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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인화면 (다빈치!지식놀이터) ::【 이완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가사∙개화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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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사∙개화가사     이완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2019.07.16. 15:47 (2019.07.16. 15:38)

【학습】규원가(閨怨歌)

조선 중기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가사. ‘원부사(怨夫詞, 怨婦詞)’ 또는 ‘원부가(怨婦歌)’라고도 한다. ≪고금가곡 古今歌曲≫과 ≪교주가곡집 校註歌曲集≫에 실려 전한다.
엇그제 젊었더니 어찌 벌써 이렇게 다늙어 버렸는가? 어릴 적 즐겁게 지내던 일을 생각하니 말해야 헛되구나. 이렇게 늙은 뒤에 설운 사연 말하자니 목이 멘다. 부모님이 낳아 기르며몹시 고생하여 이 내 몸 길러낼 때, 높은 벼슬아치의 배필을 바라지못할지라도 군자의 좋은 짝이 되기를 바랐었는데(바랬더니), 전생에지은 원망스러운 업보(業報)요 부부의 인연으로 장안의 호탕하면서도(장안의놀기 좋아하는) 경박한 사람을 꿈같이 만나, 시집간 뒤에 남편 시중하면서조심하기를 마치 살얼음 디디는 듯하였다. 열 다섯 열 여섯 살을 겨우지나 타고난 아름다운 모습 저절로 나타나니, 이 얼굴 이 태도로 평생을약속하였더니, 세월이 빨리 지나고 조물주마저 시기하여 봄바람 가을물(곧 세월)이 베틀의 베올 사이에 북이 지나가듯 빨리 지나가 버려꽃같이아름다운 얼굴 어디 두고 모습이 밉게도 되었구나. 내 얼굴을 내가 보고알거니와 어느 임이 나를 사랑할 것인가? 스스로 부끄러워 하니 누구를원망할 것인가
 
여러 사람이 떼를 지어 다니는 술집에새 기생이 나타났다는 말인가? 꽃 피고 날 저물 때 정처없이 나가서호사로운 행장을 하고 어디어디 머물러 노는고? (집안에만 있어서) 멀리있는지 가까이 있는지 모르는 데, (임의) 소식이야 더욱 알 수 있으랴. (겉으로는) 인연을 끊었지마는 (임에 대한) 생각이야 없을 것인가? 임의얼굴을 못 보거니 그립기나 말았으면 좋으련만, 하루가 길기도길구나. 한 달 (곧 서른 날)이 지루하기만 하다. 규방 앞에 심은 매화몇 번이나 피었다 졌는고? 겨울밤 차고 찬 때 자국 눈 섞여 내리고, 여름날 길고 긴 때 궂은비는 무슨 일인가? (봄 세 달 동안의 꽃과 버드나무) 봄날 온갖 꽃 피고 버들잎이 돋아나는 좋은 시절에 아름다운 경치를보아도 아무 생각이 없다 가을 달이 방에 들이비추고 귀뚜라미 침상에서울 때 긴 한숨 흘리는 눈물, 헛되이 생각만 많다. 아마도 모진 목숨죽기도 어렵구나
 
돌이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니 이렇게살아서 어찌할 것인가? 청사초롱을 둘러 놓고 거문고를 비스듬히 안고서벽련화 한곡을 시름에 잠겨 타니(연주하니), 소상강 밤비에 댓잎 소리가섞여 들리는 듯(소상강 밤비가 대나무잎 소리와 함께 들리는 듯,) 망주석에천 년만에 찾아온 특별한 학이 울고 있는 듯하고, 고운(아름다운) 손으로타는 솜씨는 옛 가락이 아직 남아 있지마는(옛날과 다름없지만) 연꽃무늬가 있는 휘장을 친 방안이 텅 비어 있으니 누구의 귀에 들리겠는가? 마음속이 굽이굽이 끊어졌도다.(구곡간장이 끊어지는 듯 슬프다.)
 
차라리 잠이 들어 꿈에나 (임을) 보려하니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과 풀 속에서 우는 짐승(벌레)은 무슨 원수가져서 잠마저 깨우는고? 하늘의 견우성과 직녀성은 은하수가 막혔을지라도칠월 칠석에 매 년에 한 번씩은 때를 놓치지(어기지) 않고 만나는데, 우리 임 가신 뒤에는 무슨 건너지 못할 강(장애물)이 놓여 있기에(가리었기에) 오고 가는 소식마저 끊어졌는가(그쳤는고)? 난간에 기대어 서서 임 가신곳을 바라보니, 풀에 이슬은 맺혀 있고 저녁 구름이 지나갈 때, 대나무숲 우거진 곳에 새 소리가 더욱 서럽게 들린다. 세상에 서러운 사람이수없이 많다고 하지만,기구한 운명을 가진 여자 신세야 나 같은 이가또 있을까? 아마도 이 임의 탓으로 살듯 말듯 하구나.
 

 

1. 요점 정리

• 작자 : 허난설헌(許蘭雪軒)[허균의누이(남자의여자 형제. 흔히 나이가 아래인 여자를 이름)]
• 연대 : 선조 때
• 갈래 : 내방 가사(규방 가사)
• 율격 : 3·4조 4·4조를 기조로한 4음보의 연속체
• 문체 : 운문체. 가사체
• 성격 : 원망적, 한탄적, 원부사(남편을원망하는 노래)
• 표현 : 문답법, 미화법
• 구성 : 4단 구성 - 기승전결
기(起) 과거의회상과 늙고 초라한 자신의 신세를 한탄
- 장안 유협 경박자를 만나 혼인함
- 살얼음 디디는 듯 불안했던 결혼 생활
- 세월이 지나 늙은 신세가 됨.
 
승(承) 임에 대한 원망과 자신의 애달픈 심정
- 남편의 외도와 무소식
- 한숨과 눈물로 보내는 외로운 처지
 
전(轉) 거문고에 의탁한외로움과 한
- 새 힘을 내어 외로움을 잊으려 하나 슬픔만 길어짐
 
결(結) 임을기다리며, 기구한 운명을 한탄
-기다림, 설움, 한탄의 심회
 
• 제재 : 독수 공방의 외로움
• 주제 : 봉건 제도하에서의 부녀자의 한(恨) 또는 원정(怨情), 규방 부인의원정(怨情)
• 시적 화자의 태도 변화 : 자탄과 자조 - 임에 대한 비난 - 임에 대한극복 의지
• 의의 : 규방 가사의 선구자적인 작품. 현전하는 최초의 여류 가사로 일명원부사(怨夫詞). 온화하고 품격이 높은 시풍이 돋보임.
• 기타 : 홍만종의 순오지에는 허균의 첩인 무옥의 작으로 되어 있음.
 
• 타 작품 사미인곡, 속미인곡과 비교
 
규원가 / 사미인곡, 속미인곡
공통점
화자가모두 임을 그리워하는 여인임
자신의처지에 순응하는 태도를 보임
 
차이점
규원가
임을경박하고 신의 없는 대상으로 그림,
임을원망함,
남성위주의 가치관에 반발하는 여인
사미인곡, 속미인곡
임을절대시함,
이별을자신의 탓으로 돌림,
임에대한 사랑을 갈구하는 전통적 가치관을 보임
 

2. 내용 연구

엇그제 젊었더니[ 저멋더니 : 젊었더니, 점(어간) + 엇(과거시제) + 더(회상시제) + 니(설명형)] 어찌벌써(하마 : 이미) 이렇게다 늙어 버렸는가? [늘거니 : 늙었는고, 늙었는가]
어릴 적 즐겁게 지내던[소년행락 : 어린 시절에 즐겁게 지냄] 일을 생각하니 말해야 헛되구나[일러도 : 말하여도](말해도소용이 없다, 말해야 무엇하랴).[속절업다 : 아무 소용없다. 덧없다. 어쩔 수 없다./ 과거의 즐거웠던 시절과 현재의 외로운 처지를 대비시킴.]
(이렇게) 늙은 뒤에[늙어서야, 늙은 뒤에야 늙(어간)+어야(나열형어미)] 서러운 사연을 말하자니 목이 멘다. - 현재와 과거를 대비하여 현재의 한을 말하고 있다.
- 늙고 초라한 신세를 한탄함
 
부모님이 낳아 기르며[부생모육 : 부모가 낳아 기름] 몹시 고생하여[신고(辛苦)야 : 몹시 고생하여] 이 내 몸 길러낼 때,
높은 벼슬아치의 배필[공후 배필 : 높은 벼슬아치의 아내]을 바라지 못할지라도 군자의좋은 짝(훌륭한 남자의 좋은 배필)[군자호구(君子好逑) : 군자의 좋은 배필, 시경의 '요요숙녀 군자호구'란구절에서 따온 말.]이 되기를 바랐었는데(바랬더니),
삼생(전생, 현생, 내생)[삼생 : 전생, 금생, 내생. 삼생전업의 준말. 여기서는 '전생'의 뜻]에 지은 원망스러운 업보(業報)[원업 : 원망스러운 업보]요 월하(월하빙인의 준말로중매인)[월하 : 월하노인의 약칭으로, 부부의 인연을 맺어준다는 전설 속의 사람, 중매인]의 부부의인연으로 [삼생(三生)의 원업이오, 월하(月下)의 연분(緣分)으로 : 전생에 지은 죄의 대가요, 부부의 인연으로, 불교의 윤회사상을 배경으로하고 있다]
장안의 호탕하면서도(장안의 놀기 좋아하는)[장안유협 : 서울 거리에서 이름난 호탕한 풍류객, 호탕하기로 이름난사람] 경박한 사람(경거망동한사람)[경박자 : 경솔하고 성실성이 없는 사람, 경거망동하는 사람]을 꿈같이 만나(남편에대한 부정적 인식이 깔려 있음),
시집간 뒤에남편 시중하면서 마음 쓰기가(조심하기를)[용심하기 : 정성스러운 마음을 씀, 용심은 심술을 부려 남을 해치는마음의 뜻으로 쓰이기도 함] 마치 살얼음 디디는 듯하였다[여리박빙]. [당시의 용심기살어름 디듸는  : 당시(시집간뒤)에 남편 시중하면서 조심하기를 마치 살얼음 디디는 듯하였다는 말로남편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했다는 말임.]
- 출가하던 젊은 시절(회상)
 
열 다섯 열 여섯 살[삼오이팔 : 열대여섯 살]을 겨우 지나 타고난아름다운 모습[천연 여질 : 타고난 아름다운 모습] 저절로 나타나니[이니 : 나타나니 기본형 : 일다],
이 얼굴[얼골 : 모습, 형상] 이 태도로 평생을 약속하였더니,
세월[연광 : 세월]이 빨리 지나고[훌훌고 : 빨리 지나가고, '忽忽(홀홀-재빨라서 붙잡을 수 없음)'의 잘못된 표기] 조물주마저 시기가 많아서[다 猜(시)야 : 시기함이 많아서, 새암이 많아서] [연광이 흘흘고조물이 다 시img071216571.gif야 : 세월이 빨리 지나고 조물주마저 다 시기하여. 훌훌은 '재빨라서잡을 수가 없다'는 뜻의 한자어 숙홀(倏忽)의 잘못된 표기]
봄바람 가을 물(곧 세월을뜻함)이베틀의 베올 사이[뵈오리 : 베틀의 베올 사이에]에 북[북 : 실꾸리를 넣는 나무통]이 지나가듯 빨리 지나가 버려[봄바람 ~ 북 지나듯 : 봄바람가을 물이 베틀의 베올 사이에 북이 지나가듯 빨리 지나가고, 즉, 세월이빨리 지나감을 비유적 표현으로 드러내고 있다]
꽃같이 아름다운 얼굴[설빈화안 : 고은 머리채와 젊고 아름다운 얼굴] 어디 두고 모습이 밉게도[면목가증 : 얼굴이 밉상스러움, 모습이 미움] 되었구나.
내 얼굴을 내가 보고 알거니와 어느임이 나를 사랑할 것인가? [괼소냐 : 사랑할 것인가?]
스스로 부끄러워 하니(부끄럽게 여기니)[참괴 : 부끄럽게 여김, 부끄럽고 창피함.]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자신의아름다움이 세월에 의해서 밉게 되었기 때문에, 그 누구도 원망 없이스스로 부끄럽게 여긴다는 의미로 시적 화자의 숙명론적 사고관을 엿볼수 있다. / 자신의 처지를 자책하는 화자의 모습]
- 늙은 자신에 대한 한탄
 
여러 사람이 떼를 지어 다니는 난봉꾼이노는 술집[야유원 : 기생집, 난봉꾼이 노는 곳]에새 기생이 나타났다는 말인가?
꽃 피고 날 저물 때 정처없이 나가서
흰말과 금 채찍 [백마 금편 : 좋은 말과 좋은 채찍, 곧 호사스런 행장]을 하고 어디어디 머물러 노는고? [백마로 금편으로 어어 머므는고 : 호사로운 차림을 하고어디에 머물러 노는고 / 집에 돌아오지 않는 임에 대한 원망]
(집안에만 있어서) 멀리있는지 가까이 있는지 모르는 데, (임의) 소식이야 더욱 알 수 있으랴.[소식조차 알 수 없는 임에 대한 원망과 답답한 심정]
- 술집에 출입하는 남편에 대한불안과 괴로움
 
(겉으로는 남편과) 인연을 끊었지마는 (임에 대한) 생각이야 없을 것인가? [인연을 긋쳐신들 각이야업슬소냐 : 겉으로는 인연을 끊었지만임에 대한 그리움이야 없을 것인가]
(남편의)임의 얼굴을 못 보거니 그립기나 말았으면 좋으련만[마르려믄 : 말려무나, 말았으면 좋겠다. / 임을 그리워하는 화자의 심정],
하루가 길기도 길구나. 한 달 (곧 서른 날)이 지루하기만 하다.[시적화자가 남편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시적 화자의 외로운 처지를 말함.]
규방 앞에[옥창 : 여자가 거처하는 방, 또는 그 방의 앞 뜰] 심은[심근 : 심은] 매화 몇 번이나 피었다 졌는고? [ 픠여 진고 : 피어서는 졌는가? -ㄴ고는 과거 의문형 어미 / 계절의 변화]
겨울밤 차고 찬 때 자국 눈(발자국이날 정도로 조금 내린 눈으로 분위기로 볼 때 가장 추위가 심함)[자최눈 : 자국 눈, 발자국이 날 만큼만 겨우 내린 눈]섞여 내리고[ 섯거 치고 : 섞어 내리고, 뿌려치고],
여름날 길고 긴 때 궂은비(장마비)는 무슨 일인가? [대구법을 활용하여 화자의 외롭고 쓸쓸한 상황을 강조 / '자취'눈과 '궂은 비'는 화자의 쓸쓸함을 심화시키는 객관적 상관물]
(봄 세 달 동안의꽃과 버드 나무) 봄날 온갖 꽃 피고 버들잎이돋아나는[三春花柳(삼춘화류) : 봄의 꽃과 버들. 잎이 돋고 꽃이 피는 봄] 좋은 시절에 아름다운 경치[景物(경물) : 풍경. 경치.]를 보아도 아무 생각이 없다 [삼촌화류 호시절의 경물이 시름업다 : 온갖꽃이 피고 버들잎이 돋아나는 봄날의 좋은 시절에 아무리 아름다운 경치를보아도 아무런 감흥이 일어나지 않는다 / 임이 부재하는 상황에서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도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는 화자의 깊은 시름이 드러남]
가을달이 방에 들이비추고 귀뚜라미[실솔(蟋蟀) : 귀뛰라미] 침상에서 울 때[실솔이 상에 울 제 : 귀뚜라미가 침상에서 울 때 / '가을달'과 '실솔'은 화자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부각하고 있으므로 이 둘은 밤을 홀로 지내야 하는 화자에게 외로움이 심화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음]
긴 한숨 흘리는 눈물[화자의 심정을 직접적으로 표현], 헛되이[속절업시 : 가눌 수없이. 단념할 도리밖에 없이] 생각만 많다[헴만 : 헤아림만]. [각계절의 특징만을 짧게 서술하는 방법으로 많은 시간이 흘러갔음을 압축적으로제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것을 화자 자신의 정서와 절묘하게 연결하고있다.]
아마도 모진 목숨 죽기도 어렵구나
- 사계절 내내 끊임없는 임에 대한 그리움
 
돌이켜 여러 가지 생각을하니(풀어 헤아리니)[풀쳐 혜니 : 풀어 헤아리니, 곰곰히 따져 생각해 보니] 이렇게 살아서 어찌할 것인가?
청사초롱을 둘러 놓고(돌려놓고)[돌라 놓고 : 둘러 놓고] 푸른빛깔로 아름답게 꾸민 거문고[綠綺琴(녹기금) : 푸른 빛깔로 아름답게 꾸민 거문고, 한나라 때 사마상여가탔다는 거문고 / 화자의 외로움을 표현하는 객관적 상관물]를 비스듬히안고서[빗기 : 비스듬히, 다>비끼다에서 파생된 어간형 부사]
벽련화(거문고곡명)[碧蓮花(벽련화) : 거문고 곡명, 거문고 곡의 하나 ] 한곡을 시름[시름조차 : 근심을 따라, 시름을 얹어]에 잠겨 타니(연주하니), [녹기금 빗기 안아, ~ 섯거 타니 : '거문고'를비스듬히 안아 벽련화곡을 시름에 싸여 타니'의 뜻으로, 시름에 싸여있는 모습을 나타냈다. 한나라 사마상여가 녹기금으로 봉구황곡을 타서과부가 된 왕손의 딸 탁문군을 꾀어 냈다는 고사가 있다.]
소상강 밤비[소상 야우 : 소상강의 밤비에. 소상은 동정호로 흘러 들어가는 소수와상수를 말하는데 그곳에 내리는 밤비의 정경이 아름다워 소상 팔경의하나로 꼽힌다]에 댓잎 소리가 섞여들리는 듯(소상강 밤비가 대나무잎 소리와 함께 들리는 듯 / 임과 헤어진 화자의 처지와 깊은 시름을 표현,)[댓소리 섯도  : 댓잎 소리 섞여 나는 듯]
[소상야유의 댓소리 섯도는 듯 : 소상팔경의 하나인 소상강에 밤비가 내릴 때 댓잎 소리가 섞여 들리는 듯이처량하고 구슬픈 정경을 의미한다.] 묘앞에 세우는 망주석에 천 년만[화표 천년의 : 화표주 위에서 천 년 만에. '화표주'는 묘 앞에 세우는망주석, 요동의 정영위라는 이가 영허산에 가서 도를 배운 뒤 학이 되어천 년만에 돌아와 화표주에 앉았다 함.화표주(華表柱). 묘 앞에 세우는망주석(望柱石). 때로는 위정자(爲政者)에 대한 불편 등을 백성으로하여금 기록하게 하기 위하여 길가에 세워둔 나무의 뜻으로 쓰이기도함.]에 찾아온 특별한 학이 울고 있는 듯하고,[별학이 우니  : 이별한 학이 울고 있는 듯] [ 화표 천년의 별학이 우니  : 망주석에 천 년만에 찾아온 특별한 학이 울고 있는 듯 / 임과 헤어진 화자의 처지를 비유적으로 나타낸 표현]
고운(아름다운) 손으로 타는 솜씨[玉手(옥수)의 타는 手段(수단) : 여자의 아름다운 손으로 타는 솜씨]는 옛 가락이 아직 남아 있지마는(옛날과다름없지만)
연꽃 무늬가있는 휘장[芙蓉帳(부용장) : 연꽃이 그려진 방에 치는 휘장. 연꽃을 수놓은 휘장]을 친 방안이 텅 비어 있으니 누구의 귀에 들리겠는가? [들리소니 : 들리겠는가.]
마음속이굽이굽이 끊어졌도다.(구곡간장이 끊어지는 듯 슬프다.)[肝腸(간장)이 九曲(구곡) 되야 : 굽이굽이 뒤틀린 마음 속. 즉, '구곡간장(九曲肝腸)'을 말한다. 구곡간장을 이루어, 마음이 괴로움으로구비구비 뒤틀리어서 / 화자의 애통한 심정]
- 거문고로 시름과 비애를 달래보지만 적막함은 더욱 애를 끊는 듯함
 
차라리 잠이 들어 꿈에나 (임을) 보려하니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과 풀 속에서 우는 짐승(벌레)[즘생 : 짐승, 여기서는 '벌레'를 가리킴 / 임과 나 사이를 방해하는 장애물.]은
무슨 원수가 져서잠마저 깨우는고? [잠조차 오다 : 잠마저 깨우는가?][바람의 디 닙과 풀 속에 우는 즘생, 므스 일 원수로서 잠조차 오오희망의 문학다 : 바람에떨어지는 나뭇잎 소리와 풀 속에서 우짖는 벌레 소리는 나와 무슨 원수가졌기에 잠까지 깨우는가? 잠 못 이루는 밤의 고독감을 표현한 내용 / 꿈에서조차 임을 만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탄식]
하늘의 견우성과 직녀성은 은하수가 막혔을지라도
칠월 칠석에 매 년에 한 번씩은 때를 놓치지(기약을어기지) 않고 만나는데[失期(실기)치 아니거든 : 실기치 아니거든 : 만나는 기약을 어기지 아니하는데], [칠월 칠석 일년일도 실기치 아니거든 : 견우직녀는칠월칠석 날 일 년에 한 번씩 기약을 어기지 않고 반드시 만나거든]
우리 임 가신 뒤에는 무슨 건너지못할 강(장애물)[약수(弱水) :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강 이름, 신선이 사는 땅에 있다고하는 강. 그 물에서는 기러기의 털조차 뜰 수가 없을 정도이므로 도저히건널 수가 없다고 함. '장애물'의 의미]이 놓여 있기에(가리었기에)[가렷관듸 : 가리었기에.]
오고 가는 소식마저 끊어졌는가(그쳤는고)?
난간에기대어 서서[비겨 셔서 : 기대어 서서] 임 가신 곳을 바라보니,
풀에 이슬은[草露(초로) : 풀 끝에 맺은 이슬. 여기서는 지은이의 '눈물'을 비유한말] 맺혀 있고 저녁 구름[暮雲(모운) : 날이 저물 무렵의 구름. 여기서는 작자가 임을 그리는 '연정'을 비유한 말]이지나갈 때,
대나무 숲 우거진 곳에 새 소리가 더욱 서럽게 들린다.
세상에서러운 사람이 수없이 많다고 하지만,
기구한 운명[薄命(박명) : 기구한 운명]을 가진[紅顔(홍안) : 볼이 볼그스레한 젊은 얼굴. 흔히 여자의 뜻으로 쓰임] 여자신세야 나 같은 이[낱가희망의 문학니 : 나와 같은 사람.]가 또 있을까?
아마도 이 임의 탓으로[지위로 : 까닭으로, 탓으로 지위(명사)+로(원인격조사)] 살듯 말듯 하구나.[아마도내 임 탓으로 살 듯 말 듯하구나. 낙구 부분으로 시조의 종장과 같은음수율을 취하여 정통 가사의 형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살동말동하여라 : 살 듯 말 듯하는구나. '-여라'는 감탄형 종결어미]
- - 잠을 자지 못하는 전전반측과 임을 기다리는 마음
 
• 시적화자의 심리 변화 : 화자는자신을 버린 남편에 대해서 일관된 정서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가변화기도 하고 때로는 상반된 정서를 동시에 갖기도 한다. 이 작품에서시적 화자는 임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원망하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이 두 개의 상반된 정서를 동시에 갖기도 한다.
 
즐거움 - 소년 행락
경박한남편 - 경박자
마음고생 - 용심
세월 - 뵈오리 북 지나듯
숙명적 체념 - 스스로 참괴하니누구를 원망하리
연락 없는임 - 소식이야 더욱 알랴
외로움 - 긴 한숨 지는눈물 속절없이 헴만 만타
외로움극복의 실패 - 벽련화
원망 - 오거나 가거나소식조차 그쳤는고
운명적수용 - 박명한 홍안
원망과 그리움이상호 공존 - 아마도 이님의지위로 살동말동 하여라
 
 

3.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일명 원부사(怨夫詞)라고도 한다. 이 작품을 통해 조선 사회가 얼마나 전근대적이고, 비이성적인 사회라는것을 알 수 있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짐작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당시 여인의 눈물 속에서 조선 남자들의 가부장적이고 몰지각한 태도를엿볼 수 있음을 알 수 있고, 또 그런 상황 속에서 말도 못하면서 인생을보내야 하는 조선 여인네들의 한숨이 담겨 있는 조선 여인의 눈물사가담겨 있는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이조는 남존여비(男尊女卑) 또는 여필종부(女必從夫), 삼종지도(三從之道)라는 허구적인 이데올로기로 여성들을 얼마나 남성들의테두리안에 가두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런 비상식적인사회에서 그 한계성이 오는 제도적 희생물로 한 여인의 남편에 대한애절한 그리움과 간절함은 눈물을 적은 작품으로 인습과 규범에 얽매인사슬을 뚫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여성의 소극적 자세 또한 함께 읽어낼 수 있는 작품이다.
 
조선사회에서는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이유가되었던 일곱 가지 허물을 만들어 예를 들면 시부모에게 불손하고, 자식이없고, 행실이 음탕하고, 투기하고, 몹쓸 병을 지니고, 말이 지나치게많고, 도둑질을 하는 것 등을 말하는 칠거지악(七去之惡)을 만들어 여자들을옭아매어 여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운명에 저항하지도 못하고 살아가게하고 있다. 왜 여성들에게 그런 가혹한 사회적 장치가 필요했는가는여기에 논의할 바가 아니지만 하여간 그런 연유에서인지 여자는 길들여졌고, 길들여져서인지 여자는 소극적이거나, 자신의 운명에 체념하게 만들어져갔다. 이 작품 역시 그 어떤 여성보다도 시대를 앞서갈 수 있다고 본허난설에게서도 소극적이고, 남성의존적인 면이 강하다는 것을 읽어낼 수 있는 것은 허난설헌의 문제가 아니라 그 당시 사회의 문제이며조선조 여인의 하소연과 넋두리가 규원가를 통해서 나타났지만 남성중심적인사회의 두터운 벽은 뚫지 못했다는 것을 또한 알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그런 관점은 오늘날의 관점이고 그녀의넋두리의 수준이라고 보기에는 여인의 애절하고 섬세한 심리 묘사가작품 도처도처에 잘 나타나 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기에 해당하는 서사는, 덧없이 흘러간 과거를 회상하면서 이제는늙어서 보잘 것 없이 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 내용이다. 세월과 함께쌓여 온 여인의 슬픔과 한 그러나, 결국은 모든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체념해 버리는 한국 여인들의 슬픈 인생관이 잘 나타나 있으며, 한문의고사 숙어 등을 많이 썼으나 무척 우아한 느낌을 주는 글이다. 본사에해당하고 4단 구성법으로 보면 승·전·에 해당하는 부분은술집 출입을 일삼는 남편의 행색에 대한 원망과 눈물과 한숨으로 세월을보내는 자신의 애닯은 심정과 그러한 슬픔과 외로움을 거문고로 달래는안타까운 마음을 여성다운 섬세한 필치로 그려냈다. 특히 춘하추동 사계절을겨울과 여름, 봄과 가을로 대구법을 사용하여 외로움을 부각시킨 점은매우 뛰어난 문학적 발상이라 할 만하다.
 
그리고 규원가의 결사에 해당하는 부분은 안타까이임을 기다리며 서럽게 살아가는 자신의 기구한 운명을 한탄한 내용이다. 꿈에서조차도 만날 수 없는 그 기약 없고 무정한 임을 언제나 기다리며살아갈 수밖에 없는 기구한 여인의 운명이 슬픈 탄식으로 나타나 있다.
 
"세상의 서러운 사람 수가 없다고 하지만박명한 홍안이야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이것이 어찌 작중화자한 사람의 심정이겠는가? 남성의 횡포에 시달려 온 당대 한국 여인의공통된 운명이었을 것이다. 우리 나라 내방 가사가 폭 넓은 공감을 얻을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여인의 공통된 운명을 주로 노래하고 있었기때문이다.
 
여기 나오는 '초로'는 작중 화자의 눈물을 '모운'은 연정을 비유했으며, '새'는 작중화자의 감정이 이입된 대상물로해석함이 좋을 성싶다. 그리고 홍만종은순오지에서 "홀로 지내는 모습을 잘 묘사했으며, 여성다운 향기와아름다움을 내포하여 비록 옛 문인의 염체(艶體)라도 이보다 더 잘 할수 있겠는가" 說盡空閨情境 曲有脂粉艶態 雖古今詞人 艶體何以過此也 라고 격찬하였다.
 

4. 이해와 감상1

조선 중기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가사. ‘원부사(怨夫詞, 怨婦詞)’ 또는 ‘원부가(怨婦歌)’라고도 한다. ≪고금가곡 古今歌曲≫과 ≪교주가곡집 校註歌曲集≫에 실려 전한다.
작자는 허난설헌(許蘭雪軒)과 허균(許筠)의 첩 무옥(巫玉)이라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송계연월옹(松桂烟月翁)의 ≪고금가곡≫과 ≪교주가곡집≫에는 허난설헌이 지은 것으로 되어 있고, 홍만종(洪萬宗)의 ≪순오지≫에서는 〈원부사〉를 무옥이 지은 것으로 전하고 있다.
그리고 제목이 〈원부사〉 또는 〈원부가〉로 된 몇몇 필사본의 내용과 〈규원가〉의 내용이 비슷한 점에 의거해서, 〈원부사〉가 원본이고 〈규원가〉를 이본으로 간주하는 설도 있다.
한편, 가사양식에 있어서도 규방가사와 양반가사라는 두 가지 설이 있다. 규방가사의 형성시기를 조선 중종이나 선조 때로 보는 견해는 〈규원가〉를 규방가사로 분류하여 그그이 근거를 둔 것이다.
규방가사의 형성시기를 영조 때로 보는 견해는 이 작품이 영남지방 특유의 규방가사의 형식·가락·내용 등과는 거리가 멀고, 선조 때의 교술적인 계녀가 계통과 다르다는 점에서 양반가사에 귀속시킨 데 따른 결과이다.
형식은 총 50행, 100구로 이루어졌고, 4음보의 정형성을 보이고 있다. 1구의 자수는 3·4조가 63구, 4·4조가 30구로 되어 있으며, 결구 “아마도 이 님의 지위로 살동말동 하여라.”도 시조의 종장 형식과 일치한다.
내용은 조선조 봉건제도 아래서 빈 방〔空閨〕을 지키며 눈물로 세월을 보내는 버림받은 여인의 한탄을 노래한 것으로, 젊음은 가버리고 이제 늙어 지난 날을 돌이켜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장안의 건달을 남편으로 모시고 살얼음 밟듯이 조심스런 세월을 보냈으나, 자신의 아름다움마저 변해 버리자 남편은 떠나간다.
다음은 떠난 임에 대한 질투와 그리움으로 이미 떠난 임인데도 그가 어느 여인에게 머물고 있는지 안타까워하고, 얼굴을 볼 수 없는 신세인데도 더욱 그리워지는 역설에 시달린다. 시름을 자아내는 데는 네 계절이 모두 다름없다.
특히 빈 방을 지키는 여인의 한이 하루 중 밤이 부각되어 드러난다. 찬 겨울밤, 길고 긴 여름밤, 경치가 시름을 안겨주는 봄밤, 달빛 비치고 귀뚜라미 우는 가을밤이 모두 그녀에게는 슬픔의 시간이 된다.
다음에는 시름을 이기려는 주인공의 처절한 노력이 묘사된다. 등불을 돋우고 거문고를 타다가 잠을 청하여 꿈 속에서나마 현실의 욕구불만을 해소해보려 하기도 하고, 풀숲에 우는 풀벌레에게 자신의 한을 전가시키기도 한다.
홍만종은 ≪순오지≫에서 이 작품에 대해 평하기를, “홀로 지내는 모습을 잘 묘사했으며, 여성다운 향기와 아름다움을 내포하여 비록 옛 문인의 염체(艶體:부드럽고 아름답게 나타내는 여성적인 시의 문체)라도 이 보다 더 잘 할 수 있겠는가(說盡空閨情境 曲有脂粉艶態 雖古今詞人 艶體何以過此也).”라고 격찬하였다. 이 작품은 한문투의 고사숙어를 많이 쓰기는 하였으나, 애원(哀怨)하면서도 온아한 맛이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참고문헌≫ 旬五志, 閨怨歌, 怨婦辭에 대하여(姜銓燮, 韓國語文學 11, 1973), 鳳仙花歌의 作者考(李慧淳, 白影鄭炳昱先生華甲紀念論叢, 1983).(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5. 이해와 감상2

조선 선조 때 허난설헌(許蘭雪軒:1563~89)이 지은 가사로 '원부사 怨夫祠(怨婦祠)', 〈원부가 怨婦歌〉라고도 한다. 총 50행 100구로 이루어져 있고 3·4조로 63구이다. 〈고금가곡 古今歌曲〉·〈교주가곡집 校註歌曲集〉에 실려 있다. 홍만종의 〈순오지 旬五志〉에는 허균의 첩인 무옥(巫玉)이 지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고금가곡〉에 지은이가 밝혀져 있고 허난설헌의 오언고시 〈소년행 少年行〉의 내용과 〈규원가〉의 내용이 같은 것으로 미루어, 지은이는 허난설헌이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내용은 덧없이 흘러간 젊은날을 회상하며 늙어 볼품없이 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술집에나 출입하면서 집에는 오지 않는 남편을 원망하며, 한숨과 눈물로 세월을 보내는 외로움을 거문고로 달랜다. 소식조차 끊어진 남편을 기다리며 자신의 기구한 운명을 한탄한다. 흐르는 세월 속에 쌓여온 한국 여인의 슬픔과 한, 모든 것을 운명적으로 받아들이는 체념의 인생관이 잘 나타나 있다. 한문과 고사숙어를 많이 사용했고 우아한 느낌을 준다. 규방가사 형성시기를 중종, 선조 때로 보는 견해는 그 근거를 〈규원가〉에 두고 있다. 한편 규방가사의 형성시기를 영조 때로 보는 입장은 〈규원가〉가 영남지방에서 발달한 규방가사의 형식·가락·내용과 거리가 멀고 선조 때의 교술적인 계녀가(戒女歌) 계통과 다르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양반가사에 포함시키고 있다.(출처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6. 심화 자료

'규원가'와 내방가사
내방가사란 일명 규방 가사라고도 하며 넓은의미로는 양반집 부녀들이 지은 가사를 뜻하고, 좁은 의미로는 영남지방에서 유행하던 것만을 지칭한다. 이 좁은 의미의 내방가사가 언제부터시작되었는지 아직 정확한 연구가 이루어진 바가 없으나, 대개 임진란이후부터로 추정되며 여성들의 생활의 고민과 정서를 호소하는 내용으로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이 '규원가'는 시기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좁은의미의 내방 가사에는 속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규원가'는 넓은 의미의내방 가사에 속하는 것으로서, 현전하는 내방 가사로는 가장 오래된것이다. 내방가사의 효시로는 중종 때의 권씨가 지은 '선반가'로 치는것이 일반적이다.
 
'규원가'의 작자에 관하여
허 균의 누이 허 난설헌이란 설과 허 균의첩인 무옥이라는 두 가지 설이 있다. 무옥이라는 설의 근거는 홍 만종의 <순오지>에 怨婦辭 許均之妾巫玉之所製<원부사허균지첩 무옥지소제 (원부사는 허 균의 첩 무옥이 지었다)>란말이 전하기 때문이고, 허 난설헌의 작이라는 근거는 <고금가곡>에작자가 밝혀져 있고 허 난설헌의 오언 고시 '소년행'과 '규원가'가 그내용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허 난설헌 작이라는 설이 정설로취급되고 있다.
 
서정적 자아의 임에 대한 태도 변화
이 노래의 주인공의 정서는 자탄, 자조에서임에 대한 비난으로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임에 대한 극복 의지를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볼 수 있다. 즉, 자탄과 자조에서 임에대한 원망뿐 아니라 임의 신의 없음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며, 마지막에는 '박명한 홍안이야 날 같은 이 또 있을까. 아마도 이 님의 지위로 살동말동하여라"에서보듯 임에 대한 정면 비난을 할 뿐 아니라, 임의 있고 없음과 상관없이자신의 젊음을 다시 찾으려는 의지와 신의 없는 임에 대한 극복 의지를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금가곡(古今歌曲)
조선시대의 시가집. 송계연월옹(松桂烟月翁) 편찬. 이 책 가운데 수록된 그의 시조 14수를 상고하여 보면 초년에는출세를 한 듯하지만 중년 이후에는 세사(世事)를 버리고 산간에 은둔하여시가로 자적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을 뿐, 확실한 인적 사항을 알 수없다. 편찬 연대는 권말(卷末)에 갑신춘(甲申春)이라 하였는데, 이 갑신은영조 40년이나 순조 24년일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고금가곡》이란책 명칭은 애초에 원본의 표제의 자형(字形)이 떨어져 나가고 없어 원명이무엇인지 알 수 없어서 권말에 수록된 자작 시조 중의 “늙어지니 벗이없고 눈 어두니 글 못 볼/고금가곡을 모도다 쓰는 뜻은/여기나 흥(興)을부쳐 소일(消日)코져 하노라”에서 ‘고금가곡’을 따서 가칭(假稱)하였다고한다. 권두(卷頭)에 《귀거래사(歸去來辭)》 《채련곡(采蓮曲)》 《양양가(襄陽歌)》《풍아별곡(風雅別曲)》 《겸가삼장(三章)》 등 중국의 사(辭)·부(賦)·가곡을부록하였으며, 그 다음에 이현보(李賢輔)의 《어부사(漁父詞)》, 상진(尙震)의 《감군은(感君恩)》, 퇴계(退溪)의 《상저가(相杵歌)》, 정철(鄭澈)의 《관동별곡(關東別曲)》 《사미인곡(思美人曲)》 《속미인곡(續美人曲)》《성산별곡(星山別曲)》 《장진주사(將進酒辭)》, 차천로(車天輅)의 《강촌별곡(江村別曲)》, 허난설헌(許蘭雪軒)의 《춘면곡(春眠曲)》 등의 가사(歌辭)와 294수의 시조가 수록되어 있다.
따라서이 가집(歌集)의 시조는 《겸가삼장》에 있는 2수와 《풍아별곡》에있는 6수를 합하여 모두 302수인데, 그 중 권말에 자작 시조 14수가포함되어 있다. 시조는 다시 인륜(人倫)·권계(勸戒)·송축(頌祝)·정조(貞操)·연군(戀君)·개세(慨世)·우풍(寓風)·회고(懷古)·탄로(歎老)·절서(節序)·심방(尋訪)·은둔(隱遁)·한적(閑適)·연유(游)·취흥(醉興)·감물(感物)·염정(艶情)·규원(閨怨)·이별(離別)·별한(別恨)·만횡청류(蔓橫淸流), 그리고 자작 시조 등의 22항목으로 분류·편찬하였다. 이 가집(歌集)에는기존 가집인 《청구영언(靑丘永言)》이나 《해동가요(海東歌謠)》 그리고 《가곡원류(歌曲源流)》 등에 수록되어 있지 않은 시조가 120수 이상이나실려 있어 시가문학상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 원본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에소장되어 있으며, 이를 전사(傳寫)한 도남본(陶南本)과 가람본이 있다.(출처 : 동아대백과사전)
 
허난설헌(許蘭雪軒)
1563(명종 18)∼1589(선조 22). 조선 중기의 여류시인. 본관은 양천(陽川). 본명은 초희(楚姬). 자는경번(景樊), 호는 난설헌. 강원도 강릉(江陵) 출생. 엽(曄)의 딸이고, 봉(燈)의 동생이며 균(筠)의 누이이다. 가문은 현상(賢相) 공(珙)의혈통을 이은 명문으로 누대의 문한가(文翰家)로 유명한 학자와 인물을배출하였다. 아버지가 첫 부인 청주한씨(淸州韓氏)에게서 성(筬)과 두딸을 낳고 사별한 뒤에 강릉김씨(江陵金氏) 광철(光轍)의 딸을 재취하여봉·초희·균 3남매를 두었다.
 
허난설헌은 천재적 가문에서 성장하면서어릴 때에 오빠와 동생의 틈바구니에서 어깨너머로 글을 배웠다. 아름다운용모와 천품이 뛰어나 8세에 〈광한전백옥루상량문 廣寒殿白玉樓上梁文〉을지어서 신동이라는 말을 들었다. 허씨가문과 친교가 있었던 이달(李達)에게시를 배웠다.
 
허난설헌은 15세 무렵에 안동김씨(安東金氏) 성립(誠立)과 혼인하였다. 그러나 원만한 부부가 되지 못하였다. 남편은급제한 뒤에 관직에 나갔다. 그러나 가정의 즐거움보다 노류장화(路柳墻花)의풍류를 즐겼다. 거기에다가 고부간에 불화하여 시어머니의 학대와 질시속에 살았다.
 
사랑하던 남매를 잃은 뒤에 설상가상으로뱃속의 아이까지 잃는 아픔을 겪었다. 또한, 친정집에서 옥사(獄事)가있었고, 동생 균마저 귀양가는 등의 비극이 연속되었다. 삶의 의욕을잃고 책과 먹(墨 묵)으로 고뇌를 달래며, 생의 울부짖음에 항거하다 27세의 나이로 생을 마쳤다.
 
조선 봉건사회의 모순과 계속된가정의 참화 때문에, 허난설헌의 시 213수 가운데에 속세를 떠나고 싶은신선시가 128수나 될 만큼 신선사상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허균이허난설헌의 작품 일부를 명나라 시인 주지번(朱之蕃)에게 주어 중국에서 ≪난설헌집≫이 간행되어 격찬을 받았다.
 
≪난설헌집≫은 1711년에는 일본에서도분다이 (文台屋次郎)가 간행하여 애송되었다. 유고집에 ≪난설헌집≫이있다. 국한문가사 〈규원가 閨怨歌〉와 〈봉선화가 鳳仙花歌〉가 있다. 그러나 〈규원가〉는 허균의 첩 무옥(巫玉)이 지었다고도 한다고 하고 〈봉선화가〉는 정일당김씨(貞一堂金氏)가 지었다고도 한다.
 
≪참고문헌≫ 蘭雪軒詩集, 역대여류한시문선(김지용편역, 대양서적, 1975), 許筠全集(成均館大學校大東文化硏究院, 1981), 女流詩人 許蘭雪軒考(朴鍾和, 成均 3, 成均館大學校, 1950), 許楚姬의 遊仙詞에 나타난 仙形象(金錫夏, 國文學論叢 5·6合輯, 檀國大學校, 1972), 허난설헌연구(문경현, 도남조윤제박사고희기념논총, 1976).高敬植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인과 원한(怨恨)
한국인을 규명할 때 '원한인(怨恨人)'으로잡아 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원한을 남달리 많이 말하는한국인의 가슴 속엔 그만큼 원한이 짙게 맺혀 있는 것이라고 보아도좋을 것이다. 그것은 또 역사 자체에 원한이 서려 있음을 증언하기도할 것이다.
 
원한이란 말에 간직된 내용은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혼자 마음 속에서 들끓는 노여움, 분함, 분통인가하면 남을 향한 저주고 앙갚음의 독기(毒氣)일 때도 있다. 자책(自責)으로가슴을 베는 한(恨)이 있는가 하면, 남에 대한 원망으로 칼을 가는 원한도있다. 뜨거운 불길로 타오르는가 싶다가는 얼음처럼 차가워지기도 한다. 가벼운 후회인가 하면 돌이킬 수 없는 파탄에 대한, 땅을 치는 통곡일수도 있다. 한을 남기지 않겠다고 이를 앙다물면, 야무진 성취 동기가되고 목적을 향해 대닫는 원동력이 되며 충격이 되기도 한다. 남에게한(恨)만은 끼치지 말며 살자고 다짐을 하면, 선린(善隣)을 위한 윤리의식이 되기도 한다. 이 같은 원한은 한국 문학사에 있어서 보면, 신라시대에 비롯하여 고려와 조선조 시대를 거쳐서 오늘에까지 이어져 왔다. 서구 문학사에서 파우스트의 소재 전통, 햄릿의 소재 전통, 프로메테우스의소재 전통을 지적할 수 있듯이, 우리의 경우 한(恨)의 소재 전통은 문학사의중추적인 흐름을 형성하면서 문학 발생의 창조적 원리로 작용하였음을인식할 필요가 있다. (출처 : 김열규의 "한맥원류(恨脈源流)")
 
허난설헌의 무덤에서 띄우는 엽서
 
강원도 명주군사천리에 있는 애일당(愛日堂) 옛터를 다녀 왔습니다. 이곳은 당대 최고의논객으로서 그리고 소설「홍길동」의 작자로서 널리 알려진 교산(蛟山) 허균이 태어난 곳입니다. 지금은 작은 시비 하나가 그 사람과 그 장소를증거하고 있을 뿐이지만 시비에 새겨진 누실명(陋室銘)의 한 구절처럼정작 허균자신은 그곳을 더없이 흡족한 처소로 여기고 있음에 틀림없다는생각이 들었습니다. 명문가의 자제로 태어나 환로(宦路)에서 기방(妓房)에이르기까지 그리고 두량 넓은 학문의 세계로부터 모반의 동굴에 이르기까지그가 넘나들지 않은 경계는 없었습니다. 당대사회의 모순을 꿰뚫고 지나간한줄기 미련없는 바람이었습니다. 비극적인 그의 최후에도 불구하고양지바른 언덕과 시원하게 트인 바다 그 어디에도 회한의 흔적을 느낄수 없었습니다.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애일당 옛터에서 마음에 고이는것은 도리어 그의 누님인 허난설헌의 정한(情恨)이었습니다. 조선에서태어난 것을 한하고 여자로 태어난 것을 한하던 그녀의 아픔이었습니다.
 
그러나 허난설헌의무덤을 찾을 결심을 한 것은 오죽헌을 돌아 나오면서였습니다. 오죽헌은당신이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율곡과 그 어머니인 사임당 신씨를 모신곳입니다. 사임당은 마침 은은한 국화향기속에 앉아 돌층계위 드높은문성사(文成祠)에 그 아들인 율곡을 거두어 두고 있었습니다. 율곡선생은이조 최대의 정치가이자 학자로서 겨레의 사표임에 틀림이 없고 그를길러낸 사임당역시 현모의 귀감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봉건적 미덕의정점을 확인케 하는 성역이었습니다. 극화(極化)된 엘리뜨주의는 곧반인간주의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곳은 분명 어떤 정점이었습니다.
 
나는 교산을찾 아보고 오리라던 강릉행을 서둘러 거두어 서울로 돌아온 다음 오늘새벽일찍이 난설헌 허초희(許楚姬)의 무덤을 찾아 나섰습니다. 경기도 광주군초월면 지월리. 자욱한 새벽 안개속을 물어 물어 찾아왔습니다. 오죽헌과는달리 허난설헌의 무덤은 우리의 상투적이고 즉각적인 판단이나 신빙성이있어보이는 판단에서 한발 물러나 그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당신이 힘들게얻어낸 결론이‘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철폐는 사회의 근본적인모순을 드러내는 일과 직접 맞물려 있다’는 것이라면, 그리고 한 시대의정점에 오르는 성취가 아니라, 그 시대의 아픔에 얼마만큼 다가서고있는가 하는 것이 그의 생애를 읽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면 당신은 이곳지월리에도 와야 합니다.
 
사랑했던 오라버니의유배와 죽음, 그리고 존경했던 스승 이달(李達)의 좌절, 동시대의 불행한여성에 대하여 키워온 그녀의 연민과 애정, 남편의 방탕과 학대 그리고연이은 어린 남매의 죽음. 스물일곱의 짧은 삶으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육중한 것이었습니다. 사임당의 고아한 화조도(花鳥圖)에서는 단 한점도발견할 수 없었던 봉건적 질곡의 흔적이 난설헌의 차거운 시비(詩碑)에는곳곳에 점철되어 있었습니다.
 
개인의 진실이그대로 역사의 진실이 될 수는 없습니다. 자연마저 인공적으로 만들어놓음으로써 대리현실을 창조하는 문화속에서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만날수 있기는 갈수록 더욱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모든 가치가해체되고, 자신은 물론 자식과 남편마저 <상품>이라는 교환가치형태로갖도록 강요되는 것이 오늘의 실상이고 보면 아픔과 비극의 화신인 난설헌이설 자리를 마련하기는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자기의 시대를 고뇌했던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 시대가 청산되었는가 아닌가에 따라서당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당신의 말이 옳습니다. 역사의 진실은항상 역사서의 둘째권에서 다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죽헌을들러 지월리에 이르는 동안 적어도 내게는 우리가 역사의 다음 장을살고 있다는 사실이 문득 의심스러워집니다.
 
시대의 모순을 비켜간 사람들이 화려하게 각광받고 있는 우리의 현재에 대한 당신의실망을 기억합니다. 사임당과 율곡에 열중하는 오늘의 모정에 대한 당신의절망을 기억합니다. 단단한 모든 것이 휘발되어 사라지고 디즈니랜드에살고 있는 디오니소스처럼 <즐거움을 주는 것>만이 신격의 숭배를받는 완강한 장벽 앞에서 작은 비극 하나에도 힘겨워하는 당신의 좌절을기억합니다.
 
그러나 그렇기때문에 당신은 지월리로 오시기 바랍니다.
 
어린 남매의무덤앞에 냉수 떠놓고 소지올려 넋을 부르며“밤마다 사이좋게 손잡고놀아라”고 당부하던 허초희의 음성이 시비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감수성과 시대가 선포되고 과거와 함께 현재의 모순까지 묻혀져가는오늘의 현실에 맞서서 진정한 인간적 고뇌를 형상화하는 작업보다 우리를힘있게 지탱해주는 가치는 없다고 믿습니다.
 
중부고속도로를질주하는 자동차의 소음이 쉴새없이 귓전을 할퀴고 지나가는 가파른언덕에 지금은 그녀가 그토록 가슴아파했던 두 아이의 무덤을 옆에서지키고 있습니다. 정승 아들을 옆에 거두지도 못하고, 남편과 함께 묻히지도못한 채 자욱한 아침 안개속에 앉아 있습니다.
 
열락(悅樂)은그 기쁨을 타버린 재로 남기고 비극은 그 아픔을 정직한 진실로 이끌어준다던당신의 약속을 당신은 이곳 지월리에서 지켜야 합니다. 출처: 역사의 뒤안에서 띄우는 엽서 (기획연재-중앙일보 컬러기획 1995년 12월05일4회 ), 신영복
 
가을의 고독은 무엇을 낳는가
 
일엽지추(一葉知秋)라는말 그대로 오동나무 잎이 하나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가을이 다가옴을안다 하였는데 기실 그런 여유조차 없이 요란한 귀뚜라미 소리에 새삼놀라니, 그간 지나친 더위에 몹시 시달렸던 때문인가.
 
자연은 결실과수확의 풍요로운 때임에도 사람에게는 고독과 우수의 철로 그렇게 여겨지기도한 다.
 
산하대지의두두물물은 조화의 힘으로 그간 무성했던 천지(千枝萬葉)과 오곡백과를말끔히 떨어 버리고 본래 고요하고 부동(不動)한 무일물의 세계로 자취없이돌아가건만, 오직 범부중생만이 장 장추야에 번민에 쫓겨 미련 속에길을 헤매고 있기 때문이리라.
 
기나긴 가을밤이 어떤 여인에게 있어서는 소슬하고 애절한 아픔이 되기도 한다. 더욱이 이 땅의 옛여인들에게 있어서 독수공방은 한 시대가 남기고 간어쩔 수 없는 비극이었다.
 
오늘 자유분방한상대적인 행동이 몰고 온 영국 세자비의 그 종막을 목도하니 실로 금석지감이없지 않다. 시간적으로 어제와 오늘이 이렇게 다를 뿐 아니라, 공간적으로도동과 서가 하늘과 땅 처럼 현격한 거리 속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절실히느끼게 한다.
 
요(堯)의 천하양여(天下讓與)를물리치고 기산(箕山)에 숨은 허유(許由), 주나라 곡식 먹기를 거부 하고수양산에서 채미(菜薇)로 연명하던 백이숙제. 모두 동양의 절대적 세계를지향하는 그런 사 상에 근거한 것이다. 충신은 불사이군(不事二君)이요, 열녀는 불사이부(不事二夫)라. 정포은과 성삼 문 같은 그런 유형의 인물이동양이 아니고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이런 인물에못지 않게 무수한 열녀들이 독수공방에서 생겨났다. 이런 의미에서 가을의고독이란 풍요로운 정신적 수확을 거둘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였다.
 
그 옛날 독수공방을지킨 그런 비운의 여인 중에는 고독 속에 자기를 깨끗이 지켜 가냘픈붓 한 자루에 의지하여 시(詩)를 통해 인생을 승화(昇華)시킨 열부(烈婦)도있었다. 주옥 같은 많은 시를 후세에 남긴 허난설헌(許蘭雪軒)과 같은이가 바로 그 주인공. 다음의 허난설헌이 지은 [규원(閨怨)]이란 제목의시는 시제(詩題)가 말하듯이 긴긴 가을 밤에 귀뚜라미와 더불어 노래하며운우 (雲雨)의 세계를 초월해 갔던 그런 내용이 담겨 있다.
 
月樓秋盡玉屛空 霜打蘆洲下暮鴻
월루추진옥병공 상타노주하모홍
 
瑤瑟一彈心不見 藕花零落野塘中
요슬일탄심불견 우화영락야당중
 
달빛가득한 다락에는 가을이 한창인데, 고운 병풍은 쓸쓸히 비어 있네.
서리내린 갈대 밭엔 저녁 기러기 내려 앉건만,
옥(玉)장식의거문고로 한껏 흥을 돋우어도 들어 줄 임이 곁에 없으니,
버려진연당에는 연꽃이 절로 시들어 떨어진다.
 
26세로 요절한강릉 출신의 여류 천재시인 허난설헌(1563-1589)은 허균(許筠)의 누이로서이달 (李達)에게 시를 배우고, 15세에 김성립(金誠立)과 결혼하였으나부부 사이가 뜻대로 원만하지 못 하였음은 낭군의 기방출입에 그 까닭이있음을 세인은 잘 전하고 있다.
 
이 시대에 그녀의주위에는 훌륭한 인물들이 많았다. 김종서, 정인지, 유성룡, 이순신, 원균 같은, 그런 감화가 그 집안에도 미쳤으리라. 그녀의 불우한 처지는시작(詩作)으로 표현되었고 그 필치 가 섬세하며 여인다운 감수성에, 날카로운 애상이 노래마다 담겨있다.
 
그녀는 중국 초나라의 번희(樊姬)를 사모하여 초희(楚姬)라는 이름에 경번(景樊)이라는 별호도 가 지게 되었다.
 
그녀의 시명은 널리 알려져, 명나라 시인 주지번(朱之蕃)에 의하여 중국에서 시집이출판되기도 하고, 물 건너 일본에서는 문대옥차랑(文台屋次朗)에 의하여역시 시집이 간행되었다.
 
그의 시에는유선시(遊仙詩), 빈녀음(貧女吟), 곡자(哭子), 망선요(望仙謠), 동선요(洞仙謠), 견흥 (遣興) 등 모두 142편 외에 여러 종류의 가사(歌辭)가 전하고 있다.(출처 : 조달공/성균관대 명예교수 )
 
규방에서 쌓이는 그리움과 한
 
그녀는 한 살위인 안동 김씨 집안의 김성립과 결혼하였다. 정확히 몇 살 때 결혼했는지는알 수 없으나 14, 15세 무렵으로 추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성립의집안 사람들은 5대나 계속 문과에 급제한 문벌이었으나 막상 그는 능력이변변치 못했던 듯하다. 그는 난설헌이 27세로 죽은 해에야 문과에 급제하였고, 벼슬도 정8품인 홍문관 저작에 머물렀다. 허균은 '성옹식소록'에서 매부가경전이나 역사의 문리(文理)는 잘 깨우치지 못하면서 글은 지을 줄 안다고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뛰어난재주를 가진 난설헌은 평범한 가정 주부의 역할을 감당해 내지 못했던듯하다. 우선 남편과의 금슬이 좋지 못하였다. 허균은 '학산초담'에서누이에 대해, "살아 있을 때에는 부부의 사이가 좋지 않더니, 죽어서도제사를 받들어 모실 아들도 하나 없구나"라고 말하였다. 그녀는결혼 생활초부터 남편이 글공부에만 매달려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 게다가 벼슬이 없던 남편은 똑똑한 부인을 외면하였다.
 
무엇보다도난설헌은 시어머니와의 갈등이 가장 고달팠다. 그녀가 바느질이나 살림보다독서와 글짓기를 좋아했으니, 이런 며느리를 곱게 봐 줄 리 없었다. 그런데 이러한 시가에서의 고통과 불화는 어쩌면 그녀의 성격에서 비롯됐다고보는 학자들이 있다. 그것은 허씨 가문의 사람들이 대체로 남들과의관계에서 조화롭게 지내지 못했다는 지적 때문이다. 허엽, 허성, 허봉등은 직언을 잘 하였으나 상대적으로 적이 많았고, 허균도 경솔하고경박하다는 평을 받았다.
 
허난설헌의가슴에 맺힌 한은 크게 세 가지였다. 하나는 이 넓은 세상에 하필 조선에태어났는가, 또 하나는 왜 여자로 태어났는가, 마지막으로 왜 수많은남자 가운데 김성립의 아내가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그녀는 여자에게만강요되는 심한 굴레를 이렇듯 한탄하였다. 어쨌든 그녀에게 결혼 생활은속박과 장애일 뿐이었다. (출처 : 정병헌, 이지영의 '고전문학의 향기를찾아서')
 
규원가 원본 이미지
≪교주가곡집≫에 실려 있는 규원가. 규원가는 조선 중기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가사로 원부사 또는 원부가라고도 한다. ≪고금가곡≫에도 실려 전하며 작자는 허난설헌과 허균의 첩 무옥이라는 두가지 설이 있다.
 
【작성】 이완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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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5년 7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