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지식창고 - (괴산군 시문집 (2000)) 풍락헌기(豊樂軒記) / 이덕부(李德傅)

연풍은 옛날 장연부(長延府)라 하였다. 숭정(崇禎) 무진년(戊辰年)에 현(縣)을 조령(鳥嶺) 아래 두고 처음 관아를 지어 다스린 곳이다. 그 후 36년 계묘(癸卯)에 현감 성희주(成凞冑)가 처음 이은재(吏隱齋)를 세웠다. 또 1백2년 뒤인 갑신년에 재주도 없는 내가 연풍현감으로 부임하니 이은재가 비바람에 헐어지고 관청을 무너져서 수리할 수도 없었다. 이에 관찰사 구공(具公)을 뵈옵고 도움을 받게 되었다. 돌아와 고을 사람 경권(慶權)과 읍교(邑校) 이원근(李元根)과 더불어 재목과 기와를 모으고 목수와 장인을 불러 다시 짓고자 했다. 을유년(乙酉年) 10월 을묘(乙卯)에 이은재(吏隱齋) 남쪽 땅을 넓히고 이듬해 봄에 일을 시작하여 정각(政閣)을 짓고 ‘풍락헌(豊樂軒)’이라 이름하였다. 15개의 기둥의 서향집이고 8개 기둥의 중문(中門)과 서쪽으로 꺾어 12개 기둥의 동향집을 세우고 그 아래로 문을 내고 위에 다락을 만들어 이름을 ‘이의루(二宜樓)’라 하였다. 그 오른쪽에 15개 기둥의 취수방(吹手房)을 세우고 그 동쪽에 10개 기둥의 군기고(軍器庫)를 세웠다. 그리고 이은재(吏隱齋)를 중건하였는데 그 행랑을 뜯어서 풍락헌(豊樂軒)을 두되 오른쪽 6칸은 이은재(吏隱齋)의 칸막이 방으로 하고 윗쪽 6칸은 끊어서 안채를 가리도록 고쳤다. 아울러 담장을 둘렀으니 둘레가 3백40자이고 높이가 6자2치이다. 감옥의 담장이 무너져 40개의 석가래를 갈고 북창(北倉)에 곡식이 넘치는지라 12기둥을 더 늘리니 모두 61칸 집이 되었다. 대개 기고(器庫) 이상은 병술년(丙戌年) 유하(流夏)에 완성하였고 이은재(吏隱齋) 이하는 무자년(戊子年) 모춘(暮春)에 끝나 관아가 완공하였다. 무릇 관원은 스스로 자랑하고 뽐내어 그 거처를 다스리고 향청(鄕廳), 장청(將廳), 이사(吏舍), 노방(奴房)을 차례로 짓기도 하고 없애기도 하여 수리하고 새로 지은 것이 볼 만하다. 아! 물건이 이루어지고 없어짐은 물건의 운수이다. 나는 때마침 위로는 원의 힘을 바탕으로 아래로 여러 사람의 능력을 빌어서 이 공사를 마치었다. 그러나 어찌 나의 수고라 하겠는가? 대개 허물어진 것을 돌아볼 기회를 맞은 것 뿐이다. 무자(戊子) 천중일(天中日)

延豊古之長延府也崇禎戊辰設縣於鳥嶺下因倉廨爲治所後三十六年癸卯成侯凞冑氏始刱吏隱齋又一百有二年甲申余不佞至齋已就圮風雨萃止屬廨皆壞莫可牽補乃謁告觀察使具公淂所助退與鄕人慶權邑敎李元根鳩財瓦募工役謀所以改建用乙酉十月乙卯拓地吏隱之南自翌年春始役其政閣曰豊樂軒十五楹面酉中門八楹又西折東向建十二楹下爲門上爲樓樓號二宜其右置吹手房十五楹其東置軍器庫十楹遂重修吏隱撤其廡設之豐樂右縱六架以間吏隱背截六架以屛內衙並繚以墻周三百四十八尺高六尺二寸獄舍墻頹改四十椽北倉穀溢增十二楹摠之淂屋六十一間盖其器庫以上成於丙戌流夏吏隱以下訖於戊子暮春公衙旣完凡屬于官者亦各自務奮以治其居鄕廳將廳吏舍奴房次第起廢於是邑觀重新嗚呼物之成毁物之數也舍適上資方伯之力下籍數人之能以濟斯役然豈余勞哉盖亦剝復之會爾戊子天中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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