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제승기(華陽諸勝記) 김창협(金昌協)〔1651-1708〕
파관(葩串) 골짜기의 넓음과 반석의 웅장함은 진실로 소문과 어긋나지 않는데 돌빛은 오히려 맑고 매끄러움이 부족하다. 거기서 가장 밝고 깨끗하여 가히 사랑할만한 것은 물 북쪽의 한 곳 뿐이고 그 나머지는 다 상품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또 물이 흐르는 형세는 비스듬이 이어져 기이한 변화가 적다. 이를 다 자세히 말하자고 한다면 번거롭고 요지는 그 품격이나 운치는 맑고 기이하나 끝내 금강산(金剛山)의 벽하담(碧霞潭)보다는 못하다는 것이다. 선유동(仙遊洞)은 넓고 평평하게 열려 있어 비록 파곡(葩谷)에는 미치지 못하는 듯하나 그 수석은 극히 기이하고 굳세다. 좌우에 또 암벽의 승경이 매우 곱고 그윽하다. 자못 파관과 가히 비교할 수 없으니 내가 논한다면 마땅히 파관(葩串)의 윗자리를 차지한다.
華陽諸勝記
葩串洞府之寬 磐石之壯 固不悖於所聞 而石色尙欠瑩月貳 其最皓潔可愛者 獨有水北一處耳 其餘則皆未稱上品 且其水勢邐迤少奇變 此皆苛細論之爲然 而要其格韻淸奇 終遜於楓嶽之碧霞潭矣 仙遊洞 開廣寬平 雖若不及葩谷 而水石極奇壯 左右又有巖壁之勝 偉麗幽夐 殆無可比 以吾論之 宜居葩串之上矣 【농암집(農巖集)】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