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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고려 문화의 자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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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12.
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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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구], 고려 문화의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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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가 창업(創業)하는 당초로부터 강대한 타국과 서로 결려서 거의 한 때의 편안함이 없다 할 만한 가운데 있으면서, 언제고 무력적 저항이 굳 건하였 음은 무론이요, 또 문화적 창조력에 있어서도 엄청난 능률을 나타낸 것은 진실로 경탄하기를 말 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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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顯宗) 一[일]○년, 九三[구삼]○년쯤 전에 고려 사람이 여진 사람과 합력하여 가지고 병선(兵船) 五[오]○여 척으로써 대마도(對馬島)와 구주(九州) 지방을 공격하여 크게 위엄을 부린 일이 있었는데, 그때 고려의 병선에는 전면에 쇠로 만든 뿔을 돌라 박아서 적선을 만나면 이것으로써 들이 받으니 이것이 꼭 세계에 있는 철갑선(鐵甲船)의 시조라고 말하기는 어려울지라도 병선 역사상의 한 창조임은 무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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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앞서 헌종 二[이]년에 계단의 四[사]○만 대군이 침입하였을 적에는 고려의 군중에 검차(檢車)란 것이 있어, 그것이 미치는 곳에 계단 군사가 얼씬을 못하였다 하니, 그 제도의 자세한 것이 전하지 아니하나, 대개 수레 사방에 칼을 무더기로 꽂아서 적진으로 좌충 우돌하는 것일지니, 시방 전차(戰車)와 같고 기관총 대신 칼을 쓴 것쯤으로 알면 가할 것이며, 내려와 고종 十八[십팔]년에 몽고 살례탑의 대군이 귀주성(龜州城)을 에 워 싸 고칠 새, 누차(樓車)(수레 위에 다락집을 짓고 거기 군사를 실어 나르는 것)를 만들어 군사를 성을 넘겨 들여보내려 하니, 성 안에서 대 우포(大于浦)라는 새 병기를 만들어서 누차와 및 이 비슷한 것이 성에 접근하면 그것이 날라와 서 제꺽제꺽 부셔 버려서 누차 같은 것이 아무 소용 없었는데, 대 우포 란것은 넙적한 날을 붙여 만든 큰 칼을 팔매질하는 것으로서, 나무로 만든 공성구(攻城具) 를 부수기 위하여 이때에 창조한 것입니다. 큰 싸움 있을 제마다 생각 밖의 새 병기를 만들어서 적군을 놀랜 실례는 늘 있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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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순 문화 방면으로 돌려 보건대, 위에 말한 여간한 병기 따위에 견줄바 아닌 위대한 발명이 한둘 아닌 가운데 활자가 그 하나입니다. 활자란 것은 책을 박는 데 전과 같이 거추장스럽고 비용이 많이 드는 폐를 없이 하기 위하여 글자를 한 낱 한 낱씩 따로 만들어 두고서, 「하늘」을 박으려면 하자 늘자를 골라서 붙이고 그 모양으로 몇 백 천자라도 그렇게 하여 책장을 만들어 내는 편리한 법이니, 옛날에 책 한두 권 새기는 힘 만큼 글자를 만들면 무궁 무한한 책을 박을 수 있어서, 문화를 보급하는 위에 공효가 큰 것이요, 인류의 세 가지 큰 발명의 하나로 치는 것입니다. 고려의 고종 二一[이일] 년(서력 기원 一二三四[일이삼사]), 곧 도읍을 강화로 옮긴 지 三[삼] 년 되는 해에 주자(鑄字)로써 <상정예문(詳定禮文)>이라는 책 五[오] ○ 권을 박아낸 일이 그때의 기록 가운데 전하여 있으니, 주자라 함은 쇠로 부어 만든 활자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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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활자의 바닥이 얼른 닳는 폐단을 막기 위하여 쇠로써 이것을 부어 낼 생각을 하기 전에, 주무르기 쉬운 흙이나 나무로써 이것을 만들어 쓰던 동 안이 있었으리니, 이러한 활자의 발명은 훨씬 그전에 있었을 것을 생각 할수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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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르기를, 활자의 시초는 고종 때보다 백여 년 앞서는 송나라 인종(仁宗) 때 필승(畢昇)이라는 이가 찰흙으로 만들어 쓴 것이라 하지마는, 고려의 활자가 이보다 더 앞섬은 대개 의심 없으며, 더욱 쇠로 활자를 만들어 낸 것은 확실히 세계에 가장 먼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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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쇠붙이 활자를 만든 것이 서력 기원 一四五[일사오]○년쯤에 있다고 말하는데, 고려의 주자(鑄字)는 이보다 앞서기 二二[이이]○년입니다. 고려는 세계에 있는 활자와 및 쇠붙이 활자의 창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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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와는 반대로 장장이 새기는 책판을 엄청나게 많이 하여 세계를 놀래는 일도 고려에 있읍니다. 그것은 불교의 교리를 설명한 모든 책을 모아서 한 덩어리로 한<대장경>을 판각한 것이니, 현종 十二[십이]년, 九三[구삼] ○ 년전으로부터 고종 三八[삼팔]년, 七[칠]백 권 짜리를 한 번, 六[육]천 五[오] 백 권 짜리를 한 번, 합하여 一[일]만 七[칠], 八[팔]천 권, 낱장으로 말하면 아마 五[오]○만 쪽이 더되는 많은 책판을 새겨 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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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경전을 판각하는 것은 보통 책과 달라서 한 자 한 자 정성을 들여서 정밀하고 정확하도록 하는 것이니, 이렇게 이 많은 수효를 만듦은 결코 용이한 일 아닙니다. 이렇게 어려운 일을 수백 년 계속하여 영낙 없이 만들어 낸 것은 국가 민족의 문화적 능력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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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세 째번의 만든 바인 고종 때의 대장경판 八[팔]만여 장, 十七[십칠] 만여 쪽은 시방도 가야산의 해인사에 곱다케 남아 있어서, 시방 세계에 남아있는 불교 경전판 가운데 가장 오래고 가장 완전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대저 불교의 경전은 그것을 새기는 것이 신앙심을 나타내는 한 공덕이 된다하며, 또 활자가 편리는 하되 한 자 한 자 골라서 모으는 동안에 착오가 나기 쉬운 까닭에, 한옆에 활자로 책 박는 편리한 법이 있건마는 구태여 따 로이 거창한 사업을 실행한 것이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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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사람이 기술이 어떻케 탁월함은 자기(磁器) 굽는 솜씨에서 볼 것 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옛날부터 흙그릇 만드는 특별한 재주가 있더니, 고려에 들어와서 좋은 흙의 발견과 새 약품의 수입과 적당한 여러 가지 조건의 구비 함에 말미암아서, 그 솜씨가 와짝 진보하고 그 모양의 어여쁨과 빛깔의 고 움과 무늬의 아름다움 등이 그때뿐 아니라 세계 고금에 짝이 없다고 하기에 이르렀읍니다. 그중에도 보도랍게 파르스름한 비색(秘色)이란 것이 유명하고, 더욱 비색의 바탕에 희고 검고 붉은 흙으로 화초와 물형 등을 난 박은 청자 상감(靑磁象嵌)이란 것은 천하의 절품으로 치는 것입니다. 이 고려 자기가 벌써부터 상당히 발달하였었지마는, 강화 시절의 것이 한고작 용함을 나타내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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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한세상의 갸륵한 문화가 한옆으로 외국에게 부대끼는 중에서 생기고, 더욱 병란이 연첩하여 섬 속으로 피란하여 들어가 있는 동안에 큰 열매를 맺은 것은 크게 주의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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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고려 사람의 문화를 만들어 내는 소질이 우수함에 말미암은 것이요, 둘째는 아무리 고난 가운데 빠져서라도 뻗디디고 나가는 힘이 굳세면 외부의 고난은 도리어 내 정신을 발양하는 기회를 지음이, 마치 무서운 추위 속에 맵자한 매화가 피는 것 같음이요, 세째는 국민 상하가 진실로 단합 통일하여 알맹이 있게 이끌고 이끌릴진대, 어떠한 경우에서도 커단 능률을 나타낼 수 있는 등의 교훈을 여기서 우리가 받을 것입니다.
【원문】9. 고려 문화의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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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남선(崔南善) [저자]
 
  1946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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