는 것만으로는 왜구를 제복하기 어려우며, 반드시 바다 위에서 그것을 섬멸하는 방법을 얻어야 할 형편이러니, 이에 대한 길을 최무선(崔茂宣)이란 어른이 열었읍니다. 무선은 일찍부터 왜구의 섬멸에는 화약(火藥) 놓는 대포(大砲)를 써야 하리라는 생각을 품고, 항상 남방으로서 오는 배에 가서 화약 만드는 법 아는 이를 찾다가, 오래간만에 한 사람을 만나서 대강 그 법을 알고 정부에 건의하여 이 법을 채용하자 하 되, 모두 믿지 않는 것을 지성으로 설명하여 겨우 화통도감(火㷁都監) 이란 마을을 두고, 무선이 스스로 연구와 제조를 담당하여 여러 가지 소용에 맞는 화포(火砲) 수십 가지를 만들어 내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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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왕(禑王) 六[육]년 가을에 왜적의 배 五[오]백여 척이 시방 충청도 연안을 침노하거늘, 조정에서 화약을 시험할 때가 왔다 하여 무선을 부원수로 하여 나가 싸우게 하니, 무선이 좋아라고 출진하여 왜적의 몽상도 못 하던 새 무기로써 그 배 전부를 불살라 버리고 전에 없는 전공을 거뒀읍니다. 이로부터 왜구가 매우 적어지고 바닷가의 백성이 겨우 생업에 편안함을 얻었으며, 이 뒤 수군(水軍)의 활동과 및 성공은 오로지 무선의 만든 화약을 힘입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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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구가 횡행한 이래로 남방 해상의 교통이 끊어질 지경이러니, 화약의 위력에 눌려서 도적배의 그림자가 없어짐과 함께, 남쪽 나라의 장사 배들 이 예 런듯 빈번하게 다니게 되었읍니다. 옛날부터의 강남 상선은 무론이요, 새로이 가까운 유구(琉球)와 먼 섬라곡(暹羅斛) 같은 나라들이 통역을 두 번, 세 번 겹쳐 하면서 혹 표문(表文)을 올려 신하 노릇하기를 청하고, 혹 호추(胡楸)· 단목(丹木) 등 남방 물건을 가지고 와서 교역을 청구하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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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남방 교통의 즈음에 면화 심고 무명 낳이하는 방법이 전해온 것은 특별히 기억할 일이니, 이보다 앞서 민왕 十二[십이]년, 五八[오팔] ○ 년쯤 전에 강성(江城) 사람 문익점(文益漸)이란 이가 원나라 서울에 갔다 오는 길에 무명나무 씨를 얻어 가지고 와서 애를 써 재배하나 좋은 성적을 얻지못하더니, 뒤에 남방 해상으로부터 들어온 인도의 중을 만나서 실 뽑고 무명 낳이하는 법을 배우고, 아울러 물레와 및 다른 제구를 만들어 받으니, 이제야 그 묘리를 터득하고 이 법을 전파하여 一[일]○년 못되는 동안에 거의 온 나라에 보급하게 되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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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안에 대륙에서는 원(元)이 새로 일어난 명(明)의 세력에 밀려서 저희 옛 땅으로 돌아가고, 요동(遼東) 방면의 형세가 어떻게 될는지 모르매, 고려 안에 대륙에 대한 정책으로 공론이 분분하다가, 마침내 이러한 기회에 요동을 쳐서 우리 북방 국책을 완성하자는 최영의 일파와, 그런 위태한 짓을 할 것 아니라 원나라에 대하던 예를 명나라에 옮겨 씀이 안전하다 하는 이성계의 일파의 대립함을 보게 되었읍니다. 그런데 이성계의 당에는 조정을 떠엎고 새 정권을 만들려 하는 의모가 들어 있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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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에서는 고려가 전같이 원의 편으로 서면 아니 되겠다 하여 여러 가지로 들볶다가, 나중에는 압록강 중류 지역에 철령위(鐵嶺衛)란 군사 기지를 만들고, 고려가 四[사]백 년 노력으로써 거둬 가진 압록강 일대의 땅을 가 개려는 기세를 보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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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최영이 명나라의 괘씸스러운 소행을 더 참을 수 없다 하여, 명나라 들이 칠 계책을 정하고 우왕(禑王) 十四[십사]년, 약 五六[오육]○년 전 四[사] 월에 군사를 일으켜서 스스로 팔도도통사(八道都統使)가 되고 조민수(曺敏修)를 좌군도통사(左軍都統使), 이성계(李成桂)를 우군 도통사(右軍都統使)로 하여 위선 五[오]만 군을 거느리고 바로 요동을 취하게 하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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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씨의 편에서는 이것을 다른 기회로 쓸 작정으로 압록강까지 행군 하여 나갔다가, 조민수를 꾀어서 장마통에 큰물을 건널 수 없다는 핑계 로써 군사를 돌려 가지고 六[육]월에 서울로 올라와서, 위력으로써 최영을 물리치고 왕을 폐하고 자기네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임금을 세웠읍니다. 그런지 四[사]년 만인, 시방부터 五五[오오]○년쯤 전에 마지막 반대파의 어른 정몽주(鄭夢周)를 죽이고, 七[칠]월에 여러 신하의 추대하는 형식으로써 이성계 임금 자리에 올라서 그전 임금을 내치고 나라 이름을 고쳐 조선(朝鮮)이라고 하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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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는 三四[삼사]와 四七五[사칠오]년 (신라의 항복을 받은 해로부터 四五七[사오칠] 년)을 누리고 없어졌읍니다.
【원문】10. 남쪽 물결, 북쪽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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