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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민족을 깨닫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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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12.
최남선
1
二[이], 민족을 깨닫다
 
 
2
옛날 조선 나라의 시절에는 땅이 넓고 먹을 것은 넉넉한데, 사는 사람의 수가 적고 또 다 한 조상의 자손이매, 동서남북 수만 리 동안에 흩어져 살되, 아무 말썽스러운 일이 없이 평화롭게 지내었을 뿐이었읍니다. 그러더니 시방으로 쿠터 二[이]천 三[삼],四[사]백 년쯤 전으로부터 서쪽 이웃 지나(支那)에는 난리가 오래 계속하여 백성들이 부지하지 못하니, 이에 서로 이끌고 동으로 조선을 향하여 편안히 살 곳을 구하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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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으로 오는 떼는 시방 능하(凌河)·요하(遼河)를 건너고 압록강을 지나서 차차 남으로 내려오고, 바다로 오는 떼는 산동 반도로부터 황해를 막질러서 대동강을 치거슬러 들어왔읍니다. 이 두 떼의 끝이 대개 시방 평양쯤에서 서로 만나서, 거기 그네 더부살이꾼의 큰 덩어리가 생기게 되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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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조선의 개아지 임금께서는, 처음에 이 불쌍한 백성을 거두어서 아무쪼록 편안히 살게 하였더니, 나중에 수가 늘고 거북한 일이 많아지매 그 를 억제 하기에 힘이 들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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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방부터 二[이]천 백 년쯤 전, 준왕(準王)때에, 오래 지나 나라에 들어가있어서 경력도 많고 지나 사람의 성질도 잘 아는 위만(衛滿)이라는 사람 이나라로 돌아오거늘, 왕이 그에게 지나로서 온 더부살이 백성을 거느리는 소임을 맡기시니, 위만이 능란한 솜씨로써 이 일을 잘 처리하여 그 위엄이 안팎에 퍼졌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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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지나에는 진(秦)나라가 일어나서, 여러 쪽에 갈라졌던 나라 땅을 한 데로 뭉치고, 한(漢)나라가 그 뒤를 받아서 그 나라 힘이 한참 강성 하여진 참이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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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더부살이로 와서 있는 지나 백성들도 얼른하면 덜미에 있는 본국의 세력을 믿고 괘씸한 버릇이 있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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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위만이 우리나라도 새로 굳센 힘을 내어야 하겠다 하여, 후기 없어진 개아지의 묵은 나라를 몰아내고, 자기 스스로 임금의 자리에 올라가서 친히 외국의 침략하는 세력을 막았읍니다. 이렇게 하여 위만과 그 아들의 대에 걸치는 八[팔]○년 동안에는, 강하다는 한(漢)나라도 조선에 대하여 감히 버릇 없는 일을 하지 못하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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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우거(右渠)의 때에 이르러는 재물도 많고 군사도 강하여진 것을 믿고, 이쪽에서 도리어 한나라를 업신여겨서 동방으로부터 물건 얻어 가는 길을 틀어막아 버렸읍니다. 이때 한나라에는 무제(武帝)라는 임금이 서서 군사의 위엄을 외국에 보이기를 생각하던 참이매, 곧 우거 임금으로 더불어 마주 충돌하여서, 수륙 군사 여러 만 명을 풀어 보내어서 왕검성을 에워쌌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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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거 임금의 편에도 그만한 방비가 있었음으로써 싸움이 이태에 걸치되 얼른 끝이 나지 않더니, 한(漢)나라에서 이간책을 써서 나라가 안으로부터 무너지게 하고, 억지의 항복을 받아서 위씨의 조선이 거꾸러졌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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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매 이때까지 눌려 지내던 지나의 더부살이 백성들이 기운을 얻고, 한나라에서는 이네들의 힘을 모아서 조선의 옛 땅, 곧 시방 평안도· 황해도 지방에 악낭(樂浪)이라는 그네의 고을을 두었읍니다. 악낭 고을에는 지나 본토로부터 새로 옮아와서 사는 이가 많고, 또 지나의 진보한 문물이 쏟아져 들어와서, 이 땅이 본디 가진 재력과 합하여 그때에 짝이 없는 찬란한 문화를 만들고, 또 여러 백 년 동안 난리를 겪지 아니한 고로, 지나 본토에 없어진 물건이 악낭 쪽에는 오래 남아 있게 되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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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조선 사람끼리만 살 때에는 비록 떼떼이 따로 살아도 아무런 줄을 모르더니, 이렇게 남의 나라 사람이 우리 집안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세력을 부리게 되매, 뜻하지 못한 여러 가지 불편함과 손해됨과 고생 스러 움을 경험하 고서, 여기서 내 민족과 다른 민족이 어떠한 것을 차차 깨닫고서, 내나라 안에 있는 다른 민족을 몰아내기를 생각하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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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혹 뒤통수와 혹 덜미와 혹 발밑에서 제가끔 악낭을 밀어낼 양으로 힘을 썼으나, 악낭 고을의 자위가 얼른 돌지 아니하매, 그제는 우리 민족 온통의 힘을 한데 뭉쳐서 한꺼번에 달겨들어야 할 필요를 깨달아서, 사방에 있는 여러 작은 나라들이 차차 합하여, 한 방면에 큰 나라 하나씩을 이뤘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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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낭의 북녘에서는 졸본부여(卒本扶餘)· 북부여(北扶餘)· 동부여(東扶餘) 등 여러 부여가 합하여 고구려(高句麗)란 나라를 이뤄서 그 서울이 시방 압록강 중류의 통구(通溝)에 있었는데, 악낭의 동녘, 시방 함경도 땅에 있는 옥저(沃沮)와 강원도 땅에 있는 예(濊)오 차차 고구려로 아울려 들어갔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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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낭의 남녘에는 무슨 한(韓), 무슨 한(韓)이라 하는 조금조금한 나라가 허다하게 헤어져 있다가, 위만에게 몰려난 개아지 조선의 준왕(準王)이 바다로 나가서 금강(錦江) 하류의 익산(益山) 평야에 가서 새 나라를 세우매, 이를 마한(馬韓)이라 일컬어서 시방 충청도·전라도 땅에 있는 모든 한의 나라가 여기 복종하여 한 덩어리가 되고, 그 덜미 쪽, 시방 경상도 땅에 진한(辰韓)이라는 한 덩어리와, 그중에 낙동강 하류를 끼고 생긴 갈한(加羅韓[가라한]) (또 변한(弁韓)이라고도 함)이라는 또 한 덩어리가 있어서 따로 한 세상을 꾸미고 있었는데, 이 三[삼]한의 작은 나라들이 서로 모여들어서 마한의 五四[오사] 나라는 백제(百濟)로 합하여 서울이 시방 광주(廣州)에 있고, 진한 十二[십이] 나라와 갈한 十二[십이] 나라, 모두 二四[이사] 나라는 신라(新羅)로 합하여 서울이 경주(慶州)에 있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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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는 아직 약소하거니와, 북에서는 고구려와 남에서는 백제가 각각 단합한 힘으로써 앞뒤로 악낭을 압박하였건마는, 워낙 뿌리르 깊이 박은 악낭은 얼른 무너지지 아니하였읍니다. 그럴수록 고구려·백제·신라 세 나라가 힘을 길러가면서 꾸준히 싸우고 쉬지 아니한 결과로, 四[사]백년이나 버티고 나오던 악낭 고을도 하는 수 없이 一六四[일육사]○년쯤 전에 저희 본국으로 쫓겨가고 말았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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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악낭을 쫓아 보낸 것은, 우리 조선 민족이 단결하는 힘의 무서움을 처음 체험한 것으로서, 우리가 더 큰일을 하기 위하여는 아직 남쪽· 북쪽의 세 나라로 나뉘어 있는 민족의 힘을 아주 하나로 뭉쳐야 할 필요를 깊이 깨닫게 되었읍니다.
【원문】2. 민족을 깨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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