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지식놀이터 ::【바람처럼의 지식창고 바람처럼 스쳐간…
바람처럼 스쳐간…
2018년 9월
2018년 9월 1일
2018년 8월
2018년 8월 28일
2018년 8월 2일
2018년 7월
2018년 7월 17일
2018년 7월 11일
2018년 7월 7일
2018년 6월
2018년 6월 29일
2018년 6월 11일
2018년 5월
2018년 5월 8일
2018년 4월
2018년 4월 17일
2018년 4월 16일
2018년 2월
2018년 2월 9일
2018년 1월
2018년 1월 9일
2018년 1월 1일
2017년 12월
2017년 12월 26일
2017년 12월 19일
2017년 12월 7일
2017년 12월 2일
2017년 11월
2017년 11월 24일
2017년 10월
2017년 10월 19일
2017년 10월 17일
2017년 10월 13일
2017년 10월 11일
2017년 10월 8일
2017년 10월 4일
2017년 9월
2017년 9월 28일
2017년 9월 23일
2017년 8월
2017년 8월 9일
2015년 11월
2015년 11월 29일
2015년 8월
2015년 8월 25일
2015년 5월
2015년 5월 26일
2014년 8월
2014년 8월 23일
2014년 6월
2014년 6월 22일
2014년 6월 6일
2014년 6월 4일
2013년 11월
2013년 11월 14일
2013년 8월
2013년 8월 17일
2013년 6월
2013년 6월 25일
2013년 6월 23일
2013년 6월 21일
2013년 6월 19일
2013년 6월 17일
2013년 6월 15일
2013년 6월 14일
2013년 5월
2013년 5월 31일
2013년 4월
2013년 4월 4일
2013년 3월
2013년 3월 19일
2013년 2월
2013년 2월 13일
2013년 2월 4일
2013년 1월
2013년 1월 9일
2012년 12월
2012년 12월 30일
2012년 12월 20일
2012년 12월 13일
2012년 12월 2일
2012년 11월
2012년 11월 16일
2012년 11월 5일
2012년 10월
2012년 10월 26일
2012년 10월 5일
2012년 9월
2012년 9월 17일
2012년 2월
2012년 2월 7일
2011년 9월
2011년 9월 27일
2011년 4월
2011년 4월 20일
2011년 3월
2011년 3월 12일
2011년 2월
2011년 2월 23일
2008년 3월
2008년 3월 31일
2008년 3월 21일
2008년 3월 19일
2008년 3월 17일
2008년 3월 14일
2008년 3월 11일
2008년 3월 8일
천화대 암릉, 74년 겨울 개척등반의 기록
2008년 3월 6일
2008년 3월 1일
2008년 2월
2008년 2월 29일
2008년 2월 27일
2008년 2월 25일
2006년 10월
2006년 10월 6일
2006년 10월 5일
about 바람처럼 스쳐간…
전두성의 산과 삶의 자취
2018-08-27
【홍보】
【홍보】
내서재
추천 : 0
설악산(雪嶽山) # 전두성 # 천화대 # 천화대 암릉
【여행】
(2018.06.13. 01:02) 
◈ 천화대 암릉, 74년 겨울 개척등반의 기록
'한눈보기 암릉등반'이라는 열린캠프의 수련등반이 있다.
매년 가을에 진행하는 이 등반은 설악산 천화대 암릉을 주로 등반한다.
 
천화대 주봉인 범봉까지 등반을 마치고 하강할 때면
나는 항상 정상아래 넓은 테라스에서 설악골 쪽 귀퉁이에 있는 바윗덩어리 밑을 살펴본다.
 
그곳에는 74년 겨울 천화대 암릉 개척등반 때 내가 걸어두고 내려온 코드 슬링이 바위 속에 누워 있다.
꽤 오랜 세월이 지났기에 슬링은 낡고 삭아서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찾을 수 없다.
이젠 나밖에 모르는 흔적이지만 그 자취를 볼 때마다 나는 1974년 내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추억을 그린다.
 

 
천화대와 잦은바위골은
그곳의 아름다움에 일찍 눈을 뜬 요델 산악회의 리더 백인섭 님이 1967년부터 관심을 두고 많은 개척등반을 했던 곳이다.
 
천화대 암릉의 주봉으로 범봉이라고 불리는 마지막 봉우리는 요델 산악회가 첫 등정을 하며 붙인 이름이며 당시 우리는 노인봉이란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다. 하지만, 천화대의 등반보고서나 관련 자료는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고 그 루트를 등반하는 산악인은 누구나 개척자의 입장으로 도전할 수밖에 없었다.
 
 
73년 가을,
나는 산악회 일 년 선배인 박형규와 처음으로 천화대 암릉을 등반하였다.
목표는 한 해 전에 산악회 선배들이 도전하다 실패한 동계 천화대 암릉을 다시 시도하기 위한 정찰등반이었다.
 
알프스 암벽의 높이와 험준함이 없는 우리나라 산악환경에서 능선에 돌출한 암봉을 오르며 높이를 연장해 가자는 아이디어로 출발한 암릉등반이다. 71년 여름, 봉정 연봉(용아장성)을 등반한 어센트 산악회는 그 환경을 혹한으로 옮겨 천화대 암릉 겨울 시즌 등반을 목표로 두었다.
 
설악동이 축제인 설악제로 한창 붐비던 그때,
우리는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에 흠뻑 젖으며 두 차례의 비박으로 지금 석주 동판이 있는 곳까지 등반하였고,
이 정도면 지형을 충분히 파악했다고 생각되어 설악골을 따라 하산하였다.
 

 
그해 겨울 우리 팀의 천화대 등반은
8명의 대원을 2개 조로 나누어 설악골과 천화대 암능을 10일에 걸쳐 동시에 등반하고
공용능선을 따라 희운각으로 철수하는 일정으로 계획하였다.
 
항상 그렇듯이 모든 일이 계획대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리더를 맡은 박형규 님은 따로 소속한 대학 산악부 등반 행사로 천화대 등반을 포기하였다.
그 외 몇몇 대원의 불참으로 대원은 5명으로 축소되고 결국 2월에 입대를 앞두고 있던 내가 리더로 총대를 메게 되었다.
 
전병구, 박종대, 박남식, 이영설, 네 명의 대원 중에 전병구 님은 어센트 산악회를 창설한 10년 연배의 선배이고,
박종대 대원은 나보다 2년 연상이지만 산악회 입회와 등반 경력이 한참 늦은 대원이다.
어릴 적 소아마비로 말미암아 다리를 저는 박남식 님은 일 년 아래 후배로 8개월 전부터 내가 등반을 가르친 대원이다.
그리고 이영설 님은 고등학생으로 (중데부고 75졸업) 얼마 전 산악회에 입회한 막내 대원이었다.
 
 
1월 2일 설악동에 도착한 등반팀은 여관에서 하루를 묵으며 등반 준비를 점검했다.
로프 세 동, 어센더 두 조, 하켄 한 꾸러미, 점핑 세트와 볼트, 해머, 그 외 잡다한 장비, 피켈과 크램폰, 식량과 야영 장비 등이 그때 준비한 장비들이다.
 
다음날 우리는 천화대 암릉에 첫발을 디뎠다.
병구 형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슬링 배낭이다.
눈과 얼음을 대비한 장비에 열흘간의 식량, 그리고 로프와 암벽장비를 더하니 중량이 장난이 아니다.
개인당 40kg 이상의 무게를 기슬링에 때려 넣고 비브람이라고 호칭하는 동계 등산화를 신은 채 우리는 비선대로 향했다.
 

 
등반 첫날
 
무거운 중량을 한 번에 운반하기 어려웠다.
우선 2명의 대원과 함께 식량과 장비 일부를 천화대 암벽등반을 시작하는 첫 마디 아래까지 운반해 두고 비선대로 다시 내려왔다. 다행히 눈이 그리 많지 않아 능선에 올라서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등반 둘째 날
 
배낭 무게로 말미암아 등반은 무척 느리게 진행되었다.
내가 먼저 루트를 올라 로프를 고정하면 다른 대원은 어센더를 활용하여 등반하고, 나는 다시 내려가 기슬링 배낭을 지고 오른다. 까다로운 하강 포인트에서는 로프에 배낭을 달아 내리고 하강을 했다.
 
하니스와 하강기가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던 시절이다.
듈퍼지츠라고 부르는 허벅지-어깨걸이 방식으로 로프 하강하던 때라 무거운 배낭을 메고는 로프 하강이 어려웠다.
그날은 사선 크랙이 있는 봉우리를 앞두고 비박을 했다.
 
식수로 대용할 눈이 없어 좌측 계곡을 조금 내려가 얼음을 깨어왔다.
보름이 가까웠는지 달빛이 무척 좋았다.
 
등반 셋째 날
 
어제 등반한 속도를 가름하여 계획일정을 수정한다.
그리고 식량 일부를 버려 무게를 가볍게 했다.
다음에 등반할 때 활용을 위해 주로 캔 식품류를 선별하여 구석에 잘 감추어 두었지만
4년쯤 지나 그곳을 다시 찾았을 때 감춰둔 식량의 자취는 찾을 수 없었다.
 
사선크랙이 있는 봉우리를 오른 뒤 다음 봉우리인 왕관봉 사이에 티롤리안 브리지를 설치하기로 하였다.
하강한 후 다음 봉우리 암벽에 하켄 몇 개를 때려 박고 등반을 끝냈다.
 
동계 등산화를 신고 오르는 등반이라 무척 조심스럽다.
대원 한 명을 더 올리고 건너편 봉우리에서 끌어온 로프를 잡아당겨 케이블을 설치한다.
준비했던 도르래를 활용하여 배낭을 이동시켰다. 배낭을 모두 옮긴 후 대원은 하강하여 어센더로 오르게 했다.
 
왕관봉을 올라 왕관 형태의 암각에 러너를(runner) 걸고 다시 하강한다.
처음 몇 걸음은 경사가 완만하였으나 곧 오버행이다.
짧은 하강이라 다행히 배낭을 멘 채로 하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박종대 대원이 배낭 무게로 말미암아 오버행에서 몸이 뒤집혔다.
로프에 매달려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지른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다 한걸음에 달려갔다.
다행히 지면과 키 높이 정도에서 벌어진 사고라 쉽게 조처할 수 있었다.
무게를 받쳐주며 로프에서 손을 놓으라 지시해도 겁에 질린 대원은 로프를 놓을 줄 모른다.
결국, 지탱할 수 없을 지경이 되어서야 손을 놓았다.
배낭이 먼저 지면에 닿으며 털썩 떨어진다.
오늘은 이쯤에서 비박이다.
 
등반 넷째 날
 
중량이 두려워 이젠 배낭 속에 떨어진 비스킷 가루까지 털어낸다.
잡목 지대를 지나 석주길 정상에서 로프하강으로 안부로 내려선다.
이곳부터는 지형을 모르는 곳이다.
 
배낭을 두고 범봉까지 이어지는 마지막 암릉을 오른다.
하켄을 이용하여 까다로운 크랙 구간을 돌파하고 암릉의 끝자락에 이르니 루트가 연결되지 않는다.
로프 하강으로 돌파해야 하는데 마땅한 확보 포인트가 안 보인다.
확보 포인트가 있다 한들 오른쪽으로는 오버행으로 내려갈 하강 거리와 고도감이 엄청나고 왼쪽으로는 지형파악이 되지 않는다. (이 구간은 군대에서 전역하고서 산 친구와 다시 천화대 암릉을 등반할 때 하강점을 만들어 돌파하였다.
오버행 하강 중에 그네 타듯 몸을 흔들고 진자<振子> 율동으로 측면 경사 슬랩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
 
범봉으로 연결하는 안부를 눈앞에 두고 석주길 동판 앞으로 다시 하강하여 내려왔다.
조금 힘들어도 설악골 쪽으로 하산하여 범봉 아래로 접근하기로 하였다.
 
오후 다섯 시, 늦었지만 설악골 쪽으로 내려가 범봉을 향하여 방향을 잡는다.
눈이 쌓인 협곡이라 이동이 만만치 않다.
랜턴을 켜고 계속 운행하다 밤 아홉 시가 넘어 경사진 빙폭 아래 비박지를 잡는다.
내일의 신속한 등반을 위해 경사 빙벽을 따라 40m가량 로프를 고정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등반 다섯째 날
 
정오경에 범봉 전면 안부로 접근할 수 있었다.
(요즘 진행하는 '한눈보기 암릉등반'에서 범봉 하강 후 등반을 정리하는 안부)
 
등반 루트를 살피니 좌측으로 크랙과 홀드가 발달하여 등반할 수 있어 보인다.
다섯 대원이 오르기엔 부담이 많은 것 같아 박남식, 이영설 대원을 뒤따르게 하고 배낭을 두고 범봉을 오른다.
다섯 마디쯤으로 나누어 서너 시간에 등반을 마친 것으로 기억된다.
 
해가 질 무렵에야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해 그늘에 가려있던 보름달이 어두워가는 하늘 귀퉁이에서 차츰 빛을 더하고 동해 쪽에서 운해가 몰려와 발아래 구름바다를 이룬다.
장관이었다.
 
올랐던 루트로 신속하게 하강하였다.
지금이야 하강용 피톤이 잘 박혀있지만, 그때는 어떤 인공 하강 포인트도 없었다.
세 번째 하강 마디의 확보는 주먹만큼 튀어나온 암각이다.
 
후배 대원을 먼저 내려보내고 조심스럽게 하강한다.
암각에 건 로프가 벗겨질까 싶어 무척 두려웠다.
 
네 번에 걸친 하강을 마치고야 지면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기다리고 있던 대원이 뜨거운 커피를 가져다준다. 후련한 마음으로 장비를 정리한다.
 
공용능선으로 올라 달빛을 받으며 희운각 쪽으로 하산한다.
그동안 비워낸 식량 덕분에 기슬링 배낭이 가볍다.
 
희운각을 지나 양폭으로 내려오니 자정이 넘었다.
한국산악회 등산아카데미(당시의 등산학교 겨울과정) 교육생들로 가득한 양폭산장은 빈자리가 없다.
또다시 비박이다.
 
다음날은 양폭에서 종일 잠잔 것 같다.
설악동으로 내려와 그날을 휴식하고 나서 1월 10일에 서울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25일 뒤(2월 4일), 나는 해병대에 입대하였다.
 
<천화대의 주봉인 범봉 사진>
Daum 블로그 "이정표의 재미난 세상"(설악산 리지의 개척 등반사)에 있는 사진을 빌려 옴
설악산(雪嶽山) # 전두성 # 천화대 # 천화대 암릉
【여행】 바람처럼 스쳐간…
• 달리는 아담과 긴빠이
• 천화대 암릉, 74년 겨울 개척등반의 기록
• 워카(군화)에 얽힌 옛 기억
【작성】 전두성의 산과 삶의 자취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로그인 후 구독 가능
구독자수 : 0
▣ 정보 :
여행 (보통)
▣ 참조 지식지도
▣ 다큐먼트
▣ 참조 정보 (쪽별)
◈ 소유
◈ 참조
 
? 전두성 (1)
 
? 천화대 (1)
 
 
▣ 참조정보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 참조정보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1일